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dentified creature capture team RAW novel - Chapter 236
235화
강신이 큐브를 나서고 가장 먼저 한 행동은 수송 작전의 준비를 중단시키는 일이었다.
갑작스러운 중단에 사람들이 잠시 어리둥절했지만, 뭔가 이유가 있으리라 생각해 강신의 의견을 따랐다.
그다음으로 강신은 울프 팀을 소집했다.
꼭두새벽에 호출했지만, 다행히도 울프 팀 요원들은 긴급하다는 강신의 말에 빠르게 모여주었다.
평소 강신의 개인 큐브에서 모였던 것과는 다르게 내부에 나노 카메라가 설치되어있지 않은 특수 큐브로 소집했다.
그곳에 모인 일행들은 의구심이 가득한 표정으로 상황판에 뭔가를 열심히 적고 있는 강신을 바라봤다.
“하아암……. 강책임님, 도대체 무슨 일로 이렇게 이른 시간에 소집하신 거예요?”
카밀라가 잠이 부족한지, 길게 하품을 하며 강신에게 칭얼댔다.
마침 작업이 끝난 것인지, 뭔가가 가득 적혀 있는 상황판을 벽 한 면에 걸어 놓고는 입을 열었다.
“이것 때문에 급하게 불렀습니다.”
상황판에는 지금부터 일어날 일들이 지역과 시간 테이블로 나뉘어 상세하게 적혀 있었다.
울프 팀 요원들은 상황판에 적혀 있는 내용을 세심히 확인하고는 시시각각 심각하게 표정으로 변했다.
강신은 옆에서 일행들이 앞으로 일어날 일들을 확인할 수 있도록 잠시 기다려주었다.
“광신도의 습격….”
“흠…. 보호 장비를 녹이는 재능을 가진 다수의 사제라.”
“빌딩을 폭파한다고요? 진짜 미친 거 아닌가.”
“우리 회사의 내부 사정을 모두 파악하고 있다는 것도 문제군.”
일행들은 각자 일어날 주요 사건들을 중얼거렸다.
그리고 임상무가 상황판을 보고 핵심을 이야기했다.
“혹시, 저번에 넌지시 말했던 보험을 사용한 겁니까?”
권영식과 임상무는 강신이 개인을 위한 금고에 무엇을 보관하고 있는지 알고 있었기에 할 수 있는 질문이었다.
강신이 고개를 끄덕이자, 권영식이 살짝 측은한 표정으로 강신을 바라봤다.
“혼자서 많이 고생했겠군….”
상황판에 적혀 있는 세세한 정보를 모두 알아내기 위해서 강신이 얼마나 노력을 했을지, 그들은 정확히 잘 알지 못한다.
허나 그 노력이 절대 적지 않다는 건 짐작할 수 있었다.
“괜찮습니다. 그보다 시간이 없어서 빠르게 진행하겠습니다.”
강신은 시간 핑계를 대며 서둘러 상황판을 가리켰다.
“여기 적혀 있는 부분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현재 회사 내부 상황은 해커로 추정되는 사제에게 유출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강신은 개인 큐브가 아니라 전자기기가 없는 외부와 격리된 특수 큐브로 일행들을 불러 모은 것이었다.
‘내가 울프 팀을 소집했다는 건 알 수 있겠지만, 이곳에서 무슨 말을 하는지는 모를 거야.’
중요한 것은 울프 팀을 소집한 게 아니라, 지금부터 세울 계획을 광신도들이 알지 못하게 하는 것이었다.
“매우 위험한 일이 될 겁니다. 실제로도 제가 겪었던 날 중에는 계획이 실패해 여러분들 중 몇 분이 목숨을 잃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다들 그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하지만 저 혼자서는 이 모든 상황을 대처하기는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위험하지만, 여러분의 도움이 절실하게 필요합니다.”
계획을 들키지 않고 피해를 최소화해 광신도들을 박멸해야 했다.
다른 날들에서도 자신들이 목숨을 잃었다는 말을 들었지만, 울프 팀 요원들은 그 누구도 겁을 먹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의지를 불태우는 눈빛으로 강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래서 계획은 이미 있는 거겠지?”
권영식이 묻자 강신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기본적인 계획의 틀은 잡아놨습니다. 세부사항은 이곳에서 조율하도록 하죠.”
“시간이 없다고 하니, 자네의 계획부터 들어볼까?”
권영식의 질문에 강신이 곧바로 계획을 설명했다.
“광신도들이 실시간으로 내부 상황을 파악하는 만큼 그것을 조금 역이용해 보려고 합니다.”
“가짜 정보를 흘리는 것도 좋겠네요.”
김대리가 의견을 내자, 강신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래서 적들이 눈치채지 못하게 9할의 진실 속에 1할의 거짓을 심어두려고 합니다.”
기본적인 상황은 강신이 되돌렸던 수많은 날 중 가장 첫날 일어났던 상황으로 맞춰졌다.
변수가 가장 적고 적들과의 전투가 평택 지부에서 일어난 만큼 외부에서 철저하게 고립돼, 신경 쓸일이 줄어들기 때문이었다.
‘민간인 피해자가 생기는 걸 막고, 뒤처리도 간단히 화재로 얼버무릴 수 있으니까.’
회사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도 중요했지만, 이번 사건을 일반인들이 모르게 하는 것도 중요했다.
계획 설명이 끝나고 일행들이 거기에 살을 붙여 계획을 완성했다.
그렇게 독이 든 성배 작전이 시작되었다.
* * *
회의가 끝나자, 울프 팀 인원들을 각자 맡은 일을 위해 뿔뿔이 흩어졌다.
첫날처럼 권영식은 30층을 돌아다니며 수송 작전 준비를 진두지휘했다.
그러는 동안 장웨이가 첫 번째 사고가 나는 지점 근처에 소방호스를 가져다 놓았다.
“응? 뭐, 뭐야! 이게 왜 열려!”
“어, 어…! 위험해!”
-BF 지역 코드 레드!!
“대피해요!”
U.M.A가 탈출하는 사고가 났던 지역에서 똑같이 사고가 터졌고, 경고음이 시끄럽게 울렸다.
하지만 결과는 첫날과 달랐다.
강신이 직접 나서서 해결했던 일이 우연히 놓인 소방호스로 인해 쉽게 상황을 종료시켰다.
중간중간 일어난 사고도 매끄럽게 대처했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사고를 완벽히 처리한 건 아니었다.
큰 사고로 이어지지 않는 것들은 그냥 사고가 일어나도록 내버려 두어 해커의 의심을 피했다.
모든 큐브가 지상의 화물차에 실리자, 수원 지부 근처에서 위험 등급이 높은 U.M.A가 감지됐다.
그리고 그곳으로 첫날과 똑같이 요원들이 파견되었다.
다만, 전과는 편성 인원이 달라졌다.
원래는 증원 병력으로 이동했던 척준신이 선발대가 됐고, ‘카밀라’도 함께했다.
척준신과 함께 카밀라를 보낸 이유는 바로 프랭크 때문이었다.
척준신이 적들의 함정에서 치명적인 피해를 입고 실려 왔을 때, 공통점이 하나 있었다.
그건 바로 몸 일부가 녹아 있다는 것이었다.
‘척부장님에게 치명적인 피해를 준 건 보호 장비를 녹일 수 있는 프랭크의 재능일 거야.’
오늘 하루의 최대 변수는 항상 프랭크였다.
릴리스에게 정보를 듣고 남아있는 기억을 토대로 강신은 프랭크의 몇 가지 특징을 알아낼 수 있었다.
우선 프랭크는 대부분의 공격이 통하지 않았다.
그의 몸에 닿는 것만으로도 모든 물체가 녹아버리니, 제대로 된 공격이 이루어지기 힘들었다.
그리고 치명적인 산성 액체를 사용하게 되면 프랭크의 신체 일부가 사라졌다.
마치 재능을 사용하는 대가를 지불한 것처럼….
‘프랭크에게 지시를 내릴 때, 신체 일부를 사용하라고 했었지….’
손가락 한 마디, 손목, 많게는 팔 하나까지 쓰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렇게 산성 액체를 사용해 몸 대부분의 부위를 사용하게 되면 프랭크는 인간의 몸을 유지하지 못했다.
결국 한 줌의 액체가 되어 산성 액체로 이루어진 작은 웅덩이를 만들었다.
또한, 프랭크는 자아가 부족해 보였다.
프랭크의 옆에는 항상 그에게 지시를 내리는 이들이 붙어 있었다.
프랭크 옆에 꼭 백색 정장을 입은 사내가 붙어있는 건 아니었다.
그가 없을 때는 일반 광신도 중 하나가 그의 역할을 맡아 프랭크에게 지시를 내리는 모습이 종종 강신의 눈에 들어왔다.
그는 마치 이지를 상실한 것처럼 어떤 말도 하지 않았으며 감정을 표현하지도 않았다.
그런 모습과 일반 광신도가 사제급 인원에게 명령을 내린다는 게 조금 강신을 찝찝하게 만들었지만, 덕분에 좋은 작전이 떠올랐다.
공격이 통하지 않는 프랭크를 손대지 않고 제압할 방법.
그건 바로 카밀라의 유혹이었다.
이지가 멀쩡하지 않아 프랭크가 유혹에 걸릴지는 확신할 수 없었지만, 그에게 지시를 내리는 광신도라면 말이 달랐다.
광신도를 유혹해 프랭크에게 다른 광신도들을 공격하도록 명령할 수 있으니까.
‘자, 그럼 척부장님은 카밀라를 호위하고 현장을 수습하고 바로 평택 지부로 오시기로 했고….’
강신이 김대리와 함께 경호 차량에 탑승한 상태로 뭔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이내,
-키이잉.
통신 패치에서 쇠를 긁는 듯한 소음이 들렸다.
그리고 권영식이 내리지 않았던 명령이 권영식의 목소리로 들려왔다.
-강책임, 현장 요원이 복귀하면 바로 뒤따라 보내겠네. 시간이 너무 지체되었으니까, 바로 출발하게.
“알겠습니다.”
강신은 대답하고는 바로 수송 작전을 시작했다.
“수송 작전 시작하겠습니다.”
그렇게 수원 지부에서 화물차와 호위 차량들이 순서에 맞추어 평택 지부로 향했다.
강신이 수송 작전을 진행하는 동안 장웨이는 수원 지부의 빌딩에 설치된 폭탄들을 은밀하게 해체하고 있었다.
위치와 해체 방법은 이미 강신에게 들어 충분히 숙지하고 있는 상태였다.
따라서 폭탄을 찾아 해체하는 건 그에게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장웨이는 폭탄이 터지지 않게 해체했지만, 폭탄을 수거하지 않고 그 자리에 그대로 두었다.
조금의 위험이 있긴 했지만, 혹시라도 광신도들이 폭탄이 해체되었다는 걸 알게 되면 다른 방법으로 건물을 무너트릴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아예 안전장치 없이 내버려 둔 건 아니었다.
소수의 요원이 모든 전자 장비를 제거한 채, 해체된 폭탄을 구석에서 은밀하게 지켜보고 있었다.
그리고 유사시에 폭발을 막을 헥사곤 바인더를 지급해 두었다.
고체 상태로 변하는 특수한 액체가 폭탄을 감싸면 폭발력을 줄일 수 있다는 게 권영식의 판단이었다.
장웨이가 맡은 바 임무를 끝내자, 강신을 태운 차가 평택 지부에 도착했다.
강신이 지부 내부로 들어가자, 예상했던 대로 통신이 먹통이 됐다.
그리고 U.M.A를 옮길 승강기에서 굉음과 함께 불길이 솟았다.
쾅!!
폭발로 혼란스러워야 하는 게 당연했지만, 첫날과 상황이 조금 달랐다.연구원들과 보안 요원, 그리고 현장 요원들이 폭발이 일어날 걸 알았던 것처럼 소리에만 깜짝 놀랐을 뿐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후…. 출발하기 전에 쪽지를 나누어 주어서 다행이네요.”
이미 통신은 감청당하고 있었고 근처 CCTV를 통해 그들의 모습을 보고 있을 확률이 높았다.
김대리는 U.M.A가 화물차에 실리는 동안 수송 작전을 진행하는 이들에게 은밀히 접근해, 앞으로의 계획이 담긴 쪽지를 몰래 건네주었다.
“자, 우리도 어서 움직이죠. 시간이 없습니다.”
각자 맡은 역할을 충실하게 이어가는 요원들을 보며 강신이 차에서 내렸다.
1차 폭발이 끝나고, 2차 폭발이 화물차에서 일어났다.
쾅!!
그 충격으로 화물차에 연결된 컨테이너가 나뒹굴었고, 문이 망가져 내부에 있는 물건들을 쏟아냈다.
원래라면 상대하기 까다로운 U.M.A가 들어가 있을 컨테이너였다.
그러나 물건을 실을 때, 강신은 중간에 화물의 위치를 몰래 바꾸었다.
화물차 내부에서 쏟아지는 건 거대한 연구 설비들이었다.
그때, 비명이 들려왔다.
“으아악! 안 돼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