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OY-Trinity RAW novel - Chapter 141
141화
[해모수: 아! 그러니까 오러가 어둠의 정령이 좋아하는 성질로 바뀌고 있다는 말이죠?] [마루: 맞아. 만약 그렌 형이 이걸 미리 알고 의도한 것이라면 형은 진짜 천재야.] [해모수: 우연인지 필연인지 모르지만 다크가 성장하고 있다니 전 기쁘네요.]마루와 해모수는 작게 속닥거리며 계속해서 다크를 주시했다.
그렌과 야엘의 항해는 점점 더 거칠게 이어졌다.
그로 인해 쾌락의 깊이도 더욱 깊어져만 갔다.
특히 그렌이 무의식적으로 펼치는 천지교태술로 인해 두 사람의 오러와 마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었다.
신기한 것은 성질이 다른 오러와 마나가 만났는데도 서로를 밀어내지 않고 잘 화합하고 융합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렌의 양기와 야엘의 오러가 만나 서로의 몸을 부지런히 순환했다.
그 과정이 반복될 때마다 야엘의 옆을 지키고 있는 다크의 몸이 쑥쑥 자라나고 있었다.
“아아! 그렌 님!”
“야엘!”
두 사람은 마주 보며 격정적으로 서로의 이름을 불렀다.
거칠게 몸을 움직이면서도 상대를 바라보자 기쁨이 더욱 커졌다.
참을 수 없는 교성을 질러대는 야엘의 몸이 파르르 떨려왔다.
거친 호흡이 점점 짧아지고 어느 순간!
그녀는 몸을 활처럼 휘며 크게 숨을 들이켰다.
그렌은 본능적으로 야엘이 절정에 오른 것을 깨달았다.
사실 그의 굵은 자존심을 마구 물고 씹고 괴롭히는 통에 도저히 모르려야 모를 수 없었다.
“커억!”
그렌은 급격히 치솟는 쾌감에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그저 의식과 무의식이 적당히 섞인 상태로 꾸준히 노를 저을 뿐이다.
덕분에 야엘은 몇 번이나 절정에 올라 천국과 나락을 오르내렸다.
그것도 그 힘들다는 멀티 오르가슴을 몇 차례나 반복하면서 말이다.
‘아! 정말 이대로 죽어도 좋아.’
야엘은 그렌의 몸을 꼭 껴안으며 그렇게 생각했다.
그렌은 치밀어 오르는 사정감을 화려하게 폭발시키려고 했다.
하지만 이렇게 기뻐하는 그녀의 모습을 보니 도저히 그냥 이대로 끝낼 수는 없었다.
뜻이 일자 천지교태술이 저절로 펼쳐졌다.
순간 사정감이 쑥 내려가고 절정의 쾌감이 폭포수처럼 터져 나왔다.
두 사람은 서로의 몸을 꼭 껴안고 몸을 부들부들 떨어댔다.
“그렌 님, 사랑해요.”
“야엘, 사랑해!”
그렌과 야엘의 고백은 이 순간 100퍼센트 순수했다.
서로를 향하는 애틋한 마음이 애정으로 가득 찼다.
잠시 숨을 고른 두 사람은 다시 천천히 대양을 항해했다.
부드럽게 저어가는 노를 따라 점점 고양되는 열락의 기쁨에 그들은 거친 환호성을 질러댔다.
달이 떠도 비치지 않는 땅속 깊은 곳!
젊은 연인의 사랑은 식을 줄을 모르고 용암처럼 뜨겁게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 * *
“디그, 디그, 디그…….”
시동어를 외칠 때마다 벽이 움푹움푹 파여 들어갔다.
희미한 불빛 아래 조금씩 전진해서 나오길 수십 미터.
하지만 아직도 끝은 보이지 않았다.
이렇게 디그 마법을 난사하는 것은 마나를 마냥 쏟아붓는 무식한 방법이었다.
하지만 현재로선 이 방법 외에 달리 좋은 수가 없다.
전리품으로 얻은 레옹의 마력 증폭 장갑!
그나마 마나의 부담을 적지 않게 덜어주고 있었다.
“물 좀 마셔가면서 하세요.”
“응, 고마워!”
야엘이 물통을 건네주자 그는 잠시 하던 일을 멈추고 물을 마셨다.
꿀꺽꿀꺽!
어쩜 물을 마시는 모습이 이렇게 호쾌할까!
그렌을 바라보는 그녀의 눈에는 다디단 꿀이 흐르고 있었다.
하룻밤에 만리장성을 쌓는다더니…….
사랑을 확인한 두 사람은 더 이상 거칠 게 없었다.
“야엘, 다크에게 얼마나 남았는지 물어봐 줘.”
“으음, 이 상태로 20미터만 더 가면 된대요.”
야엘은 다크에게 대답을 받아 그에게 전달했다.
그렌은 손등으로 입가의 물기를 닦으며 그녀를 쳐다봤다.
부드러운 미소와 은은하게 빛나는 은빛 눈동자!
끈으로 머리를 뒤로 질끈 묶은 포니테일이 요염하게 찰랑거린다.
전신을 가렸던 풀 플레이트 아머를 벗어 던지고 이제는 짧은 핫팬츠와 반팔 티만 걸친, 몸이 훤히 드러난 편안한 복장이다.
벽에 붙여놓은 발광석의 불빛에 아롱지는 야엘의 자태!
아름다운 얼굴과 균형 잡힌 늘씬하고 건강한 몸매는 그 자체로 화보나 다름없다.
아찔한 미모에 더해진 치명적인 그녀의 매력은 쳐다보기만 해도 심쿵거린다.
“왜요? 제 얼굴에 뭐가 묻었어요?”
“아니야. 너무 예뻐서 그래.”
“정말요?”
그렌의 한마디에 꽃이 만개하듯 환한 미소가 피어났다.
야엘의 미소 띤 얼굴은 마치 전설에 나오는 요정 같다.
꿀꺽!
보기만 해도 괜히 침이 마르고 가슴이 두근거린다.
자신은 나이가 먹었다며 올드한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서른세 살의 그는 여전히 피 끓는 청춘임에 틀림없다.
쪽!
그렌의 마음을 읽기라도 했는지 야엘은 그에게 다가와 가볍게 키스를 했다.
부드러운 입술의 감촉과 향긋한 그녀의 체향!
살짝 눈을 감았다가 뜨자 야엘은 어느새 그의 몸을 껴안으며 부드럽게 밀착해 온다.
“야엘은 그렌 님의 것이에요. 언제든지 원하시면 가지세요.”
그 한마디에 그를 붙잡고 있던 이성의 고삐가 뚝 끊어지고 말았다.
“흐읍!”
그렌은 거친 숨을 몰아쉬며 그녀의 입술에 진한 키스를 했다.
야엘도 그의 행동에 맞춰 그렌의 목을 껴안고 숨을 헐떡였다.
두 사람은 마치 옷에 불이라도 붙은 것처럼 서로의 옷을 급히 벗겨냈다.
순식간에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태고의 모습이 된 두 사람.
침낭으로 걸어가 뜨거운 사랑을 나누기 시작했다.
그들은 마치 사랑을 하는 데 한이라도 맺힌 사람들처럼 서로를 향한 원초적 본능을 마음껏 불살랐다.
한동안 뜨거운 훈풍이 차가운 땅굴을 훑고 지나갔다.
“아! 행복해요.”
“너무 좋았어.”
그렌과 야엘은 상대에게 솔직하게 자신의 심정을 전했다.
그들은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동시에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이곳은 누가 쳐다보거나 방해할 사람도 없다.
그래서인지 둘은 눈만 맞으면 시도 때도 없이 이렇게 서로를 탐하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두 사람은 가벼운 키스를 나누고 서로의 몸을 쓰다듬으며 애정을 확인했다.
“이제 슬슬 다시 시작해 볼까?”
“예, 그렇게 해요.”
그렌의 말에 야엘은 은빛 눈동자를 반짝였다.
그는 클린 마법과 정화 마법으로 둘의 몸을 깨끗이 씻었다.
마법 주머니에서 새 옷을 꺼내 각각 나눠 입었다.
“디그, 디그, 디그…….”
다시 그렌의 시동어가 흙투성이의 땅굴 속을 울렸다.
흙벽이 안으로 푹푹 들어가며 통로가 개척됐다.
연이은 디그 마법에 마나가 꾸준히 소모됐지만 그는 마나의 소모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오히려 마나를 아까워하지 않고 펑펑 써댔다.
최대한 빠르게 땅굴을 뚫으려는 의도였다.
다행히 그렌의 노력은 열매를 맺었다.
와르르르!
마지막 디그 마법에 한쪽 벽이 와락 무너졌다.
그렌이 급히 밖으로 뛰어나오자 야엘도 덩달아 몸을 날렸다.
그 와중에도 그녀는 벽에 붙여놓은 발광석을 챙기는 것을 잊지 않았다.
땅굴을 나오자 그렌은 곧바로 라이트 마법을 펼쳤다.
“라이트!”
허공에 동그란 빛 무리가 떠올라 주변을 밝혔다.
발광석의 모자란 불빛은 라이트 마법으로 단번에 대체됐다.
“여긴…….”
“마나석 광산 안이군.”
야엘은 말끝을 흐렸다.
하지만 그렌은 명확하게 현실을 인식했다.
땅굴을 뚫고 나온 곳이 밖이기를 바랐지만… 그건 처음부터 불가능한 일이었다.
“마나석 광산 입구 쪽으로 땅굴을 뚫을 수는 없어.”
“알아요. 지반이 불안정해서 위험하잖아요.”
“너무 상심하지 마! 우리는 언젠가 반드시 밖으로 나가게 될 거야.”
“네, 그렌 님의 말을 믿어요.”
그렌은 야엘의 어깨를 감싸고 토닥였다.
그의 별거 아닌 행동이지만 그녀에겐 적지 않게 위로가 됐다.
마나석 광산 입구 쪽은 확실하게 무너져서 꽉 막혀버렸다.
그들은 이제 막 무너졌던 공간의 반대편으로 땅굴을 파서 탈출했다.
어떻게 보면 다시 원점으로 돌아온 셈이었다.
그러나 전과는 다른 게 한 가지 있었다.
이제는 더 이상 땅굴을 파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여기서 구조대가 오기까지 기다려야 할까요?”
“글쎄, 광산 입구에서 여기까지 무너진 동굴을 파헤치고 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야.”
말은 쉽지 않다고 했다.
하지만 그도, 그녀도 이미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설사 구조대가 와서 동굴을 판다고 해도, 불안한 지반 때문에 지지대를 박으면서 통로를 개척하려면 역시 한세월 걸릴 것이다.
앓느니 죽는다고 했다.
언제 올지 모르는 구조대를 기다리느니 차라리 동굴을 탐사하며 다른 통로를 찾는 것이 더 현명한 일이다.
“결국 우리가 갈 곳이 저쪽뿐이군.”
그렌은 한 손을 들어 어두컴컴한 동굴 안을 가리켰다.
“아잉, 선택의 여지가 없네요.”
야엘은 깜찍한 목소리로 애교를 부리며 고개를 흔들었다.
[마루: 라이트 좀 더 밝게 할 수 없어요?] [그렌: 그건 왜?] [마루: 명색이 마나석 광산이라는데 마나석 하나도 안 캐고 그냥 가요?] [해모수: 그건 마루 형의 말이 맞네요. 기회가 왔을 때 잡아야지요.] [그렌: 그렇지! 고맙다. 너희들이 아니었다면 정말 중요한 것을 깜빡하고 놓칠 뻔했다.]그렌은 정신이 번쩍 났다.
그저 동굴을 탈출할 생각만 했지 이곳이 어떤 곳이라는 것을 잠시 잊고 있었다.
‘텔레포트 마법은 5서클이다. 5서클에 해당하는 마나만 모은다면 텔레포트 마법을 사용할 수가 있어. 비록 텔레포트 마법을 정식으로 배우진 않았지만 프릴 마탑에서 텔레포트 룸의 관리를 도우면서 기초적인 원리는 이미 깨쳤어. 정확한 좌표가 없더라도 마나석 광산 위쪽 하늘로 탈출하는 정도라면 얼마든지 가능할 거야.’
그렌은 마나석 광산을 탈출할 수 있는 방법 하나를 절로 깨달았다.
희망이 생기자 그의 얼굴에도 생기가 났다.
여자의 예민한 육감이 그렌의 변화를 감지했다.
“그렌 님?”
“응, 좋은 수가 생각났어.”
“무슨 수요?”
그의 긍정적인 말투에 야엘의 눈빛이 영롱하게 반짝였다.
“마나를 모아서 텔레포트 마법으로 탈출하는 거야.”
“텔레포트 마법요? 그건 5서클 아니에요?”
“맞아. 5서클의 마나만 모은다면 아주 불가능한 일은 아니야.”
그녀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3서클에 불과한 그렌이 어떻게 5서클의 마나를 모을 수 있단 말인가?
게다가 3서클에서 5서클로 올라가는 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지 않는가?
머릿속에서 의문이 콩나물시루처럼 무럭무럭 자라났다.
그러나 야엘은 금세 부정적인 생각을 털어버렸다.
자신이 믿고 의지하는 사람의 말이다.
몸과 마음을 바쳐 지켜야 할 소중한 임의 소리다.
순결을 바치고 영원을 맹세한 이가 확신에 찬 목소리로 얘기했다.
어찌 믿지 않을 수가 있으랴!
아니 설사 틀렸다고 해도 그를 응원하고 힘을 북돋아 줘야 한다!
“그렌 님, 제가 뭐를 하면 되죠?”
야엘의 단호한 목소리에 그렌은 활짝 미소를 지었다.
그녀의 믿음과 의지가 목소리에 철철 묻어나고 있었다.
“나와 같이 마나석 좀 캐자.”
“좋아요.”
야엘은 그의 말에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마나석을 캔다는 말 자체로 그녀는 일말의 가능성을 엿봤다.
마나석이 무엇인가?
마나가 모이고 뭉쳐서 만들어진 결정체다.
마법사들이 눈에 불을 켜고 구하려고 드는 마법의 필수품!
그 귀한 것들이 지금 동굴 벽에, 바닥에 지천으로 깔려있었다.
“마나 뷰!”
그렌은 일단 마나 뷰 마법을 펼쳤다.
그의 눈이 파랗게 빛나며 동굴 안을 샅샅이 훑었다.
“오오!”
신기하게도 동굴 전체가 녹색의 빛으로 일렁였다.
마나석 광산이라서 그런지 동굴 자체에 마나가 풍성하게 함유되어 있었다.
그렇다고 동굴 벽 전체를 긁어갈 수는 없었다.
그렌은 야엘의 손을 잡고 동굴 안을 걸어 다녔다.
그러다 어느 순간!
발걸음을 멈추고 녹색 광채로 빛나는 한쪽 벽을 쓰다듬었다.
“여기가 좋겠다.”
“이게 그 희귀하다는 마나석 광맥인가요?”
오러를 머금은 그녀의 눈이 은은하게 빛을 냈다.
마나석은 최하급, 하급, 중급, 상급, 최상급으로 나뉜다.
등급이 올라갈수록 기하급수적으로 가격이 비싸진다.
그만큼 마나의 순도와 함유량도 편차가 심하다.
부르나 왕국의 암베르 요새 근처에 위치한 이곳 마나석 광산!
듣기로는 분명히 중하급 마나석 광산이라고 했다.
하지만 아무리 중하급 마나석 광산이라고 해도 중급과 하급만 나오는 것은 아니다.
양이 좀 적어서 그렇지, 상급 마나석도 간간이 나오고 가끔은 최상급 마나석도 발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