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OY-Trinity RAW novel - Chapter 294
294화
“다크 배리어!”
“다크 배리어!”
급하게 다크 배리어를 치는 흑마법사들의 눈빛이 공포로 물들었다.
처음에는 와이번 한 마리를 보고 가소롭다고 느꼈다.
하지만 수십 마리의 블루 드레이크와 아이스 와이번이 한꺼번에 폭사하자, 보통 놈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도 절대 질 것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어떻게든 거리를 좁히면 바로 순삭할 수 있을 것이란 믿음이 있었다.
그런데 웬걸!
마법사가 분명한 적은 오히려 흑마법사들보다 훨씬 교활했다.
약점을 파고들어 공격하는 것은 물론, 기상천외한 무기와 마법의 조합을 무기로 시시각각 숨통을 조여왔다.
미친 듯이 치고받는 사이!
정신을 차리고 보니 어느새 주위엔 5서클의 흑마법사인 자신과 4서클의 흑마법사 한 명밖에는 남아있지 않았다.
아직도 곁에는 블루 드레이크 두 마리와 아이스 와이번 세 마리가 남아있었다.
하지만 몸에서 열기를 풀풀 뿜어대는 와이번의 꽁무니도 못 쫓아다니고 있었다.
그것도 이젠 지쳤는지 점점 날갯짓하는 횟수가 줄어들고 고도도 낮아졌다.
‘튀자!’
결국 오팔은 도망치기로 마음먹었다.
아무리 기회가 좋아도 자신의 목숨까지 바쳐가면서 싸울 생각은 없었다.
―네이마루! 놈을 공격해라. 내가 바로 뒤쫓아 가겠다.
―예, 오팔 님.
오팔의 메시지 마법에 네이마루는 즉시 아이스 와이번을 움직였다.
이제는 피하는 것도 다크 배리어 마법만 줄기차게 펼치며 정면으로 치달았다.
당연히 뒤에서 오팔이 그를 지켜줄 줄 알았다.
하지만 오팔은 이미 아이스 와이번의 기수를 아래로 틀었다.
아이스 와이번도 지쳤는지 오팔의 퇴각을 기뻐하면서 전력으로 급강하하고 있었다.
그것도 모르고 네이마루는 힘차게 레닌을 향해 전진했다.
[해모수: 어라! 저놈이 미쳤나?] [마루: 죽으려고 호랑이 아가리에 머리를 디미네.] [그렌: 어! 한 놈이 도망간다.]해모수와 마루는 네이마루의 겁 없는 돌진에 의문을 느꼈다.
하지만 그렌은 별로 신경 쓰지 않고 매직 미사일 마법을 펼쳤다.
“매직 미사일!”
서른두 개의 매직 미사일이 빠르게 떠오르더니 일제히 네이마루를 향해 날아갔다.
쐐애애액, 쐐애애액!
공기를 찢어발기는 무시무시한 파공성!
공간을 가르는 매직 미사일은 아무런 방해도 없이 네이마루와 그가 타고 있는 아이스 와이번을 향해 쏘아졌다.
퍽, 퍼퍼퍽, 퍽퍽! 빡!
다크 배리어는 몇 겹으로 중첩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렌의 강력한 매직 미사일 몇 방에 박살이 나고 말았다.
이어진 것은 아무런 방어력도 없는 흑마법사의 머리통에 매직 미사일이 시원스럽게 꽂히는 장면이었다.
머리가 날아간 흑마법사의 몸이 뒤로 축 처졌다.
아이스 와이번은 흑마법사와의 연결이 끊기자 크게 당황했다.
그때부터 본능적인 두려움이 밀려왔다.
아이스 와이번은 급히 방향을 바꾸고 도망쳤다.
흑마법사가 있건 말건 끝까지 레닌을 공격하려고 다가오는 드레이크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투투퉁, 투투퉁, 투투투투퉁!
그렌은 중기관총을 꺼내 도망치는 오팔을 향해 난사했다.
이미 거리가 수 킬로미터 떨어져 있었다.
하지만 고공에서 아래로 직사를 하는 거라 유효사거리가 많이 늘어나 있었다.
탄막을 형성한 무수한 총알은 도망치는 오팔과 아이스 와이번의 동체에 쑤셔 박혔다.
팅팅팅, 팅팅팅!
중첩된 다크 배리어에서 불꽃이 터졌다.
껍질이 벗겨지듯 한 꺼풀씩 사라져 갔다.
“다크 배리어!”
“다크 배리어!”
그때마다 오팔은 필사적으로 다크 배리어를 생성하며 위기를 넘겼다.
끄에에에에엑!
하지만 아이스 와이번은 달랐다.
물론 치명타는 아니었다.
그렇지만 날개가 뚫리는 고통은 아무리 아이스 와이번이라고 해도 쉽게 참아낼 수 있는 아픔이 아니었다.
휘청대는 아이스 와이번을 향해 뭔가가 빠르게 날아들었다.
쐐애애액!
아이스 와이번은 급히 몸을 한 바퀴 돌려 그것을 피해냈다.
아쉽게도 날아온 것은 한 발만이 아니었다.
퍽, 퍽, 퍽!
남은 세 개의 대형 매직 미사일이 아이스 와이번의 몸통에 쑤셔 박혔다.
끄웨에에엑!
아이스 와이번은 길게 비명을 지르며 아래로 추락했다.
“안 돼!”
놀란 오팔은 급히 플라이 마법을 펼쳐 하늘을 날았다.
빠르게 떨어지던 몸은 간신히 균형을 유지하며 공중에 멈춰 섰다.
그러나 곧 무시무시한 그렌의 공격이 떨어졌다.
번쩍!
쌕, 쐐액, 쐐애액!
타타탕, 타타탕, 타타타탕!
라이트닝 마법에 이어 매직 미사일이 쏟아졌다.
그 뒤를 이은 마법 소총의 총알은 마법보다 빠르게 날아가 오팔의 다크 배리어를 두들겼다.
팅팅팅, 팅팅팅팅!
파지직!
퍽퍽퍽, 빡빠박!
“으아악!”
간신히 총알을 막았던 오팔!
라이트닝에 이은 매직 미사일의 무차별한 폭격에 온몸에 숭숭 구멍이 뚫리고야 말았다.
오팔의 몸은 피를 뿌리며 땅으로 떨어져 내렸다.
그때 번쩍하더니 오팔의 몸이 연기처럼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
[해모수: 어! 도망쳤다.] [마루: 뭐지?] [그렌: 텔레포트 마법 스크롤을 이용해 도망친 거야.]그렌은 안타까운 목소리로 외쳤다.
다른 것은 몰라도 흑마법사 한 놈은 꼭 생포하고 싶었다.
그래서 이 끔찍한 울트라 웨이브가 왜, 어떻게 생기는 건지 원인을 밝혀내려고 했다.
하지만 다 된 밥에 모래를 뿌리는 것도 아니고, 갑자기 예상하지 못했던 텔레포트 마법 스크롤 탈출이 일어났다.
“그렌! 블루 드레이크와 아이스 와이번이 도망친다.”
“잡으러 가자.”
엘리샤의 말에 그렌은 아쉬움을 접고 잔당을 소탕하기로 했다.
블루 드레이크와 아이스 와이번이 아무리 위험해도 불의 여왕과 레닌이 있는 이상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었다.
그렌은 마법과 마법 소총을 이용해 도망치는 블루 드레이크와 아이스 와이번을 모조리 땅으로 떨어뜨렸다.
“수고했어.”
“엘리샤도 수고했어. 레닌도 잘 싸웠다.”
키햐악!
그렌의 말을 알아들었는지 레닌은 고개를 꼿꼿이 세우고 창공을 선회했다.
그사이 녹았던 북해의 바다가 다시 꽁꽁 얼어붙고 북해를 가로지르는 울트라 웨이브가 이어졌다.
“돌아가기 전에 한 방 먹이고 가자.”
“좋아.”
그렌은 지상을 싸늘한 눈빛으로 쳐다봤다.
엘리샤는 그의 말에 좋다고 손뼉을 쳤다.
쾅, 쾅, 쾅, 쾅!
얼어붙은 북해 바다에 네 개의 버섯구름이 피어올랐다.
그 사이로 열기를 머금은 와이번 한 마리가 빠르게 남하하기 시작했다.
“끼야호!”
불의 여왕, 엘리샤는 신나게 소리를 질렀다.
원수 같은 몬스터들을 폭격해서 조지는 맛이 아주 꿀맛이었다.
그녀는 사랑하는 남편의 두 손을 잡고 자신의 배에 댔다.
그러고는 뒤로 몸을 기댔다.
그렌은 그녀의 목에 키스하고 볼을 비벼댔다.
[해모수: 설마 여기서 하려는 건 아니겠지?] [마루: 무슨 소리야? 여기서 뭘 해?] [그렌: 해모수! 너 지금 무슨 상상 하는 거니?] [해모수: 어! 아, 아니에요.]그렌의 정색하는 목소리에 해모수는 바로 꼬리를 내렸다.
아무래도 자신이 살짝 오해한 모양이었다.
마루는 해모수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눈치챘다.
솔직히 자신도 혹시나 하는 생각을 하긴 했다.
[해모수: 상태 창 좀 확인해 봐요.] [그렌: 그럴까!]해모수가 얼른 화제를 돌렸다.
그렌은 모른 척하고 상태 창을 열었다.
그는 150개나 쌓인 보너스 스탯을 보고 깜짝 놀랐다.
미리 생각해 둔 스탯을 올리며 그렌은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트리니티(Trinity) 바이오 인터페이스 · 싱크로 80.43퍼센트
이름: 이마루(Off) · 그렌(▲On) · 해모수(Off)
종족: 인간 | 랭크: 최상급(S)
레벨: 201 / 33퍼센트
스탯: 근력 50(+194), 민첩 50(+200), 체력 50(+173), 지력 141(+22), 마력 310
[마루: 헉! 레벨이 201을 넘겼어요.] [해모수: 싱크로율이 80퍼센트를 넘겼다.] [그렌: 보조 스탯이 엄청나게 붙었네.]셋은 그렌의 상태 창을 보더니 반색했다.
미리 이렇게 될 줄 알고 있긴 했지만, 막상 엄청나게 달라진 상태 창을 확인하는 것은 또 다른 즐거움이었다.
[그렌: 온몸이 터질 것같이 힘이 넘쳐흘러!]한꺼번에 150개의 보조 스탯을 올린 덕분인지 그렌의 몸에서 강력한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
엘리샤는 깜짝 놀라 고개를 뒤로 돌렸다.
가만히 미소 짓고 있는 그렌의 얼굴에서 은회색의 아름다운 광채가 은은하게 흘러나오고 있었다.
[해모수: 인벤토리 좀 봐요.] [마루: 뭐야? 인벤토리가 512세제곱미터, 공유 인벤토리가 64세제곱미터로 늘어났어요.] [그렌: 64세제곱미터면 얼마나 큰 거야?] [해모수: 가로, 세로, 높이가 각각 1미터 되는 정육면체가 64개 있다는 소리 아녜요?] [마루: 맞아. 가로 4미터, 세로 4미터, 높이 4미터의 정육면체 정도 되는 크기지.] [그렌: 이걸 늘이거나 줄여서 조합하면, K21 보병 전투 장갑차(NIFV)도 들여올 수 있겠다.]마루는 그렌의 말에 머릿속으로 한번 상상해 봤다.
K21 보병 전투 장갑차는 전장 6.9미터, 전폭 3.4미터, 전고 2.6미터다.
길이를 늘이고 높이와 넓이를 좀 줄이면, 아마 충분히 공유 인벤토리를 채울 수 있을 것이다.
[마루: 가능하겠는데.] [해모수: 와우! 21세기의 장갑차를 가져가면 명나라를 쓸어버리는 것은 일도 아니겠다.] [마루: 명나라보다 초원을 쓸어버리는 데 더 적합하지 않을까?] [그렌: 장갑차 얘기는 나중에 하고 이것 좀 봐봐!]마루와 해모수는 그렌의 말에 시선을 상태 창으로 집중했다.
싱크로율 옆에 피라미드 모양의 입체 버튼이 노란 빛을 내며 반짝이고 있었다.
[해모수: 이게 뭐지?] [마루: 글쎄요. 어쩐지 불안한데요.] [그렌: 한번 눌러볼까?] [해모수: 안 돼요. 뭔지도 모르는데 무턱대고 누르면 어떻게 해요?] [마루: 이따 다들 잘 때 한번 눌러봐요.] [그렌: 그럼 그때까지 누르지 말고 기다려 볼까?] [해모수: 네.] [마루: 예.] [그렌: 그렇게 하자.]그렌은 해모수와 마루의 조언을 받아들여 잠시 참기로 했다.
하지만 입체 피라미드 버튼이 반짝거리며 자꾸 눌러달라고 유혹을 했다.
그래도 그는 꾹 참고 얀 영주성으로 돌아왔다.
“엘리샤! 이따 보자.”
“응.”
그렌은 엘리샤의 입술에 가볍게 키스를 하고 블링크 마법을 시전했다.
“블링크!”
레닌의 위에 있던 그렌의 모습이 감쪽같이 사라졌다.
대신 그의 모습은 얀 영주성의 성벽 중앙에 나타났다.
와아아아!
그렌이 나타나자 바이칼 전사들이 일제히 함성을 질렀다.
그의 옆으로 포스탄 대전사가 다가왔다.
“수고하셨습니다. 영주님.”
“별일 없었지?”
“네, 아울베어 웨이브는 저희가 잘 막아냈습니다.”
“포스탄 대전사도 수고했어.”
그렌은 포스탄의 어깨를 한번 툭 치고 성벽 아래를 내려다봤다.
아울베어의 참혹한 사체들이 성벽 아래에 첩첩이 쌓여있었다.
“피해는?”
“어제보다 적었습니다.”
“모두 울트라 웨이브에 적응하기 시작한 모양이로군.”
“그런 것 같습니다.”
포스탄의 보고를 들으며 그렌은 고개를 좌우로 돌렸다.
마법사들을 찾는 것이다.
“마법사들은 어디 갔지?”
“한차례 광역 마법을 쏟아내고 지금은 숙소로 돌아가 명상을 하고 있습니다.”
고개를 끄덕이며 그렌은 몸을 돌렸다.
“해가 떨어지면 저녁 식사를 하고 휴식을 취하도록 해!”
“네, 영주님.”
그렌과 엘리샤가 레닌을 타고 가서 라미아와 미노타우로스를 폭격했다.
덕분에 울트라 웨이브가 뚝 끊겨서 남은 몬스터들이 산발적으로 공격해 오고 있었다.
전면 공세도 아니고 이런 자잘한 공격에 당할 바이칼 전사들이 아니었다.
그렌은 뒤를 포스탄 대전사에게 맡기고 영주관저로 돌아갔다.
레벨 업과 스탯 상승으로 인해 몸이 피곤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고공에서 신나게 싸웠더니 정신적으로 살짝 피곤함을 느꼈다.
어차피 오늘은 이렇게 끝나는 분위기라, 그도 더는 힘을 빼지 않고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저벅, 저벅, 저벅!
어느새 야엘이 다가와 그의 뒤를 지켰다.
그녀는 그렌의 얼굴을 쳐다보며 뭔가 이상하다는 듯 자꾸 고개를 갸웃거렸다.
확실히 전과는 다른 강한 기운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야엘이 하는 행동을 보니 내가 아직 완전히 스탯에 적응하지 못했구나.’
힘을 완전히 숨기지는 못해도 최소한 어느 정도 갈무리는 한 줄 알았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스탯의 변화는 오러와 마나에 예민한 이들의 주의를 끌었다.
그렌은 괜히 에펠이나 타워에게 붙잡혀서 곤욕을 치르기를 원치 않았다.
그래서 재빨리 달려가 영주관저의 침실로 들어갔다.
“우아아아!”
침대에 몸을 누이자, 몸이 침대 안으로 쏙 파고드는 기분이었다.
“많이 피곤하신 모양이에요.”
“좀 피곤하긴 하네. 나 조금만 자다 일어날게.”
“아니에요. 특별한 일이 없으면 깨우지 않을 테니까 푹 쉬세요.”
그렌은 야엘의 손을 잡아끌었다.
품에 안긴 야엘의 입술에 키스하고는 눈을 감았다.
그녀의 배려에 고맙다는 인사였다.
하지만 숨을 세 번 쉬기도 전에 그는 금세 잠에 빠져들었다.
그 모습에 야엘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그녀는 사랑하는 임의 품에서 나와 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러고는 방해가 될세라 침실로 나가 문 앞에서 최상급 오러 연공법을 수련했다.
창문을 통해 석양의 붉은 빛이 침실을 점령하기 시작했다.
*****************************************************
아지트 소설 (구:아지툰 소설) 에서 배포하였습니다.
웹에서 실시간으로 편리하게 감상하세요
http://novelagit.xyz
****************************************************
*****************************************************
아지트 소설 (구:아지툰 소설) 에서 배포하였습니다.
웹에서 실시간으로 편리하게 감상하세요
http://novelagit.xyz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