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dentified creature capture team RAW novel - Chapter 144
143화
강신의 요구를 들은 종업원은 흥미롭다는 표정이었다.
그러나 수집품의 주인인 김태식은 강하게 반발했다.
“말도 안 되는 소리하지마! 고작 비늘 한 조각으로 저 물건들을 모두 가져가겠다고?”
“그래서, 그쪽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김태식이 반발하는 소리를 듣고 강신이 종업원에게 말했다.
“글쎄요, 비늘 한 장에 검 세 자루라…. 저희 사장님의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종업원은 턱을 가볍게 쓸며 대답했다.
“하지만 손님이 어떻게 그런 계산을 했는지, 저를 설득하신다면 생각이 바뀔지도 모르겠군요.”
태연한 모습의 종업원이 마음에 들진 않았지만, 강신은 척준신이 원하는 검 말고도 나머지 두 개의 검을 받아야 후련해질 것 같기에 대화를 이어갔다.
“좋습니다. 그렇게 하죠. 우선 가치부터 이야기해볼까요? 세그레드 조라에서 판매하는 물건들은 현금으로 구매하기 힘들죠. 아무래도 물건들이 가지고 있는 특수성과 희귀성 때문일 겁니다.”
평범한 사람이라면 구경도 못 해봤을 특수한 기능을 가진 물건들과 전 세계를 둘러봐도 똑같은 걸 찾기 어려운 희소성은 물건의 가치를 월등하게 높여주었다.
따라서 세그레드 조라에서는 물건을 거래할 때 현금을 잘 받지 않았다.
이미 세그레드 조라에 속해있는 수집가들은 대단한 부를 가지고 있었다.
돈은 다시 벌면 되지만, 특별한 수집품은 한번 품을 떠나면 다시는 못 볼 수도 있다는 걸 아는 사람들이었다.
세계에서 단 하나뿐인 보석을 땅만 파면 나오는 흔한 돌과 교환할 사람은 없을 테니까.
“틀린 말씀은 아닙니다.”
종업원은 강신의 말을 듣고 동의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제가 가지고 온 비늘의 가치부터 이야기해볼까요. 우선 특수성입니다. 이 비늘에 여러 가지 실험을 해봤지만, 현재까지 그 어떠한 방법으로도 변형이 불가능했습니다. 즉, 불변하는 물건이라고 봐도 무방하죠.”
그저 아름답기만 한 비늘 조각으로 생각할 수도 있었지만, 용의 비늘이 불변한다면 그 가치가 전혀 달라진다.
불변한다는 특수성을 가진 물건을 가지고 싶어 하는 수집가는 수없이 존재할 게 분명했다.
“그리고 희소성은 말할 것도 없죠. 전 세계를 뒤져봐도 ‘진짜’ 용의 비늘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을까요?”
“흐음…. 알겠습니다. 손님이 가지고 계신 용의 비늘이 가진 가치는 인정하겠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손님이 원하는 물건들의 가치가 떨어지는 건 아닙니다.”
강신은 김태식이 가진 세 자루의 검들에 얽힌 설화들이 확실한 건 아니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태식의 수집품들이 신화가 전해질 정도로 특수성을 가지고 있는 건 분명했다.
직접 세 자루의 검이 가진 특별한 능력들을 눈으로 확인했고, 강신도 그 특수성은 인정하는 부분이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굳이 거래하겠다며 이곳에서 말싸움하고 있을 이유는 없었으니까.
“저 물건들의 특수성은 저도 인정합니다. 하지만 문제가 되는 것은 희소성이죠.”
강신이 수집품들의 희소성을 걸고넘어지자 김태식이 흥분해서 소리쳤다.
“웃기지 마!! 희소성이 부족하다니! 내 수집품들은 세상에서 단 하나밖에 없는 물건들이야!”
“물론 저 물건들은 단 하나밖에 없는 물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저것보다 더 성능이 좋으면서 특수성을 가지고 있는 물건이 있는 거 아닙니까?”
“뭐…. 뭐라고? 그런 물건들이 있다고?”
김태식이 강신의 말을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바라봤다.
“그건 저도 흥미가 가는 이야기군요. 자세히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종업원까지 강신의 말에 흥미를 느꼈다.
“점주님이 보여준 세 가지의 수집품들에 조금씩 하자가 있다는 건 알고 계시죠?”
“단점이 있다는 손님의 말을 부정하지는 않겠습니다.”
종업원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럼, 이곳의 물건들과 달리 하자가 없는 무기들을 나열해보죠. 첫 번째 똑같이 독을 생성하지만, 내구성에서는 전혀 하자가 없는 숏소드. 두 번째 클레이모어처럼 무게가 거의 느껴지지 않지만, 사용자가 검을 휘두를 땐 중량이 늘어나는 양손검, 그리고 마지막으로 충전할 필요 없이 번개를 수시로 두를 수 있는 검이 존재합니다.”
“세상에 그런 물건이 어디 있어?! 그런 물건이 있었다면 내가 모를 리가 없지.”
김태식은 강신의 말을 듣고는 어이없는 이야기를 들었다는 듯한 반응이었다.
“하하. 재밌는 생각이시군요. 확실히 그런 무기들이 있다면 손님이 말씀하신 거래도 납득이 가겠지만…. 그런 물건들이 과연 존재할까요?”
종업원은 강신이 말한 무기들을 단지 강신의 상상으로 취급했다.
하지만 강신은 분명 종업원이 순간 당황하는 모습을 보았다.
오히려 종업원의 말에 강신이 피식 웃으며 대꾸했다.
“있지 않습니까?”
“그걸 저에게 물어보신다고 해도 말이죠….”
종업원이 조금 곤란한 듯 대꾸했지만, 그의 말을 끝까지 듣지 않고 강신이 말했다.
“당신을 이곳으로 파견한 세그레드 조라의 본점에 말이죠.”
강신의 대답에 태연한 모습을 유지하던 종업원 얼굴에 살짝 금이 갔다.
하지만 종업원은 따로 표정을 관리하는 교육이라도 받은 것인지, 찰나의 가까운 순간이었고 다시 태연한 표정으로 돌아갔다.
세그레드 조라의 본점에서 파견한 우수한 인재답게 자신의 감정을 컨트롤하는데 뛰어났지만, 강신의 눈을 피할 순 없었다.
“그게 무슨 말씀인지 잘 모르겠군요.”
종업원은 시치미를 떼면서 모르는 척했다.
허나 강신은 그가 잠시 표정이 변하는 걸 보았다.
“후우…. 뭐, 무슨 소리인지 모른다면 그냥 넘어가도록 하죠.”
강신은 한숨을 내쉬곤 계속 곁눈질로 종업원을 바라봤다.
강신의 눈빛에는 무언의 압박이 담겨있었다.
이 거래를 성사시켜주지 않는다면 본점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다는….
강신이 지금 말없이 종업원을 압박하는 데는 이유가 있었다.
굳이 상대방이 숨기고 있는 걸 들어내, 세그레드 조라와의 관계가 악화되는 걸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거래를 하는 일이 쉽진 않았지만, 그만큼 특별한 물건들을 얻을 수 있는 곳이 세그레도 조라다.
앞으로 세그레드 조라를 이용할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
종업원은 크게 헛기침을 하고 말했다.
“크흠, 일단 존재 여부를 확인하기 어려운 사항은 넘어가고, 거래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하죠..”
“그래서 지금도 용의 비늘이 저 검들과 교환할 가치가 부족하다고 생각하십니까?”
“아닙니다. 세 자루의 검과 용의 비늘, 적당한 것 같군요.”
속으로 식은땀을 흘리던 종업원은 결국 강신의 거래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뭐!? 안돼!! 내 자식 같은 놈들을 이렇게 모두 보내줄 순 없어!”
“그러게 제가 처음에 분명히 경고하지 않았습니까. 사장님.”
이대로 두면 자신이 제일 아끼던 수집품들을 빼앗긴다는 생각에 김태식이 발작했다.
하지만 그가 아무리 발버둥 쳐봐도 달라지는 건 없었다.
“거래 즐거웠습니다.”
“하하. 손님 다음에 다시 뵙기를 기대하겠습니다.”
강신은 김태식을 완전히 무시하고 종업원과 작별 인사를 나눴다.
그리고 척준신, 김대리와 함께 세 개의 상자를 가지고 싱글벙글한 표정으로 가게를 나왔다.
그와 동시에 가게 내부에서는 김태식의 좌절이 섞인 비명이 들려왔다.
이날 세그레드 조라에서 있었던 일로 인해 강신은 특별 취급 대상으로 분류되었고, 각 지점에 강신의 존재가 알려졌다.
* * *
강신과 일행들이 수원으로 돌아가는 차량 안.
김대리가 운전을 하는 동안 척준신은 새로 얻은 검의 검날을 천으로 닦고 있었다.
“그런데 자네가 말한 무기들은 정말로 세그레드 조라 본점에 있는 것인가?”
“글쎄요, 저도 잘 모릅니다.”
너무 당당한 강신의 대답에 척준신이 어이가 없었고, 들고 있던 검을 떨어트릴 뻔했다.
“뭐? 모른다고?”
“네, 저는 그냥 추측만 했을 뿐이니까요.”
처음 세그레드 조라를 만든 사람은 무슨 이유로 이런 단체를 만들었을까.
강신이 세그레드 조라가 등장하는 소설에는 넣지 않는 내용이었지만, 강신은 그 이유를 확실히 기억하고 있었다.
“애초에 세그레드 조라의 설립 목적 자체가 다른 수집가들이 가지고 있는 수집품들을 목록화시키는 거였죠.”
굳이 성가신 수집가들을 연합해서 가게를 내어주고, 자랑할 공간을 만들어주면서까지 얻으려고 했던 것.
세그레드 조라의 설립자가 수집가들이 어떤 수집품을 가졌는지 파악하기 위해서였다.
어째서 그랬을까, 답은 생각보다 간단했다.
설립자 또한 점주들과 똑같은 수집가였기 때문이었다.
그는 직접 움직여 수집품을 모으는 게 아니라, 세그레드 조라의 점주들을 통해 희귀한 수집품을 얻고 있었다.
세그레드 조라의 본점에서 파견한 종업원을 통해 각 지점이 소유하고 있는 물건들을 파악한다.
그리고 설립자가 갖고 싶은 수집품을 소유한 점주에게 사람을 보내는 것이다.
세그레드 조라의 규칙을 이용해 차명으로 거래를 해왔다.
“그렇게 수집품을 긁어모으는 사람이 이곳의 점주가 가지고 있는 비장의 컬렉션을 가만히 내버려 두고 있었다는 건…. 그것보다 더 좋은 수집품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 아닐까 하는 마음으로 질러봤죠.”
세그레드 조라를 단순히 특별한 물건들을 파는 상인들이라고 생각했던 척준신은 기가 찬다는 듯이 헛웃음을 뱉어냈다.
“허허…. 거참, 어쨌든 맞춰서 다행인가….”
“아주 확률 높은 도박이었죠.”
세그레드 조라의 진정한 수집가는 지점의 점주들이 아니라 창립자였다.
그리고 각 지점의 점주들은 창립자에게 수집품을 착취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영원히 알지 못할 것이다.
강신도 그 부분을 굳이 김태식에게 알려주지 않았다.
용의 비늘의 가치를 후려치려고 했던 김태식이 괘씸하기도 했지만, 굳이 그 사실을 밝혀서 세그레드 조라의 설립자와 척을 질 필요도 없었기 때문이다.
“아~ 오늘 날씨가 정말 좋네요.”
강신은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을 감상하며 그대로 의자에 몸을 맡겼다.
척준신이 마음에 들어 한 전류를 두를 수 있는 검을 제외한 나머지 두 자루의 검은 강신의 소유가 됐다.
지금은 연구를 위해 권영식에게 빌려주었지만, 두 자루의 검은 강신 이름의 장비로 등록됐다.
* * *
강원도 철원의 한 야산.
갑자기 하늘에서 밝은 빛을 발사하는 항아리 모양의 물체가 나타났다.
공중에 떠 있던 정체를 알 수 없는 물체는 몇 분 동안 그 자리에 가만히 머물다 밝은 빛과 함께 천둥소리를 내며 순식간에 사라졌다.
최초 발견자는 그 지역에 주둔하고 있는 부대의 군인이었고, 그는 자신이 본 것을 그대로 상관에게 보고했다.
“상공에서 UFO를 발견했습니다!”
“이건 또 뭔 미친 소리야…. 근무서다가 졸았냐?”
“아닙니다! 확실하게 봤습니다!”
지휘부는 병사의 말을 무시하려고 했지만, 그 형체를 본 게 그 병사뿐만이 아니었다.
며칠 후, 울프팀은 UFO가 목격된 철원으로 파견을 나가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