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nscension Academy RAW novel - Chapter 99
99화 – 다가오는 헌터 시험(2)
“후우우···”
서준은 천천히 호흡을 내뱉었다.
몸안에 흩어진 공청석유(空淸石乳)의 힘을 갈무리 했기 때문일까.
오랜 시간 같은 자세로 앉아있었건만, 정신과 몸은 그 어느 때보다도 상쾌하고 또 개운했다.
“보자···”
서준은 가만히 눈을 감아 몸 상태를 관조했다.
느낌상 흩어진 기운의 10% 정도를 갈무리한 것 같았다.
그리고 그렇게 채워진 단전의 크기는···
“채워진 게 맞나?”
채워졌다는 느낌이 들지 않을 정도였다.
집중에 집중을 거듭해야 전과 조금 달라졌다는 것 정도?
물론 사용할 수 있는 힘의 크기는 전과 확연히 달라져 있었다.
하지만 삼단전(三丹田) 그릇의 크기와 비교하면 어림도 없는 양이었다.
보통은 바다에서 물 한 바가지를 퍼낸다고들 표현하지만.
이건 반대로 바다 크기의 그릇에 물 한 바가지를 부어넣은 느낌이었다.
‘이게 좋은 건지 안 좋은 건지···’
그릇의 크기가 넓으면 그만큼 활용할 수 있는 마나의 힘이 늘어난다.
반대로 그만큼 채워야하는 마나의 양 또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말 그대로 어마어마한 인과의 부담을 감수해야하는 셈.
‘영약을 몇 개나 마셔야할까···’
모양새를 보아하니 몸에 피가 아닌 영약이 흐를 정도로 들이 마셔야 할 것 같았다.
그리고 그 영약들을 구매하기 위해서 또 돈을 얼마나 모아야할지 감조차 잡히지 않았다.
“……에라이.”
서준은 고개를 털어버렸다.
창밖을 보니 어느덧 새벽이 지나가는지 동이 서서히 떠오르고 있었다.
그리고 서준이 드림 아카데미에 온 것은 저녁 쯤이었다.
한 마디로 하루를 꼬박 넘긴 셈이었다.
“이렇게까지 시간이 흘렀을 줄은 몰랐네···”
오랜 시간이 지났다는 것은 어렴풋이 인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하루가 넘어가고 있으리라고는 생각치 못했다.
그렇게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는 그때.
“끄, 끄윽···!”
어디선가 괴상한 신음소리가 들려왔다.
서준은 소리가 들려온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한쪽 구석에서 다 죽어가는 이하윤을 볼 수 있었다.
서준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뭐야. 너 아직도 있었냐?”
“……”
그 순간 이하윤의 표정 탁, 하고 풀려버렸다.
마치 눈앞에서 세상이 와르르, 무너지는 광경을 본다면 이러할까.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이하윤은 밤새 한숨도 잘 수가 없었다.
말도 안되게 무거운 이 이상한 주머니를 밤새도록 들고 서있어야 했기 때문이었다.
심지어 요령을 피우고 싶어도, 도망을 치고 싶어도.
밤새도록 서준의 주변으로 휘몰아치는 그 소름끼치는 기운에 차마 실행에 옮길 수가 없었다.
옆에서 견디는 것만으로도 피부가 저릴 듯이 아파올 지경이었다.
그것만으로도 소름이 끼칠 정도인데 심지어 시간이 가면 갈수록 그 기운은 계속해서 더해져만 갔다.
‘말도 안돼··· 저건 말도 안돼···’
이하윤은 차마 들고 있던 주머니를 내려놓을 수가 없었다.
하여 전전긍긍하면서 꾸역꾸역 버텼거늘 와서 한다는 소리가… 뭐?
“그럼 계속해라.”
하지만 그런 이하윤의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서준은 무심하게 등을 돌릴 뿐이었다.
그리고 사실.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네.’
서준은 이하윤이 진심으로 드림 아카데미에 들어오려는 것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다.
본심이 무엇인지는 정확히 알 지 못했다.
그러나 그 의도가 순수하지는 않다는 것 정도는 짐작하고 있었다.
그래서 이참에 주변에 얼씬도 못하게 할 겸.
버르장머리도 싹 뜯어고칠 겸. 단단히 교육시킬 생각이었다.
그리고 그때.
“잠깐.”
서준은 발걸음을 뚝, 멈추고는 키비시스를 들고 있는 이하윤을 바라봤다.
그리고는 연신 고개를 갸웃거리고는 말했다.
“너 왜 멀쩡하냐?”
“……”
이하윤은 뭐라 할 말이 없었다.
하루 종일 이 말도 안되는 무게를 들고 서있었는데 멀쩡할리가 없지 않은가!
마나는 진즉에 바닥을 드러냈고, 근육은 이미 한계에 한계치까지 뽑혀져 살려달라 부르짖고 있었다.
하지만 내려놓으면 정말로 맞아 죽을 것 같아 억지로, 억지로 버티고 있었던 것뿐.
누가 봐도 지금 이하윤의 상태가 멀쩡해보이지는 않았다.
그런데 뭐? 왜 멀쩡하냐고···?
이하윤은 할 수만 있다면 서준을…
“그거 다시 줘봐.”
하지만 이어지는 말에 이하윤은 그 마음이 사르르, 눈 녹듯이 사라졌다.
이하윤은 냉큼 서준에게 주머니를 건넸다.
“아···!”
드디어 맛보는 해방.
이하윤을 세상을 다 얻은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서준은 그런 이하윤을 신경도 쓰지 않고 키비시스에 손을 집어 넣었다.
그리고 쑤욱, 커다란 쇠붙이를 꺼내보였다.
“뭐, 뭐야···?”
이하윤은 그 광경에 눈을 부릅 떠보였다.
아공간 주머니···?
아니, 아공간 주머니에 왜 저런 걸 넣고 다니는 건데?
“이상하다? 정상적으로 작동하는데?”
서준은 다시 쇠붙이를 키비시스에 넣었다.
그리고는 다시 이하윤에게 건넸다.
“다시 들어봐.”
“어, 어…?”
이하윤은 크게 당황하며 간절한 눈빛으로 서준을 바라봤다.
하지만 서준은 정말 한치의 미동도 보이지 않았다.
이하윤은 울며 겨자먹기로 주머니를 다시 받아 들었다.
쿠우웅!
“끄윽···!”
“뭐지?”
그리고 그런 이하윤의 모습에 서준은 상당히 혼란스러웠다.
그도 그럴 것이 이하윤은 저렇게 키비시스를 들어서는 안되었기 때문이었다.
정확히는 키비시스를 들자마자 파지직! 스파크가 튀며 거부 반응이 일어나야했다.
하지만 이하윤은 아무런 문제 없이 키비시스를 들고 있었다.
어제 생각없이 건네었을 때는 그냥 그러려니 했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상당히 이상했다.
“왜 각인이 발동되지 않는건데?”
서준은 지금 상황을 도통 이해할 수가 없었다.
서준이 초월자 상점의 물품 각인에 대해 확인한 건 두 번이었다.
키비시스를 구매했을 때 서윤에게 한 번.
그 이후로 정지민이 찾아왔을 때 한 번.
그리고 그때마다 모두 각인이 발동되었다.
그렇기에 자신 이외의 다른 이들은 만질 수 없다고 확신했었는데…
“잠깐만.”
지금 이렇게 다시 생각해보니, 하나 말이 안되는 상황이 있었다.
다름 아닌 만철과 마성을 구하러 던전에 들어갔을 때의 일이었다.
그때 당시 서준은 거목을 상대로 신력(神力)을 사용하면서 정신을 잃었었다.
그로 인해 궁니르를 ‘직접’ 회수하지 못했던 상황.
하지만 이후 병원에서 눈을 떴을 땐, 궁니르가 침대 옆에 가지런히 놓여져 있었다.
그 말은 즉.
만철이나 마성이 궁니르를 가지고 나왔다는 말이었다.
‘……훔치거나 사용하겠다는 의지가 깃들어있어야 각인이 발동하는 건가?’
지금으로서 생각할 수 있는 가장 유력한 가설이었다.
서준은 주변을 휙휙, 둘러보다 바닥에 떨어진 큼지막한 먼지 조각을 주워들었다.
그리고 그것을 이하윤에게 건네며 말했다.
“이거 그 주머니에 한 번 넣어봐.”
“으, 응?”
이하윤은 순간 서준이 무슨 헛소리를 하나 싶었다.
하지만 속으로만 생각할 뿐, 일단은 시키는 대로 했다.
그렇게 이하윤이 먼지 조각을 주머니에 넣으려던 바로 그때.
정확히는 그런 생각이 들던 바로 그때.
파지지지직!!
“아아악!!”
키비시스에서 강렬한 스파크가 튀며 이하윤의 전신을 강타했다.
온몸이 저릿저릿한 통증에 이하윤은 순간 정신을 놓을 뻔했다.
“오··· 역시 그런 거구만.”
그리고 들려오는 서준의 목소리.
이하윤은 순간적으로 욱, 하는 감정이 치밀어 올랐다.
생각해보면 자신은 이런 대우를 받을 사람이 아니었다.
프로 헌터 역사상 역대급의 재능.
눈치를 보는 건 자신의 역할이 아니다.
설설 기어야하는 건 자신을 우러러 보는 사람들의 몫이었다.
한평생 이런 대우를 받아본 적도, 받아볼 생각도 하지 않았다.
이하윤은 눈을 홱, 치켜떠보였다.
“뭐. 왜.”
그리고는 살며시 눈을 내리깔았다.
왜인지 지금도 얼굴 곳곳에 새겨진 멍들이 아려왔다.
암성과 검성이 김서준의 눈치를 보던 그 모습이 자꾸만 눈앞에서 아른거렸다.
서준은 피식, 웃음을 흘리고는 말을 내뱉었다.
“그럼 마저 들고 있어라.”
“뭐, 뭐···?”
“아직 서윤씨 안왔잖아.”
서준은 매몰차게 등을 돌렸다.
이하윤은 멍하니 서준의 뒷모습만 바라볼 뿐이었다.
그리고 바로 그때.
“어? 서준 오빠 있었네?”
“안녕 대장!”
때마침 수연과 민율이 드림 아카데미로 들어왔다.
어제 퇴원을 했다더니 보기에도 큰 문제는 없어 보였다.
“너네 어떻게 같이 오냐?”
“요 앞에서 만났어. 그보다···”
수연은 말을 흐리며 서준의 어깨 너머를 바라봤다.
그리고는 손가락으로 이하윤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분은 왜 여기에 있어?”
서준은 어깨를 으쓱이며 답했다.
“아, 드림 아카데미에 들어오고 싶다고 하더라고.”
“응? 우리 아카데미에···?”
“그래서 서윤씨 올 때까지 기다리라고 했어.”
서준은 신경쓰지 말라며 손을 휘휘 저어보였다.
하지만 민율과 수연은 그렇지 않은 듯 싶었다.
“대장. 설마 받아줄 생각은 아니지?”
“그걸 왜 나한테 물어? 서윤씨한테 물어야지.”
“그, 그렇긴 하지만···”
“서윤 언니는? 서윤 언니는 뭐라고 하는데?”
“나도 몰라. 아직 안 왔어.”
수연과 민율은 슬쩍 고개를 돌려 이하윤을 바라봤다.
이하윤의 얼굴 곳곳에는 멍 자국들이 새겨져 있었다.
서준이 이하윤을 적당히 팼다는 소식을 들었었는데 아마도 저게 그 결과인 듯 싶었다.
그리고 서준이라면 이하윤을 어렵지 않게 이길거라 생각했기에 그런가 보다 생각했었다.
그런데 지금 보니 적당히 얻어맞은 수준이 아니었다.
게다가.
“저거… 서준 오빠가 수련할 때 쓰던 주머니 아니야?”
“그런 거… 같은데?”
“저거 무게 장난 아니지 않나…?”
지금 저 만신창이같은 꼴은 무엇인가.
심지어 어디서 번개라도 맞은 것인지 까맣게 그슬린 피부에 머리는 부스스, 해져 있었다.
“하윽···!”
그때 봤던 이하윤과 동일 인물이 맞나 싶었다.
“아, 참. 민율아.”
“으, 응?”
들려오는 서준의 부름에 민율이 얼떨결에 고개를 돌렸다.
서준은 품 속에서 암성이 주고 간 비급을 꺼내 들었다.
“이거. 네 스승님이 전해주라고 하더라. 그리고 어디가서 맞고 다니지 좀 말래.”
“하핫···”
민율은 뒷머리를 긁적이며 답했다.
“매번 고마워 대장.”
“고맙긴 무슨.”
네 덕분에 암성님한테 돈 받을 수 있는데 오히려 내가 더 고맙지.
“응?”
“아냐. 열심히 수련하라고.”
“나는? 나는 뭐 없어?”
“없어. 너는 그냥 직접 달라고 하면 되잖아.”
“요즘 스승님 건강이 안 좋아지셔서 말씀드리기가 좀 그렇단 말이야.”
그러면서 어딘가 시무룩해지는 수연의 표정이었다.
하지만 금방 표정을 풀며 소리쳤다.
“뭐, 크게 걱정할 정도는 아니야!”
이어 수연은 총총 걸음으로 자리를 떠나갔다.
그렇게 셋은 각자 자리를 찾아가 수련을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모든 광경을 지켜보던 이하윤은 눈을 빛냈다.
그도 그럴 것이 서준이 수련하는 것을 엿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기 때문이었다.
서준을 따라 붙은 것 또한 그 방법을 알아내고자 하기 위함이었다.
어떻게 하면 저런 압도적인 강함을 지닐 수 있는지.
이하윤은 이번 기회에 확실히 파헤치고자 했다.
그리고 이하윤이 파헤친 김서준의 비결, 그 첫 번째.
“으아아아아아!”
쿵!
김서준은 제정신이 아니다.
김서준은 뜬금없이 아카데미 옥상으로 올라갔다.
그리고는 갑자기 뛰어내리는 것이 아닌가!
말 그대로 옥상에서 뛰어내렸다!
“으아아아아아아!”
쿵!
그래. 뭐, 그럴 수 있…기는 무슨 개뿔.
세상 어느 누가 수련한답시고 옥상에서 뛰어내린단 말인가!
혼자 장삼봉의 과제니 뭐시기를 중얼거렸는데 그게 무슨 소리인지 당최 이해할 수가 없었다.
게다가 저것 뿐만이 아니었다.
이하윤이 파헤친 김서준의 비결, 그 두 번째.
머엉···
김서준은 제정신이 아니다.
김서준은 아무 의미 없이 멍하니 있었다.
대저 무슨 이유에서인지 스마트폰 화면만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그것도 검은 화면만!
심지어 몇 시간째 계속!
‘설마 나를 의식해서···?’
합당한 추론이었지만 그렇다고 하기엔 또 이상했다.
왜냐하면 다른 두 명은 그런 서준의 모습이 마치 당연하다는 듯 이상하게 여기지 않고 있었으니까.
“민율 오빠. 혹시 바빠?”
“어··· 새 비급 보느라 바쁘긴 한데 왜?”
“새로 익힌 마법이 있는데 이거 위력이 어떤지만 살짝 봐주면 안될까? 서준 오빠야 안 통할 게 뻔해서···”
“대장이 그렇긴 하지. 알았어. 요거만 보고 도와줄게.”
애써 못본 척 연기하고 있다기엔 둘의 행동은 너무도 자연스러웠다.
‘정말 저게··· 그 압도적인 강함의 비결이라고?’
옥상에 올라가 뛰어내리는 게?
그냥 검은 화면만 쳐다보면서 멍때리는 게?
“……”
이하윤은 드림 아카데미에서만 느낄 수 있는 어이가 승천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그렇게 멍하니 그 광경을 보고 있자니 문득, 서준이 이하윤에게 다가갔다.
“야. 이제 그거 내놔. 헤라클레스 과제 해야되니까.”
“어, 어···?”
이하윤이 뭐라 답할 새도 없이 서준이 주머니를 가져갔다.
덕분에 이하윤은 드디어 달콤한 해방감을 맛볼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런 이하윤을 가만히 둘 서준이 아니었다.
“그리고 너는 수연이 수련하는 것 좀 도와줘. 야! 수연아!”
서준의 부름에 수연이 무슨 일이냐는 듯 다가왔다.
서준은 수연에게 말했다.
“민율이 수련하는데 방해하지 말고 얘한테 확인해.”
“응?”
“뭐, 뭐라고?”
그러자 수연과 이하윤의 고개가 동시에 기울어졌다.
수연도 그렇고 이하윤도 그렇고.
둘 사이는 아직 해묵은 감정이 남아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서준은 그런 건 일절 신경도 쓰지 않은 채 이하윤을 바라보며 물었다.
“왜. 싫어?”
“아, 아니··· 그, 그런 게 아니라…”
서준은 다시 수연에게 말했다.
“들었지? 앞으로 민율이 말고 얘한테 도와달라해.”
“그, 그래도 되나···?”
“안될 건 뭐야. 드림 아카데미에 들어오고 싶다는데 그 정도는 해야지. 그러니 하는 김에 전력으로 확인해.”
“그러다 다치면 어떡해.”
“다치긴 무슨. 쟤 네 마법 직격으로 맞고도 버티는 거 못봤어? 그런 거 걱정하지 말고 제대로 확인해.”
서준의 말에 수연은 뭐라 할 말이 없었다.
이하윤은 프로 헌터 사상 역대급의 재능러.
지난 교류전 때를 생각하면 서준의 말이 틀린 말은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솔직히 말하면.
이하윤은 최적의 연습 상대라 할 수 있었다.
여기까지 생각을 마친 수연은 눈을 반짝이며 마력을 끌어냈다.
화르르르르륵!!
그러자 수연의 주변으로 떠오르는 세 개의 화염구들.
“그럼 잘 부탁드립니다!”
수연은 망설임 없이 화염구를 이하윤에게 쏘아보냈다.
“자, 잠깐···!”
콰아아아아앙!
“쿨럭!”
대체 왜 여길 뒤따라 온 것일까.
이하윤은 살짝 고개를 돌려 김서준을 바라봤다.
김서준은 그 어마무시한 무게의 주머니를 몸에 매달며 제자리에서 몇 번 뛰어보였다.
그런데 어째, 그 무게가 시원치 않았던 것일까.
김서준은 어디선가 큼지막한 쇠붙이를 몇 개 더 끌고 와 주머니에 넣었다.
그리고는 다시 몸에 매달더니.
“하느아아아아!”
뜬금없이 스쿼트를 하기 시작했다.
“……”
하여 이하윤이 파헤친 김서준의 비결, 그 마지막.
‘대체 원장은 언제 오는 거야···’
김서준은 제정신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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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윤이 드림 아카데미에서 곤혹을 치르고 있는 한편.
한국은 그야말로 들썩이고 있었다.
그 주제는 다름 아닌 얼마 남지 않은 프로 헌터 시험 때문이었다.
정확히는 김서준이 응시하는 프로 헌터 시험 때문이라 말하는 것이 옳은 표현이었다.
프로 헌터 사상 역대급의 이하윤조차 상대가 안된 범접불가의 이레귤러.
그가 치르는 프로 헌터 시험이 어떨지 세간의 관심은 주목될 수밖에 없었다.
『[조선마법사 매관Magic]: 이번 년도 프로 헌터 시험은 공개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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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재밌는 걸 지들만 본다고?
이건 명백한 국민의 기본 권리를 침해하는 거임.
헌터 협회는 각성하라!! 갸아아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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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전사소녀]: 미친 놈인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ㄴ[조선왕조씰룩쌜룩]: 그런데 김서준이 프로 헌터 시험을 치를 필요가 있나? 그냥 헌터 자격증 주자.
ㄴ[전국노예자랑]: 솔직히 무의미 하긴 한데, 그래도 형식은 지켜야지.
ㄴ[신밧드의보험]: ㄴㄴ 형식만 볼 게 아님. 진짜 심각한 문제임 이거.
ㄴ[엎드려벌처]: 뭐가 심각한 문제라는 거?
ㄴ[신밧드의 보험]: 생각해보셈. 프로 헌터 시험은 상대평가임. 1등을 기준으로 그 밑의 점수가 평가되는 거임. 그리고 1등은 무조건 김서준일거 아님?
ㄴ[엎드려벌처]: 그런데?
ㄴ[신밧드의보험]: 그럼 김서준이 받은 점수를 기준으로 평가되는 거임. 자, 이거 뚫을 수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됨? 아니, 있기는 함?
ㄴ[엎드려벌처]: ······어? 시발? 생각해보니 그러네?
ㄴ[신밧드의보험]: 올해 프로 헌터 시험은 ㄹㅇ 심각함. 사상 최초 모든 응시자가 0점 나올 수도 있음.
ㄴ[태정태세비욘세]: 그럼 합격 커트라인이 1점인거냐?
ㄴ[닮은살걀]: 시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향 평준홬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ㄴ[발광머리앤]: 협회장 머리 깨지는 소리 들리는 건 나만 그런 거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ㄴ[백살공주]: 안 그래도 협회장 이 문제로 골머리 썩힌다더라 ㅋㅋㅋㅋㅋㅋㅋㅋ
ㄴ[보릿고객님]: 속보) 협회 간부 하나가 회의장에서 이번 년도만 프로헌터 시험 없애 버리자고 뇌절치다가 결국 회의장에서 쫓겨남.
ㄴ[백문견이불여일견행]: 존재만으로 상대를 쫓아내는 김서준, 그는 도덕책…
ㄴ[거기카락]: ㄹㅇ 씹뇌절이긴 한데 솔직히 이해 못하는 건 아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ㄴ[오즈의맙소사]: 와. 진짜 이번 프로 헌터 시험 어쩌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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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커뮤니티를 기점으로 한국 사회 전체가 이를 두고 갑론을박이 펼쳐지기 시작했다.
“김서준 프로 헌터 시험 어떻게 생각하냐.”
“글쎄. 난 솔직히 그냥 줘도 무방하다고 생각하는데···”
“아무리 그래도 시험은 치러야 하지 않을까?”
“협회는 뭐래?”
“아직 별 다른 말은 없어.”
어딜가나 프로 헌터 시험과 서준에 관한 이야기가 끊이질 않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혼란 속.
『[요새피나]: 헌터 협회 공식 발표 나왔다!』
협회가 공식적인 입장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