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OY-Trinity RAW novel - Chapter 289
289화
덩치가 수십 미터나 되는 거대한 크라켄!
초대형 해양 몬스터의 위용은 그냥 보기만 해도 기가 질렸다.
하지만 해모수와 마루는 급히 정신을 차리고 빠르게 머리를 팽팽 돌렸다.
[해모수: 광역 마법을 쓰세요.] [그렌: 이놈을 잡으려면 최소한 7서클의 헬파이어는 써야 해!]해모수의 말에 그렌은 바로 견적을 뽑아봤다.
현재 자신의 상태로 헬파이어 마법을 쓰는 건 무리다.
그렇다면 당장 쓸 수 있는 마법은 5서클!
파이어 블래스트나 라이트닝 필드가 적당했다.
문제는 이런 광역 마법으로 과연 타격을 줄 수 있느냐는 것이다.
그렌은 어쩐지 긍정적인 생각이 들지 않았다.
[해모수: 위력이 엄청난 대형 소이탄을 쓰면 잡을 수 있지 않을까요?] [마루: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다 태울 일 있어! 여기서 대형 소이탄을 쓰면 크라켄보다 사람들이 더 많이 죽을 거야.] [그렌: 소이탄을 쓰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지형이야.]마루의 반대에 그렌도 바로 고개를 저었다.
[마루: 이렇게 큰 놈은 어지간한 화력으로 못 잡아요.] [해모수: 뭔가 강력한 한 방이 필요하겠어요.] [마루: 맞아. 차라리 M72 LAW 경량형 대전차 화기를 쓰세요. 대전차고폭탄(HEAT)이라면 통할지 몰라요.] [그렌: 그래. 그게 좋겠다.]공중을 선회하며 기회를 엿보던 그는 마루의 말에 반색했다.
키햐아아아!
크라켄은 하늘을 날아다니는 그렌이 이상하게 신경 쓰였다.
그래서 문어 다리를 뻗어 잡으려고 했지만 도저히 다리가 닿지 않았다.
그래서 그를 향해 끔찍한 피어를 터트렸다.
그런데 고위 마법사인 그렌에게 크라켄의 피어는 통하지 않았다.
그저 귀청이 따가울 정도로 시끄러운 소음에 불과했다.
그렌은 크라켄을 노려보며 아공간 반지에서 M72 LAW 경량형 대전차 화기를 꺼냈다.
그는 크라켄의 주둥이를 향해 조준하고 바로 방아쇠를 당겼다.
푸슝! 쐐애액!
일회용 로켓 발사기에서 하얀 연기가 꼬리처럼 물리며! 대전차 고폭탄이 빠르게 날아갔다.
불길한 느낌을 받은 크라켄이 재빨리 몸을 틀고 피했다.
그러나 탄속 130m/s, 유효 사거리 200미터의 탄두를 완전히 피하는 것은 애초에 그 덩치론 불가능했다.
쾅!
끄야하아악!
크라켄의 찢어질 듯한 비명이 성벽 일대를 진동시켰다.
놈은 온몸을 꿈틀대며 몸부림을 쳤다.
덕분에 대가리 한쪽에 뻥 뚫린 상처에서 녹색의 피가 분수처럼 뿜어져 나왔다.
와아아아!
이 모습에 바이칸 전사들은 일제히 기쁨의 함성을 터트렸다.
반대로 크라켄은 불로 지지는 듯한 고통에 분노하고 말았다.
퓨슝, 쐐애애액!
하지만 또다시 날아드는 M72 LAW의 탄두를 보자 기겁했다.
크라켄은 급히 몸을 낮추며 성벽 아래로 물러났다.
그래도 초대형 해양 몬스터의 거구는 빠르게 날아드는 대전차 고폭탄을 피할 수 없었다.
쾅!
또다시 크라켄의 몸에 탄두가 틀어박히며 폭발했다.
끄야아아아악!
이번에는 전보다 더 제대로 맞았다.
구멍 난 상처에서 녹색의 진득한 피가 펑펑 솟구쳤다.
해모수는 이에 크게 고무되어 마구 소리쳤다.
[해모수: 야호! 먹힌다. 계속 쏴요! 발사!]그러나 마루는 부화뇌동하지 않고 현재 상황을 보다 냉철하게 파악했다.
[마루: 중상은 아니지만 일단 상처를 입혔으니 부상을 더욱 확대하는 게 좋겠어요.] [그렌: 무슨 말인지 감 잡았다.]그렌은 마루의 말에서 힌트를 얻었다.
처음부터 마법으로 공격했다면 아마 실패했을 것이다.
딱 봐도 크라켄의 마법 저항력은 결코 약해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관통력 하나는 끝내주는 대전차 고폭탄을 통해 크라켄에게 상처를 입혔다.
지금이야말로 마법을 퍼부을 때였다.
“라이트닝, 라이트닝, 라이트닝!”
“파이어볼, 파이어볼, 파이어볼!”
그렌은 쓸데없이 5서클 마법을 남용하지 않았다.
대신 3서클 마법인 라이트닝과 파이어볼을 난사했다.
파지직, 파지지직, 파지지직!
펑, 퍼엉, 퍼벙! 펑펑!
크라켄의 상처는 순식간에 터지고 불에 타고 지져졌다.
그로 인해 녹색의 피가 철철 흘러넘쳤다.
크햐아아악!
크라켄은 고통으로 몸부림쳤다.
지상의 적이라면 어떻게든 상대할 수 있었을 텐데.
안타깝게도 상대는 하늘을 마음대로 날아다니는 고위 마법사였다.
게다가 난생처음 보는 특이한 무기로 공격해 왔다.
별것 아니었던 상처는 금세 중상으로 변해 심각해졌다.
어쩔 수 없이 크라켄은 조금씩 뒤로 물러나기 시작했다.
뿌쓕!
그때 검은 액체가 빠르게 그렌을 향해 날아왔다.
크라켄이 회심의 먹물 공격을 한 것이다.
이건 문어의 먹물 따위와는 질적으로 달랐다.
몸에 맞으면 당장 녹아버리는 극독이나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그렌은 이런 공격에 당할 정도로 어수룩하지 않았다.
“블링크!”
그는 프릴 반지에 인챈트된 블링크 마법진을 이용해 가볍게 몸을 피했다.
그리고 이어진 것은 처절한 보복이었다.
투투투투투, 투투투투투투!
하늘에서 총알 비가 내렸다.
K6 중기관총에 쏟아진 12.6밀리미터 탄환!
크라켄의 눈과 입을 노리고 무섭게 날아들었다.
키햐아아악!
놀란 크라켄은 급히 문어 다리를 들어 그렌의 공세를 막았다.
그러나 이건 그저 시작에 불과했다.
쾅, 쾅, 쾅, 쾅, 쾅, 쾅, 쾅, 쾅!
크라켄의 머리에 무수한 폭발이 일었다.
그렌이 아공간 반지에 보관하고 있던 벼락포의 포탄을 떨어뜨리기 시작한 것이다.
이건 마치 전략 폭격기에서 폭탄을 마구 투하하는 것과 같은 화력이었다.
처음 성벽을 공격할 때 쏘아대던 산발적인 벼락포의 공격과는 그 차원이 달랐다.
그렌의 폭격에 끝도 없이 포탄이 줄지어 쏟아졌다.
크라켄은 이미 큰 상처를 입고 있었다.
M72 LAW의 대전차 고폭탄에 두 곳이나 관통당해 상처가 너덜너덜해졌다.
그 위에 쏟아진 폭격은 아무리 초대형 해양 몬스터라고 해도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크라켄은 이제 생명의 위협까지 느꼈다.
“대형 쇠뇌를 발사하라!”
그렌은 마법으로 크게 외쳤다.
그러자 입을 딱 벌리고 쳐다보던 대전사 세쿤타가 급히 복명복창했다.
“대형 쇠뇌를 발사하라!”
기다렸다는 듯이, 바이칼 전사들은 크라켄에게 대형 쇠뇌를 무차별 발사했다.
퉁, 투투퉁, 퉁퉁퉁!
쐐액, 퍽, 쐐액, 퍽, 쌕쌕쌕, 퍼퍼퍽!
연이어 날아간 대형 화살들!
신기하게도 전과는 달리 크라켄의 온몸에 팍팍 꽂혀 들어갔다.
와아아아!
그 모습에 바이칼 전사들이 신나게 함성을 내질렀다.
[해모수: 갑자기 왜 대형 쇠뇌를 쏜 거예요?] [마루: 그거야 다 이유가 있지.] [그렌: 바로 이것 때문이야.]해모수의 의문에 그렌은 마법으로 답을 해줬다.
“라이트닝 필드!”
파지지지직, 파지지지직!
5서클의 뇌(雷) 속성 광역 마법 라이트닝 필드!
바이칼족이 쏜 대형 쇠뇌의 철제 대형 화살을 타고 들어가 크라켄의 전신을 화끈하게 지져버렸다.
크홰애애애액!
크라켄은 죽는다고 비명을 질러댔다.
세상 두려운 줄 몰랐던 초대형 해양 몬스터 크라켄!
어느새 놈의 두 눈이 공포로 물들기 시작했다.
크라켄은 급히 바다로 도망치려고 했다.
하지만 그렌은 한번 잡은 승기를 절대 놓치지 않았다.
오히려 가지고 있는 모든 마력을 다 쏟아부어 크라켄을 지져댔다.
나중에는 마나가 떨어지자 상급 마나석까지 동원했다.
끄햐아아아악!
크라켄도 처절하게 저항했다.
온몸을 비틀어 대며 어떻게든 바다로 들어가려고 몸을 데굴데굴 굴렸다.
하지만 생각대로 몸이 말을 잘 듣지 않았다.
푸쉬이이익!
크라켄의 전신에 하얀 김이 솟구쳤다.
피부가 새카맣게 타들어 가고 고소한 냄새가 사방으로 진동했다.
한쪽 눈은 라이트닝 필드 마법에 익다 못해 그냥 터져버렸다.
심장도 고장 난 듯 덜컥거리고 온몸의 근육도 경직되어 버렸다.
그래도 크라켄은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꿈틀거리며 이동했다.
[해모수: 우와! 이 새끼 독종이네.] [마루: 자기도 살겠다고 몸부림을 치는 거지.] [그렌: 절대 놓칠 수 없어. 끝까지 물고 늘어질 거야.]해모수와 마루는 크라켄의 끈질긴 생명력을 보고 놀랐다.
그렌은 이를 악물고 라이트닝 필드를 계속 유지했다.
카오스 홀은 이미 텅 비워졌다.
상급 마나석도 물 쓰듯 마나가 소모됐다.
그는 최상급 마나석까지 꺼내 공세의 고삐를 더욱 조였다.
이미 크라켄에 의해 죽거나 다친 사상자가 한둘이 아니다.
여기서 이놈을 놓치면 아마 두고두고 후회할 것이 분명했다.
그렌과 크라켄의 목숨이 걸린 한판 대결!
절대 쉽게 끝나지는 않았다.
크라켄은 바로 앞에 보이는 바닷속으로 들어가려고 온 힘을 다했다.
그렌도 바이칼 전사들의 복수를 위해, 후환을 제거하기 위해 더욱 집중했다.
파지지지직, 파지지지직, 파지지지직!
크라켄을 둘러싼 라이트닝 필드에서 시퍼런 전격이 마구 쏟아졌다.
그때마다 크라켄의 몸은 덜덜 떨렸다.
하지만 상대는 놀라운 마법 저항력과 강력한 생명력을 가진 크라켄이다.
끝내 밀려오는 파도에 빨판이 잔뜩 나있는 다리 하나를 걸치고 말았다.
차가운 바닷물을 만나자 힘이 나는지 한 개 남은 크라켄의 눈에서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영주님!”
그때 성문이 활짝 열리며 누군가 미친 듯이 질주해 왔다.
야엘이었다.
그런데 그녀는 자신의 몸보다 훨씬 긴 초대형 강철 창을 어깨에 짊어지고 있었다.
프릴 아머를 입고 있는 야엘의 몸이 일순 주홍색으로 환하게 물들었다.
자신의 오러를 폭발시키듯 전신에 퍼트린 것이다.
그러자 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폭발적인 속도로 야엘의 몸이 크라켄을 향해 일직선으로 쏘아졌다.
“이야아앗!”
힘차게 기합성을 발하며 그녀는 온 힘을 다해 창을 집어 던졌다.
벼락처럼 공간을 가르고 쏘아진 초대형 강철 창!
쐐액! 철썩!
놀랍게도 크라켄의 양미간 사이에 정확히 박혀버렸다.
크라켄은 그녀가 던진 초대형 강철 창에 미처 반응도 하지 못했다.
꾸웨에에에엑!
크라켄은 귀청이 터질 것 같은 참혹한 비명을 질러댔다.
“나이스 샷!”
회심의 미소를 지은 그렌!
그는 있는 마력, 없는 마력을 몽땅 끌어모았다.
그러곤 라이트닝 필드의 전격에 전부 때려 넣었다.
대량의 전격이 라이트닝 필드에서 터져 나와 크라켄의 미간에 박힌 창으로 집중됐다.
파츳츳츳츳! 퍽!
크라켄의 미간이 순간 파랗게 변하더니 뭔가 터지는 듯한 둔탁한 소리가 들려왔다.
동시에 크라켄의 거대한 동체가 그대로 무너져 내렸다.
쿵!
대지를 진동시키는 육중함!
크라켄은 마침내 전격에 뇌가 터지며 한 많은 (몬)생을 다했다.
레무리아의 바란츠해와 보포틀해에서 공포로 군림하던 초대형 해양 몬스터 크라켄의 악명을 생각하면, 참으로 허무한 죽음이 아닐 수 없었다.
와아아아!
크라켄에겐 비극.
하지만 놈의 죽음은 바이칼 전사들에게 축복이었다.
그들은 일제히 두 손을 하늘로 높이 치켜들고 만세를 불렀다.
“크라켄이 쓰러졌다.”
“그렌 영주님! 만세!”
“레이디 야엘! 만세!”
“바이칼 만세!”
대전사 세쿤타를 비롯한 바이칼 전사들은 모두 한마음으로 기뻐했다.
[그렌: 어휴! 간신히 잡았네.] [해모수: 그렌 형님, 수고했어요.] [마루: 수고하셨어요. 막판에 야엘이 크게 한 건 했네요.] [그렌: 그러게 말이야. 하마터면 크라켄을 놓칠 뻔했어.]해모수와 마루의 말을 들으며 그렌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퉁!
그때 크라켄의 이마에서 뭔가 바닥으로 툭 떨어지는 게 보였다.
그렌은 언뜻 뇌리를 스치는 게 있어 재빨리 다가갔다.
녹색으로 물든 모래 사이로 노랗게 반짝이는 수박만 한 물체가 보였다.
‘이건 크라켄의 마정석이다.’
그렌은 끈적이는 크라켄의 뇌수에도 불구하고 손수 크라켄의 마정석을 집어 잘 살펴봤다.
손끝이 저릿할 정도로 거친 마나가 담겨있는 게 느껴졌다.
[해모수: 와아! 크라켄의 내단이다.] [마루: 크라켄의 힘이 담긴 마정석이네.] [그렌: 맞아. 이건 최상급 마정석이야.]그렌은 환하게 미소를 지었다.
이렇게 큰 최상급 마정석은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그는 누가 볼세라 얼른 크라켄의 마정석을 인벤토리에 담았다.
“영주님!”
“야엘!”
그때 야엘이 다가와 그의 품에 안겨왔다.
그렌은 크라켄의 피와 뇌수로 더럽혀진 두 손 때문에 꼼짝도 할 수 없었다.
그래서 팔을 옆으로 더 벌리고 가만히 서있었다.
다행히 눈치 빠른 야엘이 그의 허리를 꼭 한번 껴안더니 바로 뒤로 물러났다.
“클린! 정화!”
그렌은 재빨리 클린 마법과 정화 마법을 동시에 사용했다.
너무나도 이쁜 짓을 한 야엘의 얼굴을 두 손으로 잡고 그녀의 입술에 진하게 키스를 했다.
쪽!
“야엘! 잘했어.”
“헤헤!”
야엘은 그렌의 칭찬에 환하게 웃었다.
그녀는 그의 품으로 깊숙이 파고들며 얼굴을 가슴에 비벼댔다.
하지만 몰려오는 사람들의 인기척에 아쉽게도 두 사람의 애정 행각은 그것으로 끝내야 했다.
“영주님, 수고하셨습니다. 그런데 얀 영주성에서 급보가 들어왔습니다.”
“무슨 일인데?”
대전사 세쿤타의 말에 그렌은 미간을 찌푸렸다.
세쿤타는 조심스럽게 얀 영주성의 상황을 보고했다.
“얀 영주성에 가고일과 하피 떼가 나타났다고 합니다.”
“비행 몬스터가 나타났다고!”
그렌은 잠시 크라켄을 쳐다보더니 바로 고개를 크게 흔들었다.
“세쿤타 대전사! 크라켄 사체를 성안으로 옮겨라!”
“네, 영주님.”
그는 뒤처리를 세쿤타에게 맡기기로 했다.
“야엘! 돌아가자!”
“네, 영주님.”
그렌은 야엘의 허리를 잡고 바로 플라이 마법을 사용했다.
두 사람의 몸이 허공으로 떠오르더니 쏜살같이 앞으로 쭉 뻗어나갔다.
와아아아!
그 광경에 버틀 영주성에 있는 바이칼 전사들이 일제히 함성을 터트렸다.
그렌은 이에 보답으로 한 손을 들어 살짝 흔들었다.
그런 다음 영주성 지하로 빠르게 달려 내려갔다.
‘바쁘다. 바빠!’
그렌은 정신없이 다시 얀 영주성으로 영구 텔레포트 마법진을 타고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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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지트 소설 (구:아지툰 소설) 에서 배포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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