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derworld Restaurant RAW novel - Chapter 428
429화
점심 장사를 마무리한 강진은 TV를 보며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주방에서 덜그럭덜그럭 설거지하는 소리가 들리자 TV를 보던 강진이 차달자를 보았다.
“피곤하시면 위에서 좀 주무세요.”
강진의 말에 차달자가 슬며시 일어났다.
“그래도 될까요?”
“2층 거실이 원래 직원들 휴게실이잖아요. 앞으로는 제 눈치 보지 마시고 점심 장사 끝나면 올라가서 좀 쉬세요.”
“고마워요.”
차달자가 웃으며 2층으로 올라가자 차연미도 그 뒤를 따라 위로 올라갔다.
“엄마, 같이 가.”
“그래.”
차연미와 함께 2층으로 올라가는 차달자를 보던 강진에게 배용수가 다가왔다.
“이모님이 많이 편해지신 것 같다.”
배용수의 말에 강진이 그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며칠 전만 해도 불편해하셨는데…… 다행이야.”
그러고는 강진이 몸을 일으켰다.
“김치전이나 부쳐 먹자.”
“내가 할게.”
“됐어. 너 계속 요리했잖아. 놀아라.”
“난 요리하는 게 놀이다.”
배용수의 말에 강진이 피식 웃었다.
“네가 뾰로로냐?”
“뾰로로?”
“노는 게 제일 좋아. 밥하는 게 제일 좋아. 나는야 밥순이 배용수.”
강진이 리듬에 맞춰 노래하자 배용수가 눈을 찡그렸다.
“이 새끼 언제 한 번 손을 봐야 하는데.”
“어쭈! 싸움 좀 해?”
“나 칼 다루는 사람이다.”
배용수가 칼을 휘두르는 시늉을 하자 강진이 재차 웃으며 말했다.
“비겁한 놈. 남자끼리 싸우는데 연장을 쓴다는 거야?”
“미친놈.”
배용수가 말을 못 하겠다는 듯 고개를 저으며 주방으로 가자 강진이 말했다.
“김치전에 오징어 넣어서 먹자.”
“많이 넣어?”
“적당히.”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것이 ‘적당히’다.”
“그럼 적당히 많이 넣어. 적은 것보다는 많은 것이 낫지.”
강진의 말에 배용수가 손가락을 튕기고는 주방으로 들어갔다.
배용수가 주방으로 들어가자 강진은 다시 TV를 보았다. TV에서는 이번 총선에 대한 뉴스가 나오고 있었다. 총선 뉴스를 보던 강진이 턱을 쓰다듬었다.
“오자명 의원님하고 이유비 의원님이 당선되시면 좋겠다.”
당을 떠나서 두 의원 모두 국민을 위해 일하는 분들이라 잘 됐으면 하는 것이다.
뉴스를 보고 있을 때, 핸드폰이 울렸다. 그에 핸드폰 액정을 본 강진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모르는 번호였다.
“여보세요.”
강진이 전화를 받자 젊은 여자 목소리가 들려왔다.
[안녕하세요.]“네.”
[저, 혹시 지금 영업 중이신가요?]“손님이 오시면 영업해야죠.”
[저 블로그 보고 전화드렸는데 손님이 원하는 음식 해 주신다고 하던데요.]“시간이 좀 걸리는 편이라 바쁜 시간대에는 해 드리기 어렵고, 손님이 적은 시간대에는 해 드리고 있습니다.”
[그럼 지금은 되나요?]“지금은 됩니다.”
[다행이에요. 블로그에서도 그런 말이 있어서 일부러 식사 시간대 피했거든요.]“그럼 배 많이 고프시겠네요.”
[맛있는 것 먹으면 되죠. 그리고 저기, 제가 유트브 하는데요.]“유트브요?”
[가게에 방해되지 않게 방송을 해도 될까요? 아! 불편하시면 안 하겠습니다.]“손님도 없으니 그러세요.”
[감사합니다. 그럼 지금…… 어?]띠링!
말과 함께 문 쪽에서 띠링 소리가 들렸다.
[문이 잠겼는데요?]“지금 앞이세요?”
[네.]“알겠습니다.”
그걸로 전화를 끊은 강진이 홀에 있는 직원들을 보았다.
“손님 오셨습니다.”
강진의 말에 바둑을 두던 변대두는 2층으로 올라갔고 여자 귀신들은 주방으로 들어갔다.
그것을 보던 강진이 가게 문을 열었다.
띠링! 띠링!
풍경 소리와 함께 가게 문을 열고 나온 강진은 두 여자를 발견했다.
20대 중반쯤 되어 보이는 두 사람은 딱 보기에도 예쁜 편이었다. 그녀들은 셀카를 찍는 듯 핸드폰이 장착된 셀카봉을 들고 있었다.
“방금 전화하신 분?”
“네.”
“가게 앞이신데 그냥 들어오시지 그러셨어요.”
“방송하는 것 싫어하시는 분들도 있으셔서요. 그래서 미리 양해를 구했어요. 저희는 재밌게 한다지만, 싫어하는 분들은 많이 싫어하거든요.”
여자의 말에 강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들어오세요.”
강진의 말에 여자 둘이 안으로 들어왔다. 두 사람이 모두 들어오자 문을 닫은 강진이 호기심 어린 눈으로 여자 손님들을 보았다.
‘유트브 방송?’
강진도 유트브는 안다. 가게에서 일하는 귀신들도 유트브를 자주 보고 강진도 가끔 유트브로 음식 관련 영상을 본다.
요리 공부도 할 겸 해서 말이다. 하지만…… 유트브를 하는 사람을 직접 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여러분, 여기가 요즘 정말 핫한 곳이에요! 게다가 손님이 먹고 싶은 메뉴를 요리해 준다고 맛집 블로그에 소개되기도 했는데요. 그래서 오늘, 여니와-”
“정부가 먹으러 와 봤습니다!”
여자 둘이 카메라를 보고 말을 하다가 가게를 둘러보는 것을 보던 강진이 그들에게 다가갔다.
“식사 어떻게 해 드릴까요?”
강진의 말에 여니라고 말을 한 여자가 말했다.
“지금 실시간으로 방송하는데요. 혹시 불편하시면 녹화만 하고 조용히 먹겠습니다.”
“실시간요? 유트브 영상은 녹화한 거 편집해서 올리는 것 아니었나요?”
“그렇게도 하는데 실시간 방송도 해요.”
여자의 말에 강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편하신 대로 하세요.”
“그래도 될까요?”
“방송 보시고 손님들 오면 저야 좋죠. 좋은 이야기 좀 해 주세요.”
“감사합니다.”
여니가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하자, 강진이 핸드폰을 보며 물었다.
“그런데 여기로 방송이 되는 건가요?”
“어떻게, 인사 한 번 해 보시겠어요?”
여니의 말에 강진이 고개를 저었다.
“좀 부끄러워서요.”
그러고는 강진이 여자들을 보았다.
“그런데 대단하시네요. 방송도 이렇게 하시고.”
“아니에요.”
“그런데 몇 명이나 보시는 거예요?”
강진의 물음에 여니의 얼굴에 살짝 부끄러움이 어렸다.
핸드폰에서 들리는 전자음에 여니가 급히 핸드폰을 보았다.
“너희 닥쳐!”
다소 거친 말투에 강진이 의아한 듯 보자, 여니가 머리를 긁으며 말했다.
“시청자 수가 좀 적어요.”
“아…… 그래도 열세 분이나 보시면 대단하시네요. 제가 방송하면 아무도 안 들어올 텐데요.”
“그래도 우리 둘 구독자 수 합치면 만 명 정도 돼요.”
“만 명? 대단하시네요.”
전자음으로 메시지가 읽히자 강진이 웃었다.
“팬분들의 사랑이 뜨겁네요.”
“네.”
여니가 피식 웃고는 말했다.
“오늘 점심 메뉴 말고 다른 것 시켜도 되나요?”
“물론이죠. 그런데 오늘 점심 메뉴 아세요?”
“그럼요. 저도 여기 오픈톡에 가입했는걸요. 그리고 사장님이 올리신 음식 레시피로 저도 요리 가끔 해요.”
“무슨 소리야. 내 음식이 얼마나 맛있는데.”
“그래요. 우리 언니 음식 얼마나 잘하는데요.”
후원이나 채팅에 바로바로 반응하는 두 여자를 보던 강진이 신기한 듯 핸드폰을 보았다.
‘채팅을 이렇게 읽어주는 건가? 특이하네.’
“애들이 다른 사람들만 있으면 이렇게 관종질을 해요.”
“재밌는 분들이네요. 그런데 후원이라는 건 돈을 내는 건가요?”
“네.”
“방송에다가요?”
여니가 고개를 끄덕이자 강진이 신기한 듯 핸드폰을 보았다.
‘방송에다가 돈을 쏴? 왜?’
그런 생각을 하던 강진이 고개를 젓고는 웃으며 말했다.
“앞으로는 레시피를 조금 더 쉽게 써 놔야겠네요. 그래야 지옥의 요리가 안 나오죠.”
“저 요리 잘해요!”
여니의 말에 강진이 웃고는 말했다.
“그럼 음식은 무엇으로 해 드릴까요?”
“뭐 되는데요?”
“재료가 있고 제가 할 수 있는 요리라면 대부분 해 드리고 있습니다. 드시고 싶은 걸로 말을 해 주시면 됩니다.”
“음…… 선택하기 어렵네요. 조금 있다 주문해도 될까요?”
“편하게 하세요.”
답을 한 강진이 뒤로 물러나자 여자가 핸드폰을 보았다.
“음식 뭐 먹을까요?”
사람들이 올리는 댓글을 보던 여자가 웃었다.
“햄버거요? 여기 밥집이에요.”
여자의 웃음소리와 함께 전자음이 들렸다.
전자음에 강진이 웃으며 말했다.
“이건 저한테 말씀하시는 것 같은데…… 일단 어렵지 않을 것 같습니다. 방금 말씀하신 것에 레시피가 그대로 들어 있으니까요. 대신 햄버거 빵이 없어서 식빵으로 해야 할 것 같습니다.”
테란이라는 사람의 추천에 여니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이 햄버거 두 개하고…….”
여니가 같이 온 여자를 보았다.
“정부 언니는 뭐 먹을래?”
‘정부?’
여니에 정부? 특이한 호칭에 강진이 의아한 듯 여자들을 볼 때, 정부가 말했다.
“나는…… 매운 것 먹고 싶은데.”
“매운 것 뭐?”
여니의 물음에 정부가 강진을 보았다.
“매운 음식 뭐 있어요?”
“매운 음식이라면 제가 매운 닭발을 또 맛있게 할 줄 압니다. 해 드릴까요?”
“매운 닭발 너무 좋아요. 그런데 저 엄청 매운 것 좋아하는데.”
“귀신들도 먹고 환장하는 맛이니 입에 맞을 겁니다.”
“귀신요? 사장님 허풍 세시네요.”
“진심입니다.”
그렇다. 강진은 진심이었다. 처녀귀신들이 환장하며 좋아하는 음식이 매운 닭발이니 말이다.
“그럼 매운 닭발에 그 친구들인 주먹밥, 계란찜으로 준비해 드릴까요?”
“맛있겠다.”
정부가 입맛을 다시는 것에 강진이 여니를 보았다.
“손님은?”
“이것만 먹어도 배부를 것 같은데요?”
“모처럼 저희 가게 오셨는데 배부르게 먹는 것보다 자신이 먹고 싶은 것 맛있게 먹는 것이 좋지 않으시겠어요? 두 분이 드시기 편하도록 음식량을 조절해 드리겠습니다. 물론 가격도 조절해 드리고요.”
음식 버리면 벌을 받으니 강진도 음식을 많이 줄 생각이 없었다.
그저 적당히 먹고 모자라면 더 주면 되는 것이다.
“나도 사람처럼 먹거든요?!”
핸드폰을 보며 발끈해 말하는 여니의 모습에 강진이 피식 웃었다.
‘귀엽네.’
<테란 님이 11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방송할 때 과자나 먹고, 이상한 것 먹잖아요. 아니면 배달시켜 먹고. 양도 적은데 밥 먹을 때 제대로 먹어야죠.
전자음에 강진이 웃으며 말했다.
“테란 님이 이렇게 말씀하시니 제대로 된 집밥을 해 드려야겠네요.”
강진의 말에 여니가 민망한 듯 작게 웃었다.
“얘들이 놀리는 거예요.”
“놀리는 거라도 걱정돼서 하는 말이겠죠. 그럼 집밥으로 해 드릴까요?”
“집밥요?”
“혹시 드시고 싶은 국이나 반찬 있으세요?”
“음…… 저 미역국 좋아해요.”
“미역국은 뭘 넣어서 해 드릴까요? 소고기? 조개?”
“소고기요.”
여니의 답에 강진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했다.
“그럼 옛날 햄버거와 매운 닭발, 주먹밥, 계란찜, 거기에 소고기미역국에 집밥 스타일로 밑반찬…… 잠시만 기다리세요.”
고개를 끄덕인 강진이 주방으로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