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dentified creature capture team RAW novel - Chapter 253
252화
강신과 현장 요원들의 채굴은 계속 이어졌다.
현장 요원들은 지치면 교대하면서 작업을 이어갔지만, 강신은 처음부터 끝까지 묵묵하게 일했다.
어느새 그가 입고 있는 옷은 땀으로 절여져 하얀 소금기가 보일 정도였다.
머리가 기름으로 떡이 되고 검댕이가 얼굴을 못 알아볼 정도로 묻었지만, 강신은 쉬지도 씻지도 않았다.
심지어 모든 식사도 작업 장소에서 벗어나지 않고, 지원 요원들이 가지고 오는 주먹밥으로 해결했다.
물론 강신도 찜찜하지 않은 건 아니었다.
당장이라도 씻고 옷을 갈아입고 싶었지만, 그저 참고 있었을 뿐이었다.
‘그래야 노커가 더 좋아할 테니까.’
숨어서 지켜보는 노커가 대리 만족을 느낄 수 있도록 최대한 볼품 없는 상태로 묵묵하게 일했다.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났다.
이곳에 노커라는 U.M.A가 있을까 하는 의문에 대한 답은 계속 나오는 노란빛의 돌들을 보면 알 수 있었다.
“허허……. 강책임님이 왜 이 주변 지역을 구매해야 한다고 했는지 알겠네요.”
정말 노다지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로 금광석들이 계속 나왔다.
심지어 강신이 곡괭이질 하던 곳에서는 금광석뿐만 아니라, 손바닥 크기의 투명하고 하얀 돌이 튀어나왔다.
“이거 다이아몬드 맞죠?”
그 돌을 본 현장 요원이 눈을 휘둥그레 뜨며 말했다.
손바닥 크기의 다이아몬드 원석이라면 그 가치가 어마어마할 게 분명했다.
하지만 강신의 태도는 시큰둥했다.
“글쎄요, 감정사에게 맡겨봐야 알겠죠.”
현장 요원의 말대로 다이아몬드 원석이면 좋겠지만, 가치가 크지 않은 수정일 수도 있었다.
세공되어 있지 않았기에 정확한 감별은 어려웠다.
사실 인간이 매기는 돌의 가치는 노커와 무관했다.
노커는 그저 반짝이는 돌들을 생성할 뿐이었다.
그래서 노커가 생성하는 보석은 정해져 있지 않았다.
무작위로 보석이 쏟아지지만, 가치 있는 보석은 종류가 적었다.
하지만 다행히도 보석과 상관없이 금광석은 계속 나왔다.
따라서 값진 보석이 아니라고 해도 기본적으로 금광석으로 큰 이익을 얻을 수 있었다.
나흘 동안 강신은 거의 자지도 않고 곡괭이를 휘둘렀다.
그런 모습을 몰래 숨어서 지켜보고 있는 노커의 마음에 쏙 들었는지, 강신이 파는 곳에는 유독 많은 보석 원석들이 나왔다.
그렇다고 일주일 내내 금광석과 보석이 쏟아진 건 아니었다.
처음 곡괭이질을 시작할 때, 쏟아지듯 나왔던 금광석은 4일 차가 지나자, 나오는 양이 조금씩 줄어들었다.
노커가 마음이 바뀐 건 아니었다.
강신은 그 이유를 알고 있었다.
오히려 처음 쏟아졌던 양이 비정상으로 많았던 것이다.
‘처음에는 광부들이 떠나지 않도록 유혹하는 거지.’
광부들이 본격적으로 채굴을 시작하면 그 양을 무리하지 않는 선으로 줄였다.
나흘 동안 쉬지 않고 일해 지독한 냄새가 배어버린 소매로 얼굴을 닦아냈다.
‘안정기에 접어든 건가.’
안정기가 되면 노커는 관찰을 끝내고 자신의 은신처로 돌아간다.
그리고 광부들이 내는 시끄러운 소리를 들으며 살아가게 될 것이다.
‘하루 정도 더 파보고 나오는 광석의 양이 비슷하면 철수해도 되겠어.’
이후에는 전문 광부들이 비밀 서약서를 쓰고 투입될 예정이다.
착압기를 사용해서 바위들을 발파해 쭉쭉 밀고 들어가, 다른 방향으로 새로운 입구를 만드는 작업을 할 것이다.
노커는 사람과 마주칠까봐 더는 은신처에서 나오지 않게 될 테니, 강신과 요원들이 더 이곳에 있을 이유가 없었다.
고작 나흘 고생하고 막대한 이익을 주는 광산을 얻었으니, 이보다 남는 장사는 없었다.
‘여기서 나오는 것들이면 큰 피해를 봤던 평택 지부 복구에 많은 도움이 되겠지.’
강신은 이번 현장의 일이 끝났다고 생각했다.
그때 그가 있는 장소에서 진동이 느껴졌다.
너무 작은 진동이라 옆에서 곡괭이질을 하고 있는 다른 요원들은 느끼지 못한 것 같았다.
그러나 강신은 확실히 느꼈다.
“음? 뭐지?”
철저히 계산해 갱 지지대를 설치했기에 무너질 걱정은 없었지만, 광산에서 느껴지는 진동은 좋은 징조가 아니었다.
그간 쉬지 않고 기계처럼 일하던 강신이 갑자기 멈추자, 옆에서 함께 일을 하고 있던 요원들이 의아한 눈길을 보냈다.
“무슨 일 있습니까?”
“잠시만요…. 다들 작업을 멈춰주세요.”
강신은 진동을 더 자세히 느끼기 위해 요원들의 작업을 멈추게 했다.
아주 미약했던 진동이 점점 더 강해졌다.
쿠구구구구….
그때야 진동을 느낀 요원들이 표정을 굳히고 상황 파악을 위해 움직였다.
“갑자기 무슨 일이야.”
“외부 상황부터 확인해.”
갑작스럽게 느껴지는 진동에 어떤 상황인지 외부와 연락해보려고 했다.
하지만 그들은 무전할 필요 없이 곧 자신들이 어떤 상황에 빠졌는지 알 수 있었다.
쨍그랑! 와르르!!
텅! 텅!
뭔가 깨지고 무너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그 소리가 들린 곳은 바로 이곳으로 올 때 이용한 계단 쪽이었다.
강신과 요원들이 황급히 소리가 난 곳으로 향했을 때는 견고하게 고정되어있던 계단들이 모두 무너져버린 후였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동요해도 이상하지 않았지만, 현장 요원들은 표정만 굳힐 뿐 패닉에 빠진 이는 없었다.
“외부의 지원팀과 연락은?”
“외부에서도 갑자기 일어난 일이라 현재 사태를 파악하고 있답니다. 그나마 다행히도 계단이 무너질 당시 근처에 사람이 없어서 인명 피해는 없다고 합니다.”
척준신이 빠르게 상황을 파악하는 중임에도 강신의 표정은 쉽게 펴지지 않았다.
그런 그의 표정을 본 척준신이 강신을 불렀다.
“강책임?”
“척부장님, 이거 절대 자연적으로 발생한 일이 아닙니다.”
“그래, 그렇겠지.”
척준신도 강신의 의견에 수긍하는 눈치였다.
전문가들의 철저한 계산으로 설계된 계단이었다.
계단 이렇게 무너질 위험이 있었다면 애초에 안전상의 이유로 이곳을 관광지로 사용하지 못했을 것이다.
심지어 광산을 개발한다고 더 견고하게 보수한 계단이 무너졌다면….
누군가 손을 썼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문제는 누가 어째서 이런 일을 했냐는 겁니다.”
강신이 표정을 굳힌 이유가 바로 이것이었다.
이 광산은 누가 봐도 눈 돌아갈 정도로 큰 가치가 있는 곳이었다.
하지만 이미 이곳은 성신이 선점했고, 법적으로도 처리를 모두 끝내 놓은 상태였다.
이렇게 일을 저지른다고 해서 광산이 그들의 것이 되진 않았다.
그렇다면 처음부터 성신과 싸울 생각으로 저질렀다고 보는 게 옳았다.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단체는 많지 않았다.
그리고 그중 가장 유력 후보는 바로….
“설마, 또 광신도들인가?”
비밀 종교 단체였다.
하지만 강신은 고개를 저었다.
“그들은 아닐 겁니다. 한국 지부를 해산하고 모든 병력을 저희에게 투입한 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벌써 이런 시도를 할 정도로 그들은 멍청하지가 않아요.”
“그럼 도대체 누가….”
강신도 아무리 생각해도 딱히 떠오르는 단체가 없었다.
‘이렇게 과격하게 움직일만한 곳이 어디 있지?’
만약 계단에 사람이 있었다면 인명 사고로 이어졌을 정도였다.
“시야가 제대로 확보가 되지 않는군.”
계단이 무너지면서 광산을 밝히던 조명 장치도 중간중간 떨어져 나갔다.
현재 동굴 안이 어두워져서 주변이 잘 보이지 않았다.
“지금은 지원을 기다릴 수밖에 없겠군요.”
당장 그들이 할 수 있는 건 주변을 경계하는 것밖에 없었다.
외부와 연락이 끊어지지 않은 게 다행이었다.
지원 요원들은 침입자가 있음을 상정하고 본부에 지원 요청을 했다.
그리고 강신과 요원들은 아래로 내려갈 수 있도록 급한 대로 가지고 있던 모든 로프를 엮었다.
척준신이 안전을 확인하기 위해 강하게 잡아당겨 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좋군, 이 정도면 충분하겠어. 내가 먼저 내려가서 확인해 보지.”
척준신이 두꺼운 장갑으로 로프를 잡고 강하했다.
자연스럽게 몸을 ㄴ자로 꺾으며 쭉쭉 아래로 내려갔다.
어둠이 척준신을 삼켜서 더는 모습이 보이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로프가 더는 흔들리지 않게 되자 곧 척준신에게서 무전이 날라왔다.
-바닥에 도착했네. 수상한 이들은 보이지 않지만 여긴 엉망이군.
안전이 확보되었다는 말에 요원들도 하나씩 로프를 타고 아래로 내려갔다.
마지막으로 강신이 로프를 타고 내려갔는데, 척준신이 어째서 엉망이라고 말했는지 알 수 있었다.
광산 바닥은 무너진 계단의 잔해로 난잡하게 어질러져 있었다.
“…그래도 잔해가 출구로 가는 길을 완전히 막지 않아서 다행이네요.”
잔해들 사이로 몸을 밀어 넣으면 덩치가 큰 척준신도 충분히 밖으로 나갈 수 있을 것 같았다.
“우선 이곳에서 나가죠.”
다들 강신의 의견에 동의했다.
그들은 출구로 나가기 위해 계단의 잔해를 뚫고 나왔다.
출구로 향하는 통로에서 현장요원들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안으로 들어온 지원 요원들과 마주쳤다.
“현장 팀 전원, 무사히 나왔습니다.”
“고생하셨습니다. 다친 곳은 없습니까?”
김대리가 걱정스럽게 강신과 척준신을 보며 말했다.
“네, 저희는 괜찮습니다. 그보다, 원인은 파악됐습니까?”
“침입자는 아직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계단이 갑자기 무너진 이유를 알아보고 있는 중입니다.”
강신이 묻자, 김대리가 지금까지 확인된 상황을 알려주었다.
“혹시 몰라 입구와 출구 쪽은 아무도 드나들지 못하게 철저하게 봉쇄했습니다. 계단이 무너지고 드나든 사람은 현재까지 없습니다.”
김대리는 긴급한 상황 속에서 유능하게 상황을 처리하고 있었다.
그때, 계단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안으로 들어갔던 지원 요원의 무전이 들려왔다.
“계단이 연결되어 있던 고정핀들이 인위적으로 파손된 걸 확인했습니다.”
이로써 사고가 아닌 외부인의 소행이라는 게 확실해졌다.
“곧 본부에서 지원이 올 겁니다. 그러니까, 여긴 걱정하시지 말고 여러분은 쉬시는 게 좋을 것 같네요.”
나흘 동안 지쳐서 엉망이 된 건 강신뿐만이 아니었다.
교대로 쉬긴 했지만, 채굴 작업을 했던 현장 요원들도 지쳐 있었다.
그만큼 광산 일은 정말로 고된 일이었다.
김대리가 긴급한 현재 상황에서 측은한 눈으로 현장 요원들을 바라볼 정도였다.
“김대리 말이 맞네. 아직 침입자들의 목적이 뭔지 모르는데, 이 이상 체력을 낭비하면 침입자와 마주쳤을 때, 위험할 수도 있지.”
강신과 요원들은 만전의 상태가 아니었다.
체력은 둘째치고 애초에 이번 현장은 전투가 일어나지 않을 걸 상정했기에, 장비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상태였다.
강신은 결국 수긍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두 분 말이 맞네요. 철수하죠.”
강신은 고집부리지 않았다.
김대리를 믿고 함께 곡괭이질을 했던 요원들과 철수하기로 했다.
밖으로 나가는 길, 출구까지 꽤 걸어야 했지만 광산 밖으로 나간다는 사실에 기분이 좋아진 현장 요원들의 발걸음은 가볍기 그지없었다.
그들은 가벼운 농담을 주고받으며 출구를 향해 걸어갔다.
반절 정도 왔을 때, 강신의 귀에 아주 작은 소리가 들려왔다.
-קָרָ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