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dentified creature capture team RAW novel - Chapter 360
359화
상부에서 결정했다고 했지만 결국 회장의 입김이 들어간 내용이었다.
부회장이 열등감을 느끼며 강신에게 비열한 짓을 한 것뿐이었지만, 그 결과는 회사 전체에 어마어마한 손실을 안겨주었다.
흡혈귀에게 매혹을 당하긴 했지만, 그렇다고 부회장의 책임이 없는 건 아니었다.
회장은 강신이 회사에서 나가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종말에 휩쓸린 이들에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는 얘기를 보고로 계속 듣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그렇다고 어물쩍 넘어가기에는 강신에게 큰 피해를 주었다.
회장은 부회장을 자리에서 내쫓고 강신이 하고 싶은 일을 마음대로 할 수 있도록 울프팀의 운용권을 넘겨준 것이었다.
“나름의 속죄 같은 건가.”
-그것보다는 나중에 화살이 자신에게 돌아올까 봐, 무서워서 그런 거겠지.
아무리 회사의 주인이라고 하더라도 신경 쓸 게 많았다.
성신의 주주들이 일어나 책임을 묻는다든지, 회사 핵심 인원들이 파업을 일으킬 수도 있었다.
또는 최고 수준의 인재가 라이벌 기업으로 이직하는 것 같은 일들이 최대한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했다.
강신이 조금 더 교활하고 정치적인 사람이었다면 회장이 걱정하는 위 세 가지 일을 모두 할 수 있었다.
그러니, 회장으로서는 강신이 아무 행동도 하지 않는다고 해서 가만히 있을 순 없었다.
아마 언제 터질지 모를 폭탄을 껴안고 있는 기분이었을 것이다.
“나야 좋긴 한데, 굳이 이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되는데.”
애초에 잘못은 부회장이 했다.
아무리 자식이라고 하지만 굳이 회장이 책임질 필요는 없는 일이었다.
부회장은 현재 모든 직위를 박탈당하고 광신도와 협력했다는 이유로 정부에서 운영하는 특수 수감시설에 들어가 있다.
강신은 그것만으로도 그가 충분히 죗값을 치렀다고 생각했다.
-네가 그럴 마음이 없다고 해도 뭔가 잘못했는데 상대 쪽에서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는다면 회장 입장에서는 계속 불안할 거야.
“내가 이걸 받아드리면 회장님이 조금은 덜 불안해할까?”
-그렇겠지. 그리고 그냥 가지고 있는 게 아니라, 활용하는 모습을 보이면 조금 더 안도하겠지.
그래서 프로네시스는 강신에게 성신의 미확인 현장이 아닌 세그레드 조라의 의뢰를 보여준 것이다.
“그래, 뭐 의도는 이해했는데….”
프로네시스가 강신에게 의뢰를 권한 것은 이해했다.
하지만 영 마음이 가질 않았다.
일에 쫓기던 며칠 전의 자신의 모습이 떠올라서였는지도 몰랐다.
이어지는 프로네시스의 말을 들은 강신은 세그레드 조라의 의뢰를 수행할 수밖에 없었다.
-팰로우님이 종말에 구멍을 뚫을 때 사용한 중력침의 재료가 보상으로 나오는데?
“뭐?”
중력침을 만든 재료는 희귀한 물질이었다.
오죽했으면 권영식이 이 물질을 구하기 위해 해외 지부 곳곳에 연락을 넣었는데도 구할 수 없었던 물건이었다.
보상이 무엇인지 듣자마자, 흥미가 생겼다.
“네시스, 의뢰 내용을 다시 띄워줄래?”
-알겠어.
프로네시스는 세그레드 조라에서 보내온 의뢰를 강신에게 보여주었다.
한참을 내용을 확인한 강신의 표정은 썩 좋지는 않았다.
“이거 엄청 위험하고 조건 달성이 어려운 의뢰인데.”
-이게?
이런저런 사설이 들어가 있었지만, 의뢰 내용은 간단했다.
특정 지역에서 갑자기 나타나는 알 수 없는 물건을 가져다 달라는 내용이었다.
조건 달성이 어려운 건 무작위로 물건이 나타나니 그럴 수 있다고 하더라도, 위험하다는 말은 쉽게 이해할 수 없었다.
“네시스, 캔디맨이라고 들어봤어?”
-영화? 소설?
캔디맨, 사람들에게는 클라이브 바커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로 대중에게도 꽤 알려져 있었다.
“아니, 실제 캔디맨 말이야.”
클라이브 바커가 쓴 캔디맨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이었다.
-딘 코를?
“그래, 이거 그 사람과 연관된 일이야.”
미국의 연쇄 살인범 딘 코를.
최소 28명을 살인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희생자들이 대부분 10대였다.
그의 살해 방법이 말로 할 수 없을 정도로 잔혹해 미국 역사상 최악의 연쇄살인마 중 하나로 평가받는 인물이었다.
이 살인마는 무료로 아이들에게 캔디를 나눠주어 캔디맨이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이 살인마가 왜? 평범한 인간이 아니야?
프로네시스가 확인했을 때, 이상 성욕자에 사이코패스인 딘 코를은 뒷세계와는 아무런 연관이 없어 보였다.
“평범한 인간이 그렇게 많은 살인을 하고도 잡히기까지 그렇게 많은 시간이 걸렸는데 우연이라 생각해?”
그전에도 알려지지 않은 범죄를 저질렀지만, 딘 코를이 본격적으로 살인을 한 기간은 고작 3년.
그 기간 동안 희생된 아이들만 ‘최소’ 28명이었다.
어디까지나 확실하게 살해당한 걸 확인된 아이들만 28명이라는 소리였다.
알려진 숫자만 하더라도 약 1.2개월당 1명씩 사람을 살해한 것이었다.
심지어 딘 코를은 거점을 옮겨가며 사람을 죽인 것도 아니었다.
자신의 집에서 3년이라는 세월 동안 그 많은 아이를 죽인 것이었다.
-확실히 이상하긴 하네.
1970년대 사건이라 과학 수사가 활발할 때가 아니라고는 하나, 한 지역에서 아이가 실종되는 상황인데 3년 동안 범죄를 저질렀다고 생각하기에는 조금 이상했다.
물론 딘 코를 혼자서 한 범행은 아니었다.
딘 코를에게는 몇 명의 공범이 있었다.
정확히는 살인에 가담한 게 아닌, 딘 코를에게 아이들을 200달러에 판 쓰레기 같은 자들이었다.
그래도 이상한 건 마찬가지였다.
아는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소문이 나는 게 당연했으니까.
“심지어 그는 경찰한테 붙잡힌 것도 아니야.”
경찰에 붙잡히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범죄가 알려진 것일까.
딘 코를은 지속적인 범행을 하다 헨리라는 공범과 마찰이 생겼다.
공범이 권총으로 딘 코를을 쏴 죽이고 경찰에 자수하면서 이 추악한 사건의 진실이 밝혀졌다.
“어떻게 딘 코를은 사람들에게 들키지 않으면서 많은 사람들을 죽일 수 있었을까?”
딘 코를은 분명 본격적으로 범죄를 저지르기 전까지만 해도 평범한 사람이었다.
공범을 만들게 된 것도 자신의 범죄 행위를 들키게 되면서, 돈을 주고 무마시킨 것이었다.
-신하린처럼 은신에 특화된 재능을 가지고 있다던가?
강신은 프로네시스의 말을 듣고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은신에 특화된 사람이라면 저렇게 움직이지도 않을걸?”
은신에 특화되었다면 공범을 만들어 자신의 집으로 피해자들을 데리고 올 이유가 없었다.
-아니면 세뇌라던가, 유혹이라던가?
“그랬다면 끝이 저렇게 허무하지는 않았겠지.”
-그게 U.M.A와 관련이 있는 거야?
“정확히는 U.M.A와는 조금 달라. 정확히 따지자면 미확인 생명체가 아니라 물건이니까.”
U.M.A는 미확인 생명체를 통틀어서 말하는 것이라면 이번에 엮인 것은 생명체가 아닌 물건이었으니까.
“이번에 세그레드 조라에서 구해달라는 물건은 딘 코를의 범죄가 들키지 않게 해주었던 물건이야.”
캔디맨이라는 명칭은 한국에서도 꽤 유명했다.
그래서 강신은 캔디맨과 관련된 일화를 영화 캔디맨과는 조금 다르게 짧은 단편 소설로 만들었다.
-물건이라 네가 작성한 데이터베이스에 들어있지 않았던 건가?
프로네시스는 기본적으로 강신이 정리한 데이터베이스를 확인할 수는 있었지만, 그가 작성한 완전한 소설은 열람할 수 없었다.
-그런데 그 물건이 왜 위험하다는 거야?
“이 물건이 위험한 이유는 딘 코를처럼 특정 성향을 지닌 이들을 끌어모으기 때문이지.”
반사회적 인격 장애증, 흔히 사이코패스라고 불리는 정신병이었다.
사이코패스 성향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모두 끔찍한 범죄자인 건 아니다.
하지만 딘 코를이 그랬던 것처럼 멋모르고 그 물건에 손대는 순간, 자신의 성향이 증폭되어 참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컸다.
-그러니까, 이 물건을 찾으려면 이 물건에 끌린 예비 범죄자들과 싸워야 한다는 거야?
프로네시스는 어째서 그들이 위험한지 모르겠다는 말투로 말했다.
그야 범죄자들이라고 하더라도 이쪽 분야에 있지 않은 한, 강신과 울프 팀 요원들에게 전혀 위협이 되지 않기 때문이었다.
“그래. 네 말대로 ‘예비’ 범죄자들이지.”
강신은 예비라는 말을 강조했다.
그들이 가진 무력이라 해봐야 일반인이었다.
위험이라고 해봐야 그들이 가지고 있는 총기류 정도였다.
성신의 보호 장비가 있으니 그들이 사용하는 총기는 큰 위험이 되지 못했다.
하지만 강신이 위험하다고 판단한 건 그들이 강하기 때문이 아니었다.
“환경 조건과 그들의 특징 때문에 위험한 거야.”
아직 범죄를 저지르지 않은 시민과 수상한 장치들과 물건들을 소지한 외국인인 울프팀.
둘 사이에 분란이 일어나면 국가 권력이 누구의 편을 들어줄지는 뻔했다.
그것뿐만이 아니었다.
만약 실제로 범죄를 저지른 이들이 그 물건에 끌리면 더 골치가 아파졌다.
“아직 잡히지 않았다는 건 그만큼 계획적이라는 소리니까.”
-프리메이슨 쪽에 도움을 요청하는 건 어때?
강신은 고개를 저었다.
프리메이슨 소속 키퍼 중 펜타곤의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다.
하지만 이런 일로 도움을 요청하는 건 좋지 않았다.
“동맹이라고 해서 쉽게 부탁하면 안 되지.”
애초에 동맹은 서로의 이익이나 목적을 위해 협력하는 걸 약속한 것이었다.
성신의 일도 아닌 세그레드 조라의 의뢰를 위해 프리메이슨에게까지 손을 벌리는 건, 추후 정말 필요한 일에 도움을 요청할 때 악영향을 미칠 게 분명했다.
-그것도 그렇네, 그럼 다른 의뢰를 알아볼까?
강신이 위험하다고 꺼리는 의뢰다 보니, 프로네시스는 강신이 이번 의뢰는 받지 않으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강신은 고개를 저었다.
“잠시만 생각 좀 해보자.”
위험하고 까다롭고 시간이 오래 걸릴 일이었다.
평소라면 바로 수락했겠지만 한 가지 걸리는 점이 있었다.
의뢰서는 정확히 이 물건이 있다는 걸 알고 있는 것뿐만이 아니라. 최근 텍사스주에 휴스턴시에서 이 물건이 목격됐다고 서술되어 있었다.
‘세그레드 조라에서 어떻게 이 물건을 알고 있었을까.’
의문도 잠시, 강신은 결국 의뢰를 받을 수밖에 없다는 걸 깨달았다.
‘보상으로 받게 될 물건이 필요해.’
그리고 세그레드 조라에서 원하는 물건을 다른 사람의 손에 들어가게 할 순 없었다.
‘다른 사람의 손에 들어가면 그 사람이 죽기 전까지 그 물건을 찾을 수 없을 테니까.’
제2의 캔디맨이 어디서 나타날지 몰랐다.
아니, 세 번째, 네 번째 캔디맨일지도 모른다.
딘 코를이 죽고 누군가가 그 물건을 만졌다면 그는 죽기 전까지 들키지 않고 범죄를 저질렀을 테니까.
강신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세그레드 조라 본사 쪽에 연락을 넣어봐야겠네.”
결국, 강신은 이 일을 수락했다.
강신이 울프 팀을 소집한 건 이 일을 수락하기로 마음먹고 이틀이 지난 후였다.
이틀 동안 강신은 필요한 내용을 따로 조사했으며, 세그레드 조라에 연락해 몇 가지 조건을 추가했다.
그렇게 세그레드 조라의 확답을 듣고 나서야 의뢰를 수락했기에 시간이 조금 더 걸렸다.
강신은 개인 큐브에 모인 일행들을 보며 이번에 울프 팀이 나갈 현장이 어디인지 설명했다.
“저희가 이번에 할 일은 텍사스주 휴스턴시에서 디스하모니 캔디(Disharmony Candy)라고 불리는 물건을 찾는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