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dentified creature capture team RAW novel - Chapter 185
184화
구출을 방해하는 한 쌍의 U.M.A를 포획하자, 그 뒤는 순조롭게 흘러갔다.
너무 쉽게 U.M.A를 포획한 것처럼 보였지만, 애초에 소리를 먹는 가면 거미는 위험등급이 낮은 축에 속했다.
소리를 먹는 가면 거미의 특성만 잘 이해하고 있다면 포획하는 것 자체는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U.M.A와 U.M.A가 낳은 알들은 김대리가 한국에서 챙겨온 특수 케이스에 보관했고, 실종된 학생들을 폐가 1층으로 옮겨 건강 상태를 확인했다.
“몸이 많이 상하긴 했지만, 다행히도 생명에는 지장이 없을 것 같네요. 물론 오랜 시간 몸을 움직이지 않아서 재활을 해야겠지만요.”
실종된 이들이 오랜 시간 가사 상태였다는 걸 고려하면 건강 상태는 썩 나쁘지는 않았다.
“흠…. 이번 현장은 걱정과 다르게 꽤 간단했군.”
척준신이 김대리의 옆에서 손에 붕대를 감으며 말했는데, 강신은 그 의견에 동의해 주지 않았다.
“사실 골치 아픈 일은 지금부터죠.”
U.M.A를 포획하고 실종자들을 구출했지만, 강신에게는 아직 해야 할 일들이 남아있었다.
가장 우선시해야 하는 일은 지금 당장 쓰러져 있는 학생들을 병원으로 보내는 것이었고, 그다음으로 이곳에서 포획한 U.M.A의 처우를 결정 해야 했다.
첫 번째는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지만, 두 번째는 일본에 성신그룹의 비밀 연구소 지부가 없어서 상당히 곤란한 일이었다.
U.M.A를 멋대로 한국으로 가지고 들어가면 국제 협약 위반이 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우선 구급차부터 부르죠.”
강신이 쓰러진 학생들을 보고 말하자, 외부를 경계하던 장웨이가 사전에 구해둔 휴대폰으로 경찰과 119에 전화를 걸었다.
시간이 지나 경찰과 119가 폐가에 도착했을 때는 울프 팀 인원들이 포획한 U.M.A를 가지고 모습을 감춘 뒤였다.
* * *
다음 날, 일본 언론에서는 실종되었던 학생들이 발견됐다는 기사가 뿌려졌다.
실종되었던 학생들은 목격자였던 다나카와 똑같은 증언을 했으며, 근 한 달의 기억은 모두 사라졌다고 보도되었다.
뉴스를 통해 건강한 학생들의 모습을 본 강신은 기분 좋은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숙소에서 대기 중인 일행들을 한번 둘러보고 입을 열었다.
“저쪽은 잘 해결됐네요. 그럼 이제 일본 측과 거래를 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 볼까요?”
성신이 글로벌 기업으로 명성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자국 기업을 밀어주는 일본의 특성상 성신의 일본 점유율은 그리 높지 못했다.
그래서인지, 성신의 이름만으로는 일본 정부와 거래를 진행하기 조금 힘들었다.
그래서 강신이 생각해낸 게 바로 프리메이슨이었다.
환생자 집단의 키퍼들은 모두 사회적으로 높은 위치를 가지고 있었으니, 일본과의 거래에서 충분히 도움을 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강신은 한국에 있는 이경석 의원에게 일본에서 U.M.A를 관리하고 있는 과학기술청과 자리를 마련해달라고 부탁했다.
이경석 의원이 단독으로 거래를 요청했다면, 성사가 되지 않을 가능성이 컸다.
그러나 다행히도 미합중국과 유럽에 있는 키퍼들이 거래를 할 수 있도록 거들어 주었기에, 일본 과학기술청과 울프 팀의 만남이 빠르게 성사됐다.
* * *
과학기술청 소속의 공무원들은 잔뜩 주눅이 든 채, 울프 팀이 머무는 숙소로 직접 찾아왔다.
“안녕하십니까. 과학 기술청 산하 이매망량 관리부서 1과 소속인 오카다 미유키입니다. 이쪽은 제 후배인 모리 요우타 입니다.”
그들은 양손으로 정중하게 명함을 강신에게 내밀었다.
그들의 직책은 제대로 알 수 없었지만, U.M.A와 관련된 부서에서 일한다는 것만으로도 꽤 높은 직위에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그들은 울프팀에게 저자세를 유지했다.
‘도대체 프리메이슨쪽에서 무슨 말을 했길래….’
강신은 그들의 행동에 살짝 당황했다.
프리메이슨의 도움을 받긴 했지만, 강신은 일본과 거래에서 꽤 심력을 소비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런데 그들의 행동을 보면 이미 벌써 거래에서 울프 팀이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반갑습니다. 저는 성신 그룹 소속 강신이라고 합니다. 여기서 이러지 말고 들어오시죠.”
강신이 그들을 숙소 내부로 들였다.
오카다와 모리라고 자신을 소개한 공무원은 숙소로 들어왔다.
그리고 소파에 앉아 있는 거대한 체구의 척준신과 카밀라의 미모를 보고는 더 주눅이 들었다.
강신은 그런 그들이 긴장을 풀 수 있도록 테이블로 안내하고는 따뜻한 녹차와 함께 다과를 내왔다.
공무원들은 강신이 내온 뜨거운 녹차를 한 모금 마시고 나서야 조금 긴장이 풀린 듯 했다.
강신은 그들 맞은편에 앉았다.
“멀리서 오신다고 고생하셨습니다. 바쁘실 테니, 돌려 말하지 않고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저희는 과학기술청과 거래를 하고 싶어서 여러분을 이곳으로 불렀습니다.”
“그…. 거래라고 하면 어떤 거래를 말씀하시는 것인지.”
강신이 거래하고 싶다는 건 이미 그들도 알고 있었다.
그리고 울프 팀이 거래하고 싶은 물품이 그들이 관리하는 이매망량의 한 종류라는 걸 어렵지 않게 유추할 수 있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정부에서 이매망량 관리부서인 그들을 이곳으로 보낼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아는 건 딱 그뿐이었다.
오카다와 모리는 강신이 무엇을 가졌는지, 무엇을 원하는지 전혀 알지 못한 채 이곳으로 왔다.
강신은 성신에서 제작한 특수 케이스를 조심히 테이블 위에 올려놨다.
중국집 철가방보다 조금 큰 검은색 케이스를 본 공무원들은 머리를 갸웃거렸다.
“그…. 이게 뭔가요?”
“이게 저희가 거래하고 싶은 물건입니다.”
U.M.A가 들어 있는 케이스를 직접 열어 보여줄 수는 없었지만, 내부를 보여 줄 수 있는 방법이 있었다.
강신은 케이스 왼쪽에 달려 있는 여러 버튼 중 하나를 눌렀다.
그러자, 검은색이었던 케이스가 마치 물감이 물에 번지듯이 내부를 볼 수 있게 투명하게 변했다.
투명해진 케이스 너머로 내부에 있는 온나멘과 한야가 모습을 드러냈다.
“우리는 U.M.A라고 부르지만, 이곳에서는 이매망량이라고 부른다지요? 이 이매망량을 거래하고 싶습니다.”
과학기술청 공무원들은 케이스 내부에 있는 U.M.A의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란 것처럼 보였다.
“어…. 이걸 저희에게 파시겠다는 겁니까?”
그들은 다시 한번 강신의 의사를 확인했고, 강신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일본 과학기술청 입장으로서는 전혀 나쁠 것이 없었다.
아니, 오히려 좋았다.
그들이 이매망량이라고 부르는 존재는 모두 높은 가치를 가지고 있었다.
“금액은 얼마나 원하십니까?”
방금까지 주눅이 들었던 이들이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태도가 달라졌다.
그들은 U.M.A를 직접 확인하자, 눈을 빛내며 강신에게 원하는 금액을 물었다.
그들의 모습은 마치 강신이 얼마를 부르더라도 모두 수용할 것 같았다.
하지만 강신에게 필요한 건 돈이 아니었다.
“저희는 돈이 필요한 게 아닙니다.”
원하는 것이 돈이 아니라는 강신의 말에 오카다와 모리는 의아함을 감추지 못했다.
“그럼 따로 원하시는 게 있다는 건가요?”
“네, 저희가 원하는 건 여기 안에 있는 두 마리의 이매망량을 한국으로 가지고 갈 수 있게 허가를 내려주는 것입니다.”
“잠깐만요…. 거기 들어가 있는 게 두 마리뿐인데, 두 마리 모두 가지고 가겠다는 말씀인가요?”
억지 같은 강신의 요구에 오카다가 인상을 찌푸리자, 강신이 그녀가 오해하고 있는 부분을 설명했다.
“케이스 내부를 자세히 보면 거미줄 사이에 알들이 있습니다. 과학기술청에 알들은 양보하겠습니다.”
U.M.A를 잘 모르는 사람이라면 흔들릴법한 제안이었다.
그러나 오카다는 이매망량에 대해 꽤 많은 경험이 있는 사람으로 강신이 제안한 거래가 함정이라는 걸 바로 알아차렸다.
“으음…. 그건 아무래도 저희에게 썩 좋은 조건이 아닌 것 같은데요…. 그 이매망량에 대한 정보가 전무한 저희로서는 그 알을 부화시킬 방법이 없고, 만약 부화시킨다고 하더라도 육성할 방법도 없는걸요. 차라리 그 두 마리를 저희에게 주시고, 알을 가져가시는 건 어떠신가요?”
“음…. 곤란한데.”
그녀의 역제안에 강신이 턱을 쓸며 잠시 생각에 빠진 척했다.
그리고 이내, 강신은 결정했다는 듯 진지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그런 강신의 행동은 엄청난 손해를 감수한 파격적인 제안을 하는 것처럼 보이게 만들었다.
“그럼 저 알들을 확실히 부화시키고 육성할 사람을 알려드린다면 어떠십니까?”
“그게 가능한 사람이 있다고요?”
강신의 제안에 오카다의 생각이 달라졌다.
케이스에 들어 있는 수많은 알을 부화시키고 기를 수만 있다면 고작 두 마리를 넘겨주는 건 그들에게 있어서 큰 손해가 아니었다.
비록 이매망량이 가지고 있는 힘을 연구해 얻는 기술이 독점은 불가능하겠지만, 개체 수가 많은 쪽이 기술 개발에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음…. 잠깐 상사와 연락을 하고 와도 될까요?”
“네, 물론이죠.”
오카다가 잠시 통화를 위해 자리를 비우자, 강신은 차분하게 그녀의 통화가 끝날 때까지 기다려주었다.
‘파격적인 조건이라 생각할 테니, 승낙하겠지.’
돌아온 오카다의 반응은 강신의 예상대로였다.
“그래서 이 알들을 관리할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요?”
오카다의 질문에 강신이 씩 미소를 지어 보이며 대답했다.
“요즘 언론에서 한창 시끄럽게 떠드는 폐가 실종 사건 아십니까?”
“물론이죠. 이매망량이 연관되어 있다고 판단돼서 조사 중이었거든요.”
“아시고 있다니, 이야기는 빠르겠네요. 거기서 실종되지 않았던 목격자 다나카 군이 이 이매망량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을 겁니다.”
“……네?”
오카다는 평범한 학생이 이매망량을 육성할 수 있다는 소리에 얼빠진 소리를 내뱉었다.
다나카, 이번 사건의 가장 중요한 목격자였으며 친구들의 실종으로 인해 실의에 빠진 학생.
하지만 그 이미지는 모두 그가 꾸민 것들이었다.
강신이 이 사실을 짐작한 건 큐브에서 다나카의 목격담을 듣고 나서였다.
이미 미확인 현장에서 발견된 U.M.A가 무엇인지 쉽게 알아낸 강신은 미확인 현장에서 있었던 일들 중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
바로 다섯 명이 모두 술래잡기에 참가했는데, 어째서 다나카만 멀쩡하게 돌아왔냐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조금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었지만, 사건을 더 파헤칠수록 다나카에 대한 의심은 커졌고 결국 확신에 이르게 되었다.
다나카는 몇 가지 치명적인 실수를 저질렀다.
첫 번째는 다나카의 목격담에서 나온 가면 술래잡기라는 놀이는 단 한 번도 일본에서 유행한 적이 없는 놀이였다.
실제로 가면 술래잡기는 학생들이 실종되고 나서 유명세를 얻게 되었다.
‘이 놀이를 처음 제안한 것은 아마 다나카겠지.’
가면 술래잡기를 하게 되면 학생들은 어둠 속에서 뿔뿔이 흩어지게 된다.
즉, 소리를 먹는 가면 거미가 학생들을 습격하기 좋은 상황을 만든 것이다.
실종자들이 돌아왔으니, 실제로 이 놀이를 제안한 사람이 누구인지 확인하는 건 어렵지 않았다.
두 번째 단서는 U.M.A가 알을 낳았던 공간이었다.
‘폐가에 숨겨진 공간을 사용할 정도로 U.M.A의 머리가 좋지 않아.’
소리를 먹는 가면 거미의 지능은 일반적인 절지동물과 비슷했다.
하지만 U.M.A가 있었던 공간은 사람 수준의 지능을 가진 존재가 아니면 사용할 수 없는 공간이었다.
‘그리고 자신의 몸보다 큰 인간을 그 공간으로 옮기는 것도 불가능하지.’
여러 가지 정황을 살펴본 강신은 서둘러야 하는 상황임에도 다나카를 직접 찾아갔다.
다나카를 직접 만나 그가 폐가에서 가지고 나온 가면이 U.M.A였는지, 그리고 그 가면이 어디 있는지를 확인했다.
동시에 다나카의 태도를 확인했다.
강신이 모든 정보를 조합해 도달한 결론은 하나였다.
다나카가 어떤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소리를 먹는 가면 거미를 이용해 함께 있던 동급생들을 죽이려고 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