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nsform or death RAW novel - Chapter 172
Chapter 172 – 신성 (2)
[0.01]타이머가 시작되었다.
전에 그랬듯이 제한 시간은 단 10초.
“오. 역시 큰곰자리의 힘을 전부 제어하는 데 성공하셨군요.”
모순이 그를 보며 감탄했다. 한재중은 기가 찼다.
‘알고 있었으면서 지랄을.’
한재중이 큰곰자리를 완전히 제어하는 데 성공했다… 이를 확신하진 않고선 벌이지 못할 미친 짓이었다.
애초에 모순이 복사할 수 있는 능력이 한두 개도 아니고. 정보 수집 쯤이야 매우 간단한 일이었을 게 분명하다.
하지만 저 감탄이 거짓은 아니다. 한재중은 모순이 진심으로 이 벼락불에 감탄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정확히는, 이 빛의 미래를 기대하며 감탄하는 것이었다. 앞으로 더 강대해지고 흉악해질 벼락불을 고대하고 있었다.
“미친 새끼.”
와쳐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도끼를 움켜쥔 채 다리를 움직였다.
방금 전까지 서 있던 데가 푹 파였다. 광명이 퍼졌다. 거칠게 잉크를 흩뿌린듯한 선이 허공을 가로질렀다.
모순도 이에 맞서 발을 놀렸다. 그러나 그가 한 발자국 나아갈 때, 와쳐는 이미 목적지에 다다른 뒤였다.
콰아앙!
소리가 나중에 뒤따르는, 압도적인 속력. 가히 벼락의 빠르기와 맞먹는다고 생각될 정도였다.
와쳐가 도달한 곳은 전갈의 뒤. 모순은 무시하고 바로 목표를 치려 했고, 실제로 성공적이었다.
‘역시나.’
모순은 예상대로 큰곰자리의 힘을 복제하지 않았다.
모순과 어울린지도 이제 시간이 적당히 지났다. 원작에서의 행보도 있으니, 한재중은 실제 보낸 시간보다도 더 그를 지켜봐 온 것이다.
그 덕인지 한재중은 모순의 습성을 대강 파악할 수 있었다.
언제나 언급하며 삶의 자세로 두는 ‘균형’. 이 기준에 대해서도.
지금 모순은 전갈을 지키는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그러나 전갈은 지금 여기 있는 모든 자들의 별빛을 모아도 비견 불가능할 양의 힘을 가지고 있다.
단순히 피지컬만 보아도 절대적.
아무리 자아를 잃었다고 한들 전갈은 공격하면 방어하기 위해 역으로 공격해 올 것이다. 동시에 모순 역시 전갈을 지키기 위해 달려들 것이다. 보티스 역시 비슷한 반응을 보일 게 필시.
그 결과, 은하의 괴인과 상급 괴인 둘이서 하나를 공격하는 꼴이 된다.
설령 여기에 몇 명이 더 추가되어도 똑같다. 별빛의 양만 따지면 몇 명을 모아도 큰 차이가 없을 테니.
같은 편에 은하의 힘을 가진 괴물이 있는데, 여기서 큰곰자리의 힘을 복사한다?
전갈에 비해선 초라할지 몰라도 큰곰자리 역시 보통의 힘이 아니다. 벼락에 비유되는 속도는 사자조차도 쫓지 못했다.
복사한다면 한쪽이 압도적으로 유리해진다. 모순의 성격상 그렇게 균형을 깨는 짓은 하지 못한다. 그런 성격이었다면 애초에 이런 힘을 얻지도 못했다.
‘설마 사지 놈도 유달리 초장거리에서 강했던 게 저 근접전 좋아하는 성격 탓은 아니겠지.’
와쳐는 성격과 힘의 차이를 생각하다 고개를 저었다. 저 궁술은 갈고 닦은 기술에 가깝다. 성격에 영향을 받았긴 하겠지만 능력만큼은 아니겠지.
‘완벽한 능력이 있어도 쓰는 사람의 성격에 따라 빈틈이 생긴단 점은 참 좋아.’
아무튼, 모든 괴인에겐 허점이 있다. 그것이 능력의 부족이든 성격이든, 무엇이라도 하나 허점이 존재한다.
어찌 보면 사람과 똑같다.
지금 모순이 큰곰자리의 힘을 복사하지 못하듯이.
궁수가 성격 탓에 본인의 장기를 살리지 못하듯이.
제이슨이 별빛의 부족으로 인해 능력을 장기간 사용하지 못하듯이.
결국 전갈도 괴인.
약점은 존재한다.
와쳐는 전갈의 꼬리 관절을 향해 도끼를 휘둘렀다. 그 참격의 궤적 따라 흰색의 벼락들이 파도처럼 흐르고. 주변의 흙들이 까맣게 타다가 얼어붙기를 반복했다.
까가가각!! 쇄도한 벼락이 꼬리와 닿자 끔찍한 소리가 울려퍼졌다. 유리창을 철사로 긁어내는 듯한 소음. 껍질보다도 연한 색이던 관절부가 까맣게 타들어 갔다. 곧이어 급속도로 주변에 성에가 생기기 시작했다.
차가운 벼락. 큰곰자리만이 가지는 특이한 힘.
[1.38]여기까지 소모한 시간은 1초. 할 수 있다. 한재중은 자신을 다독였다.
“이런.”
전갈이 다친 걸 보고 모순이 난처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흐리멍텅했던 전갈의 눈에 살기가 돌았다. 다리가 들렸다. 날카로운 발끝이 땅을 헤집고 몸의 방향을 바꾸기 시작했다.
와쳐는 지체하지 않았다. 전갈이 뒤 돌기 전에 다시 한번 참격을 퍼부었다. 그 경로엔 모순도 겹쳐 있었다.
벼락은 단순히 파괴력만을 지니지 않는다. 번뜩이는 섬광. 이 광량은 괴인의 튼튼한 눈을 가리기엔 충분했다.
“큭…!”
모순의 움직임에 지체가 생겼다. 하지만 전갈에게까진 미치지 못했다.
그것은 섬광을 무시하며 그대로 돌진했다. 쿠궁! 움직이는 소리는 육중했다. 허나 움직임은 재빨랐다.
괜찮다. 이걸로 전갈의 시야를 가리리란 기대는 하지 않았다. 섬광은 어디까지나 부차적인 것. 다시 한번 전갈의 꼬리 관절을 벼락이 휩쓸었다. 몸을 돌린 탓에, 같은 관절부의 다른 반대 방향을 타격하였다.
방금 전 그러했듯이 그 부분엔 짙은 성에가 끼었다.
전갈은 이 또한 무시했다. 여섯 개의 발이 쉬지 않고 몸을 밀었다. 순식간에 와쳐의 바로 앞까지 도달했다.
[2.67]거대한 턱이 벌어졌다. 와쳐는 재빨리 몸을 뒤로 물렸다. 전갈도 물러나지 않고 다가왔다.
하지만 더 빠른 건 와쳐였다. 그의 배를 아슬아슬하게 턱이 스쳐 지나갔다.
속도만큼은 은하의 짐승한테도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이것은 이미 전에 사자를 겪으며 확신한 바였다. 하지만 생각해보니 어이가 없었다.
‘별 다른 능력도 없이 이렇게 빠른 거냐.’
단순히 몸에 별빛이 많다는 것만으로 큰곰의 속도를 따라 붙을 수 있다니. 불공평해도 정도가 있지. 와쳐는 경악했다.
딱! 쿠구궁! 턱이 닫히자 광풍이 일었다. 무언가 폭발이라도 일어난 것처럼 주변이 뒤흔들리고 황무지 특유의 흙먼지가 크게 불었다. 고작 턱이 닫힌 것만으로 이 꼴.
세 짐승 중 전갈이 제일 피지컬이 부족하다고 들다. 사실이긴하나 이는 세 짐승 사이의 비교에 불과했다. 절대적인 기준에선 전갈은 그야말로 압도적이었다.
와쳐는 연기를 빠져나와서 태세를 정비했다. 전갈은 두 집게 다리를 들어 올려 그대로 아래로 내리 찍었다.
콰가가가광! 해일과도 같은 충격파가 봇물 터진듯 밀려왔다. 그것은 연기를 걷어내고 새롭게 폭풍을 일으켰다. 방금전 실버 루나가 떨어졌을 때 발생한 것과 비슷했다.
고공에서의 일점 낙하와 비슷한 충격을 겨우 두 다리만으로 만들어냈단 사실에 경악하면서도 와쳐는 앞으로 달려나갔다.
도끼를 휘둘러 앞에서 날아오는 충격을 분산시키고, 이번에도 아까와 동일하게 꼬리를 노렸다.
시야가 연기에 가려져 있던 데에다 사각에서 달려온 탓에 전갈은 미처 반응하지 못했다. 그대로 공격을 허용했다.
콰아앙!
이번엔 직접 도끼를 꼬리에 찍었다. 방금 전 타격한 곳과 같은 부위. 와쳐는 아예 전갈의 등 위에 올라 타 내려치기를 반복했다.
-카아아아악!!!!
전갈은 뜻 모를 괴성을 내지르며 날뛰었다. 등에 오른 순간 집게고 턱이고 쓸 수가 없다. 해봤자 꼬리. 그러나 그것의 가장 강력한 무기였던 꼬리는 차가운 벼락의 성에 탓에 움직이는 데 아주 약간의 지체가 발생하게 되었다.
[4.18]그 아주 잠시의 지체는, 큰곰자리가 다시 한번 도끼를 꼬리에 찍어 버리게 충분한 시간이었다.
[4.20]그렇게 다시 꼬리에 성에가 끼고, 움직임이 지체되고, 와쳐는 계속하여 도끼를 꼬리에 내려찍었다.
전갈은 등 위에서 와쳐를 뿌리치기 위해 이리저리 몸을 움직였다. 그 덩치가 큰 데다 속도가 워낙 빨라. 전갈이 움직이자 시야가 휙휙 바뀌었다. 속도 탓에 몸을 가누기도 힘든데, 발판도 불안정하다.
심지어 등껍질은 특유의 키틴질 같은 느낌을 가지고 있어 미끄럽다. 조금만 신경을 놓아도 그대로 땅을 구를 것이다.
아마 얼마 버티지도 못하고 이 위에서 떨어지겠지.
‘알고 있어.’
시간은 언제나 부족했다. 수명도, 이 변신도. 지금도 그렇고.
시간은 단 한 번도 한재중의 편인 적이 없었다.
그러니, 이 적은 시간 앞에서 조금이라도 할 일을 찾는 건 그의 장기였다.
전갈은 쉴 새 없이 몸을 움직였다.
“잘하고 계십니다!”
말과는 달리 모순의 다리는 빠르게 움직였다. 당장이라도 전갈 위에서 몸을 떨어뜨리려 했다. 손에 든 건 나비.
‘아윤이의 능력을 복사했구나.’
젠장. 이건 좀 곤란하다. 와쳐는 곤혹을 느꼈다.
[5.00]5초가 지났다. 아직 다리는 전갈의 위에 붙어 있다. 팔은 더욱 빠르게 움직였다. 도끼가 왕복하는 궤적이 구름과 같은 실존하는 무언가로 보일 정도였다. 꼬리는 반 정도가 잘려 나갔다.
모순이 나비를 던졌다. 저게 닿는 순간 이 모든 노력이 허사가 된다. 이런 빈틈을 만드는 건 쉽지 않다.
움직이지 않아 선수를 치는 게 가능했다. 전갈은 자신보다 빠른 속도를 파악하지 못해 연속하여 빈틈을 보였다. 하지만 여기서 떨어지는 순간 전갈은 보다 지능적으로 움직이겠지.
자아가 없다 한들 본능은 사라지지 않는다. 애초에 짐승이라고 불리는 만큼 더욱 본능이 날카롭고 강하다. 이 짐승은 천성적인 사냥꾼. 사냥감을 몰고, 낚고, 잡아먹는 천재다.
조금이라도 빈틈을 보인 순간 죽는 건 이쪽. 여기서 떨어지는 순간 다시 등에 오르는 건 불가능할 게 분명하다.
언제나 든든했던 나비의 비행이 오늘따라 밉살스레 보였다. 정확도는 또 뭐 이리 좋은지. 나비의 비행 경로는 완벽히 와쳐를 향해 있었다.
그러나 나비가 와쳐에게 닿는 일은 없었다.
“계속해!”
얼음 조각이 날아와 나비를 맞췄다.
블루 시리우스. 그녀가 도와주었다. 이건 은혜를 갚은 걸로 취급해야 할까 아니면 똑같은 공투로 취급해야 할까.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게 아니지. 와쳐는 고맙다는 인사도 하지 못하고 계속하여 전갈의 꼬리를 쳤다. 숨도 쉬지 않고 팔을 움직이는데 이런 틈을 낼 순 없었다.
“흠, 신성은 쓰지 않나요?”
“저기 알아서 잘해주고 있는데 내가 굳이 왜? 난 골병 나기 싫거든!”
모순은 연신 나비를 비행시켰고, 블루 시리우스는 그 모든 나비를 맞춰 떨어뜨렸다. 그 뿐만 아니라 전갈의 다리를 얼려 움직임을 멈추기도 하였다.
물론 절대온도는 아니라 잠깐의 지체 정도를 일으키는 정도가 전부였지만, 이것만으로 충분히 도움이 되었다.
“…노련하시군요.”
“워낙 많이 상대를 해 봐서, 이제 요령이 생겼어.”
블루 시리우스는 카시오페아의 나비를 상대하는 전문가였다.
“어… 이럼 곤란한데?”
모순을 블루 시리우스가 막아주는 사이, 쓴웃음과 함께 참격이 날아왔다.
보티스였다. 그녀도 모순과 마찬가지로 전갈의 등에서 와쳐를 떨어뜨리려 하였다.
“안 되죠!”
그 참격을 불꽃이 막아섰다. 레드 베가. 여기는 자신에게 맡기라는 듯이 활기차게 웃었다. 그녀는 궁수를 상대할 때 사용한 불꽃의 벽을 펼쳤다. 광활한 불꽃이 방패의 군단처럼 참격을 방어했다.
“우리 후배는 기세는 좋은데 말이야.”
보티스는 웃으며 세 장병기를 휘둘렀고. 그 불꽃 사이로 몇 개의 참격이 산들바람처럼 지나갔다.
“아직 요령이 좀 부족한듯 하네?”
“에엑!!”
불꽃은 쉴 새 없이 일렁인다. 그 일렁거림이 만들어낸 아주 조그만 틈새. 금방 다른 불꽃으로 채워지는 틈새. 그 틈새를 참격이 지나갔다.
이건 기술보다는 기적에 가까운 일 아닌가? 레드 베가가 경악했다.
“동감이야.”
그 참격을 이번에도 불꽃이 막아섰다. 방금의 불꽃보다는 보다 신비로운. 벚꽃같은 색의 화염.
“아직 애기네.”
마젠타 헬리오스. 그녀는 족히 3m는 넘을, 불꽃으로된 거인의 어깨에 앉은 채 보티스를 노려 보았다.
“후배 님이 할 말은 아닌 거 같은데?”
보티스는 쓰게 웃었다. 불꽃이 지나가며 일어난 바람이 그녀의 로브를 살짝 젖혀 눈동자를 보이게 했다.
콰직! 참격의 방어와 동시에 전갈의 꼬리가 꺾였다.
[8.1]남은 시간은 2초.
와쳐는 잘린 꼬리를 어깨에 맨 채 공중으로 뛰어올랐다.
[SET.]벨트에서 음성이 흐름과 동시에 도끼가 별빛으로 화해 사라졌다. 그 별빛 전부가 오른 다리에 모여들었다.
“어딜 저보다 눈에 띄고 계신가요!”
그보다 먼저, 월광의 혜성이 세상을 가로 질러 전갈의 위에 도달했다.
“오늘의 주인공은 저였단 말이에요!”
실버 루나, 지금 여기 그 누구보다 반짝이고 있었다. 신성의 별빛이다. 그 별빛을 두른 주먹을 전갈을 향해 내리쳤다.
단순한 주먹질. 기술도 뭣도 없다. 벌칙으로 딱밤을 때리듯 주먹을 휘둘렀다.
쩌어어어억-!!!
방금 전의 낙하보다 더한 충격이었다. 전갈의 몸이 짓눌려 등껍질의 파편이 튀었다. 그 아래에 있는 땅은 깨진 유리창처럼 쩍쩍 갈라졌다.
그 범위가 어찌나 넓은지 공중에 뛰오른 상태에서도 미처 다 헤아릴 수 없었다.
“어때요! 이제 좀 진정이 됐…. 꺄악!”
하지만 전갈의 숨통은 끊지 못했다. 전갈이 앞발을 찍고 몸을 뒤로 띄웠다. 이에 균형을 잃은 실버 루나가 넘어졌다.
“고맙군.”
그리고, 와쳐의 발에서 백색 벼락이 창처럼 번뜩이기 시작했다.
하늘마저 떨어뜨릴 짐승의 포효. 그 이름처럼 다리에서는 짐승의 포효와도 같은 벼락의 굉음이 연신 울렸다.
공중에서 전갈의 꼬리를 내려 놓고, 오른 다리를 길게 뻗었다. 그리고는 세로 방향으로 회전했다. 아래에서 그 광경을 보면, 공중에서 톱이 다가오는듯 했다.
이 원심력과 낙하의 충격을 모두 다리에 모으고, 그대로 위로 튀어오른 전갈의 머리를 향해 찍었다.
콰광-!!
다리로 만들어진 참격. 그의 오른 다리가 도끼처럼 전갈의 이마를 찍었다. 전갈의 껍질이 갈라졌다. 커다란 틈.
허나 숨이 끊어지진 않았다. 전갈은 아직까지 살아 꿈틀거렸다.
와쳐가 땅에 내려 숨을 헐떡이고 있을 때쯤 뒤이어 전갈의 꼬리가 떨어졌다. 와쳐는 손을 위로 뻗었다. 낙하중이던 꼬리를 잡아챈 즉히 이마에 꽂아넣었다.
[10.00]큰곰자리의 힘이 와쳐의 몸에서 떠나가는 것과 생명이 이 전갈의 몸에서 떠나가는 건 동시에 벌어졌다.
와쳐는 뒤 돌아서 손을 털었다.
퍼엉! 그 등을 전갈의 폭발이 장식했다.
“쯧.”
하지만 와쳐에게선 승리의 고양감도, 생명을 지켰다는 안도도 보이지 않았다. 짜증이었다.
“핵은 아니었나.”
“음 역시 알고 계셨군요.”
모순이 긍정하자, 그는 더욱 불쾌감을 드러냈다.
전갈자리의 특성은 하나의 본체와 나머지 17개의 분신. 그 본체를 핵이라고 부른다.
분신을 아무리 잡아도 핵을 끝장내지 않는 이상 소용이 없다. 핵이 살아 있는한 이 비어버린 분신의 자리는 언젠가 채워진다.
시간이 흐르면 전갈자리는 언제 그랬냐는듯 하나의 핵과 17개의 분신으로 활동을 계속하겠지.
모순이 애지중지 지키고 있기에 핵인 줄 알았는데, 안타깝게도 꽝이었던 모양이다.
“그건 그렇고 대단하신 성취군요. 별의 개수는 분명 스무 개일 텐데 지금 보여주신 그 힘을 보면… 마치 서른 개는 가뿐히 넘는 광량이라고 밖에….”
모순은 다시 순수하게 감탄했다. 저 말이 다시 신경을 긁었다.
“그럼 전 물러나보겠습니다. 승리를 기원하죠. 보?”
“아. 나도 가야 돼?”
“음? 떠나고 싶지 않다면 그래도 상관 없습니다.”
“에이 아냐, 나도 갈게.”
보티스는 모순의 옆에 가서 손을 흔들었다.
“다들 오랜만에 봐서 즐거웠어. 특히… 우리 후배님.”
그녀의 시선은 제이슨도 와쳐도 아닌, 마젠타 헬리오스에 고정되어 있었다.
“나중에 다시 보자.”
“자, 잠깐! 보!”
보티스의 주위에서 수풀이 자라고 그들은 허깨비처럼 사라졌다.
“…아, 아아아악!!!!”
그 뒤를 실버 루나의 비명이 장식했다.
“졌어어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