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nscension Academy RAW novel - Chapter 80
80화 – 초월자 이벤트(1)
“인과 할인이요?”
멘토가 힘차게 대답했고, 서준이 다시 물었다.
“그게 뭐죠?”
그리고 이어진 멘토의 답변에 서준은 그 개념을 이해할 수 있었다.
쉽게 말해 가격 할인 이벤트 같은 것이었다.
이곳 지구의 헌터 아카데미도 시즌마다 수강료를 할인해주는 이벤트를 열곤 했었다.
아마 초월자 학원도 그런 이벤트와 비슷한 것들을 진행하는 모양이었다.
서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초월자 학원에도 가격 할인 이벤트 같은 게 있었군요.”
“그럼 얼마까지 할인 받을 수 있는 건가요?”
이어진 멘토의 답변에 서준은 놀란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100%면 전액을 면제해준다는 것과 다름 없었기 때문이었다.
한 마디로 270억의 제천대성 강의를 공짜로 들을 수 있는 기회.
서준은 곧장 입을 열었다.
“그럼 바로 할인···”
하지만 그런 서준의 말을 가로채듯, 멘토가 검지 손가락을 펼쳐보이며 말을 이었다.
그럼 그렇지.
서준은 작은 한숨과 함께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초월자 학원이 어떤 학원인데 공짜로 강의를 듣게 해줄까.
서준은 피식, 웃음을 흘리며 말했다.
“어떻게 해야 할인을 받을 수 있는 거죠?”
“성적 우수자 지원 이벤트요?”
멘토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성적이라 하시면··· 설마, 초월자 모의고사를 말씀하시는 건가요?”
멘토는 힘차게 대답했다.
하지만 서준은 그런 멘토와는 반대로 맥이 빠지는 기분이었다.
“저 그때 성적이 처참하게 박살났습니다만?”
왜냐하면 당시 서준의 초월자 모의고사 점수는 처참하다 못해 박살이 나있었기 때문이었다.
『[전투력] – 4.2/100 (과락).
[기초 체력] – 3.7/100 (과락). [임기응변] – 2.3/100 (과락) . [마나] – 1.2/100 (과락). [멘탈] – 9.8/100 (과락). [주무기 활용 – 창] – 5.1/100(과락).7과목을 통틀어 29점이었다.
물론 지금 다시 본다면 이보다 더 나은 점수를 얻을 수 있었다.
그때와는 달리 장삼봉의 보법과 헤라클레스의 신력이 있었고.
이번에 폭발적으로 성장한 석가모니의 부동심도 있었다.
무엇보다 서준 본인 또한 많은 성장을 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을 감안해도 ‘성적 우수자’ 라고 불릴 만한 성적을 내기엔 불가능했다.
따라서 해당 이벤트는 서준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볼 수 있었다.
그래서 서준이 실망한 표정을 짓자 멘토가 자신이 실수했다는 듯 다시 입을 열었다.
그리고는 멘토가 생각에 빠진 듯 잠시 말이 없었다.
그렇게 조금의 시간이 지나 멘토가 다시 입을 열었다.
“성적 향상자요?”
멘토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이어 멘토는 그 평가 방식은 수치가 아닌 비율로 측정된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예시를 들어 설명하기를.
A라는 수강생이 전에 50점을 받았고 이번에 55점을 받은 경우와.
B라는 수강생이 전에 10점을 받았고 이번에 15점을 받은 경우.
이 두 가지 경우 같은 5점의 상승치였다.
하지만 비율로 따지면 A는 10%. B는 50%로서 이 경우 B라는 수강생이 성적 우수자로 선정되는 방식이었다.
“그 말씀은···?”
그리고 서준이 전에 치르었던 초월자 모의고사 성적은 총점 29점.
아주 개박살이 나있었다.
“어··· 그러니까 제 총점인 29점에서 50%. 그러니까 14.5점만 올리면 50% 할인을 받을 수 있다는 뜻인 건가요?”
멘토는 서준이 아주 잘 이해했다는 듯 힘차게 답했다.
이어지는 멘토의 제안.
“무조건 할게요.”
서준은 고민할 것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
서준은 곧장 아카데미 건물 밖으로 나갔다.
지난 초월자 모의고사를 경험해본 바, 아카데미 안에서는 시험을 치르기가 곤란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서준은 지난 초월자 모의고사를 치르었던 넓직한 운동장으로 향했다.
물론 그에 앞서 근처 금은방에 들러 가짜 금괴를 구매해 키비시스에 넣어두었다.
다름 아닌 1단계인 파멸룡 파프니르를 상대하기 위함이었다.
그때는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당했지만 알고 있는 상태에서는 이야기가 달랐다.
“이래서 기출 문제, 기출 문제 하는 건가?”
서준은 피식, 웃음을 흘리며 걸음을 재촉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운동장에 도착한 서준은 곧장 스마트폰을 꺼내들며 멘토에게 물었다.
“이제 어떻게 하면 되죠?”
그러자 멘토가 천천히 다가와 서준의 스마트폰을 조작했다.
이어 스마트폰 화면을 한참이나 꾹꾹 누르더니.
꽤 오랜 시간이 지나 인과율 가격 측정 알림창이 떠올랐다.
그리고 그 가격은 무려 10억에 달했다.
“아… 이제 응시료가 드는구나.”
이어진 멘토의 말에 서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처음 초월자 모의고사를 봤을 때, 최초 1회만 무료라고 했었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10억이라니··· 아주 그냥 돈을 빨아가는구나.’
서준은 이 밑도 끝도 없이 돈을 빨아가는 초월자 학원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일반적인 상황이었다면 응시하지 않았겠지만, 지금은 이벤트라는 특수한 상황.
할인 받을 수 있는 가격을 생각하면 10억은 거저라고 볼 수 있었다.
‘이러면 내 수중에 돈이 215억이 남으니까···’
현재 서준의 목표는 마나 강의와 제천대성의 강의, 둘 모두를 수강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벤트로 받는 할인은 하나의 강의에만 적용이 가능했다.
따라서 270억의 값을 하는 제천대성 강의에 적용하는 것이 옳은 선택이었다.
그러니 최소 60%의 할인을 받아야 108억이 되므로 두 강의 모두를 수강할 수 있었다.
여기에 영약 값 20억까지 생각하면 70%의 할인을 받아야했다.
이것을 점수로 환산하면 총점 20.3점을 올려야 하는 점수였다.
도합 7과목이었으니 각 과목당 딱 3점씩만 올리면 되었다.
“개꿀이잖아?”
서준은 고민할 것도 없이 Y를 눌렀다.
꾹.
.
.
[1.초월하려는 직종을 선택해주세요.]①전투 ②생산 ③의료 ④정신 ⑤예술 ⑥기타
서준은 당연히 전투를 선택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다음 질문.
[2.목표하는 급수를 선택해주세요.]① 5급 우화등선.
② 7급 그랜드 소드마스터.
③ 9급 소드마스터.
④ 민간 초월 경력자.
.
.
서준은 여기서 멈칫했다.
그리고 혹시나 싶은 마음으로 멘토에게 물었다.
“멘토님. 이거 혹시 전에 했던 거랑 다른 급수를 선택해도 되는 건가요?”
그러자 멘토는 택도 없다는 듯 단호하게 답했다.
하기사, 그런 편법이 가능했다면 서준이 알고 있는 초월자 학원이 아니었다.
서준은 작게 한숨을 내쉬고는 9급 소드마스터를 선택했다.
꾹.
.
.
.
주르륵, 떠오르는 알림창과 함께 서준의 스마트폰이 잠잠해졌다.
하지만 서준은 곧 있으면 파멸룡 파프니르가 튀어나올 것임을 알고 있었다.
서준은 롱기누스의 창과 더불어 궁니르 그리고 가짜 금괴를 챙기고는 이어질 시험을 단단히 준비했다.
띠링.
아니나 다를까 저번과 같이 갑자기 알림음이 떠오르며 시험이 시작되었다.
-캬아아아아아아아아아!!!
그리고 돌연 스마트폰 화면에서 어머무시한 포효가 터져나오더니 자그마한 무언가가 화면에서 튀어나왔다.
서준은 그와 동시에 금괴를 던졌다.
이로써 파프니르는 금괴에 정신이 팔려 서준을 인지하지 못할 터.
서준은 롱기누스의 창을 움켜쥐며 타닥, 땅을 박찼다.
그리고 오러 블레이드와 신력의 힘을 이끌어냈다.
그런데.
-캬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어찌된 일인지 파프니르는 서준이 던진 금괴에 정신이 팔리지 않았다.
그저 달려드는 서준을 향해 소름끼치는 괴성을 터트리고 있었다.
“……뭐지?”
의아한 심정이 드는 것도 잠시.
서준은 곧 눈앞에 보이는 괴물이 파프니르와 상당히 다른 모습을 하고 있음을 눈치챌 수 있었다.
태산과도 같은 거대한 몸과 더불어 9개의 머리가 달린 용.
“……히드…라?”
에이, 설마 아니겠지.
파프니르가 살이 쪄서 머리가 9개가 된 거겠지.
서준은 설마설마 하는 심정으로 살짝 시선을 내려 스마트폰을 바라봤다.
그러자 스마트폰에 떠오르는 알림창.
“……미친 거 아니야?”
승천하는 어이와 함께 서준은 슬쩍 옆을 돌아봤다.
그러자 멘토가 힘내라는 듯 열심히 응원하고 있었다.
“아니! 문제가 변형된다고는 안하셨잖아요!”
그리고 멘토는 그제야 깨달았다는 듯 소리쳤다.
“그러면 그때 미리 말을···!”
-캬아아아아!!
-캬아아아아아악!!
하지만 재차 들려오는 히드라의 괴성에 서준은 말을 끝맺을 수 없었다.
히드라는 9개의 머리를 흔들며 사방으로 괴성을 질러대고 있었다.
어떻게 보면 단순한 포효에 지나지 않았으나, 어째서인지 엄청난 압박감이 짓누르는 것만 같았다.
-캬아아아아아아아아아!!
곧 히드라의 9개 머리가 모두 서준에게로 고정되었다.
그리고는 어마어마한 기운들이 각 머리마다 모이기 시작했다.
“설마···”
서준은 말 그대로 진짜 설마설마했다.
하지만 그런 서준의 예상대로 9개의 모든 머리에서 흉측한 기운을 담은 브레스가 쏟아져 나왔다.
그리고.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아!!!
모든 것을 분쇄하듯 독기 브레스가 서준을 향해 쏘아져왔다.
그것도 하나도 아닌 무려 9개.
서준은 그 9개의 브레스들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3점씩만 올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