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OY-Trinity RAW novel - Chapter 69
69화
‘가랏! 윈드 프레셔(Wind pressure)!’
파이어볼을 날린 뒤 그렌은 바로 윈드 프레셔 마법을 펼쳐 전력을 다해 전면으로 투사했다.
쾅!
그렌이 날린 파이어볼이 우르카이 전사들의 몸과 부딪치자 강력한 폭발을 일으켰다.
거의 동시에, 역시 그렌이 날린 윈드 프레셔 마법이 강력한 바람의 힘과 압력을 폭발적으로 전면(동굴 밖)을 향해 터트려 버렸다.
꽈르르릉, 꽈릉, 쿠르릉, 쿵!
귀청이 터질 것 같은 엄청난 폭음과 강한 압력이 일었다.
동굴은 마치 지진을 만난 듯 마구 흔들렸다.
필립과 제니퍼를 비롯한 레인저와 용병들은 일제히 자신의 머리를 감싸고 몸을 움츠렸다.
동굴의 안쪽에서 차가운 바람이 쏟아지듯 빠르게 밀려왔다.
그들의 옷과 머리카락이 마구 펄럭이며 봉두난발(蓬頭亂髮)의 모습이 되어갔다.
귀가 먹먹해지고 머리가 띵해졌다.
잠시 그 상태로 가만히 기다리자 먼지가 천천히 가라앉았다.
레인저와 용병들은 그제야 고개를 들어 동굴 입구를 쳐다봤다.
“아! 이럴 수가…….”
“이게 진짜 마법의 힘이란 말인가?”
“엄청나네.”
“그렌 님은 혹시 드래곤의 변신!”
레인저와 용병들은 자신의 눈앞에 펼쳐진 엄청난 현실에 일제히 탄성을 발했다.
놀랍게도 동굴 안은 마치 누군가가 대패로 싹 밀어버린 듯 동굴 입구까지 깨끗이 깎여있었다.
바닥에는 새카맣게 탄 채 널브러진 우르카이 전사들의 사체가 보였다.
동굴 밖에는 고통의 비명을 지르며 피를 흘리고 쓰러져 있는 우르카이 전사들의 처참한 모습도 보였다.
“크하하하하!”
느닷없이 통쾌한 웃음소리가 동굴을 울렸다.
다들 고개를 돌려보니 로브를 쓰고 있는 그렌이 신나게 웃음을 터트리고 있었다.
제니퍼는 그 모습에 퍼뜩 정신을 차렸다.
그녀는 급히 용병들이 우르카이 전사 사체에서 채취한 마정석을 모아 가져갔다.
“그렌 님, 괜찮으세요?”
“으응?”
그는 제니퍼의 물음에 웃음을 멈추고 고개를 돌렸다.
그렌이 그녀를 빤히 쳐다보자 제니퍼의 눈이 동그랗게 변했다.
“그렌 님, 코피가 나요. 눈도 빨갛게 충혈되셨어요.”
“그으래? 크흠, 난 괜찮아. 마정석이나 줘!”
“예.”
그렌은 제니퍼의 말에 별거 아니라는 듯 자신의 코에서 흘러내리고 있는 피를 로브의 소맷자락으로 쓱쓱 훔쳤다.
제니퍼는 그렌의 박력에 그만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저 가지고 온 마정석을 고이 그에게 바쳤다.
그녀는 그제야 그렌이 자신에게 반말을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그는 이런 강력한 마법 공격을 거침없이 펼치는 마법사였다.
겨우 용병 따위에게 반말을 하는 것은 일도 아니란 생각이 떠올랐다.
그녀는 조심스럽게 뒤로 물러났다.
그러곤 그렌의 모습을 힐끔거리며 훔쳐봤다.
보면 볼수록, 시간이 가면 갈수록 그렌의 모습은 점점 멋있어졌다.
그동안 철벽 방어를 자랑하던 제니퍼의 방심이 위기를 맞이했다.
전혀 예상치 못한 때와 장소에서 지진을 만난 듯 사정없이 흔들리고 있었다.
그녀는 마구 두방망이질해 대는 심장으로 인해 점차 호흡이 가빠왔다.
눌린 가죽 갑옷으로 인해 터질 것만 같은 자신의 뽀얀 가슴을 제니퍼는 한 손으로 지그시 누르며 크게 심호흡을 해야 했다.
[해모수: 우와아! 그렌 아저씨, 정말 카리스마 쩐다.] [마루: 해모수, 너 자꾸 그런 말 쓸래? 내가 그런 말투 쓰지 말라고 했잖아!] [해모수: 왜요? TV에 나오는 초딩, 중딩도 잘만 쓰던데…….] [마루: 아이고 머리야.]마루는 해모수의 말에 고개를 설레설레 저으며 시선을 그렌에게 돌렸다.
[마루: 어쨌든 이번 마법은 정말 대단했어요. 파이어볼과 윈드 프레셔의 콤비네이션이라니…….] [그렌: 이건 모두 마루 네 덕분이야. 네가 보여준 소총의 원리가 아니었다면 난 결코 두 개의 마법을 섞어 쓸 생각을 하지 못했을 거야.] [마루: 내가 한 일이라곤 인터넷에 떠도는 동영상을 찾아 틀어준 것밖에 없어요. 하나의 마법도 쓰기 힘든데 두 개의 마법을 연속으로 구현한 것은 정말 대단한 일 같아요.]마루의 말대로 그는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진 짧은 동영상 하나를 찾아 틀어준 공로밖에 없었다.
오히려 그렌이 그것을 보고 소총의 총열은 동굴로, 총알은 파이어볼로, 추진력은 윈드 프레셔로 대처하는 아이디어를 낸 것이야말로 정말 대단한 응용력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해모수: 그렌 아저씨, 그런데 제니퍼가 아저씨를 자꾸 훔쳐봐요.]떠엉!
마루와 그렌의 대화는 해모수의 뜬금없는 한마디 말로 뚝 끊겼다.
[그렌: 저, 정말이야?] [해모수: 네, 정말이에요. 그렌 아저씨도 제니퍼가 마음에 들죠?] [그렌: 그건?] [해모수: 어라? 이건 뭐지? 웬 전장의 핑크빛 분위기!]해모수가 당황해하는 그렌을 놀리기 시작하자 마루가 얼른 나섰다.
[마루: 지금 우리가 이런 얘기를 나누고 있을 때가 아니에요. 동굴 밖에는 아직도 우르카이들이 호시탐탐 동굴 안을 노리고 있어요. 그렌 형의 몸도 뭔가 이상이 있는 것 같아요. 어서 빨리 몸부터 추슬러야 합니다.] [그렌: 응, 알았어.]해모수는 마루의 말에 꿀 먹은 벙어리처럼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마루가 하는 말이 전부 다 맞는 소리였기 때문이다.
그렌은 즉시 자신의 몸을 관조했다.
일단 카오스 볼은 이상이 없었다.
다만 마나를 대량으로 소모해서 만든 파이어볼과 윈드 프레셔 마법을 연이어 사용해서 그런지… 머리가 띵하고 가슴이 답답했다.
아무래도 처음 써본 마법으로 인해 조금은 몸에 무리가 갔던 모양이었다.
그래도 이 정도로 끝난 것이 다행이다.
그렌은 그렇게 여기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렌 님, 로즈가 왔어요.”
제니퍼가 때마침 33파티의 힐러이자 치유의 능력을 가진 사제 로즈를 데리고 왔다.
로즈는 그렌의 얼굴을 살펴보더니 즉시 자신의 능력을 발휘했다.
“치유의 빛!”
로즈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그렌의 몸에 우윳빛 광채가 떨어져 내렸다.
그렌은 즉시 머리가 개운해지고 가슴이 시원해지는 느낌에 반색했다.
자신의 몸을 살펴보니 어느새 한결 몸이 가뿐해진 것을 알 수 있었다.
“로즈, 고맙다.”
“아니에요. 정말 고맙다고 인사를 해야 하는 것은 저희들이죠. 그렌 님이 안 계셨다면 우리는 이미 우르카이 전사들에게 모두 잡아먹혔을 거예요.”
그렌은 로즈의 말에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싱긋 미소를 지었다.
로즈가 그의 미소를 보더니 얼굴을 붉히며 가만히 눈을 내리깔았다.
그 모습에 제니퍼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하지만 훈훈하고 야릇한 분위기는 곧 들려오는 한마디의 고함에 즉시 깨져버렸다.
동굴 안으로 다시 몰려오고 있는 우르카이 전사들의 모습!
그것을 발견한 필립이 동굴이 떠나가라 크게 외쳤다.
“놈들이 다시 몰려옵니다.”
그렌은 즉시 동굴 입구로 시선을 돌렸다.
그러곤 갑자기 눈을 가늘게 뜨며 동굴 입구의 중앙을 노려봤다.
우르카이 전사들 사이로 뭔가 위험하고 이질적인 기운이 감지됐다.
‘마나 뷰!’
그렌은 즉시 마나 뷰 마법을 펼쳤다.
그러자 마나를 잔뜩 머금은 그의 눈에 노란색으로 밝게 빛나는 존재가 감지됐다.
‘저건? 혹시 주술사! 설마 우르카이 주술사인가?’
그는 크게 놀랐다.
아직 단 한 번도 우르카이 주술사를 보거나 만나본 적이 없었던 것이다.
물론 싸워본 적은 더더욱 없었다.
선수필승(先手必勝)!
머릿속에 마루가 잠자기 전에 집에서 가끔 보던 만화책에 나오는 말이 떠올랐다.
마음을 정하자 그렌은 곧바로 우르카이 주술사를 상대할 적절한 마법을 생각해 냈다.
‘매직 미사일!’
쐐애액!
허공에 반투명한 화살이 떠올라 무서운 속도로 우르카이 주술사를 향해 날아갔다.
캉!
하지만 바로 방패를 든 우르카이 전사에게 막혔다.
‘일단 이 잡놈들을 치워야겠다. 그리스!’
이번에는 그리스 마법을 광범위하게 사용했다.
카오스 볼에서 마나가 쭉 빠져나갔다.
대신 우르카이 전사들이 한꺼번에 동굴 바닥에 나자빠지며 허우적거렸다.
꽈당, 쿵, 쿠궁, 우당탕, 퉁, 탕…….
우르카이 전사들이 쓰러지자 그들 사이에 숨어있던 주술사 다데카솔의 모습이 드러났다.
“인간 마법사. 죽는다.”
다데카솔이 싸늘한 눈빛으로 그렌을 쳐다봤다.
놈은 손에 들고 있는 예사롭지 않은 지팡이로 힘차게 동굴 바닥을 내리쳤다.
쿵!
동굴 안을 은은하게 진동시키는 묘한 소리가 있었다.
그렌은 우르카이 주술사의 지팡이 끝에서부터 노란 빛이 떠올라 동심원을 이루며 빠르게 사방으로 퍼져나가는 것을 봤다.
‘디스펠 같은 건가? 파이어 애로우, 바인드! 윈드 커터!’
보기만 해도 소름이 돋는 우르카이 주술사의 차가운 눈을 마주 보며 그렌은 계속해서 차례로 마법을 써서 그를 공격했다.
화르르륵, 쾅!
파이어 애로우가 날아가 주술사 다데카솔의 몸에 부딪쳤다.
다데카솔의 코앞에 노란 빛의 막이 생겨나 파이어 애로우를 바로 튕겨냈다.
바인드 마법이 뒤를 이었고 곧이어 윈트 커터 마법이 펼쳐졌다.
그러자 그리스 마법에 당했던 우르카이 전사들이 벌떡 일어나 다데카솔의 앞을 막아섰다.
윈드 커터는 우르카이 전사 둘의 목을 잘라냈다.
하지만 결국 노란 빛의 막에 막혀 사라져 갔다.
‘저 우르카이 주술사의 앞을 막고 있는 우르카이 전사들과 노란 빛의 막이 문제로군. 그렇다면… 그리스!’
그렌은 다시 그리스 마법을 선택했다.
광범위하게 펼쳐진 그리스 마법은 우르카이 전사들에게 치명타를 주진 못했다.
그러나 최소한 중심을 잡지 못하게 만들어 나동그라지게 할 수는 있었다.
“여기까지다.”
주술사 다데카솔은 그렌이 쓰는 마법을 살펴보고는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아무리 봐도 수준 높은 인간 마법사는 아니라는 것을 한눈에 알아본 것이다.
다데카솔은 두 손을 위로 번쩍 치켜들었다.
그러자 곧 바닥에서 진한 갈색의 나무줄기가 마구 솟아나 동굴의 바닥과 벽 그리고 천장을 가득 채우며 빠르게 동굴 안으로 쏟아져 들어갔다.
뒤이어 그가 들고 있는 지팡이에서도 녹색의 기체가 뭉클 솟아 나와 역시 동굴 안으로 밀려들어 갔다.
‘기다렸다. 이놈아! 디스펠, 라이트닝!’
그렌은 생각보다 빠르게 기회가 온 것에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강력한 디스펠 마법과 라이트닝 마법이 차례로 펼쳐졌다.
우웅, 창!
묘한 공명음에 이어 마치 유리창이 산산조각 나는 듯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순간 주술사 다데카솔이 펼친 나뭇가지와 독가스 주술이 줄줄이 깨지며 허공으로 연기처럼 흩어져 사라졌다.
“으응?”
주술사 다데카솔은 깜짝 놀라 눈을 찢어져라 부릅떴다.
그는 인간 마법사가 자신의 주술을 상대할 수 없는 낮은 수준의 마법사라고 판단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게 아니었던 모양이다.
속았다는 생각을 떠올리는 그때!
갑자기 그의 시야가 하얗게 변해갔다.
파지지지직, 파지지지직!
쾅! 퍼엉!
디스펠 마법 뒤에 기습적으로 쏟아진 라이트닝 마법!
주술사 다데카솔의 몸을 정통으로 때려버렸다.
단박에 다데카솔의 머리통이 터지고 몸이 산산조각 났다.
거기다 그를 호위하던 주변의 우르카이 전사들까지 라이트닝 마법의 여파로 감전되어 때아닌 브레이크댄싱을 춰대며 온몸을 덜덜 떨어대고 있었다.
“필립, 제니퍼, 마무리해!”
“네? 아! 돌격!”
“남은 놈들을 모두 처리해라.”
필립과 제니퍼는 마법사와 주술사 간의 싸움을 흥미진진하게 지켜봤다.
그러다 그렌이 소리치자 퍼뜩 정신을 차리고는 거의 동시에 고함을 질렀다.
레인저와 용병들이 일제히 앞으로 튕기듯 달려갔다.
라이트닝 마법의 여파에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는 우르카이 전사들!
놈들의 목을 향해 그들은 아낌없이 창칼을 쑤셔 박았다.
그렌은 뒤에서 그 모습을 차가운 눈동자로 지켜봤다.
손에 제니퍼가 준 우르카이 전사들의 마정석의 감촉이 느껴졌다.
그중 하나를 입안에 넣고 자근자근 씹었다.
와드득, 와드드득!
마정석이 그의 이빨에 산산조각으로 부서져 나갔다.
그렌은 차분히 심호흡을 하며 업소브 마법을 펼쳤다.
그러자 입안에서 깨진 마정석 조각들로부터 폭포수 같은 기운이 쏟아져 나와 그의 마나 홀로 흡수됐다.
로즈는 그렌의 안색을 조심스럽게 살펴보더니 다시 한번 치유의 능력을 발휘했다.
그렌의 몸 위로 또다시 우윳빛 광채가 떨어졌다.
한순간에 몸이 시원해졌다.
그는 로즈가 치유의 능력을 발휘한 것을 깨닫고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맑은 눈빛의 로즈가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렌은 그녀를 향해 살짝 고개를 끄덕이더니 씨익 웃었다.
로즈도 그를 마주 보며 햇살 같은 싱그러운 미소를 지었다.
그렌은 어째 앞으로 로즈와 많이 친해질 것 같은 좋은 예감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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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지트 소설 (구:아지툰 소설) 에서 배포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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