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nscension Academy RAW novel - Chapter 145
145화 – 천월유성창[天月流星槍] (1)
진리회(Order Of Truth).
대격변을 종식시킨 인류 구원의 종교 단체.
진리회의 신도들의 수는 오늘날에 이르러 무려 억 단위에 달해있었다.
그 세계적인 명성에 걸맞게 진리회의 교단은 전 세계 나라 어디를 가든 볼 수 있었다.
분포해 있는 교단의 수만 무려 수만 개에 달했으며, 교구장급의 인물들이 각 교단의 장이 되어 신도들을 관리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교구장들을 관리하는 것이 바로 대주교.
대주교급은 대륙 단위로 퍼져 진리회의 신도들을 관리했다.
그리고 그런 대주교들을 비롯해 전 세계의 진리회를 총괄하는 자들이 바로 7인의 사도들이었다.
세간에 알려지길, 7인의 사도들은 본단에 기거하며 진리회를 총괄하는 것이 보통이었다.
그리고 그 진리회의 본단은 다름 아닌 그린란드에 위치하고 있었다.
유럽과 아메리카 대륙 사이에 위치한 그린란드(Greenland).
북극에서 가장 추운 지역 중 하나로 수 천km의 빙하로 덮여있는 지구 상의 둘뿐인 지역이었다.
다른 하나는 남극으로서, 남극과는 다르게 그나마 사람이 살 수 있다는 점만이 유일한 차이라면 차이였다.
하지만 말 그대로 ‘그나마’ 살 수 있다는 것일 뿐.
연평균 기온이 영하 30도에 육박할 정도로 사람이 살기 힘든 지역이었다.
사실 처음 진리회의 본단은 그린란드에 위치하고 있지 않았다.
처음에는 미국 중서부 지방에 위치하고 있었다.
하지만 대격변의 종식 이후, 돌연 본단의 위치를 옮기겠다 선언.
지금의 그린란드로 옮겨온 것이었다.
갑작스러운 본단의 이동에 전 세계사람들은 의아함을 감추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그 위치가 사람이 살기 힘든 그린란드였으니까.
이에 수많은 추측들이 난무했으나 지금까지 밝혀진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지금까지도 여러 미스테리로 남겨져 있지만 진실을 아는 자는 몇 되지 않았다.
어쨌든 진리회의 본단은 현재 그린란드에 위치하고 있으며, 현재 진리회의 성역이자 성지로서 여겨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 성역이자 성지의 가장 중심부.
말 그대로 진리회의 본단인 이곳에 6인의 사도들이 모두 모여있었다.
겸손, 자비, 친절, 인내, 순결, 절제, 근면.
그 중 현재 공석인 순결의 사도를 제외한 사도들 전원이 한 자리에 모여있었다.
사도들은 모두 깊은 후드를 눌러 쓴 터라 얼굴을 확인하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사도들은 서로가 서로를 잘 아는 듯, 거리낌없이 입을 열었다.
“인내. 데모고르곤이 소멸했다고 들었다. 이게 정말 사실인가?”
“······ 사실이다.”
일순간 내려앉는 정적.
그 사이로 또 다른 목소리가 들려왔다.
“제육천의 악마도 소멸했다고 들었다 절제.”
“그 또한 사실이다.”
다시금 내려앉는 정적.
이번에는 그 정적의 시간이 상당히 오래 지속되었다.
“김서준··· 보이지 않는 변수라···”
정적 사이로 공허한 중얼거림만이 울려퍼질 뿐이었다.
얼마 간의 시간이 지나 다시금 목소리가 들려왔다.
“한국에 속한 대격변의 영웅들이 점점 운명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
“베세르크의 힘 또한 점점 강해지고 있다. 더 이상의 통제는 불가능해.”
“성물의 힘은?”
“길어야 1년이다.”
바로 그때였다.
터벅.
어디선가 가벼운 발걸음 소리가 잔잔히 울려퍼졌다.
그리고 다시 터벅, 발걸음은 계속 이어지더니 이윽고 6인의 사도 앞으로 그 모습을 드러냈다.
사도들과 마찬가지로 후드를 깊게 눌러 쓴 탓에 얼굴을 볼 수는 없었다.
하지만 6인의 사도들은 그 존재를 알고 있다는 듯, 전원이 고개를 조아리며 말했다.
“위대한 목소리를 뵙습니다.”
“위대한 목소리를 뵙습니다.”
“위대한 목소리를 뵙습니다.”
“위대한 목소리를 뵙습니다.”
“위대한 목소리를 뵙습니다.”
“위대한 목소리를 뵙습니다.”
위대한 목소리.
진리회의 수장이자 대격변을 실질적으로 종식시킨 존재.
그러나 그 이후로 단 한 번도 모습을 드러낸 적이 없는, 그 정체가 베일에 싸인 미지의 존재.
그 존재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계획을 앞당긴다.】
목소리라기 보다는 마치 의지가 직접 뇌리에 박히는 듯한 느낌이었다.
6인의 사도들은 마치 신의 말을 영접하는 신도들과 같은 표정이었다.
그들은 아무런 말도 꺼내지 않고 이어질 위대한 목소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사도식을 거행한다.】
그 순간 6인의 사도 전원이 움찔, 몸을 떨었다.
겸손, 자비, 친절, 인내, 순결, 절제, 근면.
진리회의 수뇌부라 일컬어지는 7인의 사도 중 현재 공석인 순결의 사도.
사도식이라 함은 그 순결의 사도를 확정하는 의식이었다.
【장소는 한국. 차질없이 준비하도록.】
그런 사도식을 본단이 위치한 그린란드가 아닌 한국에서 거행한다는 위대한 목소리.
하지만 위대한 목소리는 별 다른 설명없이 다시 걸음을 옮겨 자리를 떠나갔다.
그런 위대한 목소리의 모습에 절제의 사도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사도식에··· 모습을 드러내실 생각이십니까?”
그러자 걸음을 옮기던 위대한 목소리가 멈칫거렸다.
7인의 사도는 진리회의 모든 비밀을 알고 있는 수뇌부였다.
그리고 그런 사도를 확정하는 사도식.
당연히 위대한 목소리에 대한 세간의 관심도 쏠릴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위대한 목소리는 잠시 멈칫 거릴 뿐.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다시 걸음을 옮겨 자리를 떠나갔다.
#
물 속을 유영하는 듯한 정신이 이어진다.
웅웅거리는 귓가.
몽롱한 정신은 자꾸만 의식을 저 아래로 끌어내렸다.
그 순간.
[나 참··· 진짜 오래살고 볼 일이네. 살다살다 나보다 더한 미친 놈을 만날 줄이야.]제천대성의 목소리가 아른거리듯 들려왔다.
그런데 목소리가 어째, 승천한 어이가 이제 막 돌아온 듯 싶어보였다.
[심지어 그게 내 강의를 듣는 수강생이라니··· 얘 원래 이런 애냐?]그리고 그 뒤를 이은 멘토의 목소리.
어째, 멘토의 목소리 마저 출타한 어이가 이제 막 돌아온 듯 싶어보였다.
그런 둘의 목소리 때문일까.
퍼뜩.
정신이 수면 위로 부상하며 서준의 두 눈이 번쩍, 떠진 것은 바로 이때였다.
떠진 두 눈으로 제천대성 그리고 멘토의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끊어졌던 기억들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제천대성의 털 끝에 닿기 위해 생고생을 했던 일들.
그리고 그 고생 끝에 마지막에 튀었던 한 방울의 독.
서준은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며 소리쳤다.
“어떻게 되었습니까! 제가 이긴 건가요!”
그러자 제천대성이 어깨를 으쓱이며 답했다.
[그래. 마지막에 내 털 끝에 닿았어. 나 참, 그렇게까지 정신나간 짓을 할 줄은 꿈에도 몰랐네.]“그럼···?”
제천대성은 키득키득 웃으며 말을 이었다.
[뭐, 나름 재미있기도 했고. 무엇보다 약속은 약속이니까.]예쓰!
서준은 두 주먹을 불끈, 말아쥐었다.
이로써 앞으로 남은 시간동안 제천대성에게 가르침을 받으면 되었다.
“아 참!”
하지만 문득, 떠오르는 생각에 황급히 스마트폰을 꺼냈다.
다름 아닌 남아있는 돈을 확인하기 위함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남아있는 돈이 없으면 배울 시간조차 없었다.
떨리는 심정으로 확인한 잔고는··· 무려 41조였다.
정확히 41조.
본래라면 1,280억이 추가로 있어야했지만, 어째 요르문간드의 맹독으로 다 써버린 모양이었다.
‘눈 대중으로 볼 때는 수 백개인 줄 알았더니 1,000개가 넘어갔나 보네.’
어쩐지 독 바나나를 만들고도 롱기누스의 창에, 궁니르에, 심지어 온몸에 뒤집어 쓸 정도의 양이 남아있나 싶었다.
어쨌든 46조에서 시작한 돈이었으니, 자그마치 5조 하고도 1,280억이 날아간 셈.
다른 의미로 5시간의 사투를 끝에 제천대성의 털 끝에 닿았다고 볼 수 있었다.
그 탓에 5조라는 어마무시한 돈이 사라진 꼴이었지만··· 뭐 어떠랴!
그걸 제천대성에게 직접 가르침을 받을 수 있는데.
막말로 세상 어디서 고작 5조로 제천대성에게서 가르침을 받을 수 있단 말인가.
5조가 엄청난 돈이긴 했지만, 제천대성과 비교하면 엄청난 돈은 아니었다.
심지어 내기에 이겼으니 서준은 제천대성에게서 가르쳐달라는 모든 것을 배울 수가 있었다.
“하하하하하하하하!”
서준은 저도 모르게 터져나오는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그런 서준의 모습에 제천대성이 멍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옥황상제가 나를 볼 때 이런 심정이었나··· 괜시리 미안해지네.]그러자 멘토가 기겁을 하며 눈을 부릅, 떠보였다.
[아니, 뭐···]제천대성은 어깨를 한 번 으쓱일 뿐이었다.
그러다 다시 심드렁한 표정을 지어보이며 입을 열었다.
[그래서 어떤 걸 가르쳐줄까?]그런 제천대성의 말에 서준은 웃던 것을 멈추고 잠시 고민에 빠졌다.
살짝 겪어본 것에 불과했으나, 제천대성의 능력은 그야말로 무궁무진했다.
일단 어떤 것들을 배울 수 있는지부터 아는 것이 중요할 것 같았다.
“음··· 어떤 것들을 가르쳐주실 수 있으신가요?”
[천월유성봉하고 기타 여러가지가 있지.]제천대성은 폴짝, 여의봉 위로 뛰어오르더니 다시 말을 이었다.
[기타 여러가지라고 해봤자 도술이 전부이긴 한데. 사실 도술이라기 보다는 스승님께 배운 72가지 둔갑지살수야.]제천대성이 말한 스승님은 다름 아닌 ‘수보리조사’를 지칭했다.
수보리조사는 석가모니의 십대제자 중 한 사람으로서, 제천대성에게 ‘손오공’이라는 이름을 지어준 인물이기도 했다.
제천대성을 억제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인물 중 하나.
애초에 제천대성에게 도술을 전수해줄 정도면 말 다했다고 볼 수 있었다.
[몇 가지 예시를 들자면···]제천대성은 자신의 털 하나를 뽑아 후, 입김을 불어넣었다.
퍼버버버버벙!
그러자 진한 연기와 함께 수 천의 제천대성이 여기저기서 튀어나왔다.
저마다 여의봉을 든 모습들이 겉으로 봐서는 진짜 제천대성과 전혀 구별이 가질 않았다.
[이렇게 자신의 능력과 비슷한 분신들을 소환하는 분신술이 있고···]그와 동시에 제천대성이 살며시 눈을 감았다.
이윽고 신묘한 기운이 제천대성 전신에서 터져나오더니, 이내 땅으로 스며들었다.
꾸드드드득!
그러자 땅에서 솟구치는 거대한 사람의 형상을 한 무언가.
그 모습은 마치 진시황릉에 있다고 알려진 병마용갱(兵馬俑坑)들과도 비슷해보였다.
다만, 제천대성이 소환한 이것은 살아 움직이고 있었고,
또 압도적인 크기와 느껴지는 기세는 그것과 비교할 것이 아니었다.
[이렇게 하급 토지신(土地神)들을 부리는 주술(主術).]그 말을 끝으로 제천대성이 크게 도약했다.
여의봉에 앉아 있는 자세 그대로 제자리에서 크게 뛰어오르더니, 이내 하늘에 떠있는 구름에 살며시 안착했다.
그리고는 그 구름을 타며 하늘을 이리저리 누비기 시작했다.
그 속도는 실로 어마어마했다.
[하늘의 구름을 탈 수 있는 방법, 근두운의 술.]그리고는 다시 땅으로 뛰어내리더니 탁, 하고 가볍게 착지했다.
이어 제천대성은 살며시 걸음을 한발짝 내딛었다.
그러자 땅이 쑤우우욱, 하고 빨려들어가는 듯하더니 제천대성의 모습이 일순간에 사라져버렸다.
[지상의 공간을 접어 단번에 이동하는 축지수울!!]그리고 까마득히 들려오는 제천대성의 목소리.
소리가 들려온 방향을 바라보자 제천대성은 저 멀리, 자그마한 점으로 보일 정도로 멀리 나아가 있었다.
이어 제천대성은 다시금 축지술로 돌아오더니, 다시 여의봉 위로 폴짝, 뛰어올라 앉았다.
[이외에도 각종 변신술과 피화술, 피수결술, 풍술 등등 여러가지가 있는데··· 하나하나 설명하기 복잡하니까 그냥 그런 게 있구나 해.]제천대성은 별 것 아니라는 양 심드렁한 표정으로 코를 후비적 파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광경을 지켜보던 서준.
“와···!!!”
서준은 도무지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떡 벌어진 입은 당최 다물어질 생각을 하지 않았다.
시야를 어지럽히듯 이어진 제천대성의 도술 퍼레이드.
‘저, 저것들을 모두 배울 수가 있다고···?’
그 생고생을 넘어 지랄발광을 한 노력들이 일시에 보상받는 기분이었다.
서준은 저도 모르게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처, 천월유성봉은요?”
[천월유성봉(天月流星棒). 이것이야 말로 정수라고 할 수 있지. 사실 앞선 도술은 그냥 잡기술에 불과해. ]제천대성은 다시 폴짝, 여의봉 위에 앉은 자리에서 내려왔다.
[아주 간단하게만 설명하면 천월유성봉은 총 9가지의 식(式)과 3가지의 형(形)으로 이루어져 있는 봉술이야.] [3가지의 식(式)마다 1가지의 형(形)을 이루는 것이지. 그리고 각 식(式)마다···]제천대성은 갑자기 말을 멈추더니 고개를 한 번 털어보였다.
[에이, 역시 설명은 지루하니까 그냥 한 번 보여줄게.]그리고는 여의봉을 움켜쥐며 다시 말을 이었다.
[‘1식(式) 창천비류(蒼天飛流)’랑 ‘2식(式) 만뢰파성(萬雷破星)’은 직접 봤었지? 그럼 그건 건너 뛰고···] [다 보여주기도 좀 그러니까. 3식(式)과 1형(形)만 보여줄게.]그 말이 끝나는 순간이었다.
화─────────악!
제천대성의 전신에서 끔찍한 기운들이 사방으로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서준은 단지 옆에서 마주하는 것만으로도 온몸이 아스러질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초월자(超越者)의 진정한 초월의 힘.
공간 전체에 기묘한 기운이 묻어나오기 시작했다.
꽈르르르르릉···!
어디선가 세상이 무너지는 것만 같은 뇌명이 울려왔다.
서준은 긴장한 얼굴로 제천대성을 바라봤다.
쿠구구구구구궁···!!
이윽고 거대한 대지진이라도 난듯 땅이 거칠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 힘을 버티지 못한 대지는 수 천, 수 만 갈래의 균열을 일으키며 쩌저적, 갈라져 버렸다.
아니, 갈라지다 못해 지면이 통째로 주저앉아버렸다.
“이, 이게 무슨···?”
서준은 그 절대적인 광경에 차마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하지만 제천대성은 말아쥔 여의봉을 절제된 움직임에 따라 휘두르기 시작했다.
잔상처럼 보이는 제천대성의 움직임.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서준은 그 모습을 볼 수가 없었다.
아니, 눈에 보이기는 했으나 이해할 수가 없었다.
콰가가가가가가각!!
대지가 갈가리 할퀴어지며 우악스럽게 뜯겨져 나간다.
쩌저저저저저적!
갈라지는 하늘의 틈 사이에서 수 만개의 시퍼런 마력 다발들이 쏟아져내린다.
하늘에서, 그리고 또 땅에서.
역류시킨 폭풍의 힘은 천지를 뒤집어 놓는다.
천월유성봉(天月流星棒).
제 3식(第 三式).
대라번천(大羅繁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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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뜩.
보이지 않았다.
1식과 2식에서도 마찬가지였지만 서준에게는 그 과정이 보이지 않았다.
끊어지듯 이어지며, 이어지듯 끊어지는 모순.
문제는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제천대성의 전신으로 계속해서 터져나오는 초월의 힘과 함께 일순간 하늘에서 번쩍! 하며 빛이 터져나왔다.
그것은 까마득한 점으로 보이는 그것은 세상을 으스러뜨릴 듯한 힘을 품고 있었다.
그리고 찰나.
내리치는 제천대성의 여의봉과 함께 그것은 어마어마한 속도로 가까워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주한 것은 거대하다는 말로도 부족할 어마어마한 크기의 운석이었다.
천월유성봉(天月流星棒).
제 1형(第 一形).
유성낙하(流星落下).
그것은 지상과 충돌하며 정말로 세상을 으스러뜨러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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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조차 터져나오지 못하고 흉측하게 풍경이 일그러진다.
이윽고 천지가 뒤집히며 서준은 호텔 방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이, 이게 무슨···?”
갑작스러운 풍경의 변화에 서준은 당황스러운 기색을 감출 수가 없었다.
그 사이로 제천대성의 목소리가 흘러 들어왔다.
[에구, 환계의 공간이 버티질 못했네.]서준은 순간 할 말을 잃어버렸다.
그도 그럴 것이 환계의 공간이라 하지만 그것은 단순한 환계의 공간이라 볼 수 없었다.
공간에 완전히 간섭하는 환계의 도술은 더 이상 환술이 아니라, 왜곡된 현실과 실제라고 봐야했으니까.
그 말은 즉, 공간이 제천대성의 힘을 버티지 못했다는 뜻이나 다름 없었다.
일신의 무력만으로 공간을 깨뜨린다?
그런데 들려온 제천대성의 말은 서준의 정신을 뒤집어 놓았다.
[네가 준 독(毒)한 바나나 때문에 힘이 잘 안나왔는데도 버티질 못하네.]이게 약화된 상태에서의 힘이라고?
그럼 독 바나나를 안 먹은 상태였다면 대체 어느 정도란 말인가.
아니, 인과의 제약 마저 완전히 없는 상태의 제천대성은 대체 어느 정도란 말인가.
진정한 초월자(超越者).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자 서준의 머릿속으로 자연스럽게 한 가지 생각이 스쳐지나갔다.
다름 아닌 서준이 초월자가 된다면 유일하게 격(格)의 차이를 보여줄 수 있다는 멘토의 말.
그 말은 즉, 눈앞의 제천대성조차 서준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는 뜻이 아닌가.
“······”
서준은 그 경지에 도달한 자신의 이미지가 도저히 상상이 가질 않았다.
상상할 수조차 없었다.
서준은 떨리는 목소리로 제천대성에게 물었다.
“······ 이, 이게 대체 어딜 봐서 봉술입니까?”
그도 그럴 것이 제천대성이 마지막에 보인 유성낙하(流星落下).
그건 마법의 궁극이라 불리는 메테오 스트라이크나 다름 없었다.
제천대성이 앞선 도술들이 한낱 잡기술이라 말한 이유가 있었다.
제천대성은 다시금 여의봉 위에 폴짝, 뛰어오르며 말했다.
[그야 내가 완성된 결과물만 보여줘서 그렇지. 원래는 각 식(式)마다 그에 따른 묘리가 담겨있어.] [배운다고 곧바로 나처럼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너는 유성낙하(流星落下)는 커녕,1식(式) 창천비류(蒼天飛流)를 숙련하는 데도 굉장히 빡셀걸?]그런 제천대성의 말에 서준은 현재 남아있는 돈을 확인했다.
확인한 돈은 41조.
실로 말도 안되는 금액이었지만, 과외 비로 사용한다면 최대 41시간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금액이었다.
이 시간안에 빨아먹을 수 있는 모든 것을 빨아먹어야 한다.
그것도 최대한 돈을 남기는 방향으로.
할 수 있는 최대한도로 빨아먹어야 한다.
대저 어떻게 모은 돈인데 과외 비로 몽땅 날려먹는단 말인가!
물론 그만한 가치는 있었지만 그래도 어떻게서든지 돈을 남겨야 한다!
[자, 어떤 것부터 가르쳐줄까?]서준은 이글이글, 투지를 불태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