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dentified creature capture team RAW novel - Chapter 278
277화
앞에서 사람들을 향해 뭔가를 열심히 설명하고 있던 사내가 장웨이를 알아보고는 설명을 잠시 멈추고 말했다.
-아, 성신 분들이 이제야 오셨군요.
그러자, 정면을 보고 있던 이들이 일제히 뒤를 돌아 강신과 일행들을 바라봤다.
갑자기 몰리는 시선에도 장웨이는 부담스럽지 않은지, 태연하게 일행들을 배정된 의자로 안내했다.
“성신? 어디 지부 사람들인데?”
“동양 쪽 지부 같은데?”
“엥? 굳이? 이쪽에도 성신 지부는 있을 텐데?”
“몰라, 위에서 그렇게 하라고 시켰나 보더라고…. 내 친구가 성신 전자 멕시코 법인 소속인데, 그것 때문에 불만이 많아 보이더라.”
강신의 존재가 암암리에 퍼지고 있긴 했지만, 아직 해외까지 알려지지 않은 듯했다.
만약 그들이 강신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면 저런 소리를 하지 못했을 테니까.
강당에는 공항에서 마주쳤던 구은혜도 있었다.
그녀는 손을 흔들며 강신을 반겼다.
강신은 문득 그녀를 보고 의문이 들었다.
‘우리야 회사 상부의 판단으로 울프 팀을 파견했다고 해도, HG 그룹은 어째서 구은혜가 맡은 팀을 보낸 거지?’
HG 그룹에는 성신 못지않은 인재들이 있었다.
위험 감지 능력을 갖춘 하성진 부장과 척준신의 가문에 맞먹는 명문가인 김가의 무예가, 김동혁도 있었다.
그 밖에도 능력이 뛰어난 이들이 해외 곳곳에 있었다.
그럼에도 구은혜가 이곳에 있다는 건, HG 그룹이 따로 노리는 게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경계하는 편이 좋겠어.’
강신이 고개를 살짝 끄덕이고 자리에 앉자, 구은혜는 조금 섭섭한 표정이었다.
-그럼 성신 분들도 오셨으니, 대책 회의를 시작하겠습니다.
사회자는 능숙하게 회의를 진행했다.
-오늘부로 탐색 작전 2일 차입니다.
강신과 일행이 휴식도 취하지 않고, 바로 이곳으로 향한 이유는 위치를 찾는 작전이 이미 시작되었기 때문이었다.
-현재까지 멕시코에서 위치를 발견하지 못했지만…. 전날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는 위치로 추정되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비록 이곳이 아니었지만, 작전 첫날부터 위치를 발견했다는 소리에 사람들이 다들 놀라는 눈치였다.
“와…. 벌써 발견했다고?”
“어디 기업이 발견한 거지?”
-크흠…. 그건 지금부터 설명해드릴 테니, 집중해주십시오.
로스앤젤레스에서 위치를 발견한 건 와플이었다.
그들이 무슨 방법으로 위치를 찾았는지 밝히지 않았지만, 그들은 위치의 사진을 가지고 왔다.
-이게 로스앤젤레스에서 나타난 위치입니다.
“오…. 쉿….”
“허어….”
“정말 소름 끼치게도 생겼군.”
강당에 있는 사람들은 와플이 제출한 사진을 보고는 다들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사진에 찍힌 위치는 빗자루를 타고 있었다.
오돌토돌하게 더러운 피부에 기이할 정도로 큰 매부리코, 그리고 소름 끼칠 정도로 붉은 눈을 가지고 있었다.
강신의 옆자리에 앉아 있는 김대리도 살짝 몸을 떨며 말했다.
“눈이 그냥 붉은 게 아닌데요?”
소름 끼칠 정도로 빨간 눈은 사이한 느낌이 들었다.
‘마치 어둠 속에서 고양이의 눈을 보는 것 같은데.’
사람이라면 불쾌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현재 로스앤젤레스에서 나타난 위치는 다른 기업들이 추격 중이며 추가 정보가 들어오면 공유하도록 하겠습니다.
“와플이 하는 행동은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확실히 일 처리 하나는 끝내주게 빠르네요.”
칭찬하고 싶지는 않았지만, 하루 만에 위치를 발견했다는 소리에 김대리가 순수하게 감탄했다.
사회자는 앞에서 계속 설명을 이어갔다.
-그럼, 다시 우리 지역에 대한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생고뱅에서 순찰한 지역은….
사회자는 전날 다른 기업들이 담당했던 구역에서 있었던 일들을 설명했다.
-결국 현재까지 저희는 위치를 찾지 못했습니다.
앉아 있는 사람들의 표정이 좋지 않았다.
경쟁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이미 로스앤젤레스에서는 위치를 발견했다.
그와 다르게 이곳에 있는 사람들은 위치의 그림자도 찾지 못했으니 그럴 수밖에 없었다.
‘경쟁을 부추길 생각이군.’
회의를 주도하고 있는 남성은 멕시코 당국의 사람이었다.
그가 굳이 로스앤젤레스 상황을 알려준 이유는 이곳에 모인 기업들이 자극받길 원해서였을 것이다.
하지만 강신은 그 방법이 좋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에서 저렇게 부추긴다고 될 일이 아닌데.’
위치에 대한 정보를 가장 많이 알고 있는 국가조차도 해결하지 못하는데, 기업이라고 별다른 수가 있을 리 없었다.
오히려 하루 만에 위치를 찾았던 와플이 이상한 것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저렇게 기업 간의 경쟁을 붙인다면 오히려 사고가 날 확률이 높았다.
다행히 강당 안에는 강신처럼 사회자의 의도를 파악하고, 그를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이 쳐다보는 이들도 있었다.
회의는 와플이 발견한 위치의 사진 말고는 특별한 것이 없었다.
-위치와 조우하면 대화로 회유하던 무력으로 진압을 하던 저희는 신경 쓰지 않겠습니다. 단지, 그들이 더는 매스컴에 나오지 않게만 해주시면 됩니다.
“오오…!”
“위치가 가진 특별한 힘을 조사할 수 있는 건가….”
사람들은 위치를 잡아 그들이 가진 힘을 연구할 생각으로 가득했지만, 강신과 몇몇 이들은 인상을 찌푸렸다.
‘머리를 잘 썼는데….’
강신이 계산했을 때, 사회자가 말한 내용은 장점보다는 단점이 더 많았다.
위치가 가지고 있는 힘이 무엇인지 모르지만, 가치가 있는 건 분명했다.
그런데 기업이 위치를 데려가도 눈감아 준다는 소리였다.
파격적으로 들릴지는 모르겠지만, 사실 이 내용에는 함정이 있었다.
‘국가조차 굴복했던 초국가적인 존재들에게 싸움을 걸면 얼마나 피해가 나올 줄 모르는 건가?’
도움을 요청했지만, 위치와의 마찰은 국가가 지시한 것은 아니었다.
위치와 싸우게 된다면 위치의 분노는 온전히 기업에게 돌아갈 게 분명했다.
‘대화로 해결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각오는 해두는 편이 좋겠네.’
강신이 이런저런 고민을 하는 동안 사회자가 회의를 마무리했다.
-이것으로 2일 차 회의는 종료하겠습니다.
회의가 끝나자, 사람들이 빠르게 움직였다.
사회자의 의도를 눈치채지 못하고 경쟁심에 불이 붙어 서둘러 장비를 챙겨서 나가는 기업들도 있었다.
물론 느긋하게 사람들이 빠져나갈 때까지 자리에 앉아 있는 이들도 있었는데, 성신은 당연히 후자였다.
“우리는 서두르지 않아도 괜찮겠나?”
척준신이 걱정스럽게 묻자, 강신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굳이 서두를 필요는 없습니다. 저희는 예정대로 움직일 겁니다.”
이미 성신 지휘부에서 머리 좋은 이들이 철저하게 시간을 계산해 무리가 되지 않는 선에서 요원들이 움직일 동선을 짜두었다.
그것을 굳이 경쟁심을 이유로 틀어버릴 이유는 없었다.
‘남아 있는 곳은 일곱인가….’
강신은 자신처럼 여유가 있는 기업들을 한번 훑어봤다.
그리고 그 일곱 기업 중 하나는 구은혜가 속해있는 HG 그룹이었다.
‘잘 모르는 기업들보다는 그래도 조금이라도 아는 쪽과 협력하는 게 나으려나….’
하나의 적을 두고 싸워야 하는 아군들끼리 굳이 나누어서 움직일 필요가 있냐고 묻는다면, 강신은 그렇다고 대답했을 것이다.
와플이 위치를 촬영하고 그 방법을 말하지 않았던 것처럼 각 기업은 각자마다 숨기고 있는 기술들이 있었다.
그런 기술들을 다른 기업들이 보는 곳에서 버젓이 사용하는 건 숨기고 있는 기술을 공개하는 것과 다름없었다.
‘기업에게 있어서 기술을 공개한다는 건 경쟁력을 잃는다는 것과 같은 말이지.’
심지어 U.M.A가 들어간 기술이라면 특허청의 도움도 제대로 받지 못하니, 더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강신이 자리에서 일어나 구은혜에게 접근했다.
“구은혜 씨? 혹시 지금 시간이 괜찮으시다면 아까 공항에서 나누지 못했던 이야기를 마저 나눠볼까요?”
“물론이죠!”
구은혜는 아무 고민도 없이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우선 저희도 나가죠.”
강신은 어느새 북적했던 입구가 한산해진 걸 확인했다.
다른 인원들을 데리고 박람회장 근처 카페의 컨퍼러스룸을 빌렸다.
“빙빙 돌려 말하지 않겠습니다. 저희와 협력하지 않으시겠습니까?”
구은혜는 웃으며 강신의 제안에 답하려고 했다.
“저희야 좋….”
“잠깐만요.”
HG 그룹의 요원 중 하나가 구은혜를 말렸다.
“팀장님, 제대로 된 이야기도 나누지 않았는데, 그렇게 덜컥 수락하시면 안 됩니다.”
“아니, 그게…. 김 실장은 모르겠지만, 강책임님은 믿을 수 있는 사람이거든?”
강신과 또래로 보이는 남성.
강신은 HG 그룹 요원 중 이번 현장을 실제로 이끄는 사람이 누구인지 단번에 깨달았다.
‘이쪽이 진짜군.’
“저도 저분에 대해서는 이미 회장님께 들어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공과 사는 구분하셔야죠. 제가 이곳에서 팀장님을 아가씨라고 부르지 않는 것처럼요.”
“윽….”
단호한 남성의 말투에 구은혜가 살짝 기가 죽었다.
“갑작스럽게 끼어들어서 죄송합니다. 저는 HG 그룹 소속 김태성이라고 합니다.”
김태성은 자신을 소개했지만, 강신은 그 소개를 듣고 눈을 빛냈다.
‘구은혜가 실장이라고 불렀어.’
실장이라면 ‘실’ 자가 붙은 부서의 우두머리를 뜻했다.
그 말은 저 남자가 회사 직책으로 따졌을 때, 절대 구은혜보다 낮은 위치는 아니라는 소리였다.
‘그리고 부서와 직책을 일부러 숨겼어.’
자신을 소개할 때는 부서와 직책을 말하는 것이 보통이었다.
“그럼 김 실장님이라고 부르면 되겠습니까?”
“쯧.”
김태성이 짧게 혀를 차고는 협력하기 전부터 사이가 틀어지는 걸 원치 않았는지 어렵게 입을 열었다.
“제가 속한 ‘실’은 그쪽과 비슷한 팀입니다. 단지 명칭만 다를 뿐이죠.”
성신에서 미확인 현장을 전담하는 태스크포스팀인 울프 팀을 만들었듯이 HG 그룹은 울프 팀과 비슷하지만, 회장이 직접 관리하는 ‘실’을 만들었다.
그리고 김태성은 그곳의 실장이었다.
“저희에 대해서는 알고 계신 것 같으니, 그냥 넘어가도 되겠죠?”
강신이 묻자, 김태성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시죠. 방금 말씀하신 협력 말인데….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겠습니까?”
“네, 저희도 딱히 HG 그룹을 이용해 먹겠다는 건 아니니 물론이죠.”
김태성의 태도가 옳았다.
오히려 대뜸 수락부터 하려고 하는 구은혜의 태도에 강신도 속으로는 깜짝 놀란 상태였으니까.
‘한 부서의 장이라면 이게 맞지….’
아직 구은혜는 팀장으로서 능력이 조금 부족한 것으로 보였다.
‘저번에는 이러지 않았던 것 같은데…. 어딘가에 정신이 팔린 느낌이네.’
강신이 마지막으로 봤을 때, 분명 일 처리에 대해서는 부족한 부분이 없었다.
지금 대화 상대는 구은혜가 아니었기에 이내 머릿속에서 쓸데없는 생각을 지웠다.
“우선, 제가 원하는 것은 현재 HG그룹이 가진 위치에 대한 정보입니다. 그리고 그냥 협력하는 게 아니라 탐색 지역 전체를 저희와 함께 공유했으면 합니다.”
강신의 말을 들은 김태성의 표정이 진지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