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dentified creature capture team RAW novel - Chapter 173
172화
평화의 댐에서 나온 국정원 요원은 일을 마치고 나온 공낙원을 경호하기 위해 함께 움직이는 것처럼 보였다.
“지금 바로 덮치는 겁니까?”
김대리가 조수석에서 차 문을 열고 나가려고 하자, 강신은 그런 그를 말렸다.
“지금은 아닙니다.”
강신이 이렇게 잠복을 하고 있는 이유는 위장자만을 잡으려는 게 아니었다.
머리라고 불리는 대사제까지는 무리겠지만, 광신도 사제는 한 명이라도 더 잡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한 명이라도 더 많은 광신도를 잡는 편이 저희에게는 좋을 테니까요.”
공낙원의 납치를 위장자 혼자 할 수도 있겠지만,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다른 광신도들의 도움이 있을 거라고 예상했다.
강신은 그들을 추가로 노리고 있었다.
“어…. 저거 출발하는 데 따라가야 하는 거 아닙니까?”
공낙원을 태운 차가 주차장을 빠져나가 천천히 멀어지는 모습을 본 조수석에 앉아있는 김대리가 말했다.
그러나 운전석에 앉은 강신은 고개를 저었다.
“바로 쫓으면 눈치챌지도 모릅니다. 시야에서 보이지 않으면 그때 쫓을 겁니다.”
곧 그들의 시야에서 공낙원을 태운 차가 사라졌고, 강신은 차에 시동을 걸었다.
차에 시동이 걸리자 순간 김대리의 머리에 불현듯 스쳐 지나가는 기억이 있었다.
“잠깐만요. 강선임님 분명 장롱 면허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네시스가 운전 보조를 맡아줄 테니, 괜찮습니다.”
“아니, 그게…. 으악!”
차가 갑자기 급출발하자, 김대리가 깜짝 놀라 자기도 모르게 문 위에 붙어 있는 손잡이를 양손으로 잡았다.
태연하게 운전하는 강신의 모습을 보고 김대리는 식은땀을 흘렸다.
“괜찮죠?”
“괜찮기는요! 라이트! 라이트 켜요!”
“하하. 김대리님 지금 무슨 말씀을 하시는 겁니까. 저희는 몰래 쫓아가는 중이라고요? 라이트를 켜면 들키잖아요.”
“아니, 그전에 우리가 죽어요!”
강신은 어두운 도로를 전조등도 켜지 않은 채 주행했다.
“괜찮아요. 운전하는 저는 다 보이거든요!”
강신이 눈에 끼고 있는 다용도 렌즈를 가리켰지만, 그럼에도 김대리는 소리치는 걸 멈추지 않았다.
“아니, 강선임님만 보이면 뭐 합니까! 다른 쪽에서 오는 차들은 우리를 못 볼 텐데!”
“에이~ 괜찮다니까요.”
“아니, 난 안 괜찮다고!”
김대리의 입에서 처음으로 반말이 나올 정도로 흥분했지만, 그가 걱정할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김대리가 불안해하는 것과 달리 현재 모든 상황은 프로네시스와 성신 그룹, 그리고 국정원이 강신을 서포트해주고 있는 상태였다.
프로네시스가 다용도 렌즈를 야간 투시경 모드로 바꿔 빛의 세기에 따라 렌즈의 밝기를 실시간으로 조절해주었다.
현재 강신의 시야에는 전혀 이상이 없었다.
증강현실 기능으로 강신이 운전하며 조작해야 하는 장치들을 표시해주었으며, 위치 추적기가 달린 차량이 가는 길을 강신에게 안내했다.
해가 떨어지면 평화의 댐 근처에는 차량 자체가 잘 돌아다니지 않았따.
그래도 혹시 모를 사태를 대비해 국정원에서 양구와 화천으로 넘어가는 길목을 군대 훈련을 핑계로 통제하고 있는 상태였다.
“그런 건 좀 빨리 말해주셨어야죠…….”
“하하…. 김대리님 반응이 너무 재밌어서 그만….”
“재밌기는…. 저는 진짜 겁먹었단 말이에요. 그래서 위장자의 위치는 지금 어디입니까?”
“오천터널 옆 공터에서 멈췄습니다.”
“어…. 그럼 놓치기 전에 빨리 가야 하는 거 아닙니까?”
“안 그래도 거의 다 도착했습니다.”
심하게 구부러진 길을 벗어나자, 거대한 터널이 보였다.
그 옆 공터에 공낙원을 태웠던 차량이 시동이 켜져 있는 상태로 있었다.
그사이에 벌써 공낙원을 기절시켰는지, 정신을 잃은 공낙원을 옮기는 낯선 사람들이 눈에 들어왔다.
공낙원과 함께 갔던 국정원 요원은 아니었다.
딱 봐도 수상해 보이는 사람들을 본 김대리가 소리쳤다.
“강선임님! 저기요!”
“네, 저도 봤습니다.”
김대리가 본 걸 강신이 놓쳤을 리가 없었다.
“네시스 렌즈를 원래대로 돌려줘.”
-알겠어!
프로네시스가 강신이 착용한 다용도 렌즈의 모든 기능을 종료하자, 강신이 그대로 흔히 쌍라이트라고 불리는 상향등을 켰다.
“읏!”
“뭐야!”
인상이 찌푸려질 정도로 강한 빛에 납치범들이 당황하자, 강신은 더 혼란을 주기 위해 자동차의 경적을 울렸다.
빵빵!
그리고 그대로 급브레이크를 밟으며 핸들을 오른쪽으로 틀었다.
끼이이익~
강신이 타고 있던 차가 오른쪽으로 돌며 긴 스키드마크를 만들었다.
갑작스러운 빛과 소리, 그리고 자신들을 향해 달려오는 차를 본 사람들이 화들짝 놀랐다.
“김대리님은 위험하시니까, 차 안에서 대기하고 계세요!”
“네…. 네!”
강신은 김대리의 대답을 듣고 밖으로 튀어 나갔다.
“뭐…. 뭐야!”
공낙원을 옮기던 이들은 갑작스러운 괴한의 등장에 많이 당황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강신이 그들이 준비될 때까지 기다려줄 의리는 없었다.
강신이 차에서 튀어나온 속도를 그대로 유지해 공낙원을 들고 있는 두 사람에게 다가갔다.
강하게 주먹을 말아쥔 그는 괴한의 복부를 후려치고, 몸을 돌려 공낙원의 다리를 잡고 있는 사람의 옷깃을 잡아 바닥에 내팽개쳤다.
“억!”
쿠당탕!
그리고 바닥으로 떨어지는 공낙원을 재빨리 받아냈다.
강신의 몸놀림은 이제 일반인이라고 보기 힘들 정도로 빠르고 정확했다.
“후우….”
강신이 잠시 참고 있던 호흡을 길게 내쉬며, 공낙원을 조심스럽게 바닥에 눕혔다.
‘다행히도 다친 곳은 없어 보이네…. 그냥 수면제 같은 걸로 재워둔 건가?’
공낙원의 상태를 살피던 강신은 괴한들이 몸을 일으키는 모습을 보고 상념을 털어냈다.
옷깃을 잡아 던진 사람은 그렇다 치더라도, 복부를 때린 사람을 보며 강신은 인상을 찌푸렸다.
‘바로 일어났어? 약하게 친 게 아니었는데.’
현재 강신은 건틀릿을 착용 중이었다.
공낙원의 안전을 위해서 건틀릿의 부가 기능을 아직 사용하지 않았지만, 본연의 모습만으로도 단단한 건틀릿이었다.
그런 단단한 물체로 맞았음에도 저렇게 멀쩡하게 일어나는 건 예상외의 모습이었다.
“아야야…. 뭐야. 우리가 할 일은 그냥 사람만 옮기는 거 아니었어?”
“아윽…. 그러게. 나도 분명히 스승님에게 그렇게 들었는데….”
“그럼, 저건 뭔데?”
괴한은 강신을 물건처럼 말하며 짜증냈다.
갑작스러운 공격을 허용하고 공낙원을 빼앗겼으니, 그들 입장에서는 현재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게 당연했다.
“하…. 뭐긴 뭐겠어. 보나 마나 꼬리를 밟힌 거겠지.”
“진짜 가지가지 하네. 이런 시골까지 불러낸 것도 짜증 나 죽겠는데, 뒤처리도 제대로 못 했다고?”
“야. 너 누구냐?”
“…….”
강신은 괴한의 질문에 입을 꾹 다물었다.
“야. 저쪽도 알려줄 생각이 없어 보이는데, 그냥 제압하고 물어보자고.”
“그래, 당한 건 돌려줘야지.”
뚜둑.
손으로 목을 꺾으며, 몸을 푼 둘은 양손을 앞으로 뻗는 자세를 취했다.
‘저 자세, 어디서 봤던 것 같은데….’
강신과 납치범들은 침묵 속에서 대치하며, 서로의 빈틈을 탐색했다.
그리고 먼저 움직인 것은 납치범들이었다.
납치범들이 강신의 빈틈을 찾은 건지, 먼저 강신을 향해 달려들었다.
그들의 움직임은 강신의 공격에 허무하게 당했던 것과는 달리 재빨랐다.
빠르게 다가오는 적들을 본 강신은 혹여나 실수하지 않도록 차갑게 머리를 식혔다.
적들이 어디를 노리고 공격하는지 움직임을 지켜봤다.
‘왼쪽 어깨, 머리!’
두 사람의 손이 향하는 방향을 파악하자마자, 강신은 왼쪽 몸을 뒤로 뺐다.
그리고 몸을 틀면서 어깨를 노리는 공격을 피하고, 오른손으로는 머리를 노리는 공격을 가볍게 쳐냈다.
공격에 실패했음에도 그들의 입가에는 미소가 걸려 있었다.
“걸렸구나.”
강신이 쳐냈던 손이 마치 뱀이라도 되는 것처럼 강신의 손을 휘감았다.
건틀릿이 있는 부분은 방어가 가능했지만, 그 위쪽은 조금 달랐다.
납치범도 그걸 알고 있는 것인지 어깨를 노리며 팔을 휘감았다.
그것뿐만이 아니었다.
왼쪽 어깨를 노렸던 납치범 또한 공격이 실패하자마자, 바로 강신에게 추가타를 날리고 있었다.
이대로라면 그대로 어깨를 내어주고, 공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절체절명의 순간, 강신은 가볍게 혀를 찼다.
“쯧. 초코야!”
-멍!
강신이 초코를 부르는 동시에 잡혀있는 오른쪽 건틀릿에서 마비 독이 발린 발톱을 꺼냈다.
파캉!
발톱으로 정확히 자신의 오른쪽 어깨를 노리고 있는 납치범의 복부를 노렸다.
허나 납치범이 입고 있는 장비가 좋은 것인지 그에게 아무런 충격도 주지 못하고 깨져나갔다.
팔을 휘감던 납치범은 갑자기 나온 발톱에 놀라, 잡고 있던 팔을 풀고 뒤로 물러났다.
반면 추가타를 날리던 납치범은 갑자기 그림자에서 튀어나온 초코의 공격을 허용했다.
퍽!
“으악!”
초코의 공격에 근처 수풀로 날아간 납치범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어후…. 깜짝이야. 뭔 장갑에서 칼날 같은 게 튀어나와.”
뒤로 물러났던 납치범은 동료가 공격을 받고 이탈했음에도,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눈치였다.
하지만 그가 어째서 그랬는지, 강신은 곧 알게 되었다.
“와씨…. 나도 엄청 놀랬네. 저 녀석 뭐지. 진짜.”
초코에게 맞고 날아간 남성이 멀쩡하게 돌아왔기 때문이었다.
-끼이잉….
“괜찮아.”
강신은 실망한 초코를 위로하며, 처음과 마찬가지로 다시 자세를 잡고 대치했다.
납치범 중 한 명이 입을 열었다.
“야. 나 쟤 누구인지 알 거 같다.”
“누군데?”
“그 왜 예전에 스승님이 말씀하셨잖아. 그 이상한 힘을 쓴다던 탐나는 인재.”
둘은 잡담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그들의 시선은 강신에게서 떨어지지 않았다.
강신은 그들의 대화를 듣고 그들의 자세를 어디서 봤는지 깨달았다.
그리고 그들이 말한 스승이 누구인지 유추할 수 있었다.
“최태원의 제자…?”
유술의 달인이자, 자신을 납치해 제자로 만들려고 했던 광신도.
“스승님의 존함을 아는 걸 보니까, 맞네. 맞아.”
“설렁설렁하면 우리가 당하겠는데.”
“그래. 스승님이 재능 하나만큼은 굉장하다고 했으니까, 진지하게 해야겠어.”
두 사람에게서 느껴졌던 위압감이 더 강해졌다.
“후…. 스승님의 설욕은 수제자가 갚아주는 거지.”
“그럼 수제자가 갚는 거지, 바로 내가!”
“뭔 소리야. 나지.”
“아니, 나야.”
“하, 그럼 저 사람을 먼저 제압하는 쪽이 수제자인 걸로 하자고.”
“좋아.”
대화가 끝나자, 둘의 눈빛이 사납게 돌변했다.
그 모습을 본 강신은 저 둘이 확실히 최태원의 제자라는 걸 알았다.
최태원은 강신도 굉장히 고생했던 상대였다.
설야와 초코의 도움을 받고도 정면으로는 상대할 길이 없었고, 결국 잔머리를 굴려 겨우 제압했던 달인이었다.
제자라고는 하나 상대가 둘이었고, 강신도 긴장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강신에게도 비장의 수단은 있었다.
“네시스. 2단계 작동시켜줘.”
-2단계?
“그래, 2단계.”
-음…. 알겠어.
뭔가 떨떠름한 프로네시스의 목소리가 들렸지만, 강신은 정정하지 않았다.
우우웅…….
건틀릿에 있는 두 개의 원이 가득 차는 모습을 본 강신은 강하게 주먹을 쥐었다.
최태원과 달리 두 사람은 상당한 수준의 보호 장비를 입고 있었다.
강신은 U.M.A를 상대한다고 생각하며 건틀릿의 출력을 올린 것이었다.
“후…. 간다.”
이번에는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강신과 납치범들이 동시에 움직였다.
강신은 자신이 낼 수 있는 최대한의 힘을 실은 주먹을 납치범들에게 내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