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OY-Trinity RAW novel - Chapter 260
260화
마루는 우르카이 군단의 행렬을 살펴봤다.
정중앙에 덩치가 3미터도 넘는 거대한 우르카이 족장이 보였다.
그 옆으로 오만한 표정을 지으며 걸어가는 주술사가 한 마리 있었다.
다른 놈은 몰라도 주술사는 반드시 처치해야 한다.
이미 그렌을 통해 주술사의 무서움을 뼈저리게 느꼈던 마루였다.
그는 천둥과 우레에 자신의 포스를 밀어 넣었다.
그런 후, 우레를 살짝 땅으로 떨어뜨렸다.
‘우레! 가라!’
동시에 마법 소총을 꺼내 주술사의 목을 노렸다.
‘셋, 둘, 하나! 지금이다.’
그는 속으로 카운트다운을 하다가 가볍게 방아쇠를 당겼다.
툭!
미약한 소음과 함께 마법 소총의 총구에서 불이 번쩍였다.
총알은 음속으로 날아가 정확히 주술사의 목을 때렸다.
번쩍! 팅!
하지만 주술사의 몸에서 순간적으로 노란 빛이 확 피어올라 총알을 튕겨냈다.
주술사는 놀랐는지 자신의 목을 잡고는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해모수: 막았다.] [그렌: 주술로 총알을 방어한 거야.]마루는 그 모습을 보고도 실망하지 않았다.
오히려 입가에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
풀썩!
갑자기 주술사가 옆으로 픽 쓰러졌다.
쓰러진 주술사의 이마에는 작은 구멍이 뚫려있었다.
[해모수: 어라? 쓰러졌네.] [그렌: 죽었다. 어떻게 된 거야?] [마루: 우레를 이용해 시간 차 공격을 한 거예요.] [해모수: 우와아! 시간 차 공격!] [그렌: 아이고! 난 그런 줄도 모르고 가슴을 졸였네.]해모수는 환호성을 질렀고 그렌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우롸아아아!
그때 우르카이 족장이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사자후를 터트렸다.
강력한 파장이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마루는 순간 중심을 잃고 휘청했다.
갑자기 플라이 마법이 캔슬되었던 것이다.
하지만 천둥에는 플라이 마법만 걸려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의 포스도 들어가 있었다.
마루는 염력으로 중심을 잡고 우레를 허공으로 더욱 높이 띄웠다.
우르카이 족장의 워 크라이로 인해 인비저블 마법이 풀리자 우르카이 전사들이 마구 화살을 날려댔다.
[해모수: 일단 기습에 성공했네요.] [그렌: 우르카이 족장을 잡았으면 더 좋았을 것을…….] [마루: 위험도로 봤을 때 주술사가 먼저예요.] [해모수: 나도 족장보다는 주술사가 더 위험하다고 생각해요.] [그렌: 나중에 기회가 생기면 다시 저격해 봐!] [마루: 그거야 물론이죠.]마루는 우르카이 족장을 깔끔하게 포기하고 퇴각했다.
이미 주술사를 죽였으니 요상한 술수를 쓰지는 못할 것이다.
이제 남은 것은 인간과 우르카이 전사 사이의 힘 대 힘 대결뿐이다.
“와아아아!”
“마스터가 돌아왔다.”
마루가 천둥을 타고 날아오는 모습은 환상적이었다.
그걸 본 길드원들이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
그들은 우르카이 족장의 워 크라이를 귀로 들었다.
뭔가 일이 터진 것을 분명히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는 가볍게 목책 위 토성으로 떨어져 내렸다.
“지금 우르카이 군단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
“주술사가 보이기에 제가 저격해서 죽여버렸습니다.”
“와아아아!”
다시 한번 큰 함성이 일었다.
마루는 손을 흔들며 환하게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는 옆으로 고개를 돌려 철호를 쳐다봤다.
“철호야! 클레이모어는 설치했니?”
“예, 삼중으로 설치해 놨어요.”
“수류탄과 탄약은 충분해?”
“수류탄도 몇 박스 있고, 중기관총의 탄약도 넉넉히 가져왔어요.”
“잘했다.”
마루는 철호를 칭찬하고 차분하게 기다렸다.
쿵, 쿵, 쿵, 쿵, 쿵, 쿵…….
일부러 박자를 맞추며 다가오는 우르카이 전사들!
모르긴 해도 겁을 먹으라고 하는 짓 같았다.
하지만 사신 길드의 길드원들은 전혀 겁을 먹지 않았다.
그동안 한 번도 패배를 경험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무장을 하고 나타난 우르카이 전사들을 보자 다들 눈을 찢어져라 부릅뜨고 침을 꿀꺽 삼켜야 했다.
우르카이 군단은 목책 앞 50미터 전방에 멈춰 섰다.
커다란 덩치에 울퉁불퉁 튀어나온 무식한 근육!
날카롭게 갈린 창칼과 단단해 보이는 갑주!
시뻘건 눈은 하나같이 야성의 진한 살기를 흘려대고 있었다.
우롸아아아!
대열 중앙에 선 우르카이 족장이 다시 한번 사자후를 터트렸다.
크와아아앙!
동시에 민정의 소환수인 백호가 이에 맞서 마주 포효를 질렀다.
살짝 몸이 떨리던 길드원들은 백호의 포효가 들리자 급격히 안정을 되찾았다.
워 크라이를 상쇄한 백호의 포효!
“잘했다. 백호야!”
마루는 백호를 쳐다보며 밝게 미소를 지었다.
백호는 별것 아니라는 듯 도도하게 고개를 치켜들었다.
우르카이 족장은 뭐가 그리 기분이 나쁜지 들고 있는 거대한 워 해머로 땅을 마구 후려쳤다.
쿵, 쿵, 쿵, 쿵!
그러다가 워 해머를 하늘 높이 치켜들고 소리쳤다.
쿠워어어어!
쿠화아아아!
이에 맞춰 우르카이 전사들도 일제히 함성을 내지르며 목책을 향해 돌격했다.
우두두두두!
마치 수백 마리의 말들이 대초원을 달리는 것처럼 대지가 진동하고 울렸다.
마루는 한 손을 높이 치켜들었다.
“원거리 타격 준비!”
수십 개의 활과 석궁이 목책 밖을 겨냥했다.
원거리 타격 능력이 있는 능력자들도 일제히 권능과 능력을 끌어 올렸다.
“발사!”
마루가 손을 내리며 힘차게 소리쳤다.
핑, 피피핑, 핑핑핑…….
순간 허공으로 수십 발의 화살과 수십 개의 볼트가 날아올랐다.
쏴아아아아! 화르르륵!
뒤이어 화염 덩어리, 얼음 창, 바람의 칼날, 돌화살들이 날아갔다.
쾅, 콰광!
꽈릉, 꽈르릉, 우르르릉!
화살과 볼트의 비는 정면으로 우르카이 전사들을 때렸다.
뒤이어 각종 원거리 권능과 능력들이 우르카이 전사들을 휩쓸었다.
하지만 예상했던 것보다 큰 피해는 없었다.
우르카이 전사들은 들고 있는 방패로 화살과 볼트를 막았다.
화염 덩어리, 얼음 창, 바람의 칼날, 돌화살들도 정통으로 맞지 않으면 별 타격을 주지 못했다.
사신 길드의 능력자들은 이 한 번의 공격으로 우르카이 전사들이 얼마나 강한 몬스터인지 깨달았다.
큰 충격을 받은 이들과는 달리 마루는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망설이지 않았다.
우르카이 전사들이 목책에 도착하기 직전! 그는 힘차게 소리쳤다.
“클레이모어! 폭파!”
꽝, 꽈과광, 꽝, 꽈과광!
삼중으로 설치한 클레이모어가 거의 동시에 터져나갔다.
700그램의 C4 폭약에 의해 뜨겁게 달궈진 직경 3밀리미터의 쇠구슬 700개!
전방 120도, 마하 3의 속도로 날아가 살상반경 50미터 안을 화끈하게 휩쓸어 버렸다.
엄청난 기세로 돌격해 오던 우르카이 전사들의 공격이 일거에 맥이 딱 끊겨버렸다.
온몸에 구멍이 숭숭 뚫린 우르카이 전사들!
피떡이 되어 사방에 늘어진 놈들!
아직도 질긴 목숨을 부여잡고 고통스럽게 신음을 흘리는 몬생들!
우르카이 족장은 자신도 모르게 입을 딱 벌렸다.
단 한 방에 우르카이족이 자랑하는 최정예 전사 이백여 마리가 전투 불능이 되고 만 것이다.
물론 아직도 쓰러진 전사보다 서있는 전사가 네 배는 더 많았다.
하지만 바닥으로 떨어진 사기는 어떻게 다시 끌어올릴지 대책이 서지 않았다.
“일제 공격!”
그때 마루가 힘차게 공격 명령을 내렸다.
쏴아아아! 화르르륵! 핑, 피피핑!
기다렸다는 듯이 화살과 볼트 및 각종 원거리 공격이 쏟아졌다.
쿠웨에엑!
우르카이 전사들은 속수무책으로 얻어맞았다.
전보다 더 목책에 가까워서 이제는 맞는 족족 앞으로 꼬꾸라졌다.
그 모습에 우르카이 족장은 빠르게 결단을 내렸다.
이대로 퇴각하느니 차라리 더 힘껏 돌격을 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우르카이 족장의 워 크라이가 힘차게 터져 나왔다.
우롸아아아!
크와아아앙!
곧바로 이에 대항하는 백호의 포효가 기세를 올렸다.
비록 우르카이 족장의 워 크라이가 상쇄되긴 했지만 족장의 돌격 명령은 전사들에게 잘 전달됐다.
우르카이 전사들은 기운을 차리고 다시 한번 일제 돌격을 감행했다.
이제는 더 이상 터트릴 클레이모어가 없었다.
아니 있긴 한데 방향이 동쪽을 제외한 다른 삼면이었다.
투투투투퉁, 투투투투퉁…….
때마침 K6 중기관총이 불을 뿜었다.
우르카이 전사들의 몸에 구멍이 숭숭 뚫렸다.
대물리 방어진이 새겨진 마법 갑옷이라면 모를까, 아무리 강하고 질긴 갑옷이라고 해도 중기관총을 몸으로 막아내는 일은 절대 쉽지 않았다.
툭툭툭, 툭툭툭, 툭툭툭…….
시험 삼아 마루는 마법 소총을 꺼내 난사해 봤다.
역시 생각대로 별로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소총의 파괴력이 중기관총의 파괴력에 한참 미치지 못했던 것이다.
그는 마법 소총을 바로 포기하고 인벤토리에 집어넣었다.
대신 프릴 목걸이에 인챈트되어 있는 마법을 난사했다.
“라이트닝! 라이트닝! 라이트닝…….”
마루는 힘차게 마법의 시동어를 외쳤다.
강력한 번개가 목책을 넘으려는 우르카이 전사들을 강타했다.
꽝! 파츠츠츳!
라이트닝 마법은 우르카이 전사들을 새까맣게 태우고 강한 전류 다발을 사방으로 퍼트려 주변을 지져버렸다.
눈, 코, 귀, 입, 오공에서 연기를 피우며 몸을 덜덜 떠는 우르카이 전사들의 모습은 비참하기 그지없었다.
하지만 이를 본 사신 길드의 팀원들은 달랐다.
곧바로 놈들의 목을 창으로 쑤시거나 몸을 힘껏 밀어버렸다.
“으악!”
“크악!”
하지만 거꾸로 우르카이 전사들에게 당하는 팀원도 있었다.
우르카이 전사들이 워낙 힘이 좋아 강화계의 능력자인데도 불구하고 이들이 휘두른 창칼이나 둔기에 맞아 부상을 입어야 했다.
어떤 자는 힘에 밀려 뒤로 데굴데굴 구르기도 했다.
“치유! 치유! 치유…….”
하지만 이들은 총알같이 일어나 다시 목책으로 뛰어 올라갔다.
진아의 치유의 권능에 즉시 회복을 해버렸던 것이다.
마루는 잠시 놀란 가슴을 부여잡고 진아를 쳐다봤다.
마침 진아도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마루는 진아를 향해 엄지 척을 선물해 줬다.
진아의 입가에 미소가 떠오르는 것을 보며 그는 허공으로 떠올랐다.
‘천둥아! 날아올라라!’
도저히 쪽팔려서 소리 내서 말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마음속으로는 세상 그 어떤 자보다 힘차게 외쳤다.
마루는 천둥을 타고 허공으로 높이 솟구쳤다.
우르카이 족장이 그 모습을 보자 바로 워 크라이를 날렸다.
하지만 마루는 전혀 영향을 받지 않았다.
이럴 줄 알고 처음부터 플라이 마법 대신 자신의 포스를 집어넣고 염력을 쓴 것이다.
‘우레야! 가랏!’
이번에는 우레를 사용했다.
웅웅웅! 피이잉!
강력한 포스를 있는 대로 때려 박자 우레가 힘차게 진동했다.
그러곤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빠르게 허공을 날아갔다.
퍽, 퍼퍼퍼퍽, 퍽, 퍼퍼퍼퍽!
우레는 눈부신 속도로 날아가 일직선상에 있는 우르카이 전사들의 머리통을 차례로 꿰뚫어 버렸다.
목책 위에서 오만 인상을 쓰면서 살기를 뿌려대던 우르카이 전사들!
일거에 수십 마리가 눈을 까뒤집고 넘어갔다.
덕분에 뒤에 몰려있던 우르카이 전사들이 동료의 사체를 안고 넘어졌다.
“와아아아!”
사신 길드의 팀원들이 일제히 함성을 내질렀다.
그들도 이제 본능적으로 사기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이에 맞춰 능력자들의 공격이 쏟아졌다.
우르카이 전사들이 하나둘씩 비명을 지르며 나가떨어졌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놈들의 돌격은 끝이 없었다.
꽝, 꽈과광, 꽝, 꽈과광!
그때였다.
목책의 삼면에서 일제히 클레이모어가 터졌다.
우르카이 족장이 한쪽만 공격하던 작전을 바꿔 포위 공격을 감행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우르카이 족장의 커다란 패착이었다.
기다리고 있던 클레이모어가 삼중으로 터져나가자 화끈하게 달아오른 볼베어링이 무서운 속도로 날아가 삼면을 휩쓸어 버렸다.
강한 기세로 압박하려던 우르카이 전사들!
졸지에 떼죽음을 당하며 오히려 공세의 흐름을 스스로 깨뜨렸다.
거의 천여 마리에 가까웠던 우르카이 군단!
이제는 반도 채 남지 않았다.
그것도 온전한 우르카이 전사들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하나같이 화살이나 볼트가 몸에 꽂혀있었다.
아니면 원거리 공격에 맞아 크고 작은 부상을 달고 있었다.
“이제 우리와 숫자가 비슷해졌다. 목책에 가까운 순서대로 집중 공격해라!”
“와아아아!”
마루의 명령은 시기적절했다.
안 그래도 승기를 잡은 듯하자 다들 신이 나서 공격을 몰아쳤다.
우롸악!
그때 우르카이 족장이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목책을 향해 달려 나오기 시작했다.
커다란 덩치에 맞게 무식하게 생긴 워 해머를 들고 돌진하는 모습!
엄청나게 박력 있고 포스가 넘쳐흐르는 위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