Trait Absorption Hunter RAW novel - Chapter (47)
특성흡수 헌터사냥꾼-47화(47/447)
특성흡수 헌터사냥꾼 47화
47. 수상한 느낌
한우집에서 한 사람이 더 나왔다.
“어디 갔다 왔어?”
“화장실 가느라 좀 늦었슴다!”
그가 자연스레 무리에 끼어들었다.
‘저놈이다!’
양승현이었다.
‘다행히 모임에 참석하고 있었군.’
기다린 보람을 느끼며 아우에게 지시했다.
‘끝에 걸어가는 저놈의 냄새를 맡아.’
[웡!]유령 늑대가 양승현에게 몰래 추적 스킬을 사용하자.
[소환수가 냄새를 기억했습니다.] [새로운 대상으로 변경됩니다.] [실시간으로 위치를 탐지합니다.]추적 대상이 도경원에서 양승현으로 변경됐다.
‘이걸로 할 일은 끝났다.’
민도준이 등을 돌려 무리와 반대 방향으로 걸어갔다.
굳이 무리를 따라갈 필요는 없었다.
‘양승현은 다음에 노리면 돼.’
공무원들과 섞여 있는 지금은 때가 아니다.
‘1,200레벨이 넘는 양승현을 이길 수 있을지 장담도 못 하겠고.’
녀석은 충분히 강해진 후에 노려도 늦지 않는다.
냄새를 기억했으니 언제든지 추적할 수 있다.
말 그대로 언제든지.
* * *
양승현의 냄새를 기억한 지 열흘이 흘렀다.
그동안 민도준은 렙업에 열중했다.
‘드디어 시조새 던전을 탈출할 수 있겠군.’
지겹도록 사냥한 결과, 750레벨을 찍을 수 있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B급으로 승급하였습니다!] [스킬 슬롯 하나가 추가됩니다.]메시지를 본 민도준은 빠르게 공략 후 던전을 나왔다.
“수고하셨습니다, 헌터님!”
예의 그렇듯 박동윤이 깍듯한 자세로 마중 나왔다.
“아이템 정비 좀 하게 센터로 가주세요.”
“아, 혹시 B급으로 오르셨습니까?”
“네.”
“오오, 축하드립니다!”
박동윤이 자기 일처럼 기뻐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일산 지부의 유일한 B급 헌터가 탄생한 것이나 마찬가지였으니까.
‘난 유일한 B급 헌터의 담당자고!’
C급만 돼도 길드로 빠져나가 버리는 상황에서 B급 헌터를 유치했다는 건 그야말로 경축할 만한 일.
잘하면 특진도 기대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헌터님! 이럴 줄 알고 저희 센터에서 선물을 준비했습니다.”
“선물이요?”
이럴 때일수록 자만하지 않고 끝까지 관계를 다져둬야 한다.
그것이 상부에서 내려온 지시였고 선물은 민도준의 발목을 잡아두기 위한 뇌물이었다.
“여기 있습니다.”
쇼핑백을 열자 그 안엔 곱게 포장된 선물 상자가 들어 있었다.
[중급 랜덤 박스]-분류 : 소모품
-등급 : B
-효과 : 무작위로 C~A급 아이템 획득
-사용 제한 : 레벨 750 이상
-설명 : 정성스레 포장되어 있는 선물 박스. 알 수 없는 선물이 담겨 있다.
“중급 랜덤 박스네요?”
“네. 전에도 받으셨죠? 하급이었긴 하지만…….”
“네. 그때는 유용하게 썼습니다.”
단순히 유용한 정도가 아니었다.
랜덤 박스 덕분에 전 세계에 몇 없는 유령 늑대를 얻었으니.
“하하, 그랬다니 다행이네요. 이번에도 쓸 만한 게 나오셨으면 좋겠습니다. 저희가 어렵게 구한 거거든요.”
알고 있다.
수요는 많고 공급은 적은 랜덤 박스가 얼마나 구하기 어려운지.
특히나 중급 랜덤 박스는 개당 3억이 넘는다.
“감사히 받겠습니다.”
그렇기에 민도준은 진심을 담아 감사를 전했다.
“도착했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담당자님, 그리고 당분간 휴식 기간 좀 가지려고 합니다.”
“아무렴 B급도 되셨는데 좀 쉬셔야죠.”
차에서 내린 민도준은 센터에 들어가 마정석부터 판매했다.
그동안 센터에 들를 때마다 간간이 판매를 하고 있었다.
“C급 10개, B급 12개네요.”
B급 마정석은 시조새를 잡고 나왔는데 개당 1억 2천만 원에 팔 수 있었다.
“합이 18억 6천만 원입니다.”
누가 들으면 입이 떡 벌어질 거액에도 민도준은 덤덤한 표정을 유지했다.
꾸준히 모은 결과, 그의 계좌엔 이미 70억에 가까운 돈이 쌓여 있었으니까.
“또 오십시오!”
감별사의 인사를 뒤로하고 민도준이 향한 곳은 헌터 도매상가.
B급이 된 기념으로 장비 업그레이드를 해야 한다.
‘그래 봤자 살 건 별로 없지만.’
무기, 투구, 신발 말고는 특별히 바꿀 게 없었다.
나머지는 상점에서 파는 것보다 훨씬 좋은 귀속 아이템들이었으니까.
‘장비창.’
[무기 – 마력 깃든 롱소드] [투구 – 마력 깃든 투구] [갑옷 – 고대의 갑옷] [장갑 – 마법 제어 건틀릿] [신발 – 마력 깃든 부츠] [목걸이 – 1인 공략자의 목걸이] [반지1 – 해방된 루비 반지] [반지2 – 해방된 에메랄드 반지]‘아이템은 이만하면 됐고.’
민도준이 다음으로 구입한 것은 스킬 등급 강화석이었다.
“4개 합해서 3억 2천입니다, 손님.”
강화석 4개로 유령 늑대를 제외한 나머지 스킬들을 C에서 B등급으로 올렸다.
유령 늑대는 이미 B등급이라 올릴 수 없었다.
[마나 스킨의 방어력이 마력의 450%->500%로 상승했습니다!] [인챈트 소드의 대미지 증폭 효과가 12%->15%로 상승했습니다!] [마나 소드의 대미지가 마력의 125%->150%로 상승했습니다!] [파이어 블래스트의 대미지가 마력의 350%->400%로 상승했습니다!]‘이로써 모든 스킬이 B등급.’
마지막으로 민도준은 스킬북 하나를 구입했다.
[스킬 – 인비저빌리티]-등급 : B
-효과 : 일정 시간 신체와 신체에 닿는 물건들이 투명해진다.
-지속 시간 : 마력의 10%(초)
-쿨타임 : 1시간
-사용 제한 : 레벨 750 이상
-설명 : 이 스킬만 있으면 투명 인간이 될 수 있다. 그렇다고 개인의 욕구를 채우는 데 사용하진 말자. 공격 또는 스킬 사용 시 해제된다. 상대의 전투력이 자신보다 높으면 발각될 수 있다.
‘새로 생긴 스킬 슬롯은 이걸로 정한다.’
조규찬이 썼던 은신과 비슷한 스킬.
차이점이라면 은신의 지속시간은 순발력에 따라 정해지지만 이건 마력에 따라 결정된다.
‘현재 마력이 1,106이니 110초는 지속되겠군.’
하지만 쿨타임이 1시간이기에 전투에 자주 활용할 수 있는 스킬은 아니었다.
그런데도 민도준이 이걸 배우는 이유는 하나다.
‘슬슬 양승현을 추적해 봐야지.’
놈을 추적하는 데 있어서 투명화만큼 좋은 게 없다.
기습하기에도 좋고 도망칠 때도 유리하니.
‘일단 놈을 미행하면서 어떻게 죽일지 계획 좀 세워야겠어.’
당장에 죽일 생각으로 미행하는 것이 아니었다.
‘죽이기엔 놈의 레벨이 너무 높아.’
이길 수 있을지는 아직 장담할 수 없다.
일단은 정보를 수집하고 천천히 노릴 생각이었다.
민도준이 양승현에 대해 아는 것은 공무원 헌터라는 사소한 정보뿐이었으니까.
[대상과의 거리 98.93㎞]‘꽤 멀리 있군.’
거리와 방향을 가늠한 민도준이 택시를 잡아탔다.
10만 원 정도 택시비가 나오겠지만 아까운 생각은 없었다.
그래 봐야 푼돈이었으니.
목적지에 도착한 민도준이 택시에서 내렸다.
조금 더 걸어서 거리를 좁히니 2층짜리 건물이 보였다.
[양평 헌터 관리센터]‘저 안에 있겠군.’
서울 근방에 위치한 센터들보다 규모가 작았다.
‘한 번 들어갔다. 와도 괜찮을 것 같은데?’
이런 작은 곳은 마정석을 보관하거나 매입하지 않기에 보안이 취약하다.
게다가 헌터들도 얼마 없을 터.
‘일단은 놈이 나오길 기다린다.’
조금만 있으면 점심시간이니 놈이 동료들과 함께 밖으로 나올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사람들이 우르르 나왔고 그 사이에 끼어 있는 녀석이 보였다.
예상대로 점심식사를 하러 가는지 어딘가로 이동하고 있다.
‘지금이 기회다.’
CCTV가 없는 곳에서 민도준이 인비저빌리티를 사용했다.
스르륵-
마치 유령이 된 것처럼 신체가 희끄무레하게 변했다.
자신한텐 어렴풋이 보여도 남들의 눈엔 털끝 하나도 보이지 않을 것이다.
그 증거로 센터에 들어가면서 직원 몇몇을 마주쳤지만 아무도 민도준을 인지하지 못했다.
‘센터에서 일하는 대부분은 일반인이니 들킬 염려는 없지.’
헌터라면 민도준의 투명화를 간파할 수도 있겠지만 센터에 상주하는 헌터는 얼마 없다.
기껏해야 두세 명?
그 정도로 각 지부마다 배정된 공무원 헌터는 극소수다.
조그만 지부는 한 명밖에 없거나 아예 없기도 할 정도였으니.
‘지금은 안전하다.’
헌터들이 점심식사를 하러 간 지금, 센터 내부에서 민도준의 투명화를 알아차릴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열려 있는 사무실로 몰래 들어간 그가 양승현의 자리를 찾았다.
얼마 있지도 않은 자리 중에 공무원 헌터의 자리를 찾는 건 어렵지 않았다.
[헌터 양승현]친절하게 이름까지 쓰여 있는 자리.
그곳에 얻을 만한 정보가 있는지 둘러봤다.
‘목요일이 쉬는 날인가 보군.’
캘린더에 쉬는 날이라고 표시가 되어 있는 것 말고는 이렇다 할 정보가 없었다.
[남은 시간 35초]투명화가 풀리기 전에 밖으로 나왔다.
2분 남짓한 시간 동안 센터를 들어갔다 왔지만 누구에게도 걸리지 않았다.
‘CCTV에도 찍히지 않았겠지.’
어찌 보면 허술하다고도 할 수 있지만 소규모 헌터 관리센터의 보안이 원래 이렇다.
정보를 더 얻기 위해 미행을 이어갔다.
국밥집에서 점심을 먹고 나온 녀석은 센터로 돌아와 저녁이 될 때까지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정말 일이 없는 모양이군.’
헌터가 책상에 앉아 할 일은 없다.
그저 만일의 상황을 대비해 대기하는 것뿐.
저녁때까지 코빼기도 안 보였다는 건 줄곧 사무실에 죽치고 있었다는 뜻이리라.
‘도경원이 공무원 헌터를 추천한 이유를 알겠군.’
하지만 민도준은 여전히 공무원 헌터에 관심이 없었다.
아무것도 안 하고 시간만 버리는 건 그의 성격상 맞지 않았다.
이윽고 오후 7시가 되자 양승현이 밖으로 나왔다.
이후로 이어진 놈의 행적은 평범했다.
근처 삼겹살집에서 직원들과 저녁을 먹고 2차로 노래주점을 간 뒤 자정이 돼서야 밖으로 나왔다.
택시를 타고 조용히 미행했지만 놈이 향한 곳은 인근의 아파트.
집으로 들어가 버리니 정보고 뭐고 얻을 게 없었다.
‘그래도 녀석의 집 주소 정도는 알아냈나?’
다시 집으로 돌아온 민도준은 다음 미행에는 그럴싸한 정보를 얻기를 기약하며 잠을 청했다.
* * *
새벽 4시쯤 됐을까.
잠깐 눈을 뜬 민도준이 물을 마시기 위해 일어났다.
냉장고에서 찬물을 꺼내 마시는 와중에 아우를 불렀다.
혹시 모를 양승현의 움직임을 파악하기 위해서였다.
‘아우, 추적 대상 확인.’
[아우우우!]곧이어 떠오른 대상과의 거리에 민도준이 놀랐다.
[대상과의 거리 14.91㎞]‘자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100㎞였는데?’
양승현의 집과 민도준의 집의 거리는 약 100㎞.
그런데 거리가 바뀌어 있다는 건 놈이 움직였다는 뜻이다.
‘이 새벽에 어디서 뭐 하고 있는 거지?’
던전을 돌고 있는 건 아닐 것이다.
거리가 잡혀 있으니까.
그렇다고 쉬는 날도 아니다.
‘목요일이 되려면 아직 멀었어.’
아침이 되면 출근해야 할 녀석이 새벽에 외출을 나갔다?
왠지 수상한 느낌이 들었다.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있으니 따라가도 늦지 않아.’
15㎞면 차로 30분 거리.
민도준이 콜택시를 부르고 외출에 나섰다.
“화전역으로 가주세요.”
목적지 근처에서 내린 민도준이 유령 늑대의 안내를 따라 뛰었다.
타다다다닷-!
근력 수치가 700에 육박하다 보니 뛰는 속도가 일반인의 범주를 넘어섰다.
인적이 없는 새벽이라 망정이지 아니었다면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으리라.
얼마 달리지 않아 민도준이 속도를 줄였다.
‘산속에 있나?’
방향을 보니 망월산이라는 곳에 위치한 듯하다.
민도준이 유령 늑대를 따라 산을 타기 시작했다.
[대상과의 거리 112m]거리가 어느 정도 가까워지자 최대한 소리를 내지 않기 위해 조심스레 접근했다.
‘대체 이런 곳에서 뭐 하고 있는 거지?’
의문은 30m까지 거리를 좁힌 순간 지워져 버렸다.
‘양승현!’
놈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누군가와 함께 있는 녀석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