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it Absorption Hunter RAW novel - Chapter (54)
특성흡수 헌터사냥꾼-54화(54/447)
특성흡수 헌터사냥꾼 54화
54. 클라크의 보상
폐호텔 건물 밖에서 불안한 듯 서성이는 사람이 있었다.
센사키 료지였다.
무섭다고 빨리 떠나야 한다던 그는 아직까지 폐호텔 주변에 머물고 있었다.
“좀만 기다리라더니 도대체 언제 오는 거야?”
마음 같아선 집으로 돌아가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일본 헌터 협회에 포탈이 있다고 신고했더니 여기서 기다리라고 한 까닭이다.
그렇게 1시간 30분을 기다렸을까.
늦은 새벽에 검정 SUV 한 대가 나타났다.
달칵-
차에서 세 명의 남자가 내렸는데 기도가 범상치 않았다.
‘저 사람들이 협회의 헌터들……!’
헌터를 본 적은 없지만 단박에 알 수 있었다.
걸어오기만 하는데도 숨이 조여 오는 느낌이었다.
꿀꺽-
긴장하고 있는 차에 남자들이 다가왔다.
“센사키 료지 씨 되십니까?”
“네, 네.”
“B급 헌터 니시타키 키요츠구라고 합니다. 이쪽은 저희 팀원들이고요.”
“헉…… B, B급……!”
진심으로 놀랐는지 료지가 입을 벌렸다.
B급 헌터부터는 고급 인력에 속한다는 걸 알기 때문이었다.
“오래 기다리셨죠? 신주쿠에서 오느라 좀 걸렸습니다.”
“아…… 괜찮습니다.”
“여깁니까? 포탈을 봤다는 호텔이.”
“네.”
“으스스하군요.”
말로는 으스스하다고 했지만 B급 헌터의 얼굴에 긴장감이라곤 없었다.
‘여, 역시 B급 헌터!’
료지의 눈이 초롱초롱하게 빛났다.
이번이 아니면 어디서 B급 헌터를 만나겠는가?
마음 같아선 방송을 켜고 인터뷰라도 따고 싶었지만 아직은 어색해서 말을 붙이기도 어려웠다.
‘나중에 기회 봐서 인터뷰 요청 좀 해야지. 사인도…….’
그런 생각을 하는 차에 키요츠구가 말했다.
“포탈이 있는 곳으로 안내 좀 부탁합니다.”
“아, 넵! 따라오시죠!”
키요츠구를 포함한 세 사람은 료지를 따라 폐호텔 안으로 들어섰다.
불빛이라곤 달빛밖에 없었지만 네 사람이 스마트폰 플래시를 켜자 어느 정도 어둠이 가셨다.
“여기 이 방입니다.”
복도 끝 방으로 들어가자 천장 위에 일렁이는 무언가가 보였다.
가까이서 보니 포탈이 확실했다.
키요츠구가 가볍게 점프를 뛰어 손으로 포탈의 입구를 터치했다.
그러자 그의 눈에 던전에 대한 정보가 나타났다.
“히든 던전이다. 그것도 처음 보는 종류의 B급 던전……!”
“오오……!”
“대박인데요?”
팀원들이 놀라움을 숨기지 못했다.
히든 던전이란 말에 료지도 눈을 크게 떴다.
히든 던전이 일반 던전보다 공략하기 쉽고 보상도 두둑하다는 건 널리 알려진 상식이었다.
“료지 씨.”
“아, 네!”
“혹시 여기에 들어가는 사람을 봤습니까?”
“아, 아니요. 포탈에 들어가는 건 못 봤지만 깨어나니까 열려 있던 문이 잠겨 있더라고요. 그리고 기절하기 전에는 사람인지 귀신인지 모를 것이 방으로 들어가는 걸 봤고요.”
“료지 씨도 짐작하시겠지만 귀신이 아니라 사람일 겁니다.”
“정말요?”
“지금 던전 안에 누군가 들어가 있으니까요. 최소 750레벨 이상의 헌터가.”
“…….”
자신이 본 게 귀신이 아니라 사람이었다니.
“료지 씨. 그 사람의 얼굴은 보셨습니까?”
“아니요…… 어두워서 잘…….”
“당시에 너튜브를 하고 계셨다고 들었는데 영상에 찍히진 않았습니까?”
“네. 저도 궁금해서 확인해 봤는데 형상만 찍히고 얼굴은 안 찍혔더라고요.”
“그 사람을 처음 본 시각이 언제죠?”
“그게 자정이 조금 넘어서였으니…… 3시간 전이네요.”
“흠, 제한시간이 6시간이니 3시간 후에나 나오겠군.”
“대장님. 그럼 3시간이나 기다려야 합니까?”
“그래. 일단 협회에 보고하고 우리는 안에 있는 누군가가 나오기를 기다려야지.”
입장 인원이 한 명뿐이라 안에 있는 사람이 나오기 전까지는 들어가지 못한다.
헌터들이 아예 자리를 깔고 앉아버리자 료지가 더듬거리며 물었다.
“어…… 저는 어떡하죠?”
“료지 씨는 그만 가보셔도 좋습니다. 대신 히든 던전을 발견했다는 정보는 어디에도 발설하시면 안 됩니다. 아시겠습니까?”
“아…… 예. 알겠습니다.”
료지가 아쉬운 걸음으로 발길을 돌렸다.
‘인터뷰도 따고 사인도 받아야 되는데…….’
보아하니 3시간을 죽치고 있을 예정인 것 같은데, 분위기상 말을 꺼내지 못했다.
아쉬운 마음이 들었는지 발길이 쉬이 떨어지지 않았다.
료지가 사라지자 키요츠구가 휴대폰을 들었다.
협회에 보고하기 위해서였다.
“네, 접니다. 포탈이요? 그거 허위 신고였습니다. 와 봤더니 아무것도 없더라고요.”
“……!”
“……!”
팀원들이 놀라는 반면, 키요츠구는 줄곧 태연한 표정이었다.
“시간도 늦었는데 저희는 바로 퇴근하겠습니다. 네, 그럼 고생하십시오.”
전화를 끊자마자 팀원들이 불안한 목소리를 냈다.
“대장님. 대체 어쩌시려고 협회에 거짓말을……?”
“너희들. 나 믿고 따라올 수 있냐?”
“그럼요. 저희 팀 대장이신 걸요.”
“그럼 내가 한몫 단단히 챙겨줄 테니 걱정 말고 따라와라.”
“설마, 히든 던전을 가로채실 생각입니까?”
키요츠구가 즉각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무려 B급 히든 던전이야. 이 안에 있을 보상이 얼마나 클지 한 번 상상해 봐.”
“아…….”
키요츠구는 탐욕이 많았다.
그리고 팀원들 또한 자신 못지않았다.
그걸 알기에 저지른 짓이었다.
“협회에 보고하면 우리 몫은 쥐뿔도 없어. 너희들도 알잖아?”
“그, 그렇죠.”
“내가 뒤탈 없이 처리할 테니까 던전은 우리가 먹자.”
팀원들이 고민하는가 싶다니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입만 싹 닦으면 큰돈을 거머쥘 수 있다.
“잘 생각했다.”
이로써 모두가 한배를 타게 됐다.
“그런데 안에 있는 헌터는 어쩌죠?”
“어쩌긴. 여긴 협회에서 관리하는 히든 던전이라고 거짓말한 다음에 얻은 아이템들을 다 토해내라고 압박해야지.”
“안 주면요?”
“그럼 힘으로라도 뺏어야지. 우리 셋이면 충분히 가능하잖아?”
안에 들어간 헌터의 레벨이 몇인지는 몰라도 B급 헌터 셋이라면 충분히 이길 터.
그렇게 일본 헌터들은 히든 던전 안에 있을 누군가가 나오길 기다렸다.
* * *
[죽음의 소환술사 클라크를 처치하였습니다!] [경험치 +648,000]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A급 마정석을 획득하였습니다.] [A급 마정석을 획득하였습니다.] [스킬북 : 유령 늑대 소환을 획득하였습니다.] [유령 가면을 획득하였습니다.] [유령 검을 획득하였습니다.] [업적을 달성하였습니다!]‘알림이 어마어마하군.’
알림뿐이랴.
들어온 경험치도 어마어마했다.
‘레벨이 한 번에 3이나 오르다니…….’
단언컨대 전생에서도 이렇게 폭업을 해 본 적은 없었다.
‘A급 마정석도 2개나 들어왔고.’
시가 3억 6천만 원짜리 마정석에 민도준이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유령 늑대 소환 스킬북도 들어왔다.’
이미 획득한 스킬북이지만 구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에서 나쁘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그를 웃게 만든 것은 아이템들이었다.
[유령 가면]-분류 : 투구
-등급 : A
-방어력 : 9,000
-효과 : 마력+150, 얼굴 변형
-내구력 : 15,000/15,000
-사용 제한 : 레벨 750 이상(귀속)
-설명 : 생각만으로 원하는 대상의 얼굴로 변형할 수 있다. 상대의 전투력이 자신보다 높으면 발각될 수 있다.
‘얼굴을 바꿀 수 있다니…….’
적을 기만하고 교란하는데 특화된 아이템이 아닌가?
‘이런 아이템이 있다고는 들어보지 못했는데…….’
아마 클라크를 잡아야지만 얻을 수 있는 아이템인 것 같다.
‘전생에 누가 클라크를 잡았는지는 몰라도 정보를 꼭꼭 숨겨놨었군.’
유령 늑대 소환 스킬북이 나온다는 정보만 발설하고 나머지는 숨긴 모양이다.
민도준의 시선이 다음 아이템으로 넘어갔다.
-분류 : 무기
-등급 : A
-공격력 : 2,100~2,400
-효과 : 마력+150, 무기 변형
-내구력 : 15,000/15,000
-사용 제한 : 레벨 750 이상(귀속)
-설명 : 생각만으로 무기의 외형을 변형할 수 있다. 상대의 전투력이 자신보다 높으면 발각될 수 있다.
‘미쳤군.’
검의 공격력도 높았지만 무엇보다 효과가 사기적이었다.
‘외형을 마음대로 바꿀 수 있다고?’
민도준이 시범 삼아 검을 착용했다.
기본 스타일은 아지랑이처럼 일렁이는 한손검의 모습.
하지만 검을 보며 속으로 원하는 외형을 생각하자.
스르륵-
순식간에 활의 모습으로 바뀌었다.
또다시 생각을 바꾸자 이번엔 도끼로 변형됐다.
‘활이 될 수도 있고, 도끼가 될 수도 있다?’
보면 볼수록 기가 막힌 무기였다.
‘상황에 따라서 여러 무기들로 변형해서 싸울 수 있겠군.’
상대를 교란하기에도 적합한 무기였다.
‘그러고 보니…….’
최근에 양승현에게서 빼앗은 웨폰 마스터리라는 특성이 생각났다.
‘무기 공격력이 2배 증가하고 어떤 무기든 능숙하게 다룰 수 있는 특성이었지.’
어떤 무기든 다룰 수 있다는 효과가 유령 검과 절묘하게 맞아떨어졌다.
‘그런데 내가 다른 무기로 싸울 일이 있을까?’
민도준은 마검사로서 한손검만 써야 한다는 제약이 있었다.
그가 가진 버프 스킬들이 요구하는 바였다.
‘유령 검을 보니 기본적으로 한손검 같긴 한데…….’
이참에 테스트해 보기로 한 민도준이 유령 검의 모습을 원상태로 만들고 버프를 걸었다.
우우웅-
푸르스름한 빛이 더해지는 걸 보니 스킬은 정상적으로 작동된다.
‘그렇다면…….’
이 상태에서 민도준이 무기의 외형을 해머로 바꿨다.
스르륵-
‘오오.’
외형이 바뀌었음에도 버프는 풀리지 않았다.
활로 바꾸거나 창으로 바꿔도 마찬가지였다.
‘기본적으로 한손검이라 이건가?’
외형을 바꾸고도 버프를 사용할 수 있다?
‘그야말로 대박이군,’
보상은 이걸로 끝이 아니었다.
‘업적도 있었지?’
무슨 업적인지 확인한 민도준이 조금 놀랐다.
업적이 세 개나 있었기 때문이다.
[업적 – 첫 네임드 보스!]-조건 : 생애 처음 네임드 보스 사냥하기
-보상 : 스탯 포인트+5
[업적 – 나 혼자 B급 보스 사냥!]-조건 : 솔로잉으로 B급 보스 사냥하기
-보상 : 경험치+270,000
[업적(히든) – 최초의 네임드 킬러!]-조건 : 세계 최초로 혼자서 네임드 보스 사냥하기
-보상 : 올 스탯+30
‘히든 업적도 있다니…….’
클라크 하나를 잡았을 뿐인데 여러모로 엄청난 이득을 챙겼다.
보상을 챙기자 레벨업이 됐다.
‘이제 남은 시간은 30분.’
민도준은 클라크를 잡겠다는 목적을 이뤘다.
하지만 공략 목표가 없는 히든 던전은 자의로 나갈 수가 없다.
남은 시간은 유령들을 잡으며 시간을 때워야 했다.
그렇게 사냥하다 보니 레벨이 한 번 더 올라 780이 되었다.
3분 정도의 시간이 남자 사냥을 멈추고 밖으로 나가기를 기다렸다.
그러면서 던전에 들어오기 전에 기절했던 BJ를 떠올렸다.
‘어쩌면 일본 협회의 헌터들이 입구에서 대기타고 있을지도 모르겠군.’
혹시 몰라 방문을 잠그긴 했지만 BJ가 호기심에 문을 부쉈을 수도 있다.
문짝이 다 떨어져 일반인도 충분히 부술 수 있을 테니까.
‘방 안에 들어와 포탈을 봤다면 필시 협회에 신고했겠지.’
그리고 협회의 헌터들은 자신이 나오길 오매불망 기다리고 있을 터.
‘내가 어떻게 던전을 찾았는지 궁금할 테니까. 아니면 다른 이유로 기다리고 있을 수도 있고…….’
모르긴 몰라도 일본 협회에서는 히든 던전을 차지한 자신을 달갑게 여기진 않을 것이다.
‘원래는 투명화를 써서 아무도 모르게 빠져나갈 계획이었지만…….’
다른 좋은 방법이 떠올랐다.
민도준이 유령 가면과 유령 검을 착용했다.
그러고는.
스르륵-
다른 누군가의 모습으로 변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