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uck Driver in another World RAW novel - Chapter 368
얀과 작별하고 나서 2주가 지났다. 예상하던 대로 큰일 없이 쭉쭉 진행할 수 있던 우리는 거친 비포장도로를 달리고 굴곡진 산맥을 넘어 목적지에서 불과 얼마 남지 않은 거리까지 다이렉트로 올 수 있었다. 이대로 만 반나절만 평범하게 이동했다면 목적지에 도착하는 거리하지만 그것은 이루어지지 못했다. 원인은 간단하다.
장해물의 존재가 나의.. 우리의 앞을 가로막았기 때문이었다.
“빌어먹을…”
바위의 그늘에 몸을 웅크린 채 숨은 상태로 현재의 내 기분을 대변해주는 것 같은 회색빛의 하늘을 올려다본다. 아직은 해가 질 시간은 아니지만 태양을 가린 우중충한 색의 구름에 의해 하늘은 물론이고 주변도 낮이라고 하기에는 어둡다. 그리고 그 어두운 하늘 위의 정 중앙에 떡하니 자리 잡은 칠흑색의 덩어리등 뒤에 달린 한 쌍의 날개만 해도 트럭의 크기 정도고 그 몸
체는 커다란 빌딩을 연상시킬 정도로 넓은 하늘 위를 가득 메우고 있었으며 길쭉한 얼굴의 형태는 파충류를 닮아 있다. 그것을 전체적으로 조합해서 나오는 모습은 ‘용’동양이 아니라 서양의 신화나 설화에 나올법한 모습의 거대하고 새까만 용딱 한 번이지만 마주쳤던 전적이 있으면서 멜이 폭주한 시발점이자 방아쇠가 된.. 그 용의 정체는 빌어먹을 고등학생과 연관이 있는 그것이었다. 저런 거대한 덩치가 흔할 리도 없고 특징조차 완전하게 일치
무엇보다도 그 장본인(고등학생)이…
“하하하하! 아저씨! 숨어봤자 에여? 순순히 나온다면 죽이지는 않을게요!”
용의 머리 위에 올라탄 고등학생이 지상과 제법 떨어진 거리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쪽의 귀에 쏙쏙 들어올 정도의 커다란 목소리를 울리며 나에 대한 경고를 표하고 있었다. 언제 나타날지 모른다는 공포와 위협에 대해 항상 생각해두고 있었던 존재하지만 설마 목적지까지 만 하루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타이밍 좋게.. 아니 내 쪽으로 보자면 지독할 정도로 나쁜 타이밍에 떡하니 등장한 고등학생의 존재는 재해 그 자체였다.
어디서 내 위치를 알게 된 것일까? 우연? 그게 아니면 마수들에 의한 정보..? 어떤 것이 진실인지 알 수 없었지만 지금 상황이 매우 좋지 않다는 것은 싫어도 알 수 있는 상황웬만한 마수들은 막말로 순식간이 조져버릴 수 있다. 하지만 져 너 석은 다르다. 재앙의 존재가 되어 주변에 있는 금속이란 금속을 전부 빨아들이고 거인 상태가 된 멜조차도 쓰러트리지 못하고 무승부가 날 정도로 강대하다. 애초에 부피나 신장의 차이에 넘을 수 없는 벽이 존재하는 것
도 모자라 지상에서 밖에 힘을 쓰지 못하는 트럭과 반대로 지상은 물론이고 하늘까지 지배하고 있는 사기적인 스펙의 괴물최악의 존재가 아닐 수 없다. 설마 떠나기 전 생각했던 것이 복선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대형.. 그리고 비행능력트럭으로서는 대응할 수 없는 두 가지 요소에 딱 들어맞는 망할 검은 용이 하늘 위에서 나타나 이쪽을 위협하는 상황이 펼쳐질 줄이야… 여행 시작부터 어느 정도 녀석에 대한 경계를 하고 있었지
만.. 모습이 보이지 않아 죽었거나 아니면 덧난 상처를 치유하고 있을 거라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부상이 완치된 것인지 녀석은 이런 최악의 타이밍에 나타났다. 조금만 더 간다면 멜을 구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지금보다는 좀 더 나은 상황에서 한판 붙어볼 수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었지만 녀석이 눈에 불을 켜고 숨어있는 나를 찾아내려고 하고 있는 지금 이 순간 그것은 달성하기 힘들어 보인다.
“개 같은 새끼…”
이쪽에서 공격할 방법은 전무하늘에 있는 용에게 닿는 무기라고 해봤자 대포지만… 최상
의 상태에서 쏜다고 해도 녀석의 두껍고 단단한 비늘을 관통할 수 있을지조차 모르는 데다가 가능하다고 해도 큰 대미지를 줄 수 없을 거라 생각한다. 더군다나 이쪽의 무기(대포)의 쿨타임은 만 하루인지라 연사가 불가능하기에 상황은 더욱 절망적이다. 솔직히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해봤자 트럭을 오른팔에 단채 바위나 나무의 그늘에 숨어 녀석이 이대로 떠나기를 비는 것뿐… 그러나 이쪽의 소망대로 이루어질 가능성은 0에 가깝다. 녀석이 이쪽에 온 것은 분명 나.. 혹은 멜이 관련되어 있을 것이다.
나에게 어떤 딜을 하기 위해서인지.. 혹은 인질로 잡아 멜을 끌어내 마무리를 하려고 하는 것인지 정확한 목적을 확정할 수는 없지만 어떤 것이라고 해도 사실은 상관없다. 고등학생.. 저 빌어먹을 녀석은 적같은 동향의 인간이고 녀석이 갑작스레 튀어나온 탓이기는 하지만 가해자와 피해자로서 일종의 죄(빚)이 있다고 해도 인간을 멸망시키고 마수들의 세계를 만든다는 정신 나간 목적과 멜을 소멸시키려는 용서할 수 없는 짓을 하려는 이상 왈가불가할것도 없이 ‘적’이다. 라고 멋들어지게 늘어놓아보지만… 실질적으로 입 밖에 토해져 나오는 것은 초조함 섞인 한숨과 구제할 길이 없는 현 상
황에 대한 욕밖에 없다. 도대체 어떻게 하면 좋을지 감도 안 잡힌다.
“혹시 여기서 탈출할 수 있는 좋은 생각 있냐?”
이 상황에서 유일하게 말을 붙여볼 수 있는 존재… 용이 날아오기 직전 그 존재를 먼저 눈치챈 분신체에게 묻는다.
“……………….”
평소였다면 내가 그걸 어떻게 알아?
라던가 알아서 해!
라던가 이쪽의 인내를 갉아먹는듯한 답이 돌아왔을 터였지만… 지금은 겁에 질린 소동물처럼 의수(오른팔)에 딱 달라붙은 덜덜
떨고 있다. 용이 나타나기 전 거대한 영력의 덩어리가 다가온다는 말과 함께 벌벌 떨던 걸로 봐서는 녀석에게서 그만한 기운이 풍겨지고 있는 모양이었다. 솔직히 그쪽에 관해서는 문외한인데다가 영력이 어떤 느낌인지 감도 잡을 수 없기에 이해할 수는 없지만… 그게 아니더라도 빌딩 한 채와 맞먹는 몸집의 거대한 파충류가 날개를 펄럭거리며 이쪽을 잡아먹으려고 하고 있기에.. 솔직한 말로 지려버려도 이상하지 않을 수준의 공포와 두려움에 패닉에 빠질 지경이다. 단지 평소와 다르게 약한 모습을 한없이 드러내고 있는 분신체를 보자니 나까지 저러면 일순간에 이 세계에서 지워지겠다는 생각이 들어 최대한 냉정함을 유지할 수 있었다.
물론 머리가 차갑다고 해서 악화되어갈 미래밖에 보이지 않는 이 상황에서 찾아오는 여러 가지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아니기에 상당히 초조해졌다.
“젠장.. 역시 도망가는 것 밖에는 답이 없나.”
녀석의 시력이 좋다고 해도 바위나 나무의 그늘에 숨어 살금살금 이동한다면 쉽게 걸리지는 않을 거다. 특히나 그 거대한 몸집을 생각하면 사각이 크게 존재할 터그쪽을 찌르고 들어간다면 이곳을 무사하게 탈출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야 분신체 너는 오른팔에 들어가 있어.”
겁에 질린 분신체는 솔직하게 방해다. 뭐… 냉정한 상황이라고 쳐도 이 상황에서는 하등 도움이 안 되지만.. 적어도 지금은 짐 덩어리에 불과하기에 그대로 의수(트럭) 안에 들어가는 편이 낫다.
“은폐 엄폐인가.”
대략 10년 전 군대에서 신명 나게 배운 이론과 훈련을 머릿속에 떠올린다. 얼마나 주입식으로 박혔는지 지금이 돼서도 어제 일처럼 생각난다.
어떤 의미로 일종의 세뇌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지만 지금에 와서는 도움이 되는 유익한 지식과 기술이다.
“…………..”
본능적으로 숨소리를 낮추는 것은 물론이고 지면을 디디는 두 발에서 나는 소리 역시 최대한으로 줄이고 거대한 회색의 바위에 몸을 딱 달라 붙인 채 4족 보행의 기세로 몸의 중심을 낮추고 천천히 이동을 개시한다. 천천히 한 발자국 한 발자국 신중하게 걸음을 옮기며 하늘 위를 확인한다. 끝이 없는 하늘임에도 불구하고 꽉 차 보이는 착각마저 들 정도의 불길한 색과 모습의 거체..
다행히도 아직까지는 눈치챈 기색이 없다.
“어딨을까요~?”
그리고 여전히 고등학생의 귀에 팍팍 박히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그야말로 숨바꼭질의 술래 같은 말투.. 이쪽은 긴장감이 넘치다 못해 터져올 지경인데 저 여유로움은 화난다. 단지 빡친다고 해서 어떻게 해볼 상대가 아니고 그냥 입을 쳐 다물고 조용히 도망가는 것 밖에 할 수 없는 나 자신의 약함이 가장 화나는 점이지만…
여기서 죽을 수는 없다. 멜을 구하기 전까지는 절대 죽을 수 없다. 나에게 스스럼없이 몸을 제공해준 존재들을 위해서도 아무리 가시밭길에 최악의 인생길을 걷고 있다 쳐도 포기할 수는 없다!
“후우….”
용의 상태를 확인 한 뒤 재차 숨을 들이 마신 체 짐승 같은 보법으로 길을 나아간다. 그렇게 약 100미터
달린다면 20초 내에 걷는다면 1분에서 2분 사이면 도착하는 짧은 거리하지만 은폐 엄폐를 충실하게 이행하는데다가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건너는 급의 신중함을 피로한 탓에 기껏 100미터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시간이 소비됐고 동시에 체력과 정신력의 소모도 극심했다.
“큭….!”
벌써부터 지치는 것을 느끼던 중 거대한 용의 머리가 천천히 이쪽 방향으로 돌려지는 것을 깨닫고 가장 은밀하게 몸을 숨길 수 있는 장소를 빠르게 탐색한다. 갈대의 색처럼 반쯤 메마른.. 길게 자란 풀숲이 눈에 들어와 소리 없이 그쪽으로 뛰어들어 몸을 감춘다.
딱 맞게도 지금 입고 있는 천년 조의 모피로 만든 옷의 색과 비슷하기에 보호색의 용도로서 사용하기에는 딱 좋았다.
“………………..”
숨소리가 들릴 리 없다고 생각하지만 그럼에도 혹시나 하는 생각에 숨을 멈춘 채 납작 엎드린다. 들킬 리는 없다. 어떤 의미로 바위나 나무의 그늘에 붙어있을 때보다 찾아내기 힘들게 숨어있으니까… 그런 생각을 하며 차갑고 축축한 지면의 냉기를 전신으로 느끼며 1초가 1시간처럼 느껴지는 짧으면서도 길게 체감되는
지독한 시간을 보낸다.
“………………”
어느 정도 시간을 보내고 몸의 동작을 최소화한 채 시선을 하늘 위로 돌린다. 각도가 좋지 않아서인지 녀석의 시야가 어디에 향했는지 보이지 않는다. 보이는 것은 가로줄이 빼곡히 있는 갑주처럼 단단한 느낌의 둥그런 배뿐다만 이쪽을 발견했다고 한다면 어떤 행동을 취했을 터그러나 지금 녀석은 여전히 거대한 몸체를 하늘 위에 띄어 올
리는 것 외에 특이할만한 동작은 하고 있지 않다. 그렇다는 것은 들키지 않았다고 봐도 무장하다 생각했다.
약간 위험한 도박이기는 하지만 언제까지 여기에 엎드려 있어봤자 소모되는 것은 나의 체력과 정신력 그리고 인내심 뿐트럭이라면 모를까 이 속도를 유지한다면 목적지까지 도착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몇 배나 걸린다. 그냥 평범하게 걸어도 체력과 정신력이 극도고 빠져나갈 텐데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촉각을 세우며 찔끔찔끔 나가서는 이쪽이 먼저 한계에 도달할 것이다
그것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틈이 있을 때마다 이곳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안 된다.
“저 숲이라면…”
나는 이를 꽉 깨문 채 정면을 응시한다. 주변에도 어느 정도 몸을 숨길만한 곳이 존재하지만 여기서 대략 300미터 떨어진 거리에 위치한 숲이라면… 잎이 무성한 나무들이 숨 쉴 틈 없이 빼곡하게 자란 저곳이라면 하늘 위에서 이쪽의 움직임을 파악하기 힘들 것이다. 저기에만 도착할 수 있다면 이 빌어먹게 답답한 은밀 행동도 조금은 대담스럽게 바꿀 수 있다.
“망할 새끼들.. 너희들은 거기서 평생 찾고 있어라.”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리며 숲풀 안을 기어 전진한다. 이런 곳에 발을 묶일 수도 죽는 것도 사양이다. 한시라도 빨리 멜을 구해야 한다. 거기에… 흐름에 따라 결정된 일이지만 얀과 한 결혼 약속을 이행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곳을 무사하게 빠져나갈 중대한 이유가 하나 더 있는 것이다.
“얀과 결혼할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차가운 흙에 얼굴과 몸 옷이 더럽혀지는 와중에 떠오른 또 하나의 이유를 결의하듯 입에 담았다.
============================ 작품 후기 ============================하늘에서 사망플래그가 빗발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