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dentified creature capture team RAW novel - Chapter 279
278화
“정보와 탐색 지역 공유라….”
김태성은 강신의 대답을 듣고 잠시 고민에 빠졌다.
강신은 그런 김태성을 재촉하지 않고 여유로운 태도를 보였다.
오히려 안절부절못하는 것은 구은혜였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녀는 성신과 함께 일을 하고 싶어 하는 것처럼 보였다.
‘정말 왜 저러는지 알 수가 없군, 방심을 끌어내려는 목적인가?’
강신은 김태성보다 의도를 알 수 없는 구은혜를 대하는 것이 불편했다.
잠깐 고민한 김태성은 머릿속이 정리되었는지, 입을 열었다.
“좋습니다. 협력하죠.”
김태성이 고개를 끄덕이자, 구은혜의 표정이 밝아졌다.
하지만 그의 대답은 그게 끝이 아니었다.
“대신 저희도 조건이 있습니다.”
“말씀해 보세요.”
구은혜와는 다르게 김태성은 강신에게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요구했다.
“이건 어디까지나 양심에 맡기는 문제지만, 정보 공유에 있어서 관련 내용을 숨기지 않을 것.”
작정하고 숨기려면 못할 것도 없었기에 어디까지나 부탁에 가까운 조건이었다.
하지만 이 부분에서 어설프게 속이려 했다가는 신뢰를 쌓기도 전에 서로 불신만 가득해 동맹하지 않는 것보다 못할 수도 있었다.
“알겠습니다.”
“그리고, 탐색은 요원들끼리 섞어서 팀을 편성했으면 좋겠군요.”
두 기업의 탐색 지역을 하나로 묶어 하나의 팀으로 행동하면 자연스럽게 효율도 더 늘어날 게 분명했다.
나쁘지 않은 생각이었지만,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그렇게 되면 팀워크가 좋지 않을 텐데요.”
강신은 위치를 발견하면 최대한 대화로 풀어갈 생각이었지만, 최악의 경우 전투까지 염두에 둬야 했다.
그러기 위해서 한국에서 각자의 무장을 공수해온 것이니까.
하지만 전투가 일어났을 때, 팀원들과 손발이 맞지 않는다면 상당히 위험해질 수도 있었다.
“네, 문제가 없지는 않겠죠. 그러니, 여기서 정보 공유 겸, 그 외의 것들을 확실히 조율해봅시다.”
그렇게 그 자리에서 성신과 HG의 동맹이 성립되었고 바로 회의에 들어갔다.
회의는 생각보다 시간이 소요되었다.
“그럼, 이렇게 하는 거로 하죠.”
“좋습니다. 이제 어느 정도 이야기가 조율된 건 같네요.”
강신과 김태성이 서로 만족한 얼굴로 악수를 했다.
하지만 그곳에 있는 이들은 성신, HG 할 것 없이 둘을 질린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저 두 분은 정말 대단하네요….”
회의는 각자의 의견을 제시하고 조율하는 형식으로 진행되었고, 강신과 김태성은 조율이 될 때까지 서로의 의견을 이야기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조율이 될 때까지’였다.
서로를 설득하기 위해 한 치의 양보도 없이 치열하게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본 이들이 질리는 것도 당연했다.
김대리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자, HG 그룹의 지원 요원이 고개를 끄덕이며 동감했다.
“각자 고생이네요.”
“그러게나 말입니다….”
동맹의 첫날, 각 기업의 팀장들을 제외하고 요원들끼리는 벌써 전우애가 싹트기 시작했다.
* * *
갑자기 체결된 동맹이었기에 처리할 부분은 많았다.
언제라도 함께 움직이기 위해 숙소를 최대한 가까운 곳으로 다시 잡았으며, 본사에 현재 상황을 알렸다.
그리고 엑스포에 함께 가지 않았던 1팀 요원들과 HG 그룹 요원들을 모두 모아, 현재 상황을 브리핑해야 했다.
“반갑습니다. 이번 작전을 공동 지휘할 성신 그룹에 강신 책임입니다.”
“저는 HG 그룹에 김태성 실장입니다.”
우선 강신이 먼저 현재 상황을 말했다.
“모두 아시다시피 현재 저희는 위치를 찾는다는 공통의 목적으로 이곳에 와 있습니다.”
하나의 목적은 사람을 결속시키는 좋은 수단이었다.
“그리고 저는 그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는 혼자보다 함께 하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김태성 실장님도 동의하셨습니다.”
김태성이 옆에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에 따라 작전 인원 편성과 작전 지역 위치가 바뀌었으니, 참고해 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지금부터 궁금한 게 있다면 언제든지 손을 들고 질문하셔도 됩니다.”
그때, HG 그룹 소속 요원이 슬그머니 손을 들었다.
“네, 질문하세요.”
“함께 하는 건 이해가 됩니다만 그러면 보상 쪽은 어떻게….”
HG 그룹 소속의 요원이 질문했지만, 궁금한 것은 성신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에게 있어서 보상은 매우 중요한 문제였으니까.
“솔직히 이번 현장에서 어떤 보상을 얻을 수 있을지 각 기업의 본부도 짐작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다른 현장과 다르게 U.M.A라는 정해진 보상은 없었다.
이곳에서는 스스로 보상을 쟁취해야 했다.
“그래서 얻는 모든 걸 공유하고 한국으로 가져가 협상을 할 예정입니다. 이 정도면 대답이 되겠습니까?”
“네….”
성신과 HG 요원을 한 팀으로 섞었으니, 보상이라 생각되는 걸 한쪽에서 숨길 수도 없었다.
“그럼 설명을 계속하죠. 우선 성신이 가지고 있는 위치의 정보입니다.”
강신은 한국에서 가져왔던 위치에 대한 정보를 공개했다.
거기에는 성신이 그동안 위치를 추적하며 축적했던 모든 내용이 들어있었지만, 크게 도움 되는 내용은 없었다.
그저 어떠한 현상들을 위치들이 일으켰을 것이라 추측하는 내용뿐이었으니까.
“이런…. 성신이라면 저희와 다르게 위치에 대해 잘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김태성은 한숨을 푹 내쉬며 자신들이 가지고 있던 정보를 공개했다.
그리고 그들이 가지고 있는 정보도 성신과 다를 바 없었다.
강신이 말한 것처럼 그들이 가진 정보도 모두 추측성 내용뿐, 현재 상황에서 도움이 될만한 건 없었다.
실망한 김태성과 다르게 강신은 현재 이 상황을 예측하고 있었다.
‘정보가 충분했다면 굳이 동맹을 맺을 필요는 없었겠지.’
정보가 충분했더라면 강신도 동맹을 맺지 않았을 테니까.
‘굳이 보상을 다른 이들과 나눌 필요는 없으니까.’
회의는 계속 진행되었다.
성신에서는 척준신, HG 그룹에서는 김태성 밑에 있는 인물로 보이는 사내가 서로 대화하며 체력과 특기들을 고려해 인원을 잘 섞었다.
사전 답사를 진행한 장웨이와 HG 그룹 요원이 나서서 기업이 맡은 지역을 세분화시키고, 탐색할 장소를 배정했다.
“실수라도 다른 기업이 탐색하는 곳에는 들어가지 않도록 해주십시오.”
장웨이가 요원들에게 당부했다.
괜히 다른 기업과 긁어 부스럼을 만들 필요는 없었다.
성신과 HG가 맡은 구역만 해도 어마어마하게 넓었다.
아무리 많은 기업이 몰려왔다고 하더라도 이곳의 땅덩어리 크기는 한국과 비교할 수 없었다.
탐색 시간과 수색 위치를 정하자, 김태성이 먼저 나서서 한마디를 얹었다.
“그동안 현장에서 부딪혀 감정이 좋지 않은 분들도 있을 거라 판단되지만…. 사적인 감정때문에 일을 망칠 요원분들은 이곳에 없을 거라 믿습니다.”
이야기가 끝나기 무섭게 괜히 찔린 표정의 사람들이 보였다.
한국에서는 라이벌과 같은 기업이니 서로의 앙금이 있는 건 당연했다.
각 회사에서도 이를 토대로 경쟁심을 유발하기도 했으니까.
하지만 이곳에서는 잠시동안 한팀으로 움직여야 했다.
믿는 동료가 옆에 있어도 위험한 상황에서 의심되는 이들을 옆에 두고서 제대로 일을 할 수 있을 리 없었다.
‘아마 이렇게 지적해도 바로 사이가 좋아지지는 않겠지.’
그간 쌓인 것들이 고작 말 한마디로 풀렸다면 세상에 분쟁은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여기 모인 요원들은 감정이 쌓여 있어도 스스로 자제할 줄 아는 사람들이었다.
김태성의 말이 끝나자, 이번에는 강신이 나섰다.
“이번 일은 생각했던 것보다 장기전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니까 무리하지 말고 최대한 체력을 보존하는 것에 집중해주세요.”
강신의 말을 끝으로 요원들은 맡은 구역으로 탐색을 나갔다.
그동안 울프 팀과 HG 그룹의 지휘부는 숙소에 남아 정보를 정리하고 있었다.
다른 기업에서 눈치챈 이들도 있겠지만, 이번 일은 빨리 끝날 일이 아니었다.
그리고 강신은 와플이 찍은 위치의 사진을 보고 의심이 생겼다.
‘몬테레이에서 일반인이 찍었던 영상에 나왔던 위치와 비슷하게 생겼어.’
영상은 조금 더 흐릿했지만, 빗자루를 타고 있는 위치의 체구는 비슷해 보였다.
위치의 정의가 요술을 부리는 사람이었고, 똑같은 외형을 하고 있을 이유는 없었다.
로스앤젤레스에서 발견된 위치와 멕시코 몬테레이에서 발견된 위치가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컸다.
즉, 그들이 국경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수단이 있다는 소리였다.
그리고 근본적으로 위치를 쉽게 잡지 못하는 이유는 따로 있었다.
‘영상에서 확인했듯이 이동 속도가 상당히 빨랐어.’
그들이 이동하는 속도를 봐서는 평범한 사람은 그들을 잡는 것은커녕 쫓아가는 것도 어려웠다.
그런 그들과 제대로 된 대화, 혹은 싸우기 위해서는 그들이 생활하는 장소를 찾아야 했다.
‘외형의 특이함으로 찾을 수 있었다면 진작 찾았겠지.’
사진의 외형은 등골이 오싹할 정도로 이질적인 모습이었으니, 다른 사람이 봤다면 이미 소문이 나고도 남았을 터였다.
그렇다면 생각해볼 수 있는 건 세 가지였다.
‘사람이 돌아다니지 않는 곳에서 살거나, 아니면 외모를 바꿀 수 있거나, 그것도 아니면 위치와 협력하는 단체가 있거나.’
첫 번째와 두 번째 상황이라면 그래도 괜찮았다.
하지만 마지막 상황이라면 일이 복잡하게 흘러갈지도 몰랐다.
‘다른 이들을 속일 수 있는 단체라면 평범한 곳은 아니겠지. 아니길 바라는 수밖에….’
강신의 추측을 말하자, 일행들이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가능성이 있군요.”
“그러면 우선 인구 밀집도가 적은 산이나 숲 같은 곳부터 탐색하는 편이 좋을까요?”
“모습을 바꾸는 방법이 있다면 사람들 속에서 살아갈 수도 있다는 소리잖아요.”
인적이 드문 숲이나 산을 찾자는 사람들과 오히려 사람들 사이에서 특이한 행동을 하는 사람을 찾자는 의견으로 나뉘었다.
그때 강신이 턱을 쓸며 말했다.
“굳이 나눌 필요가 있습니까? 둘 다 하죠.”
“……둘 다 하자고요?”
“하지만 요원들 피로도를 생각하면….”
“도심 지역은 굳이 우리가 탐색할 필요 없죠.”
“…?”
모여있는 사람들이 모두 머리에 물음표를 띄우자, 강신이 대답했다.
“멕시코에는 성신이든 HG든 회사 지부가 있잖아요?”
위치를 쫓는 것은 강신이 포함한 울프 팀과 김태성이 포함된 ‘실’이었지만, 멕시코에도 기업의 인력이 충분했다.
그리고 그들은 원래부터 이곳에 살고 있었으니, 도심을 돌아다니는 것에 위화감이 없었다.
“좋네요. 그렇게 하죠.”
강신의 의견을 들은 김태성이 고개를 끄덕이고 만족한 표정을 지었다.
강신이 의견을 내고 김태성이 동의하자, 더는 이견이 나오지 않았다.
각 회사의 지원팀은 방금 강신이 말한 내용을 그대로 본사로 전달했다.
본사에서도 그들의 의견을 수렴해 바로 멕시코 지부에 별개의 작전팀을 구성했다.
그렇게 본격적으로 위치 탐색이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