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uck Driver in another World RAW novel - Chapter 415
라인펠트가 임신나의 아이를 임신
“어.. 어어어어?”
몸이 떨린다. 동시에 목소리도 바이브레이션을 넣는 것처럼 떨려온다. 아이.. 나의 아이….? 아니 기다려봐!?
나는 라인펠트가 소중하게 감싼 배를 바라본다. 사이즈가 약간 큰 옷이라서 그런지 배가 나와있는지 어떤지는 알 수가 없다. 하지만 딱히 임신했다고 생각되는 배의 형태는 아니다. 물론 날짜를 계산하면 2개월에서 3개월 사이니까. 그만큼 배가 부를 일은 없으니 겉으로 보기에는 알 수가 없다.
“정말로 임신한 거야..?”
“예, 이제 2개월을 조금 넘긴 모양이더군요.”
“어, 어떻게?”
현대의 의학 시설이었다면 이해는 간다. 그러나 이곳은 문명이나 과학이 한참 뒤떨어진 세계다. 배가 부풀어 오른다면 모를까 겨우 그 정도 기간에 아이가 임신해 있다고 확실하게 알 수 있는 수단이 있을까?
“왕궁의 정령사 분이 봐주셨습니다. 몸 안쪽을 투시한 결과 새로운 생명이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을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
저게 진실인지 어떤지 알 수 없지만 만약 그런 능력이 실존한다면 초음파 같은 것보다 확실하다면 확실한 수단이다.
“어.. 어…”
어떻게 하지!? 발광할 거 같다! 미쳐 날뛸 것 같다. 참고로 내가 아니다.
“죽인….”
날뛰려고 준비 중인 것은 등 뒤에 매달린 멜이다!
“멜! 일단 침착해! 진정해!”
사실 침착하고 진정해야 할 것에 나도 포함되어 있지만 당장이라도 날뛸 것 같은 멜과 비교하면 멀쩡한 편이다!
“소유!”
나의 힘만으로는 무리라고 생각해 소유를 불러 멜을 붙들어 메어 겨우 (물리적으로) 진정시킬 수 있었다.
“멜..? 혹시 뒤에 계시는 건….”
이제서야 깨달은 것인지 조금 놀란 눈으로 등 뒤에 있는 멜을 확인하며 묻는다.
“맞아. 멜이야.”
그러고 보니 여기까지 성장한 멜의 모습을 보는 건 처음이라고 생각했다.
예전에는 거의 다 죽어가 멜이나 소유는커녕 나조차도 보지 못했으니.. 성장한 모습을 보는 건 아마 이번이 처음일 것이다.
“훌륭하게 성장하셨군요.”
당장이라도 물어뜯으러 달려들 것 같은 광견처럼 으르렁거리는 멜을 보면서 칭찬의 말을 하는 라인펠트어떤 의미로 거물이다.
적의를 사정없이 들이 붙고 있는데도 눈 하나 깜빡하지 않다니.. 심지어 이런 반응을 보이면 이유를 물을 텐데. 그것에 관해서는 한마디도 관련되어 오지 않는다. 살아났다고 해야 할지… 대단하다고 해야 할지… 아니!? 그것보다 멜을 진정시키는 게 급선무다.
“자! 자! 침착해 멜. 옳지 옳지…”
멜의 부드러운 머리카락을 조심스레 쓰다듬으며 달랜다. 그것이 효과가 있는 것인지 아름다운 얼굴로 적의를 사정없
이 드러낸 멜의 표정이 서서히 느슨해지며 양지에서 일광욕을 하는 고양이처럼 늘어진다.
“흐응~”
나의 손길을 기분 좋다는 듯 받아들이는 멜일단 위협은 사라졌다고 해야 할…
“칫… : 그 순간 명백하게 혀를 치는듯한 소리가 등 뒤에서 들려왔다. ”
…………?
”
자연스레 소리가 난 쪽으로 고개를 돌린다. 그곳에 있는 것은 방실방실 웃고 있는 라인펠트뿐잘못 들었나? 아니면 소유 녀석인가? 조금 어리둥절한 기분이 들었지만 크게 신경 쓸 일은 아니라 생각해 의문을 머릿속에서 지워냈다. 하지만 침착해진 시점에서 자연스레 눈이 가는 라인펠트의 복부 쪽에 의해 ‘임신’ 과 ‘아이’라는 단어가 머릿속에 떠올라 온다. 그 한발로 임신…
실질적인 횟수로 치자면 더 되기는 하지만 시간으로 보면 만 하루그렇게 따지면 한 번에 수정시킨 것이 되는 것인데…. 정자가 너무 강한 게 아닌가? 30년 넘게 깨닫지 못한 자신의 강점에 혼이 쏙 빠질 것 같다. ”
그… 박스터님은 기쁘시지 않으신가요?
” 그 얼굴에서 순식간에 미소가 사라져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운다. ”
아, 아니..!? 기뻐! 물론 기쁘지!”
기쁘다. 일순간 아빠가 된다는 것은 쓰레기 같은 가족 사이에서 자라난 나에게 있어서는 두려우면서도 다른 쪽으로는 기쁜 일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일순간.. 실질적으로는 난감하다는 쪽이 강하다. 그렇지만 나의 아이를 임신한 당사자 앞에서 사실대로 말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기에 최대한 밝은 미소를 입가에 띄운 채 답할 수밖에 없었다.
“정말이신가요..?”
상처받는 것을 두려워하는 아이처럼 소심한 모습으로 묻는 라인펠트아… 역시 초반에 너무 당혹스러워했던 것이 안 좋았던 걸까? 일단 안정시키지 않으면..
“아니야! 그것 때문이 아니라…”
머릿속에 변명을 떠올리기 위해 당이 떨어질 기세로 머리를 굴린다. 그러던 중 한가지 변명… 이 아니라 전달해야 할 중요한 일이 떠올랐다.
“맞아..! 라인펠트! 지금 당장 전쟁을 그만둬!”
“예?”
뜬금없는 이야기에 푸른색 눈동자를 껌뻑이며 고개를 갸웃거린다.
“조만간…”
그 망할 고등학생의 계획을 빠짐없이 라인펠트에게 전달했다.
“…………………”
그 순간 수줍은 소녀 같던 라인펠트의 분위기가 급속하게 바뀌어 한 명의 군인으로 변한다.
“사실입니까?”
“그래! 그러니까 지금 당장 전쟁을 멈추고 습격에 대비해야 돼.”
뜬금없이 나온 나의 말을 믿어줄 수 있을지 어떨지는 알 수 없지만… 만약 이대로 제국 군과 전쟁을 계속하게 된다면 마수들에 의해 통수를 맞고 전멸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거기에 슬슬 결계의 힘도 약해져 ‘고등학생’놈이 합류할 거다. 그 녀석은 우리들이 맡는다 쳐도 다른 마수들을 상대하기 위
해서는 병력을 보존해둘 필요가 있다. 그러니까 어떻게든 설득하지 않으면…
“알겠습니다. 지금 당장 철수하도록 하겠습니다.”
“어? 진짜로?”
“네 그렇습니다.”
“그렇게 간단히?”
“네 박스터님.. 남편이 되실 분의 말이니까요.”
군인의 얼굴에서 다시 사랑하는 소녀처럼 변한 라인펠트의 미소는 그야말로 핵폭탄 급의 파괴력으로 심장을 강타한다.
“……..”
그 기색을 눈치채기라도 한 듯 얌전하게 눈 감고 있던 멜이 재차 발광을 시작하려고 했다. 다행히 그전에 머리를 어루만져 진정시켰기에 직접적으로 날뛰는 일은 없었지만 말이다.
“박스터님.. 하고 싶은 이야기는 하늘의 별만큼 많지만 상황이 상항이니 아쉽지만 뒤로 미루도록 하겠습니다.”
“아.. 괜찮아.”
오히려 뒤로 미룰 수 있다는 건 내 쪽으로는 다행이기에 기분 상할 이유가 없다.
“먼 여행길 지치셨을 테니. 이곳에서 쉬고 계셔주세요.”
“응, 고마워.”
“네! 그럼 나중에 뵙도록 하겠습니다.”
조용해 고개를 숙이고 천막 밖으로 나가던 라인펠트는 마지막으로 애정 어린 시선을 나에게 보낸 뒤 곧장 사라졌다.
“……………………”
기뻐지는 반면 복잡한 심정이 머리와 가슴을 어지럽힌다. 나아지기는커녕 엉망진창으로 꼬여가는 실타래를 연상시키는 자신의 인생에 한숨밖에 나오지 않는다.
“아아.. 끝났다. 이건 어떻게도 할 수가 없어. 이대로 피바다 엔딩인가.”
“쓸 때 없는 소리 하지 마!”
소유의 다 죽어가는 군소리에 날카롭게 태클을 건다. 말이 씨가 된다. 여태까지의 경험으로 죽을 만큼 체험했다. 함부로 그 딴말을 하는 게 아니다! 라고는 하지만 사실은 내가 떠올리는 것도 비슷한 것이니 남 말 할 처지는 아니지만 말이다.
“후우…”
일단 머리를 비우자. 분명 덤벼들어오는 문제는 산같이 크고 험난하지만 지금은 그것보다 마수들과 고등학생의 위협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 급선무다. 패배하면 나와 멜 소유는 물론이고 라인펠트도 그 아이도 살아날 수 없으니까…
“그 로봇 모드는 언제라도 사용할 수 있는 거야?”
멜을 구출하러 갔을 때 트럭 괴물과 싸웠던 형태
신장 10미터 이상 질량은 두말할 것도 업이 트럭의 몇 배나 되고 그만큼 파괴력도 발군애먹이던 괴물을 단숨에 피떡으로 만들었던 만큼 이번 싸움.. 흑룡과 한판 붙을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다.
“응, 가능해.”
“그 대신 영력이 쭉 죽 빨려 들어가서 문제지만…”
멜과 소유가 각각 대답한다. 예상은 하고 있지만 성능이 압도적인 만큼 그 소모도 격렬한 모양이다.
“지속시간은 얼마야?”
“나랑 멜의 영력이 풀이라는 가정하에 1시간?”
“생각보다 길다고 해야 하나 짧다고 해야 하나…”
웬만한 적이라면 1시간 이내에 전부 처리할 수 있을 테니 짧다고는 할 수 없다. 다만 그 용대가리를 상대로 한다고 치면 애매하다. 그만큼 녀석의 무섭고 강력한 힘을 직접적으로 체험했기에 방심하는 것은 물론이고 안심할 수가 없다.
“멜 로봇 상태에서 드릴이나 그런 건 낼 수 없어?”
“가능은 하지만 사용하면 사용할 수록 지속시간이 짧아져.”
결국에는 가지고 있는 영력을 계산해서 싸울 수밖에 없는 건가. 시간이 좀 더 있다면 가지고 있는 정령석으로 영력을 늘리는 것도 가능할 테지만… 만 하루 혹은 그만큼도 남지 않은 이상 큰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고 현재의 상태로 싸울 수밖에 없다.
“마수 쪽은 괜찮으려나.”
마수의 숫자가 얼마나 많은지 짐작할 수조차 없다. 이번 일에 사 할을 걸고 있는 것으로 봐서는 제법 많은 수의
마수들이 튀어나올 거라 생각한다. 과연 여기에 있는 병사들과 정령 전차로 전부 막아낼 수 있을까..? 정령 전차가 있다고는 해도 마수들 중 그것을 웃도는 중형급의 녀석들도 다수 존재한 다치면 내가 도움에 가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나 그 여유가 내게 있을까? 더럽게 쌘 그 흑룡 상대로?
“…………………”
걱정이다. 걱정투성이다. 다른 걱정거리를 전부 잘라냈는데도 불구하고 머리가 아플 정도다.
“하아… 잘까?”
최후에는 두통에 침식당하는 머리를 부여잡은 채 휴식을 취하고 영기를 기르는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언제 올지 알 수 없지만 지금 이렇게 고민해도 막상 일이 닥치지 않는 이상 내가 할 수 있는 건 쉬는 것 밖에 없다.
최대한 컨디션과 힘을 보존해 실전에서 사용하지 않으면…
“………….. 멜?”
뭔가 다른 할 일이 있지 않을까 잠시 고민하던 중 어느새 등 뒤에서 내려와 나의 앞에 선 멜을 부른다.
“응?”
“뭐 하는 거야?”
눈같이 새하얀 피부가 드러난 두 개의 팔이 어째서인지 내 상의를 반쯤 벗겨내고 자연스레 아래로 내려가는 중이었다.
“잘 준비”
“굳이 벗을 필요가 있는 거냐…?”
“무슨 소리야 삼촌? 벗지 않으면 잘 수 없잖아.”
“아니 옷 입고도 잘 수 있거든?”
1년 전부터 평범하게 옷을 입고 잘 잤으면서 이제 와서 무슨 소리를 하는 걸까?
“………..?”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 거야?
라는 얼굴로 나를 보는
멜
“으음.. 잘은 모르겠지만 일단 벗자 삼촌.”
“아니 안 벗는다니까!?”
벗어야 될 이유를 모른다! 더군다나 여기는 우리끼리 있는 것도 아니고 애초에 라인펠트의 숙소다. 아무리 알몸을 본 사이라고 해도 수치심 없이 보일 수는 없다.
“안 자?”
“잘 거지만 옷은 입을 거야.”
“어떻게?”
“………………..”
뭐지 이야기가 통하지 않는다. 도대체 나와 이 아이의 사이에 어떤 도랑이 있는 걸까? 알 수가 없다.
“하아.. 이 바보들은 이 상황에서 뭘 하는 거야…”
어이가 없다는 듯 커다란 한숨과 함께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
는 소유 그 사이에도 나와 멜은 교차하지 않는 자신의 주장을 내세울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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