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nsform or death RAW novel - Chapter 156
Chapter 156 – 약간의 돈과 내일 살 곳만 있으면 충분하다 (17)
블루 시리우스가 파도에 휩쓸리고 소식이 끊긴 이후, 마법 소녀 본부에선 재빨리 작전 실패의 경고를 내보냈다.
조금이라도 조치가 느려지는 순간 끝이다. 이미 강 인근에 살고 있는 주민들은 대피시킨지 오래. 레드 베가와 블루 시리우스의 고군분투로 진행 속도를 늦춘 덕이었다.
아직 괴인이 강에 도달하지 않았음에도 강은 이미 범람하고 있었다. 아마 그 근처에 있단 것만으로 능력의 범위에 닿은 거겠지. 쓰나미 수준의 파도는 아니더라도 홍수를 만들기엔 충분한 범람이었다.
지금도 이 정도 위력인데 만일 강에 닿는다면 어느정도의 재앙이 일어날지… 유니콘은 상상도 하기 싫었다.
하지만 지금은 어쩔 수 없었다.
설령 강과 그 근방의 땅을 버리는 한이 있어도 지금은 사상자를 없애는 게 제일이었다. 그것은 마법 소녀도 포함이었다.
[레드 베가, 너라도 빠져나와! 빨리!]“자, 잠시만요!”
유니콘은 떠내려간 블루 시리우스를 쫓는 레드 베가를 향해 피난 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레드 베가는 유예를 달라고 했다. 사실상 불복이었다. 블루 시리우스를 구하지 못한다면 차라리 이곳에서 죽겠단 심정이었다.
그녀의 눈은 빠르게 수면을 훑었다. 수질이 안 좋아 그 안을 확인하는 건 어려운 일이었다.
“제발… 제발….”
아직 골든 타임이 지나진 않았다. 그녀의 마력량이라면 외상은 상당히 막아줄 테지. 문제는 호흡. 그녀의 숨이 끊겨 의식을 잃기 전에 구해내야 한다.
“…어?”
곧 햇빛을 은색으로 반사하던 수면에 은하수가 쏟아지듯 빛이 솟아올랐다. 벽면에 페인트칠을 하듯 흙탕물이나 다름없던 오수에 푸른 빛줄기가 넓게 드리워졌다.
폭포보다도 거세던 유속이 천천히 느려지기 시작했다.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것만 같은 풍경. 흐르는 것은 점차 고정된 것이 되어 갔다.
“뭐지…?”
그 광경을 바라보던 레드 베가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블루 시리우스가 휩쓸린 파도의 한 가운데, 화산처럼 웅장하게 별빛이 내뿜어지고 있었다.
그곳을 중심으로 까가각 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물이 얼어붙는 소리였다. 물이 쪽색으로 물들어짐과 동시에 물길은 얼음길이 되었다.
쪽색 물보라는 단순히 그 근처에만 머무르지 않고 널리널리 퍼져나갔다.
가히 폭발이었다. 여파가 닿는 모든 곳을 얼어붙게 만드는 저온의 폭발. 용광로의 쇳물과 비견할 수도 있던 물길이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비행하고 있는 레드 베가의 발 바로 밑의 물도 얼음이 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레드 베가의 다리에도 성에가 끼기 시작했다.
“꺅!”
이러다간 그대로 냉동 마법 소녀가 될 판. 레드 베가는 즉시 비행의 고도를 올렸다. 보다 넓어진 시야는 세상의 변화를 더욱 확연히 볼 수 있었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지…?”
별이 화수분 마냥 솟아오르는 수면 아래를 중심으로 얼음이 빠르게 퍼져나갔다. 그 속도는 파도를 앞질렀고 얼음은 강철보다 단단해 보였다. 설령 불이라도 얼어 붙게 만들 한기.
끝내 물난리가 난 곳 대부분이 얼어 붙었다. 이 한기는 강에 가려던 괴인의 진격마저 막아섰다. 그의 다리가 얼음에 먹혀 꼼짝도 하지 않았다.
당황스럽지만 이건 기회였다.
모든 게 끝났다고 생각했을 때 가장 큰 희망이 피어났다.
레드 베가는 재빨리 하강했다. 몸이 얼어붙지 않도록 몸에 불꽃을 둘렀다. 제 살을 태우지 않기 직전까지 끌어올린 화염을 둘렀는데도 추움이 느껴졌다. 몇몇 불씨는 눈꽃이 되어 땅에 떨어졌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별빛이 솟아나는 곳에 다가갈수록 한기가 줄어들었다. 누군가 이곳만 인공적으로 마법의 위력을 줄인 듯했다.
불꽃의 위력을 살짝 줄인 다음 그 별빛의 구덩이 안으로 몸을 떨어뜨렸다. 그 안으로 3m 정도를 파고들자 별안간 얼음으로 둘러싸인 공동을 볼 수 있었다.
그 중심에서 블루 시리우스를 발견했다. 레드 베가는 즉시 달려가 그녀를 부축했다. 서 있는데도 멍한 상태였다. 기절 직전의 몸을 강제로 세운 듯한 모양새.
“어, 언니! 괜찮아요? 언니!”
블루 시리우스는 컨디션이 썩 좋지 않은지 색색 숨을 몰아 쉬고 있었다. 몸의 체온은 대단히 차가웠다.
무언가 이상했다. 외견부터 의아한 점이 한 두개가 아니었다. 마법 소녀의 복장이 평소와 다르다.
기사의 정복 같던 마법 소녀 복장은 전부 빛에 물들어 형체가 제대로 보이질 않았다.
머리카락도 그러했다. 별빛이 너무나 강해 사람의 신체 부위보단 무언가 에너지 덩어리가 같았다. 마치 네온 사인으로 머리카락을 그려낸 것만 같았다.
온몸이 별빛 덩어리.
“…별빛을 조절하지 못하고 있어?”
밖에서 날뛰고 있는 괴인과도 같은 모습이었다. 자신의 힘을 주체 못하고 있다. 자칫하면 폭주마저 일어날 수도….
그녀의 피부와 닿은 레드 베가의 손이 점점 얼어붙었다. 다시 불꽃을 일으켜 그 얼음을 녹이고 블루 시리우스의 몸을 덥혀주었다. 레드 베가는 자신의 능력이 불꽃임에 진심으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베가…?”
“어, 언니! 조금 정신이 들어요?”
“…재중이는?”
“네?”
“아, 아까까지 여기 있었는데… 재중이가 여기….”
블루 시리우스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머리를 휘저었다. 현기증이 있는듯 몸이 휘청거렸다. 레드 베가는 그녀를 부축하려 했지만 블루 시리우스는 그 손길을 거부했다.
“…아니, 됐어. 내가 환각이라도 봤나 보지.”
그녀는 지끈거리는 머리를 누르며 레드 베가에게 물었다.
“지금 바깥의 상황은?”
“지, 지금은 일단 안정을 취하시는 게….”
“대답.”
블루 시리우스는 강경하게 밀어 붙였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레드 베가가 자신의 말을 따르지 않을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언니의 마법으로 진격이 멈췄어요. 하지만 언제 다시 움직일지 모르는 일이라….”
“그거면 충분해.”
옛날부터 약했던 심장의 탓인가. 화상까지 입고 물로 숨도 장기간 멈춰서 그랬는지 컨디션이 썩 좋지 않았다. 조금만 긴장의 끈을 놓으면 그대로 쓰러지겠지.
그래, 쓰러진다. 이건 확정된 것과 다름 없다. 이미 체력 대부분을 소진한 데다 별빛도 수도꼭지가 고장난 것마냥 낭비되고 있다. 몇 분이 지나면 의지력으로 버틸 수 없는 몸이 되겠지.
하지만 상관 없다.
쓰러지긴 하겠지만, 그게 지금 당장은 아니니.
“이제 끝내러 가자.”
이 소란을 끝내고, 다시 그의 곁으로 돌아가기 위해.
**
제이슨은 금이 난 벽과 천장으로부터 물이 새어 나오는 걸 본 즉시 능력을 사용했다. 성급한 대처일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안전이 제일이다.
변신이 풀린 마법 소녀와 변신도 안 한 한재중을 동시에 옮기기엔 이것이 최선의 방안이었다.
어디로 갈지는 모르겠지만 일단은 쓰고 보자.
다다른 곳이 물속이 아니길 빌 뿐이었다.
다행히 그들이 도달한 곳은 높은 빌딩의 옥상 위였다.
“어욱, 후, 후우… 주, 죽는 줄 알았소이다….”
능력을 사용한 대가로 체력과 별빛을 상당히 소모한 제이슨이 고개를 팍 숙이고 숨을 골랐다. 그때 뒤와 화이트 다비흐에게서 동시에 놀란 외침이 들려왔다.
“뭐, 뭐야!”
“으악!”
“또 뭐요…?”
고개를 돌리니 그곳엔 익숙한 괴인의 얼굴이 보였다. 카시오페아 자리인데도 사용하는 별은 데네브인 특이한 괴인. 분명 오데트라고 자칭했었지.
제이슨은 적이 아니란 사실에 안도했다.
“다행이구려….”
“뭐, 뭐가 다행인데! 괴인은 나한테 적이야! 안심하지 마! 팍 씨! 근데… 갑자기 뭔 일이야?”
오데트는 어이 없단듯 제이슨을 바라보았다.
“그, 그냥 도망을 치다 우연히 온 거라오. 그, 그런데 말이지 이것도 운명이고 한 거 같으니… 자네도 좀 도와주지 않겠소?”
“뭘.”
“내 형제를 구해주시오.”
“…형제?”
오데트는 손가락으로 한 곳을 가리켰다. 거대한 파도 꼭대기에 서 있는 괴인이었다. 온 몸에 거무죽죽한 색의 별빛을 두르고 있어 멀리서도 확연히 보였다.
“설마 저걸 말하는 거야?”
“그, 그래 그렇소! 저게 바로 내 형제….”
제이슨은 그렇게 풍경을 바라본 순간 의아함을 느꼈다.
“…왜 온통 얼음 바다인 것이오? 내가 혹시 남극에 와 버린 건….”
“그럴 리가 있겠냐.”
“그럼 세상이 왜 이 꼴이 된 거란 말이오?”
“와! 그린란드! 개 쩔어!”
화이트 다비흐가 신나하며 손을 치켜 들었다. 하지만 일어날 힘은 없는지 그대로 바닥에 엎어졌다.
오랜만에 쓴 승청. 몸에 다른 마법 소녀의 힘을 빙의시키는 그 힘은 몸을 상당히 혹사시킨다.
한 번 쓰고 변신이 해제될 정도다. 그녀에게 말할 힘이 남아 있는 것도 기적이었다.
“블루 시리우스가 신성에 들어갔어.”
대답을 한 건 한재중이었다. 왠지 몰라도 같이 이동한 다른 두 사람과 달리 머리엔 눈이 소복히 쌓여 있었고, 추운지 몸도 덜덜 떠는 중이었다.
또한 묘하게 제이슨을 노려보고 있었다. 마치 능력을 제대로 쓰지 않느냐는 타박과도 같았다.
“그 영향이야.”
“신… 성? 그게 뭣이오?”
제이슨은 의아해 했고 화이트 다비흐와 오데트는 경악했다.
“신성?! 언니가?”
“블루 센빠이가 짱짱맨이 되었단 건가요?!”
화이트 다비흐가 휙 고개를 돌려 오데트를 바라보았다.
“당신은 뭔데 센빠이 보고 언니라고 합니까?”
한재중은 그녀의 말을 무시하고 말을 이었다.
“신성, 마법 소녀가 이르는 최고의 단계. 별빛이 매 순간 폭발하는 것처럼 밝아진 상태를 일컫는 말이야. 그 힘은 새롭게 태어났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기존의 힘보다 압도적이라 이런 이름이 붙었지.”
파도 꼭대기에 매달린 괴인은 얼음에 붙잡힌 다리를 움직이기 위해 열심히 몸을 비틀고 있었다.
“가장 큰 특징이라면 저렇게 온 몸에서 양질의 별빛이 뿜어져 나온단 점. 가까이서 보면 실명을 각오할 정도의 밝기. 저기 저놈의 상태는 유사 신성이라고 볼 수 있겠네.”
상급 괴인, 별자리를 완성시킨 괴인의 특징 중 하나에는 몸에서 별자리의 모양과 같은 오라가 흘러나온단 점이다. 능력을 쓸 때마다 별자리가 어렴풋이 잔상으로 남는다.
하지만 저 괴인에게서 보이는 건 별빛 하나 뿐. 그것도 밝기가 엄청난 별빛. 이 일에 리브라가 관련된 건 확정이나 다름 없다. 아마 저 괴인이 쓰는 것도 유사 신성이겠지.
한재중은 그렇게 확신했다.
“제이슨, 니네 아르고 패밀리의 간부들에겐 재생 능력이 있지?”
아무리 유사에 불과한 짝퉁이라고 해도 신성은 신성. 아마 곧 빠져나갈 수 있겠지.
“그, 그렇소. 그런데 왜….”
“미안하지만 네 형님을 구하지는 못할 것 같다.”
지금 상황으로선 답이 없다. 의식을 잃고 날뛰는 유사 신성을 완전히 제압하여 그 폭주를 막는단 방안은.
“…정말이오?”
제이슨은 실망한 어투로 물었다. 한재중은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당장은 말이야.”
“그게 무슨….”
“지금 당장 구할 순 없어도, 후일로 미뤄서 답을 찾는 건 가능할 수도 있지.”
지금의 답은 하나.
“저대로 냉동 수면을 시켜드리자.”
블루 시리우스다.
**
블루 시리우스의 심장은 옛날부터 약했다. 이야기를 듣기로는 심장의 근육이 남들보다 약하게 태어났다고 한다.
덕분에 그녀의 심장은 다른 이들에 비해 유독 느리고 고요했다. 조금만 자극되어도 뇌에 산소가 부족해지고 쓰러지기 십상.
격한 운동은 금물이며 크게 소리를 지르는 것도 금지.
그래서인지 그녀의 주변도 늘 고요하고 단아함이 필요되었다.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 없도록 외부 자극을 최대한 차단 시켜줄 필요가 있었다. 집에 tv는 없고 오락거리 대부분은 책과 퍼즐.
해봤자 가끔 부모님의 친구가 데려온 또래애들과 같이 이야기를 나누는 정도.
다행히 평소 조용한 취미를 즐기던 부모님의 피를 물려받은 그녀는 남들과 노는 것보단 책을 읽는 걸 더 좋아했다. 또래 애들과 노는 것도 즐거웠지만 그 이상으로 고요함이 체질에 맞았다.
그런 면에서 한재중의 등장은 대단히 이질적이었다. 언제나 자식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던 부모님이 했다고는 믿기 힘들 결정. 외부 자극을 모아 놓은 것 같은 외부인의 초대.
한재중은 첫 만남부터 지금까지, 언제나 윤설화의 자극이었다.
책만 읽는 목가적인 나날의 일탈, 제대로 뛰지 않는 심장을 언제나 빠르게 만드는 범인. 상당히 유해했지만, 그 이상으로 행복하게 만들어주었다.
-…설화야?
방금도 그랬다. 윤설화에게 별빛이 미친듯이 쏟아지고 그녀 본인도 그걸 감당 하지 못하고 있을 무렵, 그의 모습이 보였다.
-제이슨 녀석은… 없네. 나 혼자만 온 건가? 고마워 해야할지 욕을 해야 할지….
한재중는 뭐라고 작게 목소리로 중얼거리며 그녀에게 점차 다가왔다.
-믿고 있었어. 넌 별이 될 수 있다고.
그는 얼음 투성이가 되고 동상을 입는 걸 상관 하지 않고 그녀에게 다가가, 그녀를 안으며 진정시켜 주었다.
-그러니까 두 번째도 믿을게. 돌아와줘. 반드시.
아주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것만으로 충분했다. 아직 쓰러지면 안 될 자극이 되기 충분했다.
‘아마 그건 내 망상이겠지.’
한재중의 등장은 그를 너무 그러워한 나머지 본 환각이겠지. 그래도 상관 없다. 동기 부여로는 제격이었으니까.
‘조금만 더 버티면 돼….’
별빛의 소모는 곧 체력의 소모이며 몸의 혹사였다. 신성 상태에 돌입하며 별빛의 양이 대폭 늘어났지만 그 이상 소모가 빨랐다. 조절할 수 없었다.
막 운전 면허를 딴 인간이 갑작스레 레이스 카를 모는 기분이었다. 갑작스레 손에 넣은 많은 힘은 그 이상의 부담으로 다가왔다. 괴인이 일으키는 폭주가 이런 걸까.
최근까지 문제가 없던 심장이 과도한 힘을 쓰는 부담으로 다시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숨이 벅차다. 고통스럽다. 저 빛알갱이 하나하나가 자신의 생명처럼 느껴진다. 의지가 있어도 의식을 유지하기가 힘들다.
“…언니?”
“여기서 쓰러질 수 없어. 반드시, 반드시 돌아 가야….”
블루 시리우스는 흐려지는 시야 속 의지를 되새겼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레드 베가의 걱정도, 마스코트의 걱정도. 상당히 위험한 상태. 하지만 목표는 뚜렷했다.
파도 꼭대기 위 몸을 바둥거리는 괴인 하나.
“저 놈만 쓰러뜨릴 수 있다면….”
블루 시리우스는 세검을 들었다. 이것도 별빛으로 뒤뎦혀 형태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였다. 무거웠다.
이 공격 하나로 몇이나 되는 사람을 구할 수 있을까.
이 공격이 실패한다면 몇이나 되는 사람이 사라질까.
하필 지금 고장난 심장에 무척 짜증이 났다.
별빛이 보다 세차게 불었다. 옆에 있던 레드 베가가 한기를 못 이기고 떨어졌다.
“너만….”
괴인은 몸을 얼음에서 빼는 대신 얼어붙은 다리를 자르기로 결정한듯 손날을 휘둘렀다. 하반신을 통째로 잘랐다.
그는 얼어붙은 파도 위에서 몸을 떨어뜨렸다. 그 낙하 시간 도중 잘려나간 하반신이 모두 재생했다.
“네 놈만 사라진다면…!”
한재중을 구할 수 있다.
이 몸이 조각나더라도 상관 없다. 의식을 유지할 수 있는 지금 하지 않으면……
블루 시리우스는 그대로 세검에 모은 별빛을 해방시키려 했다.
“아서라.”
그러나 누군가가 그녀의 팔을 잡고 당겼다. 고개를 돌리자, 녹색 갑주를 입은 괴인이 보였다.
와쳐.
그녀의 가장 큰 증오의 상대 중 하나.
“너는…?!”
“그걸 쏘면 저 놈만이 아니라 도시째로 박살 난다.”
블루 시리우스는 흠칫 놀라 괴인 뒤를 바라보았다. 아직 멀쩡한 도시가 그곳에 있었다. 그저 별빛에 닿은 것만으로 물길이 통째로 얼어 붙었다.
만일 해방한다면 도시가 반파 되는 정도로는 끝나지 않았겠지.
“신성에 도입했다고 해도 신성을 다스릴 수 있는 건 아니다. 그래,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지. 하지만 지금은 곤란한 일이야.”
“뭐…?”
와쳐는 블루 시리우스가 당황하는 동안에도 말을 멈추지 않았다.
“네가 날 맘에 들어하지 않는 건 알고 있다. 하지만 들어라.”
그의 손이 얼음에 먹혀들어가고 있었지만, 그는 그녀를 잡은 손을 풀지 않았다.
“힘을 제어하는 법을 알려주지.”
“…!”
“원래라면 알아서 깨닫길 기대해야 했으나… 안타깝게도 지금은 시간이 없어서 말이야.”
편법이지만 어쩔 수 없다.
원작에서도 그랬다.
신성을 처음 얻은 마법 소녀는 조절에 실패해 큰 실적과 동시에 피해를 안겼다. 그리고 쓰러져 한동안 혼수 상태가 되었다.
그걸 본 레드 베가가 후에 신성을 다스리는 계기가 되지만 지금은 안타깝게도 그런 배려를 해 줄 때가 아니다.
스스로 배우는 기쁨은 나중에 다른 방식으로 얻도록 하자.
“처음에 마법 소녀가 되었을 때 변신하기 위해 변신 도구를 만들었지 않았나? 그 때와 똑같이 해라. 지금 네 상태를 봐라. 마치 변신하기 직전, 몸에 별빛을 감길 때와 비슷하지 않나?”
“…아.”
“이 정도면 충분히 눈치챌 수 있겠지.”
와쳐는 그제야 손을 풀었다.
“조절할 때까지는 버텨주고 있지. 나도 저 놈은 쓰러뜨려야 할 적이라서 말이야.”
앞에 나갔다. 그는 등만 보인채 말을 이었다.
“몇 분 필요하지?”
“…분도 필요 없어.”
블루 시리우스는 즉시 손에 별빛을 모아 형태로 다듬었다.
“십 초면 돼.”
“그래 그럼”
벨트에게서 아무 말이 없었다. 허락해준다는 이야기겠지.
와쳐는 벨트의 부품을 교체했다. 울퉁불퉁한 초점 조절기가 부착되고, 가운데 렌즈엔 곰 모양의 장식이 생겨났다.
[I obey my fate.]벨트가 깨어난 지금, 전처럼 우악스럽고 조악한 조절은 불필요하다.
그것은 기존의 폼만이 아니라 강화된 힘도 마찬가지.
수명이 짧아진단 단점이 있긴 해도 효과는 확실하니까. 쓰면 쓸수록 죽어가는 힘이란 곧 조금만 쓰면 괜찮단 뜻이니까.
그것에 벨트가 리미트를 걸며 수명에 부담이 오기 직전까지 큰곰자리의 힘을 이끌어낸다.
“십 초만 어울려 주지.”
[URSA MAJOR.]그렇게 그의 온 몸에 흰색 번개가 감기고. 벨트 중앙 렌즈 안에서 타이머가 시작되었다.
[START UP.] [0.01]그가 첫 발걸음을 내딛음과 동시에. 그의 주위에 나비가 날았다.
“가자!”
“갑니다!”
“형제여 내가 가오!”
오데트, 레드 베가, 제이슨이 그 옆에서 괴인을 향해 달려들었다.
제시한 시간은 십 초. 그 시간까지 괴인을 붙들어 두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