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dentified creature capture team RAW novel - Chapter 280
279화
수원에 남아있는 임상무는 멕시코에서 김대리가 보낸 위치(Witch) 탐색 보고서를 손으로 넘기며 내용을 확인했다.
위치 추적 보고서.
1일 차, 엘 디엔트 파크(El diente park)
성신, HG 그룹 혼합으로 만들어진 3개의 조 투입.
탐색 시간, 총 12시간 34분.
탐색 결과.
소수의 관광객을 제외한 수상한 사람은 발견하지 못함.
세 채의 폐가를 발견, 사람이 살았던 흔적은 남아있으나 최근 사람이 머물렀던 흔적은 없음.
다른 기업들 역시 위치(Witch)를 발견하지 못함.
2일 차, 엘 디엔트 파크(El diente park)
성신, HG 그룹 혼합으로 만들어진 5개의 조와 드론 전문팀 투입.
탐색 시간, 총 9시간 44분. (드론 탐색으로 인해, 기존보다 효율이 향상)
탐색 결과.
산에서 고립된 조난자 발견.
구조 후 신상을 확인해 봤지만, 위치는 아닌 것으로 판명.
두 채의 새로운 폐가를 발견, 내용은 전날과 동일.
엑스포에서 전해진 새로운 내용은 없음.
3일 차, 엘디엔트 파크(El diente park)….
4일 차, 5일 차, 6일 차.
임상무가 보고서를 넘기는 속도가 빨라졌다.
7일 차, 8일 차. 그리고 9일 차….
9일 차, 카온 데 라 스랑주엘라 파크(Cañon de La Estanzuela park).
성신, HG 그룹 혼합으로 만들어진 5개 조와 드론 전문팀 투입.
탐색 시간, 총 2시간 12분.
탐색 결과.
탐색 중 3개 조에서 그간 쌓인 불만이 터져 다툼이 일어남.
이에 각 팀장이 중재함.
팀원들의 사기를 고려해 탐색을 조기 종료.
다른 기업들 역시 위치를 발견하지 못함.
보고서에는 자세히 적혀있지 않았지만, 각 기업의 요원들의 고생이 훤하게 눈에 들어왔다.
“아무리 그래도…. 생각보다 진도가 늦군.”
성신과 HG 그룹만 탐색하는 것이라면 이해하겠지만, 멕시코에서만 200개가 넘는 기업들이 참여한 작전이었다.
그런 작전에서 위치를 발견하지 못하고 있었으니, 임상무의 답답한 마음이 이해되지 않는 건 아니었다.
문제는 멕시코뿐만이 아니었다.
로스앤젤레스에서 발견했던 위치도 그 이후로 종적을 찾을 수가 없었다.
기업들은 위치를 찾을 수 없었지만, 일반인들에게는 계속 목격되고 있는 기이한 상황.
다급해진 것은 국가의 수뇌부들이었다.
그들은 위치를 빨리 찾으라며 기업들에게 계속 압박을 넣고 있었다.
“하여튼, 지들이 벌인 일을 왜 기업에게 떠미는 것인지….”
임상무는 툴툴대면서도 보고서를 넘기는 손을 멈추지 않았다.
그렇게 보고서가 두 장이 남자, 임상무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15일 차, 카온 데 라 스랑주엘라 파크(Cañon de La Estanzuela park).
성신, HG 그룹 혼합으로 만들어진 모든 조와 드론 전문팀, 강신 책임, 김태성 실장 투입.
마지막 날 보고서에는 다른 날에는 나오지 않았던 강신과 김태성의 이름이 적혀있었다.
그리고 다른 날들보다 탐색 시간 또한 매우 짧았다.
-탐색 시간, 총 48분.
무엇보다 임상무를 웃게 만든 건 마지막에 적혀있는 내용이었다.
-위치로 추정되는 미확인 비행체를 강신 책임과 김태성 실장이 발견.
아무 소득도 없었던 다른 보고서들과는 달리 마지막 보고서는 위치를 발견했다는 내용이 들어 있었으니까.
그리고 서류의 마지막 장을 본 임상무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후…. 강책임은 가끔 이렇게 어려운 걸 주문한단 말이지….”
마지막 장은 보고서가 아닌 강신이 따로 본부에 요청한 요청서였다.
일반적인 장비나 인원 충원에 대한 요청서였다면, 임상무도 이렇게 한숨을 내쉬지는 않았을 것이다.
상부에서도 쉽게 허락할 수 없는 걸 보내 달라고 하니, 임상무로서는 한숨을 내쉴 수밖에 없었다.
-요청 품목
회사에서 소유하고 있는 특정 U.M.A의 모든 개체.
사람도, 물건도 아닌 U.M.A를 보내 달라는 강신의 요청에 상부는 난감한 기색을 표할 수밖에 없었다.
U.M.A를 무단으로 해외로 옮기는 건 불법이었고, 그걸 허가받기 위해서는 U.M.A를 정부에 공개해야 했다.
해당 U.M.A를 어디에 사용할지는 모르겠지만, 무사히 돌아올지도 의문이었다.
“그래도 어쩌겠어. 이걸 가능하게 하는 것이 내 일이지….”
임상무는 다시 한번 한숨을 내쉬고는 상부를 설득하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났다.
한편, 몬테레이에서는….
“음…. 회사에서 U.M.A를 보내주실까요?”
김대리가 걱정스럽게 강신에게 말했다.
강신의 지시에 따라 요청서를 보내긴 했지만, 김대리는 회사가 해당 U.M.A를 이곳으로 보내 줄 거라고 기대하지 않았다.
그만큼 강신이 요청서에 적은 건 무리한 요구였다.
“임상무님을 믿어봐야죠.”
강신도 자신이 무리한 요구를 했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래도 임상무라면 자신의 요청을 들어줄 것이라 믿었다.
“그건 그렇다고 치고…. 위치를 발견했는데, 저희 이러고 있어도 괜찮은 겁니까?”
소파에 누워서 고개를 젖히고 있는 김대리가 할 말은 아니었지만, 그의 목소리에는 근심이 가득했다.
그리고 그 주위에는 오랜 탐색으로 피곤함에 찌들어있는 다른 울프 팀 요원들의 모습이 보였다.
울프 팀뿐만이 아니었다.
숙소 내부의 다른 방에도 이미 현장 요원들이 울프 팀 인원들처럼 널브러져 있었다.
위치를 발견한 이들이 그들을 추격하지 않고 방에서 쉬고 있는 이유.
현재 상황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그들이 위치를 발견하기 하루 전으로 돌아가야 했다.
* * *
14일 차, 카온 데 라 스랑주엘라 파크(Cañon de La Estanzuela park).
탐색 요원들은 9일 차부터 엘 디엔트 파크에서 탐색 범위를 남쪽으로 변경했다.
원래라면 엘 디엔트 파크를 탐색하는 것만으로도 10일이 넘는 시간이 걸렸을 것이다.
그런데 나흘 동안 아무런 소득이 없자, 멕시코 정부에서는 주변 지리에 밝은 이들을 각 기업들에게 붙여주었다.
그들의 도움과 이틀 차부터 투입된 드론 전문팀의 시너지가 생각보다 좋아 빠른 탐색이 가능해졌다.
하지만 카온 데 라 스랑주엘라 파크는 엘 디엔트 파크보다 더 깊은 산속이었으니, 9일 차부터 13일 차까지 아무런 소득이 없는 것도 이상한 건 아니었다.
그동안 성과가 없었던 건 그들뿐만이 아니었다.
200개가 넘는 다른 기업들도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했고, 이에 엑스포에서 진행되는 회의는 전과 달리 사기가 많이 떨어진 모습이었다.
성신과 HG도 강신이 사전에 장기전이라고 알려주지 않았다면 그들과 같은 모습이었을지도 몰랐다.
계속되는 탐색에 지친 것일까, 아니면 나태해진 것일까.
다른 기업들은 위치를 발견하지 못하자, 점점 탐색을 대충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성신과 HG는 그들과 달랐다.
성신과 HG는 탐색이 힘들어도 서로를 의식해서인지, 대충하는 경우가 없었다.
14일 차도 여느 날과 같은 특별할 것 없는 하루였다.
그 전날과 같이 탐색 준비를 마친 인원들이 차례대로 출발했다.
다만 다른 날과 다른 점이라고 한다면, 조금 늦은 저녁까지 탐색이 계속되었다는 점과 이날 따라 달빛이 밝았다는 것이었다.
평소라면 밝은 랜턴으로 위치의 흔적을 찾으면서 철수했겠지만, 워낙 밝은 달빛에 굳이 랜턴을 켤 필요가 없었다.
요원들은 달빛을 벗 삼아 철수를 시작했다.
그리고 그때 그것을 발견했다.
달빛 아래, 빠른 속도로 날아가는 검은 실루엣.
울창한 나무 속에서도 발 디딜 곳이 보일 정도로 밝은 달빛임에도 날아가는 인간 크기의 형상은 실루엣밖에 보이지 않았다.
누가 봐도 이질적이었다.
요원들은 숨을 죽이고 검은 실루엣이 사라질 때까지 가만히 지켜보기만 했다.
그리고는 검은 실루엣이 향한 방향을 확인하고 곧바로 보고했다.
탐색을 마친 요원들이 숙소로 돌아오자, 긴급하게 회의가 열렸다.
뒷모습만 보여 검은 실루엣이 위치인지 확실하지 않은 상황.
강신과 김태성, 둘은 이 사실을 본부나 엑스포에 보고하지 않기로 했다.
만약 그들이 본 게 위치였다면 어디로 이동하는 건지, 어떻게 추격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의논했다.
하지만 딱히 답이 나오지는 않았다.
다들 같은 장소에 위치가 다시 나타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했다.
그때 김태성이 한가지 의견을 제시했다.
“우리가 자신들을 봤다는 걸 모르는 듯하니, 다시 그곳으로 올 수도 있습니다.”
충분히 가능성 있는 이야기였다.
그래서 강신은 다음 날, 카온 데 라 스랑주엘라 파크로 향했다.
전날과 같은 시간, 다시 한번 하늘을 날아가는 실루엣을 발견했다.
그리고 날아가는 실루엣을 위치라고 판명했다.
문제는 그 이후였다.
15일 이후, 김대리가 보고서를 따로 작성하지 않은 이유이자 강신과 일행들이 숙소에서 널브러진 이유.
위치를 발견했다는 사실을 강신과 김태성이 엑스포에서 공개하자마자, 다른 기업들이 배정된 위치를 무시하고 성신과 HG가 맡은 구역으로 몰려들었다.
“정말 상도덕도 없는 사람들이네요.”
카밀라가 투덜대자, 김대리가 동의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다른 기업들이 카온 데 라 스랑주엘라 파크로 몰려드는 바람에 위치는 사람들이 자신을 발견했다는 걸 알아차린 듯했다.
그 이후로 다시 모습을 감추었으니, 이들이 화를 내는 것도 당연했다.
“차라리 알리지 않는 편이 나았을 수도 있습니다.”
장웨이는 위치를 발견했다는 사실을 알린 걸 후회했다.
하지만 강신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어차피 저희에게도 위치를 추적할 방법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방법을 찾아낼 때까지 충분히 시간을 벌 수도 있지 않았습니까?”
“글쎄요. 그게 가능했을까요?”
위치들을 찾기 위해 각 국가에서 기업들을 로스앤젤레스와 멕시코 몬테레이로 보냈다는 걸 위치들이 모를 리 없었다.
무엇을 노리는 건지 몰라도 예전과는 달리 일부러 모습을 노출 시키는 것 같았으니까.
위치들은 자신이 발각되었다는 것쯤은 얼마 지나지 않아서 알아차렸을 것이다.
강신은 손도 못 쓰고 놓칠 바에 차라리 와플처럼 보고하고 다른 기업들 뒤에서 지켜보는 쪽을 선택한 것이었다.
그리고 그 의견은 김태성도 동의했다.
‘정말 뭘 하려는 것인지는 모르지만….’
정보를 가진 게 없으니, 위치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쉽게 짐작이 가지 않았다.
‘그냥 관심을 받고 싶어 하는 건가? 아니, 그건 아니야.’
만약 세상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고 싶었다면, 대놓고 모습을 드러내기만 해도 충분했다.
띠링~!
탁자에 덩그러니 놓인 스마트폰에서 짧은 알람이 울렸다.
소파에 누워있던 김대리가 억지로 몸을 일으키며 스마트폰의 잠금을 해제했다.
문자를 확인한 김대리의 눈이 커졌다.
“어…. 미친…. 이게 정말 허락이 떨어졌다고?”
김대리가 믿기지 않는다는 듯이 욕을 섞으며 중얼거리다가 놀란 눈으로 강신을 바라봤다.
그리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저…. 강책임님, 임상무님이 요청하신 U.M.A 보내 주신다고 하시는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