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nscension Academy RAW novel - Chapter 147
147화 – 귀국(1)
시간이 정지한 것만 같은 침묵은 계속해서 이어졌다.
비행기 표 값이 부족하니 돈을 조금 빌려달라는 말.
이곳엔 오직 서준의 말만이 잔향처럼 남아 맴돌고 있었다.
물론 상황만 놓고보면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었다.
비행기 값이야 부족할 수도 있었다.
보통은 왕복 비행기 표를 구매해두는 것이 정상이었지만··· 뭐, 그럴 수 있었다.
다 그럴 수 있었다.
충분히 그럴 수 있었다.
그런데 서준이 내뱉을 말은 아니었다!
“하, 하하하, 대장. 농담이라도 그런 소리는 하지마. 지, 진짜 같잖아···”
기나긴 침묵을 깨고 가장 먼저 민율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런 민율의 말과 동시에 다른 일행들도 퍼뜩, 정신을 차리기 시작했다.
“아, 아하하··· 뭐야 오빠. 노, 농담이었어? 농담을 왜 이렇게 살벌하게 해···”
“나 진짜로 놀랐어.”
수연과 이하윤은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서준을 바라봤다.
그런데··· 서준의 표정은 여전히 심상치가 않았다.
무엇보다 그 옆에 앉아있는 서윤.
서윤은 어째서인지 여전히 석상처럼 굳어있었다.
“대, 대장···?”
“뭐라고 말 좀 해봐 오빠···”
농담이라면 보통 이쯤에서 웃음을 터트려야만 했다.
멋쩍게 웃음을 지으며 많이 놀랐냐고 물어와야만 했다.
그런데 서준은 그렇지 않았다.
“······ 돈좀··· 빌려줄 사람···”
들려서는 안되는 단어들이 들리고 있었다.
말해서는 안되는 단어들이 내뱉어지고 있었다.
다시 한 번 얼어붙는 영원한 침묵.
‘하아···’
서준은 그 침묵 속에서 속으로 짙은 한숨을 내뱉었다.
대체 어쩌다 이 지경이 되었는지.
‘티알피 신속으로 뛰어가면 이탈리아에서 한국까지 얼마나 걸리려나···’
서준은 스마트폰으로 한국과 이탈리아의 거리를 검색했다.
직선 거리만 대략 9,000km.
바다를 가로지를 수 없으니 최소 10,000km는 족히 넘는다고 봐야했다.
‘제천대성 도술 중에 수상비(水上飛)도 있었던 것 같은데··· 젠장.’
아직 신속이 익숙치 않은 터라 10,000km 뛰어가다가 몸이 아작이 나버릴 수도 있었다.
하지만 뭐 어쩌랴.
돈이 없으면 몸으로 라도 때워야지.
‘하아···’
서준은 새어나오는 한숨을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얼마··· 지금 얼마 있으신데요?”
그 순간 정신을 차린 서윤이 서준에게 다시 물어왔다.
정 안되면 티알피 신속으로 뛰어갈 생각을 마친 서준.
이왕 이렇게 된 거 당당하게 나가기로 했다.
“없습니다. 한푼도.”
“4, 4, 46조를 받지 않으셨어요? 아! 설마 아직 못 받으신 거예요?”
“아뇨. 돈은 확실히 받았습니다.”
“그럼···?”
그런데 아무리 당당해도 이 대답만큼은 선뜻 나오지가 않았다.
서준은 한참을 망설이다 시선을 회피하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 다, 다 썼습니다.”
쩌저저적, 그 말과 동시에 공간 전체가 얼어붙어버렸다.
기나긴 정적.
일순간 일행들의 외침이 한순간에 터져나왔다.
“서준씨!!! 정말 뭐예요!?!?”
“오빠 진짜 미친 거 아니야?!!?”
“어, 어, 어떻게···!”
“모, 모르겠다···! 나는 모르겠다···!”
서준은 정말 뭐라 할 말이 없었다.
말 그대로 입이 수 억개라도 할 말이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입이 수 억개라 할지라도 한없이 부족했다.
서준이 가지고 있던 돈, 46조에는 정말 한참이나 부족했다.
심지어 입이 수 조개라도 할 말이 없었다!
“오빠··· 호, 혹시 우리 몰래 돈을 간식으로 먹기라도 하는거야?”
“아니, 돈을 먹어도 그렇지 어, 어떻게 그 돈을 죄다···!”
“대, 대, 대체 뭘 하느라 그 돈을 다 쓴 거지?”
마지막 이하윤의 물음에 서준은 입을 꾹,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제천대성의 과외 비로 모두 날려먹었다.
이 한 마디를 차마 내뱉을 수가 없었으니까.
애초에 믿어주지도 않을 뿐더러 서준부터가 그 돈을 정말 다 날려먹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으니까!
사실 엄밀히 따지고 보면, 제천대성에게 직접 과외를 받는 것부터가 정말 말도 안되는 일이라 할 수 있었다.
그러니 그에 따른 인과가 소모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 는 개뿔이 무슨.
아무리 그래도 46조를 모조리 태우는 건 아니지 않은가!
‘······ 이런 젠장.’
물론 46조에 버금가는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46조를 줘도 배우기 불가능 한 것을 배우긴 했다.
제천대성이 서준만을 위해 직접 개량한 천월유성창(天月流星槍).
그 위력은 천월유성봉과는 또 다른 초월적 기술이었으니까.
안 그랬으면 서준부터가 46조 돌려내라며 제천대성에게 따졌을 터였다.
괜히 서준이 46조를 모조리 지불하면서까지 꾸역꾸역 배운 이유가 있었다
‘46조에서 끝나서 다행이지.’
그도 그럴 것이 마지막에 서준이 천월유성창을 시전하지 못했더라면, 46조를 모두 날려먹을 수도 있었던 상황이었다.
그러니 최악의 경우는 피했다고 볼 수 있··· 기는 개뿔이 무슨.
생각하면 할수록 울화통이 치밀어 오르는 건 어쩔 수가 없었다!
137년간 모은 인과를 일순간에 날려먹었다던 초시생, 뒤틀린 존재.
서준은 그 뒤틀린 존재의 심정을 정말 십분 이해할 수 있었다.
“그게!!! 그게 대체 얼마라고 날려먹어요!!!!!”
그런 서준의 모습에 서윤이 노발대발하며 소리치기 시작했다.
“여행 같이 안 간다더니! 대체 뭘 하셨길래···! 뭐, 나라를 ‘구원’하는 게 아니라 ‘구매’라도 하셨어요?”
“아, 아니··· 그게 아니라···”
“그게 아니면 뭔데요!”
“그··· 누구를 좀 만나느라···”
그 순간.
빠드득!
서윤의 입가에서 이빨이 무너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동시에 느껴지는 소름끼치는 살기.
그건 제천대성에게서도 느껴보지 못했던 끔찍한 살기였다.
“대체 어떤 년이에요! 대체 어떤 년인데 그 돈을 갖다 바쳤어요!!! 빨리 말 안해요?! 가서 죽여버리게!!”
제천대성을 찾아가 죽여버린다니.
그 무슨 신종 자살방법이란 말인가.
“아, 아뇨! 그건 절대 안돼요! 만나지 마세요!”
서준은 필사적으로 서윤을 말렸다.
빠드드드득!!!
그런데 서윤에게는 다른 의미로 들렸나보다.
“대체 어떤 년이길래 서준씨가 그렇게 감싸고 도실까요?? 네???”
“어, 언니! 지, 진정해!!”
눈이 뒤집힌 서윤의 모습에 수연이 황급히 다가와 서윤을 뜯어말렸다.
그와 동시에 상황은 순식간에 난장판이 되어버렸다.
“도, 돈 귀신이다! 대장한테 돈 귀신이 붙어버렸다!!”
실성해버린 민율.
“46조를 빨아먹는 영혼! 어, 어디야! 내가 사역할래!”
같이 실성해버린 이하윤.
“······”
그리고 그 모든 것들을 지켜보던 엘레나.
달칵.
엘레나는 출타해버린 어이를 찾아 조용히 방문을 나섰다.
#
다행히 이탈리아 정부가 전용기를 빌려줌으로써 상황은 일단락될 수 있었다.
그 돈의 행방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투성이였지만, 서준이 입을 꾹 다무는 바람에 알아낼 방법은 없었다.
이탈리아의 수도, 로마에 위치한 레오나르도 다 빈치 국제공항.
이탈리아의 총리, 사무엘레가 떠나는 드림팀을 배웅하기 위해 직접 나와 있었다.
그런 사무엘레의 뒤로 프로 헌터 협회장, 마르첼로.
안드레아의 후계자, 안토니오.
드림팀을 담당하던 엘레나.
그리고 수많은 이탈리아 국민들이 떠나는 드림팀을 배웅하기 위해 나와있었다.
“벌써··· 가시는 겁니까.”
사무엘레는 잔뜩 아쉬운 표정을 지어보이며 서준에게 말을 건넸다.
서준은 가벼운 미소를 지어보이며 답했다.
“할 일을 마쳤으면, 저희가 있어야 할 곳으로 가야죠.”
“마음 같아서는 가지 말라고 빌고 싶습니다만··· 그럴 수는 없겠지요.”
사무엘레는 아쉬운 마음에 차마 말을 잇지 못했다.
그런 사무엘레 앞으로 마르첼로가 한 발 나서며 말했다.
“저희 이탈리아는 이 은혜를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 행여 저희의 도움이 필요하시거든 언제든 불러주시길 바랍니다. 그곳이 어디든, 언제든. 바로 달려갈테니까요.”
그런 마르첼로의 말을 받으며 안토니오가 말을 이었다.
“그리고 다시 이탈리아에 오거든 반드시 연락을 주게. 아니, 올 생각이 있으면 오기 전에 연락을 주게. 그럼 이렇게 전용기를 미리 보내놓도록 하지.”
마지막으로 엘레나.
“드림팀 분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정말 영광이었습니다. 제 평생···”
엘레나는 벅차오르는 감정 때문인지 차마 말을 끝맺지 못했다.
그렇게 잠시간 정적이 흐르고 엘레나가 다시 입을 열었다.
“이거···”
엘레나는 품 속에서 자그마한 쪽지를 꺼내 서준에게 건넸다.
서준이 뭔가 싶어 고개를 갸우뚱거리자 엘레나가 고개를 푹, 숙이며 말했다.
“나, 나중에 확인해주세요···”
왜인지 빨갛게 달아오른 엘레나의 얼굴.
서준은 고개를 한 번 끄덕이고는 쪽지를 품 속에 넣었다.
그러자 엘레나가 후다닥, 뒤로 도망쳐버렸다.
그런 엘레나의 모습에 사무엘레와 마르첼로 그리고 안토니오가 동시에 웃음을 터트렸다.
사무엘레는 잔잔한 미소를 지어보이며 찬찬히 드림팀의 팀원들을 바라봤다.
“언젠가 다시··· 만날 수 있는 날이 오겠지요?”
사무엘레의 표정에는 진한 아쉬움이 묻어나왔다.
그 순간.
“우리는 지구촌 시대!”
갑자기 수연이 한 발 나서며 소리쳤다.
그리고 마치 준비라도 한 듯, 그 뒤를 이어 민율과 함께 노래를 흥얼거리기 시작했다.
“세계를 돌고 돌면~ 별처럼 많은 형제~♪”
“알고 보면 우~ 리는~♬”
이윽고 둘의 시선이 이하윤에게로 향했다.
이하윤은 둘의 시선에 몸을 움찔, 떨어보였다.
그렇게 한참을 머뭇거리더니.
“지, 지, 지구 마을··· 한 가족···”
시선을 회피하며 작게 중얼거렸다.
일순간 내려앉는 정적.
“풉!”
“큭!”
돌연 사람들 사이에서 웃음이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것은 마치 전염병처럼 사람들 사이로 급속도로 확산되기 시작했다.
끝내 참지 못한 웃음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나왔다.
“하하하하하하하하!”
“크하하하하하하!”
왁자지껄한 웃음 소리가 이곳 공항 전체를 들썩였다.
그런 웃음 속에서 서준 또한 진한 미소를 지어보이며 힘차게 손을 흔들어 보였다.
“그럼 저희는 가보겠습니다! 모두들 감사했어요!! 다들 행복하세요!!”
왁자지껄한 웃음을 배경으로 사람들이 저마다 소리쳤다.
“김서준 헌터님! 저희를 외면하지 않아주셔서, 선뜻 손을 내밀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드림팀 분들 정말로, 정말로 고맙습니다!!”
“꼭 행복하겠습니다! 그러니 드림팀 분들도 꼭 행복하세요!!”
서준은 사람들을 향해 다시 한 번 힘차게 손을 흔들어 보인 뒤,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일행들 또한 그런 서준의 뒤를 따라 걸음을 옮겼다.
사무엘레, 마르첼로, 안토니오 그리고 엘레나.
그들은 드림팀을 향해 천천히 고개를 숙여보였다.
이어 공항에 모인 사람들 또한 그들을 따라 천천히 고개를 숙여보였다.
왁자지껄한 웃음은 가라앉고 기묘한 침묵만이 내려앉았다.
그것은 드림팀이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계속해서 이어졌다.
#
한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 안.
모든 것이 최고급으로 되어있는 전용기는 이탈리아에 올 때 타고왔던 것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었다.
‘46조면 이런 거 몇 대는 구매할 수 있었는데···’
서준은 또 다시 치밀어오르는 허탈함에 맥이 쭈욱, 빠져버렸다.
서준은 짙은 한숨과 함께 최고급 좌석에 몸을 파묻어 버렸다.
그렇게 마음을 달래고 있자니 문득, 서윤이 다가왔다.
“서준씨.”
그리고는 바로 옆에 찰싹, 붙어 앉더니 서준에게 물었다.
“아까 전에 엘레나가 준 그 쪽지 있잖아요. 그거 뭐예요?”
“아, 그거. 확인 안 해봤는데. 잠시만요···”
서준은 품 속에 넣어두었던 엘레나의 쪽지를 확인해보았다.
쪽지에는 번호가 쓰여져 있었는데 아무래도 엘레나의 번호인 것 같았다.
“아, 연락처네요.”
서준은 다시 품 속으로 손을 집어 넣어 스마트폰을 꺼내들었다.
그렇게 연락처를 저장하려는 그 순간.
탁.
서윤이 빛과 같은 속도로 쪽지를 낚아채갔다.
그리고는.
쫘악!
그대로 쪽지를 찢어버렸다.
“에?”
서준은 저도 모르게 표정이 벙쪄버렸다.
하지만 서윤은 아무렇지도 않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는 수연에게 다가갔다.
“수연아.”
“으, 응?”
“이거 태워.”
서윤은 싸늘한 목소리로 다시 입을 열었다.
“프로미넌스 플레임으로 확실하게 태워.”
그와 동시에 터져나오는 소름끼치는 살기.
수연은 덜덜 떨리는 목소리로 답했다.
“아, 아, 알았어···!”
일순간 수연의 주변으로 엄청난 마력의 파동이 휘몰아쳤다.
“자, 작열(灼熱)하라.”
프로미넌스 플레···(Prominence Fla···)
“야 수연아! 하라고 진짜 하면 어떻게! 비행기 아작낼 일 있어!!”
다행히 적절한 민율이 수연의 입을 막음으로써 마법이 시전되는 것은 막을 수 있었다.
“민율씨? 지금 뭐하시는 거죠?”
“누님! 진정하세요! 지금 누님 눈이 이상해요!”
민율은 수연의 입을 막은 채로 고개를 휙휙, 돌렸다.
그런데 이 상황의 심각성을 알고는 있는 걸까.
이하윤은 태평하게 아기자기한 영혼들과 놀고 있었다.
“대장! 대장이 좀 말려봐!”
민율은 다급한 표정으로 서준에게 도움을 청했다.
서준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
번뜩.
그 순간 마주친 서윤의 살벌한 눈빛.
서준은 슬며시 다시 자리에 앉았다.
“저, 전용기 박살나면 4명이서 N분의 1로 갚아··· 난 돈이 없으니까.”
서준은 아무것도 모르는 척, 다시 좌석에 몸을 파묻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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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팀, 전설이 되어 돌아오다!!』
『북적이는 인파로 인천 공항 마비!』
『이탈리아, 한국에게 영원한 동맹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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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팀이 한국에 귀국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한국은 그야말로 난리가 나버렸다.
모든 언론, 방송 매체들이 1면으로 드림팀의 귀국 소식으로 도배되어 있었다.
처음 이탈리아의 소식이 한국에 들려왔을 때, 사람들은 반신반의 하고 있었다.
아무리 서준이 대단하다 한들, 이탈리아의 상황은 너무도 심각했으니까.
대격변의 영웅, 안드레아 마저 막지 못한 국가급 위기 상황.
그렇게 반신반의하는 상황 속.
커뮤니티에 올라온 하나의 게시글이 상황을 뒤집어버렸다.
『[야치참채]: 현재 이탈리아에서 한국인의 입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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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건설 업계 쪽에 종사하는 사람입니다만, 이번에 이탈리아 협력 요청 때문에 회사 차원에서 출장왔습니다.
돈 많이 준다고 해서 지원했는데 솔직히 조금 불안했습니다.
다들 이유를 아시잖아요.
그런데 무슨··· 가자마자 이탈리아 총리가 직접 마중 나와 있더라고요?
제가 여기저기 출장 가본 적은 많습니다만, 총리급이 마중 나온 건 처음입니다.
그리고 미친.
여기 마피아가 경찰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알고보니 김서준이 기존의 범죄자 마피아들 싹 엎어버렸다고 하더라고요.
지금 마피아는 우리가 알고 있는 마피아가 아닙니다.
어딜가나 난리도 아닙니다.
한 번은 식당에서 밥 먹는데 주인이 저를 유심하게 쳐다보더니 한국사람이냐고 묻더군요.
그렇다고 하니까 활짝 웃으면서 음식 서비스를 왕창 주는데···
무슨 서비스를 호텔 뷔페식으로 줍니다.
심지어 부족하면 더 말하래요. 그냥 주겠다고.
이탈리아 여행 가실 때, 이탈리아어 배울 필요 없습니다.
‘두유 노 김서준?’
그냥 이 한 마디면 의사소통 끝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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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태우지마세요,유모차세요?]: 미친 ㅋㅋㅋㅋ 서비스가 주문한 음식보다 더 좋앜ㅋㅋㅋㅋㅋㅋ
└[또치를또치면또치가가만둘리없어]: 와······ 진짜 뭐라 할 말이 없다. 나라가 망할 뻔 한거 구해줬으니 그럴 만도 한데··· 진짜 대단하긴 하다.
└[아프니까노인이다]: ㄹㅇ 난 이번에 김서준이 오바하는 줄 알았거든. 근데 와···
└[뛰는놈위에 나는··· 가수다]: 진짜 이 정도면 S급 헌터가 아니라, 영웅급이라 해도 할 말 없는 거 아님?
└[Bitch 되어줘]: 제발 오바 좀 하지 마셈. 영웅이 뉘집 개이름임?
└[고(자)라니]: 응, 진철이 어서오고. 아주 반갑다고.
└[중이내리면중도하차]: 어쩐지 비추천 1이 있더랔ㅋㅋㅋ 비추 실명제 실화냨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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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이러하니 드림팀의 귀국 소식과 함께 공항이 마비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의 반응을 보고 있던 류진철.
콰지직!
류진철은 들고 있던 스마트폰을 으스러뜨렸다.
그렇게 치밀어 오르는 화를 삭히고 있자니, 어디선가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류진철님 답지 않은 행동이네요.”
류진철은 고개도 돌리지 않은 채, 담담한 표정으로 말을 내뱉었다.
“칼리아··· 아니, 이제는 순결의 사도라고 불러야 하나?”
칼리아는 류진철 옆으로 다가오며 답했다.
“한국 사람들은 그런 말을 김칫국부터 마신다고 하더군요.”
“과공은 비례라는 말도 하지.”
칼리아는 살짝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확정된 건 아니예요. 저 말고도 많은 후계자들이 있어요. 제 입지가 확고하기는 하나, 그 모두를 억누를 정도라고는 못하죠.”
한 마디로 진리회 내부에서도 순결의 사도를 확정 지었다는 것은 아니란 뜻이었다.
“그런데도 사도식을 거행한다라··· 진리회는 정말 알다가도 모르겠군.”
“갑자기 결정된 사안이라 저도 사정을 모릅니다만··· 어쨌거나, 제 입지를 더욱 단단히 해야하지 않겠어요?”
류진철은 칼리아를 물끄러미 바라봤다.
그러다 툭, 말을 내뱉었다.
“난 이만 빠지도록 하지.”
류진철은 담담하게 말을 이었다.
“그간은 목적이 맞아 같이 행동했다만, 네 사도식을 위해 이용당하는 건 여기까지···”
“김서준이 거슬리는 건 마찬가지 아닌가요?”
멈칫.
이어진 칼리아의 말에 류진철은 잠시 말을 멈추었다.
“저희 진리회 내부에서도 김서준은 상당히 골치 아픈 존재예요. 자세한 건 말씀드릴 수 없지만, 김서준 때문에 대부분의 일들이 틀어지고 있죠.”
칼리아는 살짝 미소를 지어보이며 말을 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제가 김서준을 처리하면 제 입지는 어떻게 될까요?”
류진철은 답을 하지 않았다.
그저 물끄러미 칼리아를 바라볼 뿐.
“이번이 마지막이에요. 여기서 끝내지 않으면··· 저나, 류진철님이나 더 이상의 기회는 없다고 봐야겠죠.”
칼리아는 류진철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저도 나름 절박하답니다.”
류진철은 생각에 잠긴 듯 한동안 말이 없었다.
그렇게 오랜 시간이 지나 류진철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 말은··· 검성(劍星)과의 전쟁도 불사하겠다는 건가?”
“필요하다면요.”
망설임없이 답하는 칼리아.
“······ 생각해둔 계획이 있나?”
류진철의 두 눈빛에 이채가 띠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