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it Absorption Hunter RAW novel - Chapter (52)
특성흡수 헌터사냥꾼-52화(52/447)
특성흡수 헌터사냥꾼 52화
52. 보석 모으기
눈앞에 유령이 나타났다.
사람의 모습을 한 반투명한 유령이었다.
주목할 만한 점이라면 허공에 떠 있고 눈에는 시뻘겋게 핏발이 서 있다는 점이었다.
히이히히히-
간드러진 귀곡성은 듣는 것만으로도 소름이 끼쳤지만 민도준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약점 간파로 떠오른 정보창을 쳐다봤다.
[핏발선 유령]-설명 : 유령섬에서만 출현하는 하급 유령. 물리 공격이 통하지 않는다.
-전투방식 : 귀곡성으로 공포에 떨게 만든 뒤 손톱을 세워 휘두른다.
-약점 : 마법, 머리
정보는 대충 쳐다보고 말았다.
처음 보는 괴수였지만 상대하는 법은 알고 있다.
‘유령섬의 괴수들은 물리 대미지가 통하지 않지.’
그렇기에 마법사들이 공략하기 좋은 곳이었지만 민도준도 꿀리지 않았다.
‘내 마력만 1,100이 넘어간다.’
초반을 제외하면 거의 올 마력을 찍은 거나 다름없었기에 그 역시 마법사에 준하는 스펙을 갖고 있었다.
그것도 마법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화아아악!
파이어 블래스트가 유령을 향해 일직선으로 날아갔다.
[선수필승 효과가 적용됩니다.]선제공격 시 대미지가 2배 증가하는 특성 덕분에 화염의 위력은 평소보다 강했다.
거기다 20% 스탯 증가 특전과 B급 괴수에게 10% 추가 대미지를 주는 업적까지 더하니 그 위력은 말할 것도 없었다.
퍼어엉!
실체가 없는 유령이 마법에 적중당해 연기처럼 사라졌다.
그 모습에 민도준도 놀람을 감추지 못했다.
‘설마 한 방에 죽은 거야?’
경험치가 들어온 걸 보니 죽은 게 확실했다.
[경험치 +10,800]‘경험치가 상당한데?’
3배의 경험치 증폭 효과를 누리고 있다지만 쉽게 잡은 것에 비하면 많은 양이었다.
‘내가 너무 세진 건가?’
아무래도 선수필승 특성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듯했다.
히이히이히!
폭음 소리를 들었는지 또 다른 유령이 찾아왔다.
‘아우, 이번엔 네가 상대해 봐라.’
[웡!]유령 늑대가 자신만만하게 앞으로 나섰다.
민도준은 팔짱을 끼고 뒤에서 지켜만 봤다.
그가 유령 늑대에게 싸움을 시킨 건 다른 이유가 아니었다.
‘유령은 유령을 공격할 수 있다고 들었는데 이참에 확인해 봐야겠어.’
유령에겐 물리 대미지가 통하지 않을 테지만 같은 유령끼리는 통한다는 정보를 들었기에 시험해 보려는 것이었다.
[크르르르!]유령 늑대가 이빨을 드러내며 위협을 주자 유령의 시선이 늑대에게로 향했다.
‘유령끼리는 볼 수 있는 건가?’
그때 아우가 달려가며 선공을 취했다.
[크와앙!]물리 대미지임에도 이빨로 물어뜯자 유령의 몸에 생채기가 났다.
유령은 유령을 공격할 수 있다는 말이 사실로 판명 난 것이다.
히이이히!
유령도 지지 않겠다는 듯 손톱으로 할퀴었다.
서로 한 치의 물러섬도 없는 공방이 펼쳐졌다.
‘호오.’
그 모습에 민도준이 작게 감탄을 터트렸다.
‘아우와 비등한 수준이라 이건가?’
현재 아우의 레벨은 750으로 근력이 400에 근접할 정도로 강하다.
절대 무시 못 할 수준.
하지만 유령도 만만치 않은지 아우가 꽤나 고전하고 있었다.
‘여기서 써볼까?’
민도준이 아우의 스킬 목록을 살폈다.
[스킬 – 맹공]-설명 : 15초 동안 공격속도 및 이동속도가 2배 빨라진다.
여태까지 추적 스킬만 썼지만 아우에게도 공격 스킬이 있었다.
‘비록 버프 타입이지만.’
민도준은 아우의 두 번째 스킬을 써보기로 했다.
‘아우, 맹공 스킬 사용.’
[크르르르!]유령 늑대의 두 눈이 새빨갛게 변하더니 몸놀림이 눈에 띄게 빨라졌다.
휘익- 휙- 휙!
날렵한 움직임으로 유령의 손톱을 피하는 것으로 모자라 엄청난 속도로 물고 뜯기를 반복했다.
쫘악- 쫘악-!
매서운 공격에 걸레처럼 넝마가 된 유령이 결국 나풀거리며 흩어졌다.
[경험치 +10,800]‘이거 맹공부터 쓰고 싸우면 순식간에 이기겠는데?’
유령 늑대도 전투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민도준이 계속해서 숲길을 걸었다.
이히히히히-!
깊숙이 들어갈수록 유령들의 출현 빈도가 높아졌다.
손톱을 세우며 달려오는 그들에게 민도준이 화염으로 응수했다.
퍼어엉!
히이익-!
‘아우, 맹공 쓰고 돌격!’
파이어 블래스트로 한 방에 죽이면 유령 늑대가 나머지를 처치했다.
‘꽤 잘 싸우잖아?’
맹공을 쓰니 혼자서도 세 마리를 상대할 정도로 아우의 민첩함이 빛을 발했다.
‘소환수도 저렇게 열심히 싸우는데 나라고 가만히 있을 순 없지.’
민도준도 화속성을 담은 검을 들고서 유령들을 베었다.
그의 공격은 기본적으로 물리 대미지에 속했지만 버프에 마력이 담겨서인지 일정 부분 대미지를 줄 수 있었다.
[경험치 +10,800] [빨간 보석이 나왔습니다.]핏발선 유령에게서 나온 아이템이었다.
민도준의 눈빛이 반짝였다.
[빨간 보석]-분류 : 수집품
-등급 : B
-특징 : 귀속 아이템
-설명 : 유령들이 좋아할 만한 보석. 유령섬 한정 아이템이다.
‘드디어 나왔군.’
원하던 아이템이 나왔다.
‘이런 걸 색깔별로 세 개를 모으면 클라크를 불러낼 수 있다지.’
회귀 전 정보에 의하면 보석은 클라크를 불러내기 위한 촉매였다.
‘여기서 동쪽으로 가면 다른 종류의 유령이 있겠지.’
민도준이 다음 유령을 찾아 방향을 바꿔 이동했다.
그러자 예상대로 다른 종류의 유령이 나타났다.
히익힉힉히!
[눈 없는 유령]눈이 있어야 할 자리가 뻥 뚫려 있는 무섭게 생긴 유령이었다.
그러나 그 정도로는 죽음의 고비를 넘겨온 베테랑 헌터를 겁줄 수 없었다.
퍼어엉!
[경험치 +13,500]핏발선 유령과 별반 다르진 않았는지 파이어 블래스트 한 방에 죽어버렸다.
‘경험치는 조금 더 주는군.’
민도준이 본격적으로 유령 사냥에 나섰다.
* * *
“으으음…….”
료지가 눈을 뜬 건 민도준이 유령섬에 들어간 지 1시간이 지나서였다.
“헉!”
료지가 불에 덴 듯 벌떡 일어났다.
자신이 누워 있는 곳이 폐호텔임을 자각한 것이다.
그러다 누워 있게 된 경위를 떠올렸다.
‘귀, 귀신이 진짜 있었잖아?’
생전 본 적 없는 귀신을 이번에야 만나게 됐다.
공포 영화에서나 나오는 귀신이 아닌 실제 귀신을 말이다.
“으으으…….”
귀신의 모습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그토록 부정하고 있던 귀신의 존재를 눈으로 확인하다니.
이런 음험한 곳에 한시라도 머물고 싶지 않았다.
‘빠, 빨리 나가야 돼.’
나갈 땐 나가더라도 자신의 셀카봉은 챙겨야 한다.
료지가 주위를 두리번거리다 복도에 떨어져 있는 셀카봉을 주웠다.
그리고 당연히 방송이 켜져 있을 줄 알고 입을 열었다.
“죄송합니다, 형님들. 제가 잠시 기절하는 바람에…… 어?”
근데 어찌 된 일인지 휴대폰 전원이 꺼져 있었다.
‘뭐지? 배터리가 벌써 다 나갈 리는 없는데?’
휴대폰을 다시 켜자 배터리는 충분히 남아 있었다.
‘이상하네? 떨어트리면서 꺼진 걸까? 아니면…….’
누군가 꺼놓은 걸까?
문득 스친 생각은 자신이 본 것이 귀신이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었다.
‘더 무서워…….’
료지가 복도 끝 방을 바라봤다.
‘저 방 안에 뭔가 있는 걸까?’
사람인지 귀신인지는 저 방을 들여다보면 알 수 있을 터였다.
‘응?’
그런데 아까와는 달리 방문이 닫혀 있는 게 아닌가?
‘어떻게 된 거지? 설마 진짜 사람?’
용기를 낸 료지가 방문을 열려고 했지만 잠겨 있어서 들어갈 수가 없었다.
더더욱 수상한 느낌이 들었다.
‘옛날 문이라 세게 치면 강제로 열 수 있을 것 같긴 한데…….’
고민하던 료지가 결국 호기심을 못 참고 방을 열어보기로 했다.
콰앙-! 콰앙!
발로 몇 번 차자 낡았던 탓인지 문이 의외로 쉽게 열렸다.
그렇게 방 안에 들어간 료지는.
“어?”
자기도 모르게 육성으로 말을 내뱉고 말았다.
천장에 일렁거리는 포탈이 보였기 때문이다.
* * *
[검은 보석이 나왔습니다.]2시간 가까이 눈 없는 유령만 잡은 끝에 원하던 보석이 나왔다.
그 사이에 레벨도 7이나 올랐다.
‘됐어. 이제 하나만 더 구하면 돼.’
민도준이 이번엔 바다 근처로 이동했다.
힛힛힛힛-!
그곳엔 눈에서 노란 진물을 흘리는 유령이 돌아다니고 있었다.
‘노란 진물 유령이군.’
정보를 통해 이름을 알 수 있었던 민도준이 주저 없이 튀어나갔다.
힛힛힛!
유령이 손톱을 세워 공격했지만 가볍게 피하며 검을 휘둘렀다.
파하악! 파학-!
유령이라 그런지 베는 느낌은 들지 않았지만 뭔가에 부딪치는 느낌은 확실히 들었다.
그렇게 몇 번의 휘두름 끝에 유령이 사라지고.
[경험치 +16,200]경험치를 남겼다.
‘이놈들을 잡고 노란 보석만 구하면 된다.’
그때였다.
흐윽흐윽흐윽-
누군가 흐느끼는 소리가 들렸다.
여태 들었던 유령과는 다른 목소리였다.
‘설마?’
공략법을 꿰고 있던 민도준은 목소리의 주인이 누구인지 알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목소리를 찾아 달려가는 와중에도 미소를 숨길 수가 없었다.
[울부짖는 밴시]하늘거리는 원피스를 입은 유령이 허공을 둥둥 떠다니고 있었다.
유령섬의 중간 보스였다.
‘드디어 만났군.’
모르는 사람이 봤다면 유령섬의 최종 보스쯤으로 생각했을 테지만 놈은 흔하고 흔한 중간 보스였다.
‘단일 개체인 클라크와는 비교할 수 없지만…….’
어쨌거나 보스이기에 막대한 보상을 남길 것이다.
민도준이 기쁨을 감추지 않은 채 인벤토리에서 스킬북 하나를 꺼냈다.
‘상황을 봐서 써먹을까 했는데 지금이 그 타이밍인 것 같군.’
그가 꺼낸 스킬북은 다름 아닌 사자후였다.
지금은 20만 원짜리 F급 스킬이었지만 8개월 후면 2억 원으로 둔갑하는 사기 스킬이었다.
‘이걸로 큰 귀 원숭이들을 잡으며 꽤 유용하게 썼었는데.’
다시 꺼내 들 때가 되었다.
[스킬 슬롯이 꽉 찼습니다. 스킬 하나를 제거하고 배우시겠습니까?]‘배운다. 제거하는 스킬은 마나 스킨.’
그나마 전투에 도움이 덜 되는 마나 스킨을 지우고 사자후를 배웠다.
사실 인비저빌리티를 지워도 되지만 여러모로 유용하게 쓸 수 있기에 놔뒀다.
정말 위험할 때 생존용으로도 쓸 수 있으니.
‘아우야, 가자!’
[왕!]민도준이 유령 늑대와 함께 달렸다.
흐흐흐흑?
울고 있던 밴시가 고개를 돌리더니 울음을 그쳤다.
커다란 불덩이가 얼굴을 향해 날아오고 있었기에.
퍼어엉!
흐으으으흐!
밴시의 머리가 크게 휘청거렸고 민도준이 그 밑을 파고들었다.
‘아우, 맹공!’
[크와앙!]유령 늑대가 엄청난 속도로 밴시의 머리를 집중 공략했다.
밴시가 머리카락의 날을 세우며 공격했지만 아우의 움직임을 따라잡을 수는 없었다.
아우가 밴시의 시선을 끄는 동안, 민도준은 밑에서 검을 휘둘렀다.
파학- 파학!
유효한 대미지는 아니었지만 신경을 거슬리게 하기엔 충분했는지.
흐으으흐!
밴시가 민도준을 내려다보며 짐짓 무서운 표정을 지었다.
그러고는.
꺄아아아아아아악!!!
엄청난 소음의 귀곡성을 터트렸다.
하지만 목청이라면 민도준도 만만치 않다.
“크-허-어-어-엉-!!!”
타이밍에 맞게 사자후로 받아치자 귀곡성이 사자후에 밀려 밴시에게로 되돌아갔다.
흐아아아아악!
되돌아온 자신의 공격에 밴시가 울부짖으며 허공에서 내려왔다.
‘이때다!’
민도준이 파이어 블래스트를 다시 한번 적중시킨 뒤 검을 휘둘렀다.
퍼걱! 퍼걱! 퍼걱-!
밴시의 머리를 치는데 좀 전과는 다른 타격감이 느껴졌다.
후두두둑-
버프가 담긴 검을 내려칠수록 머리카락이 빠지며 밴시가 힘을 잃었다.
[울부짖는 밴시를 처치하였습니다!] [경험치 +162,000] [레벨이 올랐습니다!] [B급 마정석을 획득하였습니다.] [유령 걸음 장화를 획득하였습니다.] [보석 선택권을 획득하였습니다.]중간 보스를 잡았더니 엄청난 보상들이 들어왔다.
‘경험치부터가 아주 마음에 드는군.’
마음에 드는 건 이뿐만이 아니었다.
‘유령 걸음 장화라니.’
민도준이 아이템 정보를 불러왔다.
[유령 걸음 장화]-분류 : 신발
-등급 : B
-방어력 : 4,500
-효과 : 마력+100, 발소리를 숨김
-내구력 : 10,000/10,000
-사용 제한 : 레벨 750 이상(귀속)
-설명 : 유령의 걸음을 본떠 만들었다는 장화. 발소리가 나지 않아 기습하기에 좋다.
‘안 그래도 장화가 필요했는데 유용하게 쓰겠어.’
걸음 소리를 없애준다면 보다 은밀한 접근이 가능할 터.
무엇보다 마력을 100이나 올려준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이걸로 보석은 다 모았군.’
보석 하나가 모자랐지만 문제는 없었다.
밴시를 잡고 나온 보석 선택권이 있었으니까.
민도준이 보석 선택권을 손에 쥐고 ‘사용’이라고 말했다.
[어떤 보석으로 선택하시겠습니까?]‘노란 보석으로 선택한다.’
그러자 보석 선택권은 사라지고 노란 보석이 인벤토리에 들어왔다.
‘클라크를 부를 준비는 끝났다.’
이제 남은 일은 유령섬 중앙에 위치한 신사로 가서 클라크를 불러오는 일.
하지만 지금 당장 부를 생각은 없었다.
‘시간은 충분해. 급할 건 없어.’
던전 제한시간 6시간 중 3시간을 썼다.
그 말은 아직 3시간이나 사냥할 시간이 남았다는 뜻.
‘그동안 충분히 렙업하고 나서 클라크를 잡아도 늦지 않아.’
유령 걸음 장화를 착용한 민도준이 이내 던전을 활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