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dentified creature capture team RAW novel - Chapter 25
24화
쾅! 쾅!
작전 지역에서는 폭음이 멈추지 않았다.
그리고 그 원인은 바로 슬레지 해머를 일회용처럼 쓰고 있는 강신이었다.
멀리서 그런 강신을 바라보는 요원들은 누가 괴물인지 알 수 없게 되었다.
“다음!”
강신이 부서진 슬레지 해머를 옆으로 던지자, 옆에서 슬레지 해머를 들고 대기하던 요원이 강신의 손에 새로운 해머를 들려 주었다.
“후읍!!”
쾅!
그렇게, 쉬지 않고 해머를 휘두르기를 30분.
모든 현장 요원을 구출하는 것에 성공했다.
강신은 리바운드의 영향으로 탈진해 이제는 손잡이만 남은 나무 막대기로 몸을 지탱하며 간신히 서 있었다.
“헉, 헉….”
방금까지 고체화된 U.M.A.를 깨부수던 괴물 같은 모습이 거짓말처럼 느껴졌다.
이내 몸을 지탱할 힘마저 잃었는지,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으으……. 몇 번을 경험해도 적응이 되질 않네.”
“괜찮으십니까?”
마지막으로 구출된 요원이 강신의 상태를 보고 걱정했다.
“그냥, 힘이 빠져서 그런 거예요.”
“제가 부축해 드리겠습니다. 차량으로 가셔서 쉬시죠.”
“아…. 감사합니다.”
“감사는요. 저희가 더 감사하죠.”
아직 겨울 나비의 날개 가루가 보급이 되지 않은 현장 요원들은 리바운드가 무엇인지 몰랐다.
도움을 받았던 요원들은 지친 강신에게 고마운 시선을 보냈다.
베테랑 요원은 오늘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강신의 도움을 받으며, 그동안 자신이 얼마나 자만했는지 깨달았다.
“그럼, 척 부장님 뒤를 부탁드릴게요.”
“그래, 맡겨 두게.”
강신이 차량으로 이동하자, 온종일 강신의 모습을 보고 있었던 척준신은 작게 고개를 끄덕이며 한숨을 내쉬었다.
“오늘 우리 팀은 정말로 엉망이었군.”
작전이라는 것은 어떤 일을 이루기 위해서 도달하는 방법을 사전에 만들어 내는 행위였다.
그리고 대기업 회사의 자본과 권력으로 작전을 세울 수 있다면 그 폭은 한없이 넓었다.
창의적인 발상만 있으면 일반적으로 불가능해 보이는 일까지 가능했으니까.
오늘 강신이 제시한 작전은 나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뛰어나다고 할 수도 없었다.
그럼에도 척준신이 있는 1팀이 이 정도의 작전도 세우지 못하는 몇 가지 사정이 있었다.
현장 요원들은 대부분 특수부대 출신들이었다.
그들은 계속해서 바뀌는 작전을 불평 없이 수행하는 전투 프로페셔널은 맞지만, 바뀌는 상황에서 완벽하게 작전을 세울 수 있는 사람들은 아니었다.
그들은 전투를 하는 사람이지 지휘를 하는 사람들이 아니었으니까.
이 부분은 물론 회사에서도 파악이 끝난 상황이었다.
그래서 회사에서는 현장에서 즉각적으로 작전을 세울 수 있는 머리가 비상한 사람들을 각 팀에 배치를 해 주었다.
여기서 다른 문제가 다시 한번 발생했다.
특수부대를 나온 사람들의 자존심, 이것이 문제가 되었다.
이곳은 엄연히 회사였기 때문에 비합리적일 정도로 꽉 막힌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문제는 자신이 인정하지 않은 사람을 잘 따르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요원들 대부분은 현장으로 나가 작전만 상황에 맞게 세우고 실제 작전에서 빠져 있는 사람을 동료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작전을 세우는 사람들은 대부분 그들과 함께 작전에 참여할 수 없는 연구원들이 많았고, 오히려 현장 요원들끼리 작전을 펼칠 때보다 많은 문제가 발생하곤 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특수부대 출신의 사람 중에서도 머리가 비상한 사람들이 있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척준신이 이끄는 1팀은 상황이 조금 달랐다.
“동혁이만 있었어도…….”
척준신은 이제는 사라진 머리가 뛰어났던 부하를 떠올렸다.
특수부대 출신임에도 머리가 비상해 1팀의 작전 설계를 맡았던 부하.
그는 급박한 상황 속에서도 빠르게 작전을 세우고, 동료들을 위해서 몸을 날리는 그런 남자였다.
“그래도 오늘 일을 통해서 요원들은 강 선임을 신뢰할 수 있게 된 것 같군.”
강신의 첫 이미지는 요원들에게 그리 좋은 편은 아니었다.
연구원들은 좋아했지만, 요원들은 엄연히 그들과 성향이 달랐다.
회사에서 높은 사람들이 계속해서 주의를 주고 있었기 때문에 챙겨 주기는 했으나, 그들의 동료로 인정하진 않았다.
그리고 그러한 분위기는 겨울 나비 포획 작전이 끝나고 강신이 졸도하면서 굳어져 버렸다.
그날부터 강신은 회사에서 조금 특혜를 받고 있는 높은 사람들이 아끼는 연구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그런데 강신이 운동을 시작하면서 그를 보는 시선이 조금 달라졌다.
어설프게 운동을 했다면 이미지가 더 나빠졌겠지만, 그에게 운동을 시킨 것이 현장 요원들 사이에서도 악명 높은 강민수였다.
왜 그렇게까지 독하게 하는 것인지는 몰랐지만, 강신이 격한 운동을 하면서 토악질을 하는 것도 몇 번 보았다.
그렇지만 강신은 포기하지 않았다.
그들은 못 하겠다며 주저앉는 자를 싫어하는 것이었지, 부족하지만 그럼에도 노력하는 자를 싫어하지 않았다.
강민수의 악독한 운동법을 배우고 신입 요원 교육까지 이수하자, 점점 현장 요원들 사이에서 강신의 이미지는 좋아졌다.
그러다 오늘 일이 터졌다.
척준신은 맥주를 마신 팀원 때문에 강신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지난번과 같이 강신의 안전을 위해 그를 자신의 조로 배정하고 함께 움직였다.
다른 요원들의 표정은 그럼 그렇지 하는 표정이었지만, 회사에서 강조했던 것이 강신의 안전이었기 때문에 어쩔 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들의 생각과는 다르게 강신은 한 사람의 동료, 그 이상의 몫을 해냈다.
가지고 있는 정보를 토대로 빠르게 작전을 세워 척준신을 도와주었고, 마지막에는 위험에 빠진 동료들을 홀로 구조해 냈다.
결국 탈진 상태에 빠졌지만 이곳에 있는 사람 중에서 30분 동안 전력으로 슬레지 해머로 바닥을 내려치고 지치지 않을 사람은 없었다.
아마도 강신은 오늘 이후, 이들에게 진정한 의미로 동료로서 받아들여지게 될 것이다.
“상부에서 어째서 강 선임에게 그렇게 공을 들였는지, 이제 잘 알겠군.”
척준신은 오늘 일이 끝나면 정식으로 강신을 자기 팀으로 데리고 올 수 있도록 건의해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아직 정리되지 않은 현장을 보며 요원들을 닦달했다.
“실수는 여기까지다. 만회하려면 빨리 움직여! 파편은 정해진 상자로 옮기고, 부서지지 않은 부분은 새로 장비가 도착하면 바로 작업에 들어간다. 그리고 액체화가 되지 않도록 불씨를 유지해!”
“네!”
그들도 본인들의 실수를 알고 있는 것인지, 우렁찬 대답과 함께 빠르게 움직였다.
* * *
현장이 모두 수습되고, 요원들은 모두 회사로 돌아갔다.
탈진한 강신도 피곤한 몸을 이끌고 자신의 개인 큐브에서 휴식을 취했다.
다음 날 이른 아침, 강신은 권영식이 자신을 찾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권영식의 연구실로 향했다.
“팰로우님, 안녕하세요.”
“자네 왔군.”
“이른 아침부터 무슨 일로 찾으셨나요?”
“자네가 어제 포획한 U.M.A. 대해서 궁금한 게 있어서 말이네.”
권영식은 용건을 말하며 서랍에서 입구가 특이한 유리병 하나를 꺼내 들었다.
유리병 속에는 어제 포획했던 잠식하며 흐르는 검은 액체의 일부가 들어 있었다.
유리병을 손으로 흔들었지만, 검은 액체는 점도가 높은지 푸딩과도 같은 상태로 움직이지 않았다.
병 속에 들어 있는 액체를 보자, 강신의 머리 위에 앉아 있던 설야가 질색을 하며 날아올랐다.
강신은 그것을 모르는 척하며 권영식에게 대답했다.
“제가 아는 것은 모두 글로 적어 두었는데요. 어떤 게 궁금하신가요?”
“아, U.M.A.에 대한 정보가 궁금한 게 아니라 자네의 의견을 듣고 싶어서 불렀네.”
“의견이라면…….”
“자네는 이번 U.M.A.를 이상 개체라고 말했지?”
이상 개체, 흔히 말하는 돌연변이를 뜻했다.
“네, 제가 적은 글을 보셨겠지만 저는 이 개체를 손바닥 크기라고 적었습니다.”
“그래, 자네가 쓴 글을 봤네. 그런데 더 큰 개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도 없었지.”
“그건 그렇죠……. 제가 꿈에서 본 U.M.A.는, 그렇게 큰 개체가 아니었거든요.”
“쯧…….”
강신이 꿈에서 봤다면 확실한 정보일 것이라고, 판단해 권영식은 가볍게 혀를 찼다.
“그게 무슨 문제가 되는 건가요?”
“문제가 되지. 돌연변이라면 평균적이지 못하다는 것이고. 이 개체로 연구를 해 봐야 평범한 개체를 포획했을 때, 연구에서 같은 값을 낼 수 없다는 소리니까.”
“그렇긴 하겠네요. 그래도 연구는 하실 거죠?”
“당연한 말을…. 단지, 연구 샘플을 아껴서 써야 하니까 그러는 것이네. 이후에 수급이 어려워질 수도 있으니까.”
이미 검은 액체의 연구라면 포획되어 성신 그룹 연구소에 들어왔을 때부터 시작됐다.
문제라고 한다면 이 개체를 연구하고 싶은 연구원들이 유독 많다는 것이었다.
작은 조각으로 나누면 크게 위험하지 않기도 했고, 가장 중요한 것은 온도에 강하다는 특징 때문이었다.
이미 연구의 가닥은 그쪽으로 잡혀 있을 정도로 그 특징 하나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
낮은 온도와 상관없이 얼지 않으니, 이것보다 좋은 부동액은 없을 것이고 불씨를 만나면 순식간에 고체화되는 특징을 이용한 물품을 만드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우주 산업에서 여러 도움이 될 물질이니, 연구원들이 다들 눈이 뒤집혀 연구하고 싶은 것도 이해되었다.
“골치 아프군.”
“크기만 돌연변이지. 일반적인 특징은 평범한 개체랑 비슷할걸요?”
“완벽하게 수치가 같지 않으면 의미가 없네.”
“그럼, 한 가지를 확인한다면 방법이 있긴 한데…….”
확실하지 않은 듯이 조금 망설였지만, 다른 방법이 있다는 말을 들은 권영식은 강신을 재촉했다.
“그 한 가지가 뭔가?”
“증식의 여부요.”
“증식?”
“이 개체는 평균적으로 손바닥 크기라고 이야기했잖아요?”
“그렇지.”
“이 개체는 원래 증식 자체를 거의 안 하는 개체란 말이죠. 그런데, 이번 개체는 과하게 증식해서 크기가 커진 게 아닐까 의심이 되는 상황인데. 그게 확실하지는 않아서요.”
“확실하지 않다면 확인하면 되는 문제지. 그 정도면 충분하네. 당장 확인해 봐야겠군.”
만약 이번에 포획한 돌연변이 개체가 계속해서 증식한다면 방금까지 했던 걱정을 모두 접어도 되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가설이 확인된다면 이 개체는 기존 개체와 구분하기 위해 ‘잠식하며 흐르는 검은 액체’에서 ‘잠식하고 흐르며 증식하는 검은 액체’로 불리게 될 것이다.
강신은 권영식과 대화를 마치고 아침 훈련을 위해서 훈련 층으로 이동했다.
오늘따라 현장 요원들이 강신에게 살갑게 인사를 했다.
“오. 강 선임 오셨네요.”
“아, 네.”
얼굴은 알지만 이름을 모르는 요원들이 먼저 인사해 오는 것은 물론이고, 그들의 시선에 호의가 가득했다.
그날, 강신은 주변 요원들의 부담스러운 시선을 그대로 받으며 훈련에 임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