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dentified creature capture team RAW novel - Chapter 179
178화
현장을 찍은 영상의 시작은 어느 산속에 있는 동굴 앞이었다.
동굴의 상태를 보아하니,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천연의 동굴로 보였다.
동굴의 크기는 매우 컸으며, 성인 남자 몇십 명이 동시에 들어가도 남을 정도였다.
-개체명 U-20448. 현재 시각 16시 35분, 작전 시작까지 5분 남았습니다. 촬영자는 지원팀 이강두 사원입니다.
모습은 보이지 않았지만, 자신을 이강두라고 소개한 지원팀 요원은 작전 지역이 한눈에 보이도록 높은 곳에서 카메라의 위치를 조정했다.
동굴 앞 넓은 공터에는 각자의 무기를 들고있는 성신 그룹의 요원들이 보였다.
긴장한 모습이 역력한 요원들이 자리를 메우고 있었다.
그중에서 독보적으로 눈에 띄는 건 당연히 선두에 서 있는 척준신이었다.
-U.M.A와 조우 전, 마지막으로 장비를 점검하고 전투 준비를 마칠 수 있도록.
척준신이 지시하자, 대기 중인 현장 요원들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영상을 자세히 보니, 현장 요원들은 아무렇게나 서 있는 게 아니었다.
가장 선두에는 척준신을 비롯한 각 팀의 팀장들이 있었고, 그 뒤로는 조금 거리 둔 상태로 다른 요원들이 전열을 만들었다.
전열의 앞에 있는 요원들은 베테랑들로 이루어져 있었다.
그들은 무기 대신 U.M.A를 구속할 목적으로 보이는 특수 제작된 두꺼운 쇠사슬을 들고 있었다.
그리고 동굴과 멀리 떨어져있는 몇몇 요원들은 저격용 총처럼 총열이 긴 화기로 동굴 내부를 조준하고 있었다.
-꿀꺽….
촬영자인 이강두가 마른침을 삼킬 정도로 현장은 긴장감으로 가득했다.
그렇게 조금 시간이 지나자, 갑자기 카메라 아주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했다.
…….
……….
………….
점점 흔들림이 심해졌다.
그리고 이내,
쿵! 쿵!
-뀌에에에엑~!
동굴 내부에서 괴성이 들려왔다.
-이제 나온다! 모두 준비!
척준신이 경고하기 무섭게 커다란 동굴에서 3m 높이의 거대한 멧돼지로 보이는 생물이 튀어나왔다.
얼핏 보면 거대한 멧돼지로 보였지만, 해당 U.M.A의 등에는 1열로 가시처럼 뾰족한 갈퀴들이 튀어나와 있었다.
입 밖으로 튀어나온 두 개의 엄니는 마치 창을 연상하게 할 정도로 전방을 향해 올곧게 솟아나 있었다.
‘감지기에 관측된 위험도는 낮아도 덩치에서 오는 힘은 무시하지 못할 텐데….’
감지기가 감지하는 건 U.M.A가 가지고 있는 암흑에너지였다.
즉, U.M.A의 육체가 암흑에너지와 관련 없이 순수하게 튼튼한 육체를 가지고 있다면, 그 힘은 감지기에 측정되지 않았다.
영상으로 보기만 해도 위압감이 느껴지는 U.M.A를 보고도 척준신은 U.M.A의 앞을 막아섰다.
세그레드 조라에서 입수했던 번개를 두를 수 있는 검을 쥐고 당당하게 서있었다.
U.M.A는 자신의 앞을 막은 건방진 인간을 엄니로 단번에 꿰뚫어 버릴 심산으로 척준신을 향해 무식하게 달려들었다.
-뀌이익!!!
척준신과 U.M.A가 부딪힌 충격으로 인해 발생한 커다란 소리가 공터를 채웠다.
쾅!!
콰과과곽….
척준신은 검을 가로로 들고 자신을 향해오는 엄니를 막아냈지만, 거대한 덩치에 담긴 힘을 모두 상쇄시키지 못하고 길게 뒤로 밀려났다.
자신보다 작은 인간이 자신의 돌진을 막은 게 마음에 들지 않는 듯했다.
U.M.A는 뜨거운 콧김을 내뿜고 뒷다리를 이용해 지면을 찼다.
척준신을 밀어내고 싶어했지만, 그는 더 이상 뒤로 밀려나지 않았다.
파지직….
척준신이 들고 있는 검에서 노란빛의 번개가 U.M.A의 엄니를 통해 흘러 들어갔다.
-퀴익!
짜릿한 충격에 U.M.A가 깜짝 놀라 몸을 빼려고 했지만, 몸이 마비되었는지 자신의 뜻대로 움직이지 못했다.
그 모습을 본 척준신이 대기 중인 요원들에게 지시를 내렸다.
-U.M.A 신체 고정핀 발사!
척준신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지면에 감춰져 있던 장치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인지하면 안 되는 존재의 몸을 구속한 작살을 발사했던 장치들이었다.
그런데 U.M.A에게 발사된 건 작살이 아니라 바늘 같이 생긴 거대한 핀들이었다.
철커덕, 끼릭!
끼릭, 투두두두두!!
퍼버버벅!
-꿰에에에엑!
표적이 커서 뾰족한 핀들은 대부분 U.M.A의 가죽에 박혔다.
퍼버버벅!
바늘같이 생긴 핀들이 표적에 적중하자, 쉽게 빠지지 않도록 내부에서 3갈래로 갈라졌다.
아쉽게도 가죽이 두꺼운 탓인지, 핀 중 3분의 1 정도는 가죽을 뚫고 들어가지 못했지만,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꿰에에엑!!!
날카로운 핀들이 가죽을 파고들어 내부를 헤집자, U.M.A가 몸부림쳤다.
그러나 핀과 연결된 케이블이 팽팽하게 당겨졌고, U.M.A가 움직이지 못하게 만들었다.
피잉!
몸을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자, 흥분한 U.M.A가 몸을 비틀며 핀을 뽑아내려고 했다.
U.M.A를 고정한 케이블이 U.M.A의 힘을 이기지 못하고 조금씩 부하가 걸리는지, 케이블에서 불길한 소리가 들려왔다.
콰드득….
영상 속에 척준신은 그 모습을 보고도 침착함을 유지한 채, 요원들에게 다음 지시를 내렸다.
-마취제 투약!
척준신의 말에 후열에서 긴 총열의 총을 들고 있는 요원들이 U.M.A를 향해 사격하기 시작했다.
타다당!
두꺼운 가죽을 뚫기 위해 관통력을 높인 특수 제작된 탄환들이었다.
마취약이 담긴 특수 탄환들은 몸부림치는 U.M.A의 몸에 사정없이 꽂혔다.
-꿰에엑!
몸에 특수 탄환들이 박히자, 더 크게 날뛰었지만, 강한 몸부림은 오래가지 못하고 점점 움직임이 둔해졌다.
사용한 마취약이 즉효성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내, 우렁찼던 울음소리 또한, 작아졌다.
-꾸이익…. 뀍….
시간이 조금 더 지나자 기력을 잃은 것처럼 U.M.A가 거대한 몸을 가누지 못했고, 그 자리에 주저앉아버렸다.
-쉬익…. 쉬익….
분노를 삭이고 있는 듯한 콧소리를 내뿜는 U.M.A는 자신을 공격한 인간들을 적대감이 가득한 시선으로 노려봤다.
척준신은 빠르게 힘을 잃어가는 U.M.A를 확실하게 포획하기 위해서 지시를 내렸다.
-쇠사슬 팀, 마무리 준비.
요원 중에서 베테랑으로 불리는 요원들이 사람의 팔뚝 두께만큼 두껍고, 무거워 보이는 쇠사슬을 들고 앞으로 나섰다.
무력화된 U.M.A를 움직이지 못하게 쇠사슬로 구속만 하면 모든 작전은 끝난ㄴ다.
그러나 순조롭게 마무리되는 듯했던 작전에 이변이 일어났다.
-쉬익…. 쉬익……. 뀌이익!
마취제를 맞아 전투 불능에 빠졌다고 생각했던 U.M.A가 갑자기 몸을 부들거리며 억지로 몸을 일으켰다.
그런 U.M.A의 눈동자는 내부에서 핏줄들이 터져 붉게 변해 있었다.
-꿰에에에에엑!!!!!!
이때까지 외침과는 차원이 다른 울음소리였다.
멀리서 촬영 중인 카메라가 흔들릴 정도로 엄청난 성량이었다.
후열에서 대기 중이던 경험이 적은 요원들이 살짝 동요한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쇠사슬을 들고 있는 베테랑 요원들은 인상만 찌푸릴 뿐, 당황하지 않았다.
U.M.A에게서 조금 거리를 두고 물러날 뿐이었다.
드드득……. 피잉! 핑! 핑!
U.M.A가 억지로 몸을 움직이자, 몸에 고정되어 있던 핀들이 가죽째로 뜯겨 나갔다.
고통이 느껴지지 않는 것일까, U.M.A는 살점이 뜯겨 나가는 것도 상관하지 않고 움직였다.
여기서 척준신은 잘못된 선택을 했다.
U.M.A가 위기감을 느껴 최후의 발악을 한다고 생각한 것이다.
하지만 U.M.A의 움직임은 최후의 발악 같은 게 아니었다.
강신이 프로네시스에게 미리 들었던 것처럼 마취제의 성분이 시간이 지나 U.M.A에게 흥분제로 작용한 것이다.
U.M.A는 덕분에 평소보다 강한 힘을 발휘하고 있었다.
하지만 영상 속의 척준신이 이 사실을 알 리 없었다.
드드득, 핑! 핑!
고정핀들이 떨어져 나가자, 척준신이 새로운 지시를 내렸다.
-모두 U.M.A에게서 물러나고 남은 마취제 계속 투여해!
척준신의 지시에 후열의 요원들이 계속 마취제가 담긴 특수탄을 발사했다.
그러나 U.M.A의 움직임은 느려지기는커녕 오히려 더 강해졌다.
-꿰에엑!!!
결국 U.M.A는 몸에 박혀 있던 모든 핀을 억지로 뜯어냈다.
U.M.A는 자신을 막았던 척준신을 노려보았다.
뒷다리로 지면을 차다가 그대로 척준신에게 돌진했다.
-쯧….
자신을 향해 돌진하는 U.M.A를 보며 척준신이 혀를 찼다.
그리고 검을 들어 U.M.A의 돌진을 막을 준비를 했다.
하지만 이미 한번 당한 기억이 있어서인지, U.M.A가 척준신에게 돌격하는 척하다가 방향을 틀었다.
거대한 덩치와 어울리지 않게 기이한 움직임으로 척준신을 우회하여 후열의 요원들이 대기 중인 곳으로 향했다.
-뭣….
가속도가 붙은 몸에서 나왔다고 보기 힘든 움직임이었다.
마치 물리력을 무시하는 듯한 움직임에 척준신은 미처 반응하지 못했고, U.M.A는 요원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뛰어 들어갔다.
그리고 미친 듯이 날뛰기 시작했다.
U.M.A에게 치여 몇몇 요원들은 하늘을 날았고, 거대한 덩치에 깔려 지면에 쓰러진 요원들도 있었다.
그리고 U.M.A가 가진 창처럼 생긴 엄니에 꿰뚫린 요원도 보였다.
“치이고 밟히는 건 작은 부상으로 끝날 수 있을 것 같은데, 문제는 저 엄니였나.”
강신은 난장판이 된 현장을 보며 원인을 분석했다.
보호장비가 U.M.A의 엄니를 막지 못했고, 요원들의 몸이 엄니에 꿰뚫렸다.
높은 구경을 사용하는 저격용 총의 총알을 막는 건 힘들었지만, 7.52m 탄 정도는 작은 충격으로 막을 수 있는 우수한 보호 장비였다.
그만큼 흥분한 U.M.A의 엄니는 위험했다.
난전이 되어버리자, 경험이 많은 요원들은 경험이 적은 요원들이 피할 수 있도록 U.M.A를 막아섰다.
하지만 그럼에도 부상자가 생기는 걸 막을 수는 없었다.
요원들의 피가 흘러 바닥을 적셨고, 뒤늦게 쇠사슬을 가지고 있던 베테랑 요원들이 U.M.A에게 달려들었다.
그들이 쇠사슬을 이용해 U.M.A의 움직임을 제한했지만 큰 효과는 없었다.
결국 척준신은 이번 임무를 U.M.A 포획이 아닌 사살로 변경했다.
U.M.A에게 치명적인 공격을 하지 못했던 요원들의 태도가 돌변했다.
현장 요원들은 무기를 들고 일사불란하게 U.M.A의 가죽을 베고 찔렀다.
U.M.A와 수많은 요원이 전투하는 장면은 마치 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케 했다.
전투가 얼마나 이어졌을까.
U.M.A와의 사투는 척준신이 U.M.A의 목에 검을 박아 넣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다.
-뀌이익…….
쿵!
바닥에 쓰러진 U.M.A는 처음과는 다르게 처참한 모습이었다.
온몸의 상처에서 피가 흘렀고, 가장 위협적인 공격 수단이었던 엄니는 이미 반 토막이 나서 바닥에 널브러져 있었다.
왼쪽 눈은 세로로 크게 베여 시력을 잃은 듯했다.
쓰러진 U.M.A가 숨을 거두자, 요원들이 환호성을 질렀고 곧 영상은 끝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