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nscension Academy RAW novel - Chapter 101
101화 – 프로 헌터 시험(1)
프로 헌터 시험.
프로 헌터가 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관문으로 한국에서 가장 큰 행사 중 하나로 손꼽히는 시험이었다.
전국적으로 실시되는 이 시험은 시험장 또한 여러 군데로 나누어져 있었고.
여타 다른 대회나 모의고사와는 다르게 여러 날에 걸쳐 시행되었다.
“사람 지이인짜 많다···”
“세상에서 제일 많은 것 같은데?”
관할 시험장에 도착한 서준 일행은 그 어마어마한 인파에 놀란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특히, 수연과 민율은 눈을 동그랗게 뜨며 거대한 사람들의 행렬을 바라보고 있었다.
1년에 한 번 시행하는 프로 헌터 시험.
전국적으로 몰려드는 수강생이 수 십만에 달하니, 사람이 적을래야 적을 수가 없었다.
프로 헌터 시험을 여러 날에 걸쳐 시험을 시행하는 이유가 다름 아닌 여기에 있었다.
그마저도 시험장을 전국적으로 분리한 게 이 정도였다.
다른 시험장의 인파까지 합하면 말 그대로 상상을 초월할 터.
게다가 그 미지에 쌓여있던 프로 헌터 시험을 공개한다고까지 하니, 사람들의 관심 또한 더욱 쏠릴 수밖에 없었다.
과장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모든 관심사가 지금 프로 헌터 시험에 집중되고 있었다.
“후우···! 나, 나 잘할 수 있겠지?”
그래서인지 수연은 떨리는 마음을 진정시키켜 심호흡을 반복했다.
서준은 그런 수연을 달래듯 말했다.
“네가 못하면 누가 잘할 수 있다고. 하던 대로만 하면 돼.”
“후우···!”
그러자 조금 진정이 된 듯 수연의 표정이 풀렸다.
이어 주변을 둘러보더니 아쉽다는 투로 말했다.
“서윤 언니도 같이 왔으면 좋았을 텐데…”
수연의 말처럼 서윤은 아쉽게도 같이 오지 않았다.
아직 해야만 하는 일이 끝나지 않았다며 미안하다는 말만 해올 뿐이었다.
무슨 일인지 묻고 싶었지만 서준은 그러지 않았다.
서윤이 말을 하지 않는 것에는 반드시 이유가 있을 것이라 서준은 믿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일까.
되려 예상치도 못한 인물이 서준의 일행에 섞여있었다.
“그보다···넌 왜 여기에 있는거냐?”
흠칫!
눈을 흘기며 말하는 서준의 말에 이하윤이 걷던 발걸음을 멈추고 움찔, 몸을 떨어보였다.
“아··· 그···”
그리고는 어찌할 바를 모르듯 안절부절 못하기 시작했다.
그런 이하윤의 모습에 서준은 살짝 한숨을 내뱉었다.
서윤이 드림 아카데미에 찾아왔을 그때 당시.
서윤은 이하윤이 드림 아카데미에 들어오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일단 드림 아카데미는 이제 더 이상 수강생을 받지 않았거니와.
아무리 그래도 헌터밀의 입장도 생각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만일 이대로 이하윤을 받는다면 그건 수강생을 빼가는 것으로밖에 비쳐보이지 않았으니까.
계속 아카데미를 이어간다면 모를까, 그건 아무런 의미도 없는 행위였다.
다만, 어째서인지 서윤은 이하윤이 드림 아카데미에 찾아오는 것만큼은 막지 않았다.
그런 서윤의 태도에 살짝 당황스러운 것도 잠시.
솔직히 서준은 이하윤이 다시는 찾아오지 않을거라 생각했었다.
그런데 왜인걸.
이하윤은 어째서인지 거의 매일 같이 드림 아카데미에 찾아왔다.
그리고 그때마다 서준을 힐끔힐끔 쳐다봤는데 여간 거슬리는게 아니었다.
할 말이 있냐고 물어보면 시선을 내리깔며 피하기만 할 뿐.
하도 답답해서 그냥 내쫓아 버릴까 하다가 그냥 내버려두었다.
거슬리기만 할 뿐, 딱히 수상한 낌새는 보이지 않았을 뿐더러.
“왜 그래. 하윤 언니가 얼마나 도움을 많이 줬는데.”
“맞아. 맞아. 시험장에 같이 갈 수도 있지.”
이하윤이 수연은 물론이고 민율의 수련마저 성심성의껏 도와주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서준한테 개박살이 났다고는 하지만 이하윤은 수강생 중에서 따라올 자가 없는 실력의 소유자였다.
이하윤을 대상으로 매일 실전과 같은 훈련을 한 결과, 둘의 실력은 전과는 달리 어마어마하게 성장한 상태였다.
서준은 수연과 이하윤을 한 번 바라보며 말했다.
“그런데 너네 사이 안 좋은 거 아니었어?”
그러자 수연이 작은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아, 그거? 뭐··· 오빠가 하윤 언니한테 한 걸 봐서 그런가? 별로 감정은 없더라고.”
이하윤의 도움을 많이 받기는 받은 모양.
수연은 더 이상 이하윤에게 감정이 없어보였다.
“……네가 그렇다면야 뭐.”
당사자가 괜찮다는데 무슨 할 말이 더 필요할까.
서준은 어깨를 한 번 으쓱일 뿐이었다.
“어? 저기 김서준 아니야?”
그 순간, 서준의 일행을 발견한 누군가의 외침이 들려왔다.
“어디? 어디?”
“김서준이 여기 시험장에서 시험을 본다고?”
“저기! 저기다! 진짜 김서준이다!”
이어 순식간에 그 거대한 인파의 행렬이 우르르, 몰려들기 시작했다.
서준은 고개를 살짝 돌려 일행에게 말했다.
“그럼 다들 시험 잘 보고 조금 이따가 보자!”
그리고는 하늘로 번쩍, 뛰어오르더니 파앙! 파앙! 하는 파공음과 함께 순식간에 시야에서 사라져버렸다.
“뭐, 뭐지?”
“내가 지금 뭘 본 거지…?”
“세상에나…”
사람들은 마치 닭 쫓던 강아지 마냥 멍하니 서준의 모습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대장은 진짜…”
“나도 많이 성장했다 생각했는데 서준 오빠는 쫓아갈 엄두가 안나네··· 하윤 언니는 어때?”
하윤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살며시 고개를 저어보였다.
멍 자국은 사라진지 오래였으나, 어쩐지 지금까지도 계속해서 아려왔기 때문이었다.
#
프로 헌터 시험장 내부.
VIP룸으로 마련된 고급스러운 방에 5명의 인물들이 모여있었다.
“지금 막 헌터 시험이 시작했군. 올해는 쓸만한 인재들이 많은 것 같아.”
깔끔한 스타일의 남성이 통 유리로 된 창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이번에는 좀 양보하시죠? 신화 길드는 운용 자금도 얼마 없지 않나요?”
그러자 빨간 머리의 여성이 소리쳤고 남성은 그런 여성에 말했다.
“네 년의 가람이랑 저 쪽 무궁화보다는 넉넉하지.”
“가만히 있는 나는 왜 건드리는 건데?”
갑자기 자신이 언급되자 캐주얼한 복장의 남자가 억울하다는 듯 소리쳤다.
“자금력만 따지면 싸울아비가 가장 거지인걸?”
“저 명예충 새끼는 건드리는 맛이 안나거든.”
“우리 싸울아비에서는 단지 명예를 아는 수강생을 찾을 뿐이오.”
신화, 가람, 싸울아비, 무궁화.
이 4개의 길드는 한국의 대형 길드라 하면 가장 먼저 언급되는 길드들이었다.
자그마치 한국 랭킹 5위 권의 내에 위치한 길드이자 무려 수십 년간 그 위치를 굳건히 지켜온 저명한 길드들이었다.
그리고 여기 모인 이들은 그런 길드들의 길드 장이었다.
모두 현역 S급 헌터들로서 냉혹한 프로 헌터 세계에서 가장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이들.
수강생들의 3대 아카데미와는 감히 비교도 할 수 없는 실력과 세력의 소유자들이었다.
“그보다… 멍청한 협회장 녀석. 그 와중에 얄팍한 술수를 부리다니.”
“보아하니 김서준이 반드시 만점을 받을거라 생각한 모양인 것 같소.”
“그러니까 멍청하다는 거잖아. 우리가 김서준의 실력도 모르고 이런 일을 꾸몄을 것이라 생각한 것이니까.”
앞선 순서대로 신화 길드의 길드장, 이성민.
싸울아비의 길드장, 한만철.
그리고 무궁화의 길드장, 도민석의 말이었다.
그 순간.
“로비와 계획은 확실하게 했겠지?”
묵직하게 들려오는 중후한 음성에 모두 입을 꾹 다물었다.
그리고는 천천히 고개를 돌려 소리가 들려온 곳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러자 그들의 시야에는 마치 노련한 용병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중년의 남성이 비쳐보였다.
다름 아닌 한국 랭킹 1위의 길드, 흑룡 길드의 수장인 류진철이었다.
다른 4개의 길드들이 엎치락 뒤치락하는 가운데 압도적인 격차로 부동의 한국 랭킹 1위에 위치한 흑룡 길드.
그 이유가 바로 대격변의 영웅들 수준에 가장 근접했다 평해지는 흑룡 길드의 마스터, 류진철이 있었기 때문임을 이들은 잘 알고 있었다.
류진철은 자신을 바라보는 4명의 길드장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만에 하나 김서준이 A급 헌터를 취득하면 그땐 일이 골치 아파진다.”
“그럴 일은 절대로 없어요.”
그러자 빨간 머리의 여성이자 가람의 길드장, 정윤미가 단호하게 말을 이었다.
“절대로 그럴 일은 없으니 어떻게 김서준을 영입할지만 생각하면 돼요.”
단호함을 넘어서 어떤 확신이 있는 말이었다.
김서준의 실력을 모르지 않았으나, 어느 누구도 그 말에 반박하거나 토를 다는 이가 없었다.
“그런데 만일 김서준이 영입을 거절하면 어떻게 할 생각이오? 여기서 A급 헌터를 취득하지 못해도 김서준이 A급 헌터가 되는 건 사실 시간 문제이지 않소?”
싸울아비의 길드장, 한만철의 물음과 함께 모든 이들의 시선이 다름 아닌 류진철에게 향했다.
류진철은 그들의 시선을 받으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내 방식을 잘 알텐데.”
이어지는 류진철의 한 마디.
“난 경쟁자를 만드는 편이 아니야.”
그와 동시에 묵직한 살기가 방 안 전체에 내려앉았다.
주륵, 볼 위로 흐르는 식은땀.
같은 S급 헌터였지만 류진철은 그 격이 달랐다.
대격변의 영웅을 마주한다면 이러할까.
“그러니 지금은 김서준이 A급 헌터를 받지 못하는 것에 집중해라. 영입을 거절하는 것보다 그게 더 골치 아프니까.”
류진철이 다시 입을 열자 묵직한 살기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그들은 속으로 한숨을 내뱉고는 말을 꺼냈다.
“쓸데없는 걱정이래도요.”
“그래. 정윤미 말이 맞아.”
“물론 1등은 당연히 김서준이 할 것이오.”
“하지만 만점만큼은 절대로 받을 수 없을 거다.”
류진철은 말없이 천천히 시선을 돌렸다.
통 유리로 된 창문.
그곳엔 셀 수도 없이 많은 수강생들이 프로 헌터 시험을 준비하고 있었다.
#
프로 헌터 시험은 기초 체력, 필기, 던전 레이드, 마나 활용력, 전투력(몬스터), 전투력(대인).
도합 6과목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그리고 오늘, 프로 헌터 시험 대망의 첫째 날에 치르는 과목은 2가지.
다름 아닌 ‘기초 체력’과 ‘필기 시험’이었다.
“확실히 헌터밀 모의고사 때와 방식이 비슷하구나.”
그도 그럴 것이 헌터밀 모의고사가 프로 헌터 시험을 대비하기 위해 만든 것이니 당연한 이이었다.
다만, 기존의 상대 평가가 아닌 절대 평가 방식이라는 것과.
시험의 난이도가 대폭 상향되었다는 것 정도가 달랐다.
“만점자가 나오지 않을 정도로 상향 조절 했다는데···”
서준은 살짝 긴장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서준은 단순한 합격이 아닌 전과목 만점을 노리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야만 A급 헌터 자격증을 딸 수 있기 때문.
만일 서준이 A급 헌터 자격증을 따지 못한다면 길드의 창설이 불가능했다.
“긴장 안할 줄 알았는데··· 엄청 긴장되네.”
생각해보면 프로 헌터 시험은 1년에 한 번 치르는 굉장히 중요한 시험이었다.
합격 여부에 따라 인생이 바뀌는 시험이라 할 수 있었다.
게다가 서준은 100점을 받느냐 못 받느냐에 따라 방향이 달라졌기에 굉장히 긴장이 될 수밖에 없었다.
오늘 치르는 2과목 중 첫 번째 과목으로 치르는 시험은 바로 필기 시험이었다.
필기 시험은 본래 Pass Or Fail의 방식이었다.
한 마디로 기준 점수만 넘어가면 헌터 시험의 총 점수에는 반영이 되지 않는 방식이었다.
그 이유는 다름 아닌 필기 시험에는 상대 평가 방식을 적용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명확한 배점이 있는 시험 문제였기에 1등을 기준으로 점수를 측정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절대 평가 방식으로 바뀐 지금.
필기 시험의 점수 또한 총 점수에 반영이 될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평균 점수에 영향을 미쳤고, 만점을 받기 위해서는 여기 필기 시험에서도 만점을 받아야만 했다.
하지만 서준은 필기 시험만큼은 큰 걱정을 하지 않았다.
프로 헌터란 어디까지나 실력으로 말하는 직업.
예전부터 필기 시험은 그리 어렵지 않은 수준이었다.
지난 프로 헌터 시험을 비추어 봐도 필기 만점자는 다분히 나왔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혹시 모르는 일이 있었으니 서준은 그에 대한 대비 또한 단단히 해둔 상태.
그렇게 서준은 편안한 마음으로 시험지를 받았다.
그런데.
①냉기.
②불.
③물.
④전기.
⑤땅.
어째… 첫 문제가 심상치 않았다.
“엥···?”
“이게 무슨···?”
아니나 다를까 서준과 같은 시험장에 있는 수강생들이 당황하며 소리쳤다.
심지어 에일 아카데미로 보이는 수강생조차 당황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모두 조용히 하세요. 시험 중입니다.”
감독관의 말에 다들 입을 꾹 다물긴 했다.
하지만 여기저기서 작게 새어나오는 한숨만은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다들 무슨 이딴 문제가 다 있냐는 듯 멍하니 시험지만 바라봤다.
‘이런 걸 뭐 어떻게 풀라고···’
그리고 그건 서준 또한 크게 다르지 않았다.
솔직한 심정으로 마성의 제자인 수연이라도 어려울 듯 싶었다.
서준은 혹시나 싶은 심정으로 뒤의 문제를 확인했다.
그리고 혹시나 했지만 대체로 난이도가 1번 문제와 같았다.
‘이게 무슨···’
한 문제만 틀려도 만점은 날아가는 상황에서 문제가 죄다 이 모양이니 이건 만점을 받지 말라는 뜻이었다.
어떻게 된 게 첫 과목에서부터 A급 헌터가 날아가게 생겼다.
그렇게 이걸 어찌해야되나 싶은 그때.
[지속 가능한 현상계라 함은 그대들이 사는 세계를 의미하오.]돌연 멀린의 목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왔다.
[그리고 현상계에서 구현되는 속성은 반드시 무언가를 필요로 하지.] [불은 열(熱)과 에너지를, 물은 흐르는 유체(流體)를, 전기는 입자의 힘을, 땅은 흙과 모래를.] [이렇듯 현상계의 속성은 반드시 그것을 이루는 무언가를 필요로 하오. 따라서 현상계에서 관측될 수 있는 것이기도 하지.] [허나, 특이하게도 오직 냉기만은 무(無). 그 자체로서 구현할 수 있소. 열(熱)을 발생시키기 위해서는 반드시 무언가를 필요로 하지만, 냉기는 그저 공간만 있으면 되니 말이오.].
.
물론 실제로 멀린의 목소리가 들려온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서준은 누군가 답을 알려주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문제에 대한 답이 떠올랐다.
마치 직관적, 개념적으로 해당 문제의 내용을 이해한다고 할까?
‘이거 설마… 통찰력 때문인가?’
다름 아닌 멀린의 강의를 수료하면서 얻은 ‘통찰력[S]’.
에필로그 강의에서 멀린이 말하길.
통찰력이란 어떤 현상이 갖는 문제에 대해 직관적으로 이해하고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이라 했었다.
워낙 두루뭉술한 말이어서 그러려니 넘겼었다.
그저 전투에서 케이론의 직관과 잘 연관지으면 좋겠다 정도만 떠올릴 뿐.
그런데 이런 식으로도 활용이 될 줄은…
서준은 혹시나 싶은 마음으로 다음 문제를 확인했다.
그리고.
‘3번?’
문제를 보자마자 거의 답이 떠오다시피 했다.
‘2번?’
다음 문제도.
‘1번?’
그 다음 문제도. 또 그 다음 문제도.
서준은 막힘없이 술술 풀어나갔다.
‘이거… 활용성이 엄청나잖아?’
사각. 사각.
서준은 엄청난 속도로 문제를 풀어가기 시작했다.
.
.
①비룡종으로 분류되는 몬스터이며 그 크기가 무려 100m에 달했다.
②마력이 통하지 않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③인간을 상회하는 지성을 가졌으며 정신 지배 능력을 구사한다.
④1차 대격변에도 모습을 드러냈으나 직접적인 위협은 없었다.
⑤위대한 목소리와 7인의 사도들에 의해 처단되었다.
그러다 한 문제에서 멈칫거렸다.
서준은 이번 문제만큼은 바로 답이 떠오르지 않았다.
‘음···’
서준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대괴수 베세르크는 대격변 시절의 괴물로서 그를 실제로 마주한 것은 대격변의 영웅들 뿐이다.
한 마디로 베세르크를 알고 있는 것은 오직 대격변의 영웅들 뿐.
물론 사람들이 베세르크에 대해 모르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베세르크는 사진이나 동영상, 그 어떠한 기록으로도 남아있지 않았다.
따라서 지금 여기서 프로 헌터 시험을 치르고 있는 수강생들은 베세르크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알지도, 알 수도 없었다.
단지, 대격변 시절의 끔찍한 괴물이었다.
그리고 그것을 진리회가 처리했다. 이 정도만 알고 있을 뿐이었다.
한 마디로 이 문제는 그냥 찍으라는 것이었다.
말 그대로 만점자 방지 문제.
그러나.
‘그때 암성님이 뭐라 그랬더라…?’
서준은 암성(暗星)에게서 베세르크에 관해 전해 들은 내용이 있었다.
물론 대격변의 영웅이 옛날 이야기를 해주는 할아버지도 아니고.
고작 수강생에게 베세르크의 정보를 말해준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일이었다.
‘아, 마력이 안 통하는 게 아니라 일정 수준 미만은 무시한다고 했었지.’
하지만 서준은 귀에 딱지가 앉도록 암성에게서 베세르크에 관해 들은 적이 있었다.
그리고 여기서 일정 수준이라는 게 현재의 S급 헌터들 수준을 의미했었다.
그래서 오직 대격변의 영웅들만이 베세르크 토벌에 참전할 수밖에 없었던,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서준은 들어 알고 있었다.
‘2번이네.’
베세르크를 직접 마주한 암성(暗星)의 정보였으니 정확할 터.
막말로 이게 정답이 아니라면 그건 암성이 아니라 문제가 잘못된 것이었다.
사실 따지고 보면 5번도 정답이 아니긴 했으나, 그건 극소수만이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사각.
서준은 이 시험장에 있는 그 누구보다 빠르게 문제를 풀어 나갔다.
사각. 사각.
사각. 사각.
일정 간격으로 끊임없이 울려퍼지는 서준의 펜 소리.
‘뭐, 뭐야··· 저 속도가 가능하다고?’
‘정말 알고 푸는거야? 찍는 거 아니야?’
‘싸움만 잘하는 게 아니었어···?’
시험장의 수강생들은 그런 서준의 모습에 멍한 표정만 지을 뿐이었다.
그렇게 서준이 100문제에 달하는 모든 정답을 적기까지는, 고작 5분이라는 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다.
[1위] 김서준(100점) [2위] 석수연(87점) [3위] 전시후(85점) [4위] 이도은(83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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