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derworld Restaurant RAW novel - Chapter 233
234화
JS 즉석밥과 소시지를 꺼낸 강진이 빠르게 음식을 볶아 애들 밥을 만들고 있었다.
촤아악! 촤아악!
음식을 빠르게 볶으며 강진이 배용수에게 눈짓을 했다.
“애들 좀 데리고 와라.”
강진의 말에 배용수가 홀로 나갔다가 강아지 귀신을 보고는 웃으며 말을 걸었다.
“쭈쭈! 맛있는 것 먹자. 이리 와. 냠냠 먹자.”
그리고 가볍게 손을 내밀어 유인을 했지만 강아지들은 그를 멀뚱히 쳐다만 보았다.
따라올 기색이 보이지 않자, 배용수가 강진에게 말했다.
“소시지 하나 애들 쪽으로 툭 하고 던져라.”
배용수의 말에 강진이 힐끗 홀을 보고는 소시지를 하나 잘라서는 몸을 숙였다.
그리고는 사람들 시선을 피해 강아지들이 있는 곳으로 툭 하고 던졌다.
툭! 툭!
바닥에 떨어진 소시지의 모습에 강아지가 강진을 힐끗 보았다. 그 시선에 강진이 작게 웃으며 ‘냠냠’이라는 입 모양을 하자, 작은 강아지가 슬며시 소시지 냄새를 맡더니 입에 넣었다.
그리고……
강아지가 놀란 듯 귀를 쫑긋 세웠다. 그럴 수밖에. 입에 음식이 들어오고 씹히니 말이다.
소시지를 먹은 강아지가 홀린 것처럼 강진에게 뛰어왔다.
그 모습에 웃으며 강진이 만들어 놓은 음식을 그릇에 담아 밑에 내려주었다.
“냠냠하자.”
강진이 그릇을 놓자, 작은 강아지 귀신이 음식을 멍하니 보다가 냄새를 맡았다.
‘녀석, 신중하네.’
방금 던진 소시지를 먹었으면서도 다시 한 번 냄새를 맡는 것이다.
‘흰둥이하고 같은 포메인가?’
생긴 것만 봐서는 흰둥이와 별로 구별이 되지 않았다. 다른 점이라면 흰둥이보다 더 살이 오르고 털이 예쁘게 났다는 것이었다.
유기견으로 죽은 흰둥이와 달리 주인과 잘 지내다가 편히 죽어서 그런 모양이었다.
킁! 킁! 킁!
코로 그릇의 냄새를 이리저리 맡는 작은 강아지를 덩치가 큰, 황구 정도 되는 개가 지켜보았다.
살아 있으면 침이라도 뚝뚝 흘릴 것 같은 얼굴을 한 큰 강아지를 힐끗 본 작은 녀석이 음식에 입을 댔다.
우걱우걱!
몇 번 밥을 씹던 강아지가 큰 녀석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큰 녀석이 서둘러 그릇에 입을 대고는 밥을 먹기 시작했다.
우걱! 우걱!
마치 작은 녀석의 허락이 있어야 먹을 수 있는 것 같은 녀석의 모습에 강진이 미소를 지었다.
‘덩치는 작은데 이 녀석이 형인가 보네.’
애들을 보던 강진이 슬며시 포메를 만지려다가 급히 손을 떼어냈다.
으르릉!
손을 대려는 순간 포메가 그를 노려보며 이를 드러낸 것이다.
“윽!”
놀라 급히 손을 떼어낸 강진이 입맛을 다셨다.
‘조금만 놈이 성격 드럽네.’
강진이 속으로 중얼거릴 때 배용수가 말했다.
“흰둥이가 순했던 거다.”
“왜?”
“개도 밥 먹을 때는 안 건든다잖아.”
“아…….”
“가서 손님들하고 밥이나 먹어라. 너 너무 오래 있었다.”
배용수의 말에 강진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홀로 나왔다.
“인터넷에 싼 사료를 파는 곳이 있습니다. 여기인데 이십 프로 정도 다른 곳보다 싸더군요.”
“와! 싸다. 어디예요?”
사료 가격이나 어디에 애들한테 나쁜 짓 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 같은 정보를 공유하는 캣맘들과의 식사 자리는 두 시간 정도 후에 끝이 났다.
아침이기도 했고, 술을 따로 즐기지 않는지 그들은 술을 마시지 않았다.
식사 후에 간단하게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를 하던 사람들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소기진이 들고 온 쇼핑백에서 물건들을 꺼냈다.
“애들 밥에 섞어 주세요. 이건 강아지 영양제, 이건 고양이 영양제입니다.”
영양제 통을 네 개씩을 나누어 준 소기진이 강진을 보았다.
“오늘 뵙게 되어서 좋았습니다. 다음에도 또 뵙겠습니다.”
소기진의 말에 강진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저도 좋았습니다. 그럼 조심히 가세요.”
강진의 말에 일행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나갈 때 이강혜가 봉투를 내밀었다.
“저희 밥값이에요.”
“오늘은 제가 대접해 드린 걸로 하겠습니다.”
“아니에요. 아! 그리고 이건 저희끼리 밥값을 모은 거예요. 그러니 부담 갖지 마세요.”
이강혜의 말에 강진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봉투를 받았다.
“그리고 오늘 먹은 것에 비하면 밥값이 모자랄까 봐 걱정이에요.”
“아닙니다. 저도 같이 먹었는데요, 뭘.”
“그럼 내일 봐요.”
이강혜가 웃으며 가게 문을 열고 나서자 강진이 그녀를 배웅해 주었다.
각자 갈 길을 가는 캣맘들을 배웅하던 강진이 소기진을 보았다. 소기진의 좌우로 강아지 귀신 두 마리가 나란히 걸어가고 있었다.
‘소기진 씨 수호령이었구나.’
좌우로 강아지 귀신들을 데리고 가는 소기진을 보던 강진이 미소를 지었다.
“너희는 그래도 행복하겠다.”
귀신이라도 좋아하는 주인과 함께 있으니 흰둥이보다는 행복할 것이다.
멍! 멍!
멍!
소기진의 주위를 뛰어다니며 서로를 향해 짖다가 다시 주인의 뒤를 쫓아가는 강아지들을 보던 강진이 피식 웃으며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
일요일 오전 11시 무렵, 강진은 헌 옷 수거 공장에 들어서고 있었다.
차를 주차장에 세운 강진이 내리며 입을 열었다.
“최호철, 최호철, 최호철.”
최호철이 모습을 드러내자 강진이 그를 보았다.
“여자 분들은 어때요?”
“처음에는 울고, 두 번째도 울고, 세 번째도 울고…… 그냥 울지.”
최호철은 여자 귀신들을 데리고 그녀들의 집을 돌고 있었다. 그래서 며칠 만에 처음 보는 것이다.
“그래서 돌기는 다 돌았어요?”
“다 돌았지. 그리고 잘 다녀온 것 같아. 애들 마음이 좀 편해진 것 같더라.”
“잘 됐네요.”
강진의 말에 최호철이 말했다.
“애들 불러. 다들 지금 옷 보러 간다고 기대 많이 하고 있어.”
최호철의 말에 강진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여자 귀신 셋을 마저 불렀다.
화아악! 화아악! 화아악!
여자 귀신들이 모습을 드러내자 강진이 웃으며 말했다.
“잘 다녀오셨어요?”
“네.”
조금 표정이 좋지 않았지만 여자 귀신들은 애써 웃으며 주위를 보았다.
그러다가 얼굴에 의아함이 어렸다.
“오늘 옷 보러 가신다고 하셨는데?”
“여기예요.”
“옷 가게가…… 여기예요?”
도저히 옷 가게처럼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그에 강진이 슬며시 말했다.
“새 옷은 아니라고 전에 이야기했잖아요.”
“그랬죠.”
“여기는 중고 옷들을 수거해서 세탁하고 판매하는 곳이에요. 아! 그렇다고 옷이 더럽거나 하지 않아요. 입을 수 있고 좋은 것들로만 세탁해서 판매하니 잘 골라 보시면 좋은 메이커도 있어요.”
“아! 구제 파는 곳이구나.”
“생전에 구제 옷 사러 시장 많이 다녔어요.”
“맞아. 구제 옷 가게에서 득템 하면 그게 또 기분 좋아요.”
혜원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저희가 가릴 것이 있나요? 어떤 옷이 이것보다 못 하겠어요.”
혜원이 손을 살짝 들어 보이며 자신의 옷을 가리켰다.
‘하긴…… 그것도 그렇네요.’
여자 귀신들이 입고 있는 옷은 그녀들이 죽을 때 입고 있던 옷이라 피와 오물로 더럽혀져 있었다.
여기 있는 어떤 옷도 그녀들이 입고 있는 것보다는 깨끗할 것이다.
“그럼 들어가시죠.”
강진이 공장 앞에서 문항복에게 전화를 걸었다.
“저 앞이에요.”
[들어와.]“알겠습니다.”
통화를 끝낸 강진이 공장 안으로 들어갔다. 공장 안에는 여전히 옷이 쌓여 있었다.
“와! 옷 봐.”
“옷 진짜 많다.”
귀신들이 서로 보며 옷들을 살필 때, 문항복이 비슷한 또래의 여자와 초등학생 정도로 보이는 남자애와 함께 다가왔다.
“형수님, 오랜만에 뵙네요.”
“강진 씨 그동안 잘 지냈어요?”
“형수님도 잘 지내셨지요?”
“나야 이 사람이 술만 안 마시면 잘 지내죠.”
살짝 문항복을 노려보는 형수님의 모습에 강진이 웃었다.
“많이는 안 드시잖아요.”
“한 번 먹으면 미친 듯이 먹어서 문제죠.”
형수님의 말에 강진이 재차 웃으며 가지고 온 쇼핑백을 내밀었다.
“이거 오늘 점심에 같이 먹으려고 가져왔어요.”
“강진 씨 요리도 해요?”
“입에 맞으실 겁니다.”
“자신감 넘치네요.”
형수의 웃음에 강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음식에는 자신감 있기로 했습니다.”
“오! 강진 씨가 이렇게 자신감 넘치는 것을 보니 기대되는데요?”
“근데 밥은 여기서 해야 할 것 같아요. 밥도 싸오려고 했는데 날씨가 이래서 식을 것 같더라고요.”
“여기서 해 먹으면 되죠.”
공장 내에서 밥도 해 먹기 때문에 밥 하는 것이야 문제될 것이 없었다.
그래서 강진도 밥은 따로 안 해 온 것이다. 밥은 바로 지어서 먹는 것이 맛있으니 말이다.
형수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 강진이 제환을 보며 웃었다.
“제환이도 많이 컸네.”
“형, 자주 놀러 와요.”
“그러고 싶은데 형도 먹고살아야지.”
제환을 보며 웃는 강진을 보며 형수가 말했다.
“식사 준비할 테니까 가서 옷 봐요.”
“감사합니다.”
그에 문항복이 강진을 향해 말했다.
“가자.”
문항복의 말에 강진이 그를 따라 세탁이 끝난 옷을 보관하는 창고로 향했다.
창고에 들어간 강진이 문항복을 보았다.
“형, 이건?”
“와이프가 너 뭐 볼 줄 알겠냐고 하면서 괜찮은 것들로 좀 추려 놨어.”
보라는 듯 안을 가리키는 문항복을 본 강진이 그가 가리키는 곳으로 고개를 돌렸다.
창고에는 여전히 옷이 담긴 포대들이 있었다. 다만 포대 옆에 행거가 있고 그곳에 옷들이 걸려 있었다.
보통 행거에 옷을 안 걸어 놓는데, 강진이 옷 가지러 온다니까 이렇게 해 놓은 모양이었다.
“형수님이 고생하셨겠어요.”
“네 형수가 너 좋은 일에 쓸 거라고 하니까 고생 좀 했다.”
웃으며 말을 한 문항복이 어깨를 툭 쳤다.
“이따가 고맙다고 말이나 해라. 그럼 그 사람 좋아할 거다.”
“절이라도 해야겠는데요?”
이 많은 옷 포대에서 쓸만한 옷을 고른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으니 말이다.
“자, 골라 봐. 그리고 밥 먹는 곳으로 와.”
“고맙습니다.”
“아! 포대는 그 옆에 놔뒀다. 거기다 쓸만한 걸로 챙겨 가.”
강진이 고개를 끄덕이자 문항복이 몸을 돌려 창고를 나갔다. 그 뒷모습을 보던 강진이 여자 귀신들을 보았다.
“골라 보세요.”
강진의 말에 여자 귀신들이 우르르 행거로 가서는 옷을 보기 시작했다.
“와! 옷 진짜 깨끗해요.”
“옷 좋다.”
여자 귀신들은 옷을 보고 좋아했다. 확실히 형수가 여자들이 좋아할 만하고 좋은 것들로만 잘 골라 놓은 모양이었다.
여자 귀신들이 옷을 이리저리 살피는 것을 보며 강진이 이번엔 최호철을 보았다.
“형도 옷 갈아입으세요.”
“나는 됐어.”
“에이. 그래도 오신 김에 갈아입으면 좋죠.”
그리고는 강진이 남자 옷이 있는 곳으로 가서는 옷을 보다가 몇 벌 골랐다.
“이거 어때요? 청바지에 이 남방도 괜찮을 것 같고, 이거에 이 티도 괜찮을 것 같은데.”
자신의 말에 최호철이 잠시 머뭇거리며 옷을 보자, 강진이 말했다.
“그리고 형도 옷을 갈아입어야 여자 분들이 편하죠. 자기들만 옷 갈아입으면 불편할 수도 있잖아요.”
강진의 말에 최호철이 잠시 있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난 이걸로…….”
최호철이 고른 옷을 강진이 한쪽에 놓을 때 여자 귀신들이 그를 불렀다.
“강진 씨, 이 옷 좀 꺼내 주세요.”
여자 귀신이 옷을 가리키자 강진이 옷을 꺼내 펼쳐주었다. 여자 귀신들이 옷을 이리저리 살피며 다른 옷을 고르자 강진이 또 그것을 꺼내 들어주었다.
‘비닐장갑 챙겨 올 것을 그랬나?’
행거에 걸려 있는 옷을 자세히 보려면 강진이 일일이 꺼내 줘야 하니 이것도 꽤 힘든 일이었다.
20분 정도 여자 귀신들이 옷을 고르자 강진이 말했다.
“저기, 처녀귀신 분들도 오셔서 옷 봐야 하니 마음에 드시는 걸로 몇 벌 고르고 잠시만 밖에 계세요.”
“몇 벌이나 골라도 돼요?”
“포대 하나 정도 주신다고 했으니 괜찮아요.”
여자 귀신들이 자신들이 고른 옷들을 가리키자, 강진이 옷을 모아 포대에 담았다.
그 안에는 선주가 입을 옷도 포함이 되어 있었다.
“그럼 나가서 차에 계시겠어요? 처녀귀신 분들도 옷을 골라야 하니까요.”
“알겠습니다.”
귀신들이 밖으로 나가자 강진이 김소희를 부르려다가 몸을 돌렸다.
그리고는 한쪽 행거에 있는 한복들을 살폈다. 한복들은 주욱 보던 강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 정도면 혼나지는 않겠다.”
속으로 중얼거린 강진이 입을 열었다.
“김소희, 김소희, 김소희.”
화아악!
강진의 부름과 함께 김소희가 옆에 모습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