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OY-Trinity RAW novel - Chapter 168
168화
[그렌: 스켈레톤!] [해모수: 맞네요! 저거 본 적이 있는 몬스터예요.] [마루: 어휴! 이제는 스켈레톤까지 나오네요.] [그렌: 언데드니까 나올 수도 있겠지.]그렌의 말에도 마루는 그냥 허탈한 웃음을 흘리고야 말았다.
“민정아! 화살로 저 스켈레톤을 한번 잡아봐!”
“네.”
“머리통을 꿰뚫는 게 제일 좋을 것 같아.”
“한번 해볼게요.”
민정은 자신이 없었지만 일단 얌전히 그의 말을 들었다.
조심스럽게 활의 손잡이를 잡고 화살을 끼웠다.
오른손으로 힘차게 시위를 잡아당긴 다음 스켈레톤의 머리통을 겨냥했다.
거리는 그리 멀리 않았다.
하지만 자꾸 움직이는 통에 목표가 흔들려 겨냥이 쉽지 않았다.
잠깐 놈이 멈춰 서서 이리저리 고개를 돌리는 순간!
그녀는 그대로 시위를 놓았다.
핑!
허공을 격하고 빠르게 화살이 날아갔다.
퍽!
화살은 정확히 스켈레톤의 옆 대가리를 명중시켰다.
그러나 놀랍게도 스켈레톤은 쓰러지지 않았다.
화살의 힘에 기우뚱했지만 곧바로 균형을 잡고는 몸을 세웠다.
딱딱딱, 딱딱딱, 딱딱딱!
화가 나서 그런지 뭔가 말을 하려고 했다.
입을 벌렸다가 닫기를 반복하자 묘한 딱딱이 소리가 들렸다.
그러나 살과 근육이 없는 입에서 소리가 날 수 없었다.
“왜 안 쓰러지죠?”
“그러게 말이야. 한 발 더 쏴봐!”
스켈레톤이 입을 딱딱거리는 사이!
민정은 빠르게 화살 하나를 장전했다.
그걸 본 스켈레톤이 힘차게 앞으로 달려오기 시작했다.
속도는 성인 남자가 달리는 것과 비슷했다.
그렇지만 오히려 맞히기는 더 쉬웠다.
일자로 그냥 쭉 달려오니 방향만 제대로 맞추고 시위를 당기기만 해도 그만이었다.
핑!
다시 한번 화살이 빠르게 허공을 갈랐다.
퍽!
화살은 스켈레톤의 이마에 정확히 명중했다.
먼 거리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민정의 침착한 태도가 빛을 발했다.
와당탕, 쿵, 탕!
이번에는 확실히 타격이 있었다.
스켈레톤은 힘을 잃고 그대로 쓰러져 산산조각 나버렸다.
마루가 가까이 다가가자 민정도 조심스럽게 뒤를 따랐다.
스켈레톤의 두개골에는 두 대의 화살이 꽂혀있었다.
스켈레톤의 다른 뼈들은 힘을 잃고 사방으로 흩어져 있었다.
손으로 해골을 들어 안을 살펴봤다.
두개골 안쪽에 알사탕만 한 검은 돌이 세 조각으로 부서져 있었다.
[그렌: 스켈레톤의 핵이야.] [해모수: 아하! 아까는 핵이 부서지지 않아 멀쩡했던 거군요.] [마루: 이러면 처치하기가 쉽지 않겠는데요.] [그렌: 아니야. 오히려 방법이 더 간단해지지. 둔기를 쓰면 되잖아.] [해모수: 무거운 둔기를 누가 들고 다니게요?] [그렌: 이번에는 운이 좋았어. 움직이는 스켈레톤의 머리를 맞히는 것은 결코 쉽지 않아. 차라리 무겁더라도 둔기로 머리통을 깨부수는 게 쉬워.] [해모수: 하긴 그것도 그렇겠네요.]마루는 그렌과 해모수의 대화를 통해 스켈레톤의 위험성을 간파했다.
다만 힘이 좋은 장정이 둔기를 든다면 생각보다 쉽게 잡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어! 나 레벨 업 했어요.”
“벌써?”
분명히 좀비를 열 마리도 잡지 못했다.
하지만 스켈레톤을 잡자 곧바로 민정의 레벨이 올랐다.
“스켈레톤도 강화 좀비와 구울급이군.”
“이게 좀비 열 마리분이라는 말이군요.”
“맞아.”
민정은 스켈레톤의 머리를 만져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앞으로 이놈이 보이면 제일 먼저 잡아야겠어요.”
“벌써부터 경쟁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눈에 보이는 듯하다.”
그는 스켈레톤 머리에서 다 부서진 핵을 꺼내며 말했다.
장난기 섞인 목소리에 그녀도 피식 웃음을 흘릴 뿐이었다.
“오빠! 저기 좀 보세요.”
민정이 창문으로 다가가더니 그에게 외쳤다.
마루는 뭔가 하고 창문 밖을 쳐다봤다.
멀리 건너편 건물 창문에 쓰인 세 개의 알파벳이 눈에 확 들어왔다.
“어! 저건 SOS, 구조 신호잖아.”
“저 건물에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필요한 모양이에요.”
“아까 저 건물이 뭐라고 했지?”
“과천시 장애인 복지관요.”
장애인 복지관이면 당연히 장애인이 있을 것이다.
일반 사람도 살기 힘든 판국에 몸이 불편한 장애인이 종말의 위기를 극복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으음.”
“어떻게 할 거예요? 도와줄 거예요?”
쉽게 결정을 내릴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마루는 오히려 단호하게 결정을 내려버렸다.
“도와주자!”
“좋아요.”
민정은 그의 결정이 마음에 든 모양이었다.
대뜸 환하게 미소를 지으며 찬동을 표했다.
따지고 보면 이득이 없는, 전혀 영양가 없는 행동이다.
하지만 그래도 저들을 도와주고 싶었다.
나중에는 어떻게 될지 자신도 알 수 없었다.
그래도 아직까지는 자신의 인간성을 쉽게 버리고 싶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현실적으로 아무도 도와주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경우보다 후천적으로 장애인이 된 경우가 더 많다.
앞으로 어떤 몬스터를 만나 어떻게 싸우게 될지 모르지만…….
마루야말로 한순간 삐끗하면 얼마든지 장애인이 될 가능성이 높았다.
서걱, 퉁, 데굴데굴, 풀썩!
그의 칠성검이 날카로운 직선을 그렸다.
동시에 좀비 한 마리가 머리를 잃고 무력화됐다.
과천 문화원에서 장애인 복지관은 25미터 정도의 거리에 불과하다.
그런데 그 짧은 거리를 가면서 해치운 좀비만 열 마리가 넘었다.
확실히 과천대로와 가까이 있어서 그런지 좀비의 유입이 꽤 있었다.
“진입한다.”
“오케이!”
입구로 들어가며 말하자 민정이 웃으며 대답했다.
현관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불이 꺼져있어서 어두울 줄 알았는데 창문이 많아서 그런지 꽤 밝았다.
마루는 그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만약 너무 어두웠다면 바로 물러났을 것이다.
민정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돌아갔다 다시 혼자 오는 방법을 취했을 것이다.
“클리어!”
“클리어!”
그녀가 있음으로 해서 마루가 많이 편해졌다.
그가 한쪽을 확인하면 민정이 반대쪽을 확인했다.
이쪽 방 안을 살펴보면 그녀는 저쪽 방 안을 살펴봐 줬다.
그런 식으로 움직이니 일 층을 빠르게 한번 돌아볼 수 있었다.
물론 시시때때로 나타나는 좀비들은 어쩔 수 없이 마루가 처리했다.
그런데 1층에서 둘이 움직이는 소리를 들었는지 지하와 2층에서도 좀비들이 몰려왔다.
그런데 계단을 타고 오는 것이 아니라 그냥 달려왔다.
건물 자체가 장애인 복지관이다.
당연히 휠체어를 끌고 오갈 수 있게 길이 잘 만들어져 있었던 것이다.
“시설 좋네.”
“깔끔하네요. 좀비만 없다면…….”
둘은 한마디씩 주고받으며 좀비들을 가볍게 처리했다.
민정도 벌써 레벨이 31이라 스탯이 30개나 오른 상태였다.
상황을 보아하니 대부분 근력과 민첩이 오른 것 같았다.
이미 건강한 성인 남성에 비해 두 배 이상의 근력과 민첩을 가지게 된 민정!
강화 좀비나 구울도 아니고 일반 좀비라면 이제 손쉽게 처리할 능력이 있었다.
퍽, 털썩, 뻑, 풀썩, 빠각, 털썩…….
서걱, 쿵, 사각, 털썩, 스윽, 풀썩…….
마루와 민정은 소리 없이 빠르게 좀비들을 쓰러뜨렸다.
좀비들의 이마가 뚫리고 목이 잘려서 머리통이 떨어졌다.
경사진 길을 따라 좀비들의 머리통이 지하 1층으로 굴러갔다.
그 모습이 진짜 그로테스크하기 짝이 없었다.
“조심해! 강화 좀비야!”
때마침 강화 좀비 한 마리가 발견됐다.
“제가 잡아볼게요.”
마루는 민정의 말에 눈을 동그랗게 떴다.
하지만 그녀의 강한 의지가 담긴 눈빛을 보자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고 말았다.
크훠어어!
역시 강화 좀비답게 온몸이 징그러울 정도로 근육질이었다.
민정은 좌우로 스텝을 밟으며 강화 좀비를 상대했다.
그러다 기회가 보이자 재빠르게 창으로 눈을 찔렀다.
강화 좀비는 기다렸다는 듯이 손을 뻗어 창을 잡았다.
창촉에 찔려 한쪽 눈알이 이미 터졌는데도 불구하고 좀비스럽게 전혀 고통을 느끼지 않았다.
대신 힘으로 강하게 당기며 그녀의 창을 빼앗으려 들었다.
민정은 강화 좀비의 힘을 거슬리지 않고 그대로 끌려갔다.
몸이 가까워지자 강화 좀비는 한 손을 들어 그녀를 잡으려고 했다.
그러나 민정은 오히려 창을 버리고 별운검을 잡아 벼락같이 휘둘렀다.
서걱!
아쉽게도 강화 좀비의 목은 단박에 잘리지 않았다.
그렇다고 아예 피해를 입지 않은 것은 아니다.
목이 반쯤 잘려 안에서 검은 피를 줄줄 흘려대고 있었다.
민정은 속으로 아쉬움을 달래며 뒤로 물러났다.
강화 좀비가 창을 잡은 채로 달려왔다.
그녀는 당황하지 않고 벽을 향해 몸을 날렸다.
타다닥!
한쪽 벽을 발로 차며 걸어가듯 이동하는 민정!
그녀는 허공으로 몸을 빼내며 번개같이 별운검을 휘둘렀다.
촤악!
강화 좀비의 목이 허공으로 둥실 떠올랐다.
동시에 몸이 옆으로 기우뚱 넘어갔다.
쿵, 데굴데굴!
마루는 자신에게 굴러오는 강화 좀비의 머리통을 발로 밟았다.
“와우! 장난 아닌데!”
그는 민정에게 순수하게 감탄했다.
검술이 뛰어나서가 아니었다.
강화 좀비를 상대하며 보여준 전투 센스에 놀랐던 것이다.
마루는 다가오는 좀비들을 처치하며 그녀가 어떻게 강화 좀비를 상대하는지 주시했다.
그런데 민정은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잘 싸웠다.
“뒤쪽…….”
“알고 있어.”
마루는 슬쩍 몸을 틀며 번개처럼 허공에 칠성검을 그었다.
스악!
다가오던 좀비의 목에 검은 줄이 그어지며 그대로 꼬꾸라졌다.
머리통이 분리되자 잘린 목에서 검은 피가 분수처럼 뿌려졌다.
“2층으로 가자.”
“예.”
마루가 2층으로 앞장서자 그녀는 창을 회수하며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굳이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그의 칭찬에 민정은 크게 고무된 상태였다.
모르긴 해도 사신회에서 강화 좀비를 일대일로 쓰러뜨린 사람은 아마 마루와 자신 단둘뿐일 것이다.
그것만으로도 그녀는 마루와 같은 선상에 있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클리어!”
“클리어!”
마루와 민정은 2층의 좀비를 빠르게 정리했다.
강화 좀비나 구울이 나오지 않는 이상!
폭렙과 폭렙으로 스탯을 빠방하게 올린 두 사람의 행보를 막을 존재는 없었다.
아니 없을 줄 알았다.
“3층으로 올라가자!”
“네.”
두 사람은 거침없이 3층으로 올라갔다.
하지만 앞에 나타난 존재를 보고는 흠칫 놀라야 했다.
“어! 저거 뭐야?”
“미식축구… 선수네요.”
3층으로 올라가자 눈앞에 괴상한 놈이 나타났다.
민정이 언급한 그대로 둘 앞에 당당하게 서있는 것은 미식축구 선수였다.
아니 미식축구 선수처럼 유니폼을 입고 헬멧을 쓴 거인이었다.
“좀비 인형이다.”
키가 190센티미터를 훌쩍 넘긴 거인은 어눌한 말투로 외쳤다.
그러더니 곧장 달려들어 두 사람을 잡으려고 들었다.
하지만 마루는 잽싸게 벽을 차며 위로 올라갔다.
동시에 민정의 손을 잡아서 끌어 올렸다.
“좀비 인형! 술래잡기다.”
거인은 다시 한번 어눌한 말투로 소리쳤다.
그러곤 마루와 민정을 잡으려고 달려들었다.
“이거 어떡하죠?”
“좀비는 아니야.”
그녀의 질문에 그는 간단히 대답했다.
좀비가 아닌 이상 거인을 해칠 수는 없었다.
마루는 칠성검을 집어넣고 대신 주먹을 들어 올렸다.
민정이 그 모습을 보고는 급히 그를 만류했다.
“멈춰! 우린 좀비가 아냐!”
그녀는 한 손을 들어 쫙 펴면서 외쳤다.
그러자 거인이 민정 앞에 우뚝 멈춰 섰다.
“좀비 인형 아냐?”
“그래. 우린 사람이야. 좀비는 말을 못해.”
“좀비 인형 말한다. 소리 지른다.”
“맞아. 좀비는 소리를 지르지만 우린 너처럼 말을 할 수 있어.”
“인형 아니다. 사람이다.”
“그래. 맞아.”
그녀는 활짝 웃으면서 거인에게 다가갔다.
가까이 다가가서 보니 거인은 무척 어렸다.
덩치만 엄청 컸지 얼굴은 아직 앳되어 보였다.
“이름이 뭐니?”
“강철호!”
“난 김민정이야.”
“강철호! 김민정! 강철호! 김민정…….”
거인 아니 강철호는 계속해서 두 사람의 이름을 반복해서 말했다.
아무래도 지적 능력이 좀 떨어지는 것 같았다.
“좀비 인형이다.”
그때 아래층에서 좀비 한 마리가 걸어 올라왔다.
강철호는 좀비를 보자마자 신나게 달려갔다.
“앗!”
“어?”
마루와 민정은 동시에 탄성을 흘렸다.
신기하게도 좀비는 강철호를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오직 마루와 민정만 쳐다보며 달려왔다.
강철호는 좀비의 두 팔을 잡아 허리에 딱 붙였다.
그러곤 통째로 몸을 들고 건물 끝으로 달려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