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nscension Academy RAW novel - Chapter 189
189화 – 영국의 영웅(2)
검성은 고용인을 따라 아무런 제지없이 왕궁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그렇게 안으로 들어온 검성은 어딘가 위화감이 느껴졌다.
뭔가 싶어 주변을 살펴보니 왕궁 한 쪽이 붕괴되어 있었다.
검성은 고용인에게 물었다.
“베세르크가 이곳까지 영향을 미쳤었나 보군.”
검성의 말에 고용인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러다 검성의 시선이 향한 곳을 보고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 아뇨. 저건 김서준 헌터님이 하신 일입니다.”
“······?”
고용인은 계속 말을 이었다.
“레바논과 싸우실 때의 일이라고 들었습니다만, 사실 저는 그 자리에 없어서 자세한 사정은 잘 모릅니다.”
“잠깐.”
검성은 저도 모르게 소리쳤다.
그도 그럴 것이 레바논이라면···.
대격변의 영웅 드래곤 슬레이어, 레바논이 아닌가.
“그 말은··· 레바논이 그 놈에게 패했다는 뜻인가?”
“네. 지금 왕궁 지하에 갇혀있습니다만, 죽은 건 아닌데 아직도 깨어날 생각을 않네요.”
“······”
검성은 뭐라 할 말을 잃어버렸다.
그저 다시 천천히 고개를 돌려 무너진 왕궁을 바라볼 뿐이었다.
검성은 한동안 멍하니 그 자리에 있었다.
그리고는 고용인에게 물었다.
“아이들은 어디에 있지?”
“네? 아이들이라 하심은···?”
“드림팀 말이다.”
고용인은 그제야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드림팀 분들이라면은 아마 왕궁 연무장에서 수련하고 계실겁니다.”
“연무장?”
고용인이 작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김서준 헌터님을 쫓아가려면 느긋하게 쉴 시간이 없다고, 요즘 연무장에서 나오시질 않으십니다.”
“흐음···.”
검성은 잠시 생각하는 듯 하더니 곧장 말을 이었다.
“안내해줄 수 있나.”
“물론이죠. 절 따라오시죠.”
고용인의 안내를 따라 도착한 곳은 왕실 내부에 위치한 연무장이었다.
다름 아닌 왕실 근위대들이 훈련하는 연무장이었다.
그 목적에 맞게 연무장에는 근위대들이 더럿 있었다.
그런데 어째서일까.
“와··· 저게 가능한 건가.”
“듣자하니 저분들 한국 영웅들의 후예라던데.”
근위대들은 하라는 훈련을 하지 않고 모여 수다를 떨고 있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저건···.”
“4분이서 대격변의 영웅을 압도했을 정도면 말 다했지.”
근위대 둘은 멍하니 정면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김서준 헌터님은 얼마나 대단하신 거란 말씀입니까?”
그때 앳된 누군가가 둘의 대화에 끼어들었다.
“그걸 뭘 물어봐. 너 김서준 헌터님이 베세르크랑 싸우시는거 못 봤어?”
“네. 저는 못봤지 말입니다.”
“뭐? 너 그때 뭐했길래···.”
“얘 이번에 스코틀랜드에서 온 신입이잖아.”
“아··· 그럼 그럴 수 있지.”
“그러니 말씀해주십쇼. 궁금합니다!”
“궁금하냐? 궁금해?”
“네!!”
검성은 그들을 지나쳤다.
그리고 보인 연무장의 모습.
“하앗!”
카───앙!
그곳엔 서윤을 비롯한 드림팀원들이 서로 합을 맞추어 대련을 하고 있었다.
다만, 문제는···.
파천신검(破天神劍).
제 2식(第 二式).
난화혈참(亂火血斬).
꽈아아아아앙!!
귀혼추살(鬼魂追殺).
비기(祕器).
무쌍난검(武雙亂劍).
파바바바바바박!
대련의 수준이 상식을 아득히 벗어났다는 것이었다.
“와···! 대단하다 진짜.”
“어떻게 저렇게···.”
그 때문인지 연무장의 근위대원들이 감탄스러운 표정으로 그 광경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검성 또한 그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
검성의 부릅, 떠진 두 눈은 좀처럼 줄어들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 보이는 서윤의 검술.
파천신검(破天神劍).
제 3식(第 三式).
운뢰섬전(雲雷閃箭).
파지지지지직!!
“크윽! 누님! 어째 더 성장하신 것 같습니다!”
서윤의 검술 실력이 엄청나게 발전해있었기 때문이었다.
객관적으로 봐도 S급 헌터와 비교해도 전혀 밀리지 않았다.
아니, 되려 압도했다.
심지어 서윤뿐만 아니라 다른 아이들의 수준 또한 상당히 발전해있었다.
‘그 짧은 시간에 이렇게나 성장을 했다고?’
검성은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
말도 안된다.
서윤의 재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검성이었다.
그렇기에 지금 상황을 단언할 수 있었다.
이건 말이 안되었다.
어떻게 단번에 S급 헌터 수준을 뛰어넘을 수 있단 말인가!
한국을 떠나 영국에 있는지 얼마나 되었다고 이럴 수가 있단 말인가!
영약을 간식처럼 복용하지 않는 이상 절대 불가능했다.
그런데 영약이 뉘집 개이름도 아니고.
그게 가능할리가 없지 않은가.
‘대체 어떻게···?’
검성은 경악스러운 심정으로 눈앞의 광경을 바라볼 뿐이었다.
그리고 바로 그 순간.
“어?”
돌연 느껴지는 기척에 서윤이 잠시 행동을 멈추었다.
그리고 연무장 한 쪽.
기묘한 표정을 짓고 있는 검성의 모습을 발견하고는 화들짝 놀라 소리쳤다.
“하, 할아버지?!”
그런 서윤의 외침에 다른 팀원들도 대련을 멈추었다.
서윤은 허겁지겁 검성에게 다가갔다.
“여, 여긴 어쩐 일이세요?”
검성은 그때서야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검성은 차분히 시선을 내려 서윤을 바라봤다.
자신을 바라볼 때면 항상 주눅들고 위축이 되었던 서윤이건만.
“연락이라도 하고 오시지 그러셨어요.”
지금은 예전과 같은 모습을 전혀 찾아볼 수가 없었다.
자신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당당하게 서있다.
서준과 함께 한 이후로 정말로 많은 것들이 변한 서윤이었다.
왠지 모르게 복잡 미묘한 심정.
검성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너희들을 데리러 왔다.”
“네? 저희를 데리러 오셨다고요?”
고개를 갸웃거리는 서윤의 말에 검성은 사정을 설명해주었다.
미국에서 진행되는 대격변의 영웅들 소집.
그리고 드림팀이 초청되었다는 사실까지.
“저, 저희들도 초청되었다고요?”
그러자 서윤이 눈을 크게 뜨며 놀라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대격변의 영웅들이 모이는 곳에 드림팀이 초청되었다는 것.
그 말은 즉.
본인들도 대격변의 영웅 반열임을 인정해주었다는 것과 다름 없었기 때문이었다.
“와! 우리도 간데!”
“어째, 대장에 얹혀서 가는 것 같지만··· 그래도 이게 어디야!”
“그럼 스승님들도 가시는 건가요?”
마지막 이하윤의 물음에 검성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 녀석들은 안간다. 너희들한테 맡긴다더군.”
그러자 이하윤이 아쉬운 표정으로 고개를 살짝 숙였다.
“그런데 할아버지는 왜···?”
이어진 서윤의 물음이었지만, 검성은 답을 하지 않았다.
서윤은 크게 개의치 않으며 입을 열었다.
“저희야 큰 상관은 없는데, 서준씨 의견이 어떨지는 모르겠네요.”
“그러고보니··· 그 놈은 어디에 있지?”
서윤은 살짝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마··· 방에 있을 거예요. 근래 뭘 하는지 한동안 방에서 나오질 않아서요. 아! 말 나오신 김에 지금 가보실래요?”
검성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검성은 서윤을 비롯한 팀원들과 함께 서준이 있는 방으로 향했다.
그렇게 서준의 방 문 앞에 다다르던 바로 그때.
쿠구구구구구구궁···!!!
갑자기 대지진이라도 난 듯 왕궁 전체가 뒤흔들리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끔찍한 힘의 파동이 왕궁 전체를 휘감기 시작했다.
“······!”
“······!”
“······!”
“······!”
서윤을 비롯한 팀원들이 약속이라도 한듯 서로를 바라봤다.
그리고 검성 또한 그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 이건···!’
검성의 두 눈이 찢어질듯이 부릅, 떠졌다.
동시에 표정이 경악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쿠구구구구구궁···!!!
왕궁을 흔드는 대지진은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었다.
아니, 이건 지진이라기 보다는 공간 자체가 떨리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런데 단순한 힘의 파동만으로 이게 가능한 일이었던가?
불가능하다.
검성은 단언할 수 있었다.
이건 불가능하다.
대격변의 영웅인 자신조차 불가능한 일이다.
그렇기에 실로 말도 안된다.
이건 정말로, 정말로 말도 안되는 힘이다.
검성의 부릅 떠진 두 눈이 터져나오는 힘의 근원으로 향했다.
그리고 그런 검성의 시선이 닿은 곳은.
쿠구구구구구구궁···!!!
다름 아닌 서준이 있는 방이었다.
#
[발력(發力) 달성률 20.6%(+8.5%)] [천월유성창(天月流星槍) 달성률 21.8%(+9.1%)]{수료한 강의 – 역발산[A], 환골탈태[A], 통찰력[S], 신력[S], 천상제 – 능공허도[S], 제천대성식 – 란나찰[S].}
.
.
.
“와!!!”
화면에 떠오르는 강의 진행률에 서준은 크게 놀라 소리쳤다.
그도 그럴 것이 상승한 강의 진행률이 정말 말도 안되었기 때문이었다.
10개의 영약을 복용함으로써 얻은 효과였다.
또 강의 진행률 뿐인가.
서준은 가만히 눈을 감아 전신을 관조했다.
그러자 전신으로 휘몰아치는 소름끼치는 마력의 힘을 느낄 수가 있었다.
삼단전(三丹田)에서 느껴지는 마력 또한 비약적으로 상승했다.
상당한 수준을 넘어 말 그대로 비약적으로 상승했다.
천월유성창 3초식까지는 기본.
앞으로 배울 4~6초식까지도 아무런 무리 없이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예전이었다면 영약 10개는 커녕 1개도 제대로 흡수하지 못했을 터였다.
하지만 드래곤 하트를 복용함으로써 중단전(中丹田)의 체계가 변한 서준이었다.
그 때문에 마력 운용과 효율이 어마어마하게 상승한 상황.
한계가 없는 삼단전의 그릇과 합쳐져 영약 10개 정도는 무리없이 흡수할 수 있었다.
‘일반 드래곤 하트가 이 정도인데··· 베세르크의 심장은 어땠으려나.’
그렇기에 서준은 상당히 아쉬운 기색을 감출 수가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베세르크는 일반 드래곤이 아니었으니까.
모든 드래곤들의 종주, 용제(龍帝).
그런 용제의 심장을 먹었다면···.
아마 드래곤의 심장을 넘어서는 무언가로 발전할 수 있을지도 몰랐으니까.
어쩌면··· 마력의 수준이 진정한 초월(超越)의 영역에 들어설지도 몰랐다.
물론 그 힘을 함부로 취할 수는 없었을 터였다.
지난, 멘토의 설명을 들어본 바.
인과의 한계를 갖는 존재에게 단전의 한계가 명확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건 일반적인 상황일 경우에 한정이었다.
삼단전을 모두 활용하는 서준에게는 해당사항이 아니었다.
‘에이, 그게 다 무슨 소용이냐.’
서준은 빠르게 고개를 털었다.
베세르크는 죽었다.
정확히는 만상붕괴로 소멸했다.
그렇기에 이제 와 심장을 취할 수는 없었다.
상당히 아쉬웠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그 순간 멘토의 트림 소리가 들려왔다.
바라본 시야로 멘토의 배가 남산처럼 부풀어 올라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멘토 옆에는 바나나 껍질이 수북하게 쌓여있었다.
아무래도 서준이 힘을 갈무리하는 사이 그 많던 바나나를 다 먹어버린 것 같았다.
“그 많은 걸 다드신 거예요?”
멘토는 멋쩍은 웃음과 함께 배를 두들겼다.
그리고는 자리에서 일어나려다 기우뚱.
그대로 철푸덕, 자리에 주저앉아버렸다.
멘토는 곰같은 자세를 취하며 서준에게 말했다.
“······”
서준은 피식, 웃음을 흘리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들어가세요.”
뾰─옹.
그렇게 멘토는 자취를 감추었다.
그런데 어째, 사라지는 것도 상당히 둔한 기분이었다.
서준은 어깨를 한 번 으쓱이고는 침대에 걸터앉았다.
그리고 이제 뭐하지를 고민하다가.
“아! 제천대성 강사님이 강의를 올리셨으려나.”
서준은 곧장 초월자 학원에 접속했다.
그리고 목록을 확인.
“아··· 아직 없네.”
아직 업데이트 되지 않은 목록을 볼 수 있었다.
하기사, 제천대성이 떠나간지 얼마나 되었다고 벌써 강의를 찍었을까.
아마 지금 열심히 찍고 있을 지도 몰랐다.
“다음에 오시면 바나나 많이 사드려야겠네.”
서준은 피식, 웃음을 흘리고는 다른 강의 목록을 살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다른 강의를 듣기 위함이었다.
서준은 고민 끝에 석가모니 강의를 눌렀다.
이번에 대환단을 복용하면서 진행률이 71.6%에 달해진 석가모니의 강의.
“조금만 빡세게 하면 생각보다 빨리 100%를 찍을 수도 있겠는데?”
서준은 괜시리 설레는 마음으로 석가모니 강의를 재생했다.
그런데.
《회원님의 프리패스 이용기간이 만료되었습니다.》
돌연 알림창이 뜨며 석가모니 강의가 재생되지 않았다.
“······ 젠장.”
서준은 저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되었나.
하기사, 프리패스를 재구매했을 때가 프로 헌터 시험 직후였다.
드림팀을 처음 창설했을 때였으니 끝날 때가 되긴 했다.
“······ 젠장.”
서준은 덜덜 떨리는 손으로 다음 프리패스 가격을 확인했다.
그리고 바로 그때.
똑똑.
“서준씨, 저예요. 들어가도 되나요?”
방 문 밖에서 서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네. 들어오세요!”
서준은 스마트폰을 품 속에 집어 넣고는 대답했다.
이윽고 달칵, 거리는 소리와 함께 서윤을 비롯한 팀원들이 안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의외의 한 사람.
“검성님이 여긴 왜···?”
어째서인지 검성이 그 무리에 섞여있었다.
물론 서준은 검성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케이론의 감각으로 검성의 기척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직접 마주했을 때의 기분은 조금 달랐다.
무엇보다.
“······”
어째서인지 서준을 바라보는 검성의 표정이 여간 심상치 않았다.
원래 서준을 탐탁치 않게 여기는 검성이었지만···.
그런 분위기와 지금은 사뭇 달랐다.
검성은 그 자리에 가만히 서서 서준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 그게 말이죠 서준씨.”
그런 검성의 모습에 서윤이 한 발 나서며 입을 열었다.
미국에서 열리는 대격변의 영웅들 소집.
서준을 비롯한 드림팀이 초청된 것까지.
그렇게 짧은 서윤의 설명이 끝나고.
“대격변의 영웅들이 모인다고요? 대체 왜요?”
서준은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대격변의 영웅들이 모이는 경우는 없었으니까.
과거 대격변 시절, 베세르크와의 최후의 전투 말고는 없었다.
그 말은 즉, 그에 버금가는 사태가 발생했다는 뜻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베세르크 때문이다.”
가만히 있던 검성이 툭, 말을 내뱉었다.
서준은 고개를 돌려 검성을 바라봤다.
“베세르크가 왜요? 베세르크는 분명 소멸했을텐데요?”
그건 서준이 직접 확인한 사실이었다.
만상붕괴로 시체조차 남기지 못하고 공간과 함께 소멸해버렸다.
그런데 베세르크 때문에 대격변의 영웅들이 모인다니?
“베세르크는 소멸하지 않았다.”
“네에?”
이어진 검성의 말에 서준은 저도 모르게 눈을 크게 떠보였다.
그리고 그건 비단 서준뿐만 아니라 팀원들 또한 마찬가지였다.
“정확하진 않으니 흘려듣거라.”
검성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이번 미국에서의 소집은 아마 제 2의 대격변에 관한 안건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