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dentified creature capture team RAW novel - Chapter 140
139화
인지하면 안 되는 존재는 큐브 내부로 들어오자마자 강신이 자신을 보는 것을 느끼고 더 빠른 속도로 강신에게 접근했다.
그리고 그대로 기괴한 팔을 강신에게 휘둘렀다.
조금 더 빨라졌다고는 하나, 포획했을 당시를 생각하면 느린 속도였다.
강신은 U.M.A의 공격을 쉽게 피할 수 있음에도 공격을 피하지 않고 자리를 지켰다.
U.M.A의 공격이 강신의 바로 앞까지 다가왔고, 그때 프로네시스의 목소리가 통신 패치를 통해서 들려왔다.
-사격을 시작합니다.
투두두두두두두!
퍼버버버벅!
마치 기관총이 발사되는 것 같은 발포음과 함께 수많은 작살이 U.M.A의 몸에 빽빽하게 꽂혔다.
그런데도 프로네시스는 강신이 U.M.A를 붙잡을 수 있는 공간을 남겨두었다.
몸에 박힌 작살들 때문에 고슴도치처럼 변한 U.M.A는 쉽사리 자신의 움직임을 제한하는 작살과 로프들을 끊어내지 못했다.
그래도 U.M.A는 전혀 개의치 않으며 강신에게 접근하기 위해 억지로 몸을 움직였다.
끼익…. 기기긱….
U.M.A를 속박하고 있는 장치들이 과부하를 느끼는 것인지 비명을 질러댔다.
-확실히 작살만으로 움직임을 막는 것은 무리겠군요.
프로네시스가 큐브 내부 상황을 보고 냉정하게 판단했다.
작살로 인해 U.M.A의 몸은 고정됐지만, 여전히 팔을 휘두르고 있었다.
앞에서 대기하고 있던 강신이 U.M.A에게 다가가 오른쪽 팔을 옆구리에 끼고, 온몸을 사용해서 팔을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
“잡았습니다. 척부장님.”
강신이 척준신을 부르자 그가 감고 있던 눈을 천천히 떴다.
“절삭 작업, 시작하겠습니다.”
강신이 팔을 잡고 있고, 작살이 몸에 박혀있어서 척준신은 U.M.A를 금방 인지했다.
척준신이 U.M.A를 인지하자, 강신이 잡고 있는 U.M.A의 팔이 조금 팽창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으으….”
근육이 맹렬하게 꿈틀거렸고, 강신의 표정에는 혐오감이 드러났다.
그 사이, 척준신이 준비해둔 도끼로 U.M.A 손에 달린 손톱을 있는 힘껏 내려쳤다.
쩡!
마치 철과 철이 부딪힌 듯한 소리가 들려왔다.
첫 번째 시도는 결과가 좋지 않았는지, 강신의 등 뒤에서 척준신이 침음을 흘렸다.
“으음…. 이건 안 되겠군.”
그 이후로 척준신은 자신이 챙겨온 장비들을 사용해, U.M.A의 손톱을 자르기 위한 시도를 했다.
U.M.A의 손톱이 약하다고는 하나 그건 어디까지나 U.M.A의 육체에 비해 약한 것이었다.
손톱도 꽤나 높은 강도를 자랑했고, 손톱을 자르는 일이 쉽지 않았다.
척준신이 시도할 때마다 U.M.A의 근육이 점점 더 팽창했다.
몸을 구속하고 있던 작살을 당기고 있는 장치들이 조금씩 휘기 시작했다.
“시간을 더 끌면 힘들어질 수도 있어요!”
강신이 점점 강해지는 U.M.A의 힘을 느끼며 다급하게 외치자, 척준신은 주저하는 목소리로 말했다.
“쓰지 않으려고 했는데, 어쩔 수 없나….”
스릉….
강신의 등 뒤에서 척준신이 검을 뽑는 소리가 들려왔다.
“스읍…. 하압!”
심호흡과 함께 드물게도 척준신이 기합을 내질렀다.
쨍강!
“쯧…. 절삭 완료. 샘플을 들고 바로 이탈하겠습니다.”
절삭에 성공했음에도 척준신은 뭔가 마음에 들지 않는지, 가볍게 혀를 찼다.
그는 필요한 물건들만 챙겨서 바로 큐브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뒤이어 통신 패치로 척준신의 목소리가 들렸다.
-절삭조, 이탈 완료.
-좋아, 그럼 다음 제압 조는 탈출 준비.
-최종 시퀀스 모드로 전환합니다.
척준신의 목소리에 권영식이 바로 제압 조를 불렀고, 프로네시스가 응답했다.
한쪽 벽면에 붙어 있던 장치들이 스스로 벽면과 분리되어 바닥으로 떨어졌다.
한쪽 벽면이 깨끗하게 비워지자, 큐브 벽면이 새로운 장치로 조립되기 시작했다.
푸슈…. 철컥, 철컥!
그렇게 비어있던 벽면에는 작살총과 모양은 비슷하지만, 그것보다 수십 배나 큰 3개의 작살총이 만들어졌다.
-제압 조, 준비됐습니다.
-좋아, 유인 조. 이탈 준비!
벽 한 면을 가득 채웠던 고정 장치가 사라졌기 때문일까, 그것도 아니면 접촉한 시간이 길어서일까.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었지만, 이젠 U.M.A를 붙잡고 있는 게 힘겨웠다.
“후…. 준비됐습니다.”
-이탈!
강신이 잡고 있던 U.M.A의 팔을 놓고 입구를 향해 뛰었다.
붙들고 있던 강신의 힘이 사라지자, U.M.A는 자신을 구속하고 있던 장치들을 뜯어내며 강신을 향해 달려갔다.
끼기긱…. 콰직! 콰직!
U.M.A는 포획했을 당시보다 더 빨라지고 강해져 버렸다.
어느새 척준신이 잘라낸 손톱을 재생한 U.M.A는 날카로운 손톱이 달린 팔을 휘둘러 강신의 등을 후려쳤다.
퍼억!
“크윽!”
이렇게 빠르게 움직일지 몰랐던 강신은 인지하면 안 되는 존재의 공격을 허용했다.
다행히 강한 충격만 느껴질 뿐 다른 고통이 없었다.
강신이 입고 있는 보호 장비가 날카로운 손톱을 막아내는 데 성공한 것 같았다.
하지만 충격으로 인해 강신은 중심을 잃고, 앞으로 구를 수밖에 없었다.
U.M.A는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그대로 강신을 뒤따라가 팔을 휘둘러 강신의 머리를 노렸는데, 그 공격이 강신에게 닿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사격 시작합니다.
퉁! 퉁! 퉁!
프로네시스의 목소리와 함께 평범한 작살총과는 소리부터 다른 거대한 작살총이 발사됐다.
작살총의 발사음이 가벼웠다면 이번에 쏜 거대 작살총은 작살이 날아가는 소리부터 묵직했다.
퍽! 퍽! 퍽!
-전탄 명중! 움직임을 제한합니다.
프로네시스는 계속 냉정하게 말하는 것 같았지만, 강신은 왠지 모르게 그녀의 목소리에 다급함이 서려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대한 작살총이 U.M.A의 몸을 무자비하게 관통한 모습은 실로 그로테스크했다.
촤르르르륵!
거대한 작살과 연결된 쇠사슬이 당겨지자, U.M.A가 벽면으로 조금씩 끌려갔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U.M.A는 끌려가던 몸을 세우고, 억지로 버티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본 강신은 저것도 얼마 버티지 못할 것이라 직감했다.
몸을 일으켜 뒤도 돌아보지 않고 입구로 뛰어갔다.
굉장히 빠른 속도로 뛰어가고 있었지만, 입구까지의 거리가 너무나 멀게 느껴졌다.
그때, 뒤쪽에서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소리를 낸 적 없었던 U.M.A가 입에서 가래 끓는 소리를 냈다.
-그르륵….
그와 동시에 쇠사슬이 끊어지는 소리가 울렸다.
끼긱…. 쩌정.
-더는 못 버텨 빨리 빠져나와!
프로네시스가 다급하게 통신을 보내왔다.
“초코야!”
-멍.
강신은 프로네시스의 외침을 듣고, 초코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강신이 하체를 구부리자, 초코가 기다렸다는 듯이 강신의 발밑에서 거대한 앞발을 꺼냈다.
그리고 강신을 있는 힘껏 밀어냈다.
강신은 초코가 밀어내는 힘을 반동으로 삼아 구부러진 하체를 폈고, 입구 방향으로 날아갔다.
강신이 엄청난 속도로 큐브를 빠져나오자, 프로네시스는 곧바로 입구를 닫았다.
입구가 완전히 닫히기 전, 큐브 내부에서는 분노한 것처럼 들리는 U.M.A의 괴성이 흘러나왔다.
-그우어어어어어어!
U.M.A의 괴성은 듣기 싫을 정도로 괴상했지만, 입구가 닫히면서 소리가 완전히 차단되었다.
그와 동시에 견고한 큐브가 미세하게 떨리는 게 느껴졌다.
밖으로 나가기 위해 큐브 벽을 두들기고 있을 게 분명했다.
큐브를 빠져나온 강신은 속도를 조절하지 못해 바닥에서 굴렀다.
중간에 먼저 큐브를 이탈했던 척준신이 강신을 잡아 주지 않았다면, 강신은 어딘가에 부딪히고 나서야 멈췄을지도 몰랐다.
“괜찮나?”
강신을 붙잡아준 척준신이 강신의 몸을 살펴보며 묻자, 긴장이 풀린 강신은 그대로 대자로 누웠다.
“아니요…. 죽을 것 같아요.”
강신의 입에서는 흰소리가 나왔고, 때마침 다른 곳에서 작전을 지휘했던 권영식이 나타나 대꾸했다.
“입이 살아 있는 걸 보니까 크게 다치진 않은 것 같군. 작전은 종료네. 다들 정말 고생 많았네.”
“으으…. 고생하셨습니다.”
강신은 누운 채로 말했는데, 설야의 날개 가루 효과가 끝나면서 지독한 탈력감이 강신을 덮쳐왔기 때문이다.
방금까지 붉게 물들었던 강신의 몸이 다시 원래 피부색으로 변했다.
그리고 강신의 입에서 더 이상 하얀 김이 나오지 않자, 일행들은 그의 상태를 짐작했다.
“현장 정리는 우리가 해도 되네.”
권영식은 그렇게 말하곤 강신이 개인 큐브로 이동할 수 있도록 다른 사람들을 호출했다.
* * *
강신의 탈진 상태가 끝났을 무렵.
정리를 마친 척준신이 작전을 수행했던 복장 그대로 강신을 찾아왔다.
“몸은 좀 어떤가?”
척준신이 묻자, 누워있던 강신이 상체를 일으키고 주먹을 쥐었다 폈다를 반복했다.
“탈진은 방금 끝나서 괜찮아요.”
“다른 곳은 괜찮나?”
척준신은 강신의 탈진 상태를 한두 번 보는 게 아니었다.
그런데도 그가 계속 강신을 걱정하는 것이 조금 의아했다.
“왜 그러시는 거죠?”
“흠…. 자네가 입고 있는 겉옷을 벗어보게.”
강신은 척준신의 말대로 자신이 입고 있는 보호 장비의 겉옷을 벗었고 그곳에 남아있는 U.M.A의 흔적을 보고 나서야 척준신이 왜 그렇게 자신을 걱정했는지 알게 되었다.
연구소에서도 높은 차단력을 자랑하는 자신의 보호 장비의 등 쪽이 찢어져 있었다.
척준신의 걱정은 당연했다.
강신이 입고 있던 게 평범한 옷이었다면 찢어진 게 대수냐고 생각하겠지만, 총과 폭탄을 막을 정도로 견고한 보호 장비가 찢어졌다.
강신의 보호 장비가 찢어진 걸 본 척준신은 다른 부상은 없는지 확인해 본 것이다.
“으아…. 이거 정말 위험했었네요.”
강신은 프로네시스가 머리로 향하는 공격을 막아주지 않았다면 목숨이 위험할 뻔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글쎄, 내가 봤을 때는 네가 큐브 밖으로 나가고 난 후가 더 위험했었어.
“그건 또 무슨 소리야?”
큐브 밖으로 나간 순간 분명 작전은 끝났다.
-네가 걱정할까 봐, 따로 이야기 안 했을 뿐이야. 네가 빠져나간 직후의 영상을 보여줄게.
프로네시스는 강신의 개인 큐브에 홀로그램을 띄워 U.M.A를 가둬놓은 큐브 내부의 영상을 보여주었다.
U.M.A는 강신이 빠져나가려고 하자, 곧바로 두꺼운 쇠사슬을 모두 끊어내고 강신에게 달려들었다.
아주 간발의 차로 강신을 놓쳤는데, 큐브가 닫히고 나서도 괴성을 지르며 큐브 벽을 향해 계속 손을 휘둘렀다.
쾅! 쾅!
U.M.A가 입구를 때릴 때마다 큐브 내부는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심하게 흔들렸다.
그런 U.M.A의 공격은 왼쪽 상단에 표시된 시간이 24시가 될 때까지 이어졌다.
24시가 지나자, U.M.A는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것처럼 행동을 멈췄다.
프로네시스는 U.M.A가 공격했던 부분을 확대해주었다.
발톱으로 난도질한 것 같은 흔적이 남아있었다.
“……보호 장비가 문제가 아니었네.”
U.M.A는 가장 견고한 큐브가 손상될 정도의 충격을 준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