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nscension Academy RAW novel - Chapter 227
227화 – 다시 보는 초월자 모의고사(2)
스마트폰의 화면으로 해설 강의가 차례로 재생되었다.
[확실히 해야할 것이 문어 장군의 심장은 3개이오. 그러니 심장을 하나 터트렸다고 방심하시면 절대 안된다오. 그리고 가끔 먹물독을 뿌리는데···.]지금 재생되는 해설 강의는 다름 아닌 남해 용왕.
“문어 심장이 3개였구나···.”
서준은 새로 안 사실에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조금 믿기 힘들었지만 뭐···.
용왕이 거짓말을 할리가 없으니까.
아무튼.
서준은 알아서 재생되는 용왕의 해설 강의에 신경을 껐다.
그리고는 차분히 생각에 잠겼다.
‘현재 내 점수가 얼만지를 모른단 말이지···.’
전투력 과목에서 필요한 점수는 17.2점.
하지만 현재 점수가 얼마인지 알 방법이 없었다.
물론 이벤트의 할인율은 어디까지나 총점을 기준으로 환산된다.
그렇기에 결과적으로 총점만 104.4점을 받으면 그만이었다.
즉, 전투력 과목과 다른 한 과목에서 52.2점을 올리고,
다른 과목 모두 0점을 받는다 한들.
결과적으로 104.4점만 받으면 상관 없었다.
하지만.
‘한 과목이라도 전에 받은 점수보다 낮으면, 그 어떠한 할인 혜택을 받을 수가 없단 말이지···.’
그런 꼼수는 진즉에 차단 당해있었다.
하기사 이번 이벤트의 취지는 어디까지나 초시생들의 성적 향상.
되려 성적이 낮아진 초시생에게 혜택을 줄리가 만무했다.
애초에 일부러 성적을 깎는 초시생이 세상 어떤 차원에 있단 말인가.
‘어쩔 수 없네.’
아쉽게도 선택적 0점 전략은 포기해야만 했다.
서준은 고개를 휙휙, 돌려 멘토를 찾았다.
그러자 한 쪽 구석.
멘토가 정신이 빠진 듯한 멍한 표정으로 우두커니 서있었다.
입가에 과자 부스러기를 잔뜩 묻혀놓고서.
“멘토님. 멘토님?”
서준의 부름에 그때서야 멘토가 퍼뜩, 정신을 차렸다.
“혹시 모의고사 점수 산정 방식이 어떻게 되는지 알 수 있나요?”
“아, 그게요···.”
다름 아닌 정확히 104.4점을 맞추기 위해서였다.
“그냥 궁금해서요···?”
하지만 서준은 멘토에게 자세한 사정을 말하지는 않았다.
자세히 말했다가는 멘토가 괜히 숨길 것 같았으니까!
그러나 큰 의미없는 일이었다.
멘토는 곤란하다는 듯한 웃음과 답을 해왔다.
“아···.”
서준은 작은 탄성을 터트렸다.
이러면 점수를 계산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서준은 점수를 무작정 높게 받아버리면 안되었다.
그러면 다음 모의고사에서 100% 산정치가 너무 높게 잡혀버리기 때문이었다.
그렇다고 마냥 망쳐버리기에도 위험 부담이 컸다.
한 과목이라도 지난 번보다 점수가 낮아지면,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없었으니까.
그렇기에 정확히.
아주 정확히 100%의 상승치를 맞춰야만 했다.
하지만 해당 과목의 점수는 해당 과목이 끝나기 전까지 알 방법이 없었다.
그래서 점수 산정 방식을 알아내어 목표치를 맞추려고 했건만···.
착실은 무슨 얼어죽을!
애시당초 수강료부터가 착실하지 않은데 무슨 착실이란 말인가!
이렇게 되면 어쩔 수 없었다.
알려주지 않는다면, 직접 알아낼 수밖에!
서준은 눈을 번뜩였다.
그리고는 차분히 눈을 감아 생각을 정리했다.
‘생각해라··· 생각해라···!’
힌트는 있었다.
다름 아닌 서준이 2단계 문제인 크라켄을 폭사시킨 뒤, 점수가 얼마냐고 물었을 때 멘토의 답변이었다.
‘그런데 제가 볼 땐 아마 20점은 무리 없겠는데요?’
이를 기점으로 수많은 개념들이 서준의 머릿속으로 떠올랐다.
그간 서준이 치러온 초월자 모의고사의 경험들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그 모든 것들을 멀린의 통찰력[S]이 해석하기 시작했다.
2단계 클리어에서 20점 획득.
한 단계마다 받을 수 있는 최대 점수가 10점?
초월자 모의고사는 과목 당 15문제가 배정되어있음.
단순 계산으로 1문제당 6.6점.
허나, 단계가 높아질수록 난이도도 높아짐.
단계별로 배점이 다를 것이라 생각.
그에 따른 가산 점수가 있다면?
1, 2단계의 난이도 상승폭을 고려해서···.
“끄으으윽···!”
일순간 서준의 머릿속으로 끔찍한 두통이 치밀어올랐다.
정말이지.
머리가 터질 것 같았다!
하지만 서준은 이를 악, 물고 견뎠다.
‘견뎌라!! 견뎌야만 해!!!’
무료 쿠폰을 위해서!!
문제에 할당된 배정과 풀이 방식에 따른 점수 산정.
각 단계별 해설 강의는 5개씩 존재.
해설 강의는 가산점과 관련된 것이라 추정.
그럼 해설 강의 하나당 차감 점수는··· 대략 0.7점으로 추정.
부르르르르···!
“으윽···!”
일순간 서준의 몸이 비틀거렸다.
그 순간에도 복잡한 계산의 과정이 계속 이어졌다.
“아윽···!”
지끈거리는 머리.
흔히들 혜열(慧熱)이라고 하던가.
지난 이시스의 텔레포테이션때도 이렇지 않았거늘.
과도한 통찰력[S]의 사용으로 머리가 용광로처럼 뜨겁게 달아올라있었다.
멀린이 본다면 ‘이러라고 가르친 강의가 아닌데···.’ 하며 뒤집어질 상황이었지만···
뭐, 아무렴!
알게 뭐란 말인가!
‘오차가 있겠지만···.’
대강 계산을 마친 서준은 스마트폰을 내려다봤다.
때마침 남해 용왕의 해설 강의가 종료되었다.
“멘토님! 바로 시험 재개해 주시죠!”
#
서준은 통찰력[S]로 추측하고 세운 가설을 기반으로 아주 치밀하고 또 철저하게 시험에 임했다.
《두 번째 과목 (기초 체력)》
《Q1. 15단계로 진행되는 문항에 알맞게 답해주세요.》
.
.
《Lv.1 제한 시간동안 ‘이무기 강철이’로부터 여의주를 들고 달아나세요..》
《강철이는 어떠한 공격에도 피해를 입지 않습니다..》
《제한 시간:1시간.》
-캬아아아아아아아아!!
들려오는 소름끼치는 괴성.
그곳엔 거대한 이무기 한 마리가 서준을 죽일 듯이 노려보고 있었다.
전신으로 느껴지는 소름끼치는 압박감.
“이거 전에 출제된 유형이랑 똑같잖아?”
하지만 서준은 반가운 마음이 들 뿐이었다.
-캬아아아아아아악!!
강철이는 서준을 향해 미끄러지듯이 달려오기 시작했다.
예전에는 어떻게서든지 강철이에게서 도망치려했지만···.
‘점수!’
서준은 롱기누스의 창을 움켜쥐며 강철이에게 달려들었다.
물론 모의고사 특성 때문에 강철이는 어떠한 공격에도 피해를 입지 않았다.
하지만.
-캬악!
“움직이지 말고 가만히 있어!”
피해만 입지 않는다 뿐이지,
몸을 묶어두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했다.
뻐억!
퍼벅!
정확히는 후들겨 패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했다.
-캬악, 캬아악!!
강철이는 거대한 몸을 비틀며 저항하려 했다.
“에헤이! 가만히 있으래도!”
투─쾅!
-꾸엑!
하지만 발버둥을 치면 칠수록 더 얻어맞는다는 사실을 자각한 것일까.
-쉬익··· 쉬이익···.
강철이는 결국 서준의 손에서 얌전히 1시간동안 기다려야만 했다.
《세 번째 과목. (임기응변)》
《Lv.1 ‘스핑크스의 화신’에게서 살아남으세요.》
《제한 시간:10분.》
-문제다. 아침에는 4개, 점심에는 2개, 저녁에는 3개인 것은.
“사람.”
-정답. 두 자매가 있다. 서로가 서로를 낳는데 둘은 누구인가.
“뭔데 그게.”
-오답. 나는 존재하지 않으나 늘 존재한다. 그 누구도 나를 보지 못하나 숨을 내쉬고 사는 모든 존재들이 나를 믿고 있다. 나는 누구인가.
“그건 또 뭔데?”
-오답. 죽인다.
일순간 스핑크스가 거대한 입을 쩌억, 벌리며 서준에게 달려들었다.
하지만 서준은 피하지 않고 맞대응했다.
뻐어억!
-꾸에엑!
그러자 저 멀리, 나가떨어지는 스핑크스.
“아··· 이러면 점수를 너무 많이 받잖아.”
서준은 곧장 해설 강의를 수강했다.
『[스핑크스 문제, 답안지 뿌립니다.] (강사: 오이디푸스)』
꾹.
[두 번째 문제의 정답은 ‘낮과 밤’. 세 번째 문제의 정답은 ‘내일 혹은 미래’다.]“······ 진짜 그냥 답을 알려주잖아? 아, 하긴. 직접 겪어보셨으니.”
해설 강의라기보다는 어째 답안지에 가까웠다.
《네 번째 과목 (마나.)>
《Lv.1 제한 시간동안 ‘불가살이’의 식욕을 억제하세요.>
《불가살이는 충분한 마나를 공급해주지 않으면 당신을 먹이로 생각합니다.>
《제한 시간:30분.>
-ㅂ…ㅐ…ㄱ…ㅗ…ㅍ…ㅏ.
“아, 이거 진짜 세밀하게 잘해야 하는데.”
서준은 삼단전(三丹田)의 마력을 끌어내었다.
그리고는 정말 조금.
아주 조금의 마력을 끌어내어 불가살이에게 주입했다.
-ㅂ…ㅐ…ㅂ…ㅜ…ㄹ…ㄹ…ㅓ.
“뭐? 벌써 배부르다고?”
-ㄱ…ㅡ…ㅁ…ㅏ…ㄴ…!
“야! 조금 더 먹어! 이거 컨트롤 하기 힘들단 말이야!”
-ㅇ…ㅜ…ㅇ…ㅓ…ㄱ…!!
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
-ㅅ…ㅏ…ㄹ…ㄹ…ㅕ…ㅈ…ㅜ…ㅓ…!!!!
“이런 젠장!”
서준은 마나 강의에서 단계별로 해설 강의를 연속으로 수강해야만 했다.
《다섯 번째 과목 (멘탈.)》
그리고 대망의 다섯 번째 과목 멘탈.
지난 번 서준의 멘탈 점수는 22.8점이었다.
그 덕분에 천만 다행히도 80%에 달하는 할인율을 적용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경우가 조금 다르단 말이지.’
그도 그럴 것이 22.8점의 100%.
그건 무려 45.6점이었다.
물론 현재 서준의 부동심 강의 진행률이라면 가뿐할 터였다.
하지만 곧이 곧대로 100%를 끌어올 수는 없었다.
지난 번 서준이 실패했던 단계는 다름 아닌 6단계.
그때보다 점수가 낮으면 안되었기에 서준은 일단 5단계까지는 착실하게 시험에 임했다.
그리고 79.4%에 이르는 석가모니 강의 진행률은 무난하게 5단계까지 클리어할 수 있었다.
그렇게 시작된 6단계.
《Lv.6 ‘아프로디테와 프레이야의 유혹’을 뿌리치세요.》
순간 속이 다 비치는 얇은 천을 걸친 여인 둘이 서준의 눈앞에 아른거렸다.
새하얀 목선과 그 아래로 살며시 흘러내리는 머리칼.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의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
북유럽 신화에서의 미의 여신, 프레이야.
정말 세상에서 찾아볼 수 없는 미(美)의 여신이었다.
그리고 서준은 여기서 실패를 해야만 했다.
그런데.
“어··· 이거 실패하려면 어떻게 해야하지?”
그도 그럴 것이 6단계의 조건은 두 여신의 유혹을 뿌리치는 것이었다.
반대로 실패하기 위해서는 두 여신의 유혹을 당해야한다는 뜻.
그리고 유혹에 당한다는 것은···.
“서, 설마···?”
라는 생각이 들던 찰나였다.
《6단계 실패.》
곧바로 6단계가 실패했다는 알림이 바로 떠올랐다.
“뭘 생각한거야.”
서준은 피식, 웃음을 흘렸다.
#
서준은 계속해서 초월자 모의고사를 치렀다.
그것도 세밀하고도 세밀한 점수 컨트롤을 병행하면서, 마치 점수를 조각해가듯 모의고사를 치렀다.
그리하여 끝내 서준이 첫 번째 모의고사에서 받은 점수는 다음과 같았다.
『[전투력] – 21.4/100 (과락).
[기초 체력] – 12.8/100 (과락). [임기응변] – 10.4/100 (과락). [마나] – 15.8/100 (과락). [멘탈] – 24.9/100 (과락). [주무기 활용 – 창] – 12.5/100(과락). [주무기 숙련 – 창] – 8.9/100(과락).』《총점 – 106.7점》
서준이 목표했던 점수는 104.4점.
무려 2.3점의 오차로 거진 완벽에 가까운 점수였다.
게다가 모든 과목마다 떨어지는 점수 또한 없었다.
“좋았쓰!”
이로써 무료 쿠폰 1장은 확실하게 확보한 셈이었다.
하지만 여기서 끝낼 것이었다면 점수를 조각하지 않았을 터.
“바로 가볼까!”
서준은 곧바로 두 번째 모의고사를 치렀다.
그렇게 다시 치른 두 번째 모의고사의 점수는 다음과 같았다.
『[전투력] – 43.2/100.
[기초 체력] – 26.8/100 (과락). [임기응변] – 21.7/100 (과락). [마나] – 42.2/100. [멘탈] – 34.5/100 (과락). [주무기 활용 – 창] – 25.5/100(과락). [주무기 숙련 – 창] – 20.1/100(과락).』《총점 – 214점》
목표한 점수는 213.4점.
오차가 고작 0.6점으로 더욱 더 완벽해져 있었다.
한 번 해봐서 그런 걸까.
점수를 깎는 노하우(?)가 제대로 작용했다.
“예쓰!”
어쨌든 이로써 무료 쿠폰 2장을 확보한 셈.
관조자가 준 무료 쿠폰까지 더하면···.
무려 3장의 쿠폰이 있는 셈이었다!
“아아···!”
서준은 그 황홀경에 젖어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그리고 정신을 차릴 수 없는 건, 비단 서준뿐만이 아니었다.
멘토는 지금 상황을 도무지 믿을 수가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놀라울 정도로 점수가 딱딱 맞아떨어졌으니까!
마치 조각이라도 한 것처럼!
그리고 할인율 얻자고 점수를 조각할 생각이 당최 말이나 되는 소리란 말인가!
아니, 까놓고 말해서.
생각한다고 해서 곧이 곧대로 할 수 있다는 종류의 것도 아니었다.
일단 초월자 모의고사의 점수 산정 방식은 비공개였으니까.
게다가 자칫 한 과목이라도 삑사리나면 그걸로 끝이었다.
한 과목이라도 지난 번보다 점수가 낮으면,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없다.
그리고 과목이 끝나 한 번 산정된 점수는 돌이킬 수 없었다.
그렇기에 정말로, 정말로 치밀하게 점수를 조각해야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를 압도하는 실력 또한 겸비해야만 했다.
그래야만 원하는 점수를 조각할 수 있었으니까.
사실 말이 점수를 조각한다는 것이지,
거진 불가능의 영역이었다.
쉽게 말해 꼼수 부리지 말고 열심히 시험이나 보라는 학원의 시스템이었다.
그런데 지금 무슨···.
“하하하하하하하!”
서준은 말이 안될 정도로 점수를 조각하는데 성공했다!
멘토는 도무지 이 사실을 믿을 수가 없었다.
정말.
정말로 이런 초시생은 전 차원을 통틀어 처음봤다!
게다가.
“멘토님! 바로 시작하시죠! 아직 한 발 남지 않았습니까!”
아직 하나 더 남아있단다.
멘토의 어이는 끝내 승천하고 말았다.
그리고 그런 멘토의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이제 마지막인가.”
서준은 곧 치러질 모의고사에 상당히 심정이 들떠있었다.
일단 무료 쿠폰 2장은 확보해둔 상황.
3장의 쿠폰을 위해 이번에 노려야 할 점수는 428점이었다.
그리고 마지막 무료 쿠폰이라 할 수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총 7과목의 모의고사 총 점수는 도합 700점이었다.
428점을 받으면 그 이후로 더 이상의 100% 상승치를 찍을 수가 없었다.
그렇기에 이번 모의고사에서 서준이 428점을 받든, 500점을 받든, 600점을 받든 어차피 마지막이었다.
한 마디로 더 이상의 점수를 깎는 것은 의미가 없는 셈.
‘그러니 이번에는 전력으로 간다.’
서준은 여기서 실력을 제대로 체크해볼 생각이었다.
그렇게 들뜬 심정을 달래고 있던 그때.
문득 멘토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바라본 멘토의 표정은 어딘가 안절부절하지 못하고 있었다.
“왜 그러시죠?”
서준의 물음에도 멘토는 섣불리 입을 열지 못했다.
그렇게 조금의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멘토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네? 원장님이라면··· 초월자 학원의 원장님이요?”
멘토는 뭐라 설명하기 힘든 기색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정확히는 이런 경우를 처음 본다는 듯,
뭘 어쩔 줄 몰라하는 표정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멘토는 원장이 어떤 존재인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긴 말이 필요가 없었다.
초월자 학원의 원장.
이 단어만으로도 모든 것이 설명 가능했다.
현존하는 모든 초월자 중에서 가장 뛰어난 초월자.
그가 바로 초월자 학원의 원장이었다.
그렇기에 원장은 강의조차 찍지 않았다.
정확히는 찍을 수가 없었다.
원장이 가르치는 강의는 그야말로 초월적이었고,
그 강의에 대한 인과가 도무지 감당이 되지 않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원장은 웬만한 상황이 아니고서야 나서질 않았다.
정확히는 그 어떠한 경우에서도 나설 수가 없다고 할 수 있었다.
직접 나서는 것만으로도 어마어마한 인과의 부담이 있기 때문.
그리고 그걸 관조자가 가만히 보고만 있지 않았다.
행여 원장이 직접 나서서 초시생을 가르치기라도 하면, 그것대로 굉장히 곤란했으니까.
이번 만남도 아마 관조자의 허락이 있지 않았을까.
조심스럽게 추측할 뿐이었다.
그렇기에 원장과 직접 면담하는 것은 엄청난 일이었다.
엄청난 일 정도가 아니라 단 한 번도 없었던 일이었다.
그런데 웬걸!
“음··· 제가 지금 바빠서요. 나중에요.”
저 미친··· 아니.
서준은 단칼에 거절해버렸다!
멘토는 말문이 턱, 하고 막혀버렸다.
아니, 무슨 초시생 주제에 원장과의 면담을 거절한단 말인가!
일반적으로는 얼씨구나 하면서 바로 수락하는 것이 ‘정상’ 이었다!
그런데 뭔···.
“면담은 나중에 하고 빨리 모의고사 시작하시죠.”
서준은 전혀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 이유는 단순했다.
‘보나마나 무료 쿠폰 때문이겠지.’
원장이 왜 이야기하고 싶어하는지 알고 있었으니까!
보나마나 뻔했다.
이야기를 하자 해놓고서 이런저런 핑계를 늘어가겠지.
그리고는 결국 쿠폰의 사용을 자제해달라 할 것이 분명했다.
왜 관조자때도 똑같이 그러하지 않았는가.
한 번 당하지, 두 번은 당하지 않는다.
결국 멘토는 서준의 의사를 원장에게 전달했다.
그러자 허겁지겁 들려온 원장의 답변.
멘토는 진짜.
진짜 이해할 수가 없었다.
지금 대체 무슨 상황인지.
뭐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정말로.
정말로 이해할 수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