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dentified creature capture team RAW novel - Chapter 369
368화
-신아, 그 친구들에게서 연락이 왔어.
프로네시스가 맥스와 친구들에게 연락이 온 걸 강신에게 알려주었다.
“좋아. 그래서 뭐라고 했어?”
-네가 말했던 것처럼 세상에 숨겨진 이면을 보고 싶다면 한국으로 오라고 했어. 그랬더니, 아무런 고민도 없이 그러겠다고 하더라.
명성을 원했던 맥스와 부를 원했던 케빈, 그리고 신비를 원했던 빌리, 각각 원하는 것은 달랐지만 친구들과 함께하기 때문일까.
그들은 길게 상의하지 않고도 한국으로 가겠다고 답했다.
“결정이 빨라서 마음에 드네. 항공권 보내줘. 퍼스트 클래스로.”
-그렇게 할게, 그런데 그 사람들이 오면 어떻게 하려고?
“인사 쪽에 이야기해서 장대리님 직속으로 넣어볼까 생각 중이야.”
이제까지 장웨이는 혼자서 너무 많은 일을 해왔다고 강신은 생각했다.
먼저 현장에 나가 근처 성신 지부와 협력 요청을 하는 건 물론이고 시간이 남으면 현장 조사까지 진행했다.
디스하모니 캔디가 있던 현장에 나갔을 때, 제대로 쉬지도 못한 장웨이를 보고 죄책감이 들 정도였다.
안 그래도 추가로 인원을 붙여주려고 계획하고 있었다.
그리고 때마침, 적임자들이 나타났다.
맥스와 친구들.
광신도의 공격을 받은 걸 신하린이 직접 확인했으니, 확실히 광신도는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괴한들이 난입했음에도 겁먹지 않았고, U.M.A를 찾겠다며 여행을 떠난 그들에게 기본적인 정신 상태도 합격점을 주었다.
‘미지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호기심이 더 강하다는 거니까.’
비어있는 둥지에서 작은 것 하나 놓치지 않은 빌리의 능력도 나쁘지 않았고, 친구들을 구하겠다며 예티를 유인하던 맥스의 행동력과 희생정신 또한 높게 평가했다.
그리고 정반대의 성격인 두 사람이 친구가 될 수 있었던 건 케빈 덕분이었다.
그가 중간에서 조율했기에 그런 시너지가 나올 수 있었다고 강신은 생각했다.
‘생각해보면 조금 미안한 짓을 했네.’
솔직히 마음만 먹었다면 맥스 일행을 습격해 신비 동물학을 빼앗는 건 성신에게 어려운 일도 아니었다.
아무리 빌리가 촉이 좋다고는 하지만, 멀리서 기습하면 눈치챌 겨를도 없이 당했을 테니까.
하지만 강신은 일부러 신하린에게 무리하지 말고 감시만 해달라고 부탁했다.
위기의 순간에서 그들이 어떻게 행동할지 보고 싶었다.
U.M.A의 공격을 받고 친구들이 쓰러졌을 때, 맥스는 친구들을 구하기 위해 U.M.A를 유인했다.
하지만 맥스가 모르는 게 있었다.
-설마 그 친구들도 그렇게 의리가 있을 줄은 몰랐어.
맥스는 자신이 U.M.A를 유인했다고만 생각했을 뿐, 설산에 사는 예티가 자신을 쫓아오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던 이유를 모를 것이다.
맥스는 예티에게 공격당하고 친구들이 정신을 잃었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았다.
케빈과 빌리는 몸을 가누지 못했을 뿐, 희미하게 의식은 남아 있는 상태였다.
그들은 맥스가 자신들을 위해 예티를 유인하는 것을 보았다.
친구라도 이곳에서 빠져나가게 하려고 자신이 입고 있던 곰 가죽을 고민 없이 벗었다.
-큰일 날뻔했지….
자칫했으면 정말로 목숨을 잃을지도 모를 상황이었다.
네피림 작전 때, 사용했던 작은 드론으로 상황을 지켜보던 성신의 요원들은 그들의 돌발 행동에 식겁했다.
다행히 강신은 맥스와 친구를 쫓는 동안 한국에서 필요한 장비들을 승인받아 가지고 왔다.
그리고 그중에는 무취의 브로치도 포함되어 있었다.
현장 투입 전, 강신은 브로치를 장웨이에게 맡겨 두었다.
그는 안에 곰 가죽으로 만든 옷을 입고, 주변과 동화시켜주는 망토를 두른 채 근처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예티가 맥스에게 갈 것인지, 움직이지 못하는 침입자들을 공격할지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 순간 장웨이는 빠르게 쓰러진 친구들에게 다가갔다.
그렇게 벗어 놓은 곰 가죽을 다시 덮어주었기에 그들이 무사할 수 있었다.
“이 정도 팀워크면 적어도 위급한 현장에서 혼자만 살겠다고 도망치는 일은 없을 거야.”
-그래, 그들이 뛰어난 인재라는 것은 알겠는데. 문제는 그들이 일반인이라는 거야. 전문적인 훈련을 받지 않은 사람들이 돌아다닐 정도로 현장이 호락호락한 곳이 아니잖아.
특히나 울프 팀이 움직이는 현장은 더 그랬다.
다른 현장보다 더 위험한 미확인 생물 출현 현장을 조사하려면 기본적으로 체력이라도 받쳐줘야 했다.
“걱정하지 마, 바로 배치할 생각은 아니니까. 적어도 기본 훈련은 시켜야지.”
강신은 그렇게 말하며 살짝 사악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들은 이곳에서 강신이 무슨 계획을 세우고 있는지 알고 있을까.
* * *
맥스와 친구들은 프로네시스가 끊어준 비행기를 타고 바로 한국에 입국했다.
그들을 마중하는 일은 김병기 부장이 맡았다.
김병기는 곧장 비밀 연구소가 있는 수원 디지털 단지로 안내했다.
그들은 자신에게 연락한 곳이 글로벌 기업인 성신이라는 것에 꽤 놀란 듯이 보였다.
한껏 부푼 마음으로 기대하고 있었지만, 아무런 절차도 없이 비밀 연구소로 데리고 올 수는 없었다.
김병기는 일반인에게도 공개된 디지털 단지의 카페로 그들을 데리고 왔다.
그곳에는 강신이 기다리고 있었다.
“반갑습니다. 제가 당신들을 이곳으로 부른 사람입니다.”
밖에는 많은 성신 직원들이 돌아다니고 있었지만, 어째서인지 카페 내부는 강신과 바리스타로 보이는 사람이 전부였다.
맥스와 친구들은 강신이 자신들을 불렀다는 소리에 잔뜩 긴장한 얼굴이었다.
“그렇게 긴장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맥스와 친구들을 서로 눈치를 보고는 이내, 사전에 뭔가 의견을 나누었었는지 작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입을 열었다.
“저희가 찾고 있는 세상을 보여준다고 하셨죠?”
돌려 말하지 않고 바로 본론을 꺼내는 맥스를 보며 강신은 미소를 지었다.
“네, 그랬죠. 급할 필요는 없으니, 우선 앉아서 뭐라도 마시면서 천천히 이야기를 나누도록 하죠.”
강신은 그들을 데리고 음료를 주문하고 카페 내부에 있는 방음이 잘되어 있는 별도에 공간으로 이동했다.
“저는 음료를 받아서 올 테니, 편하게 이야기하고 계십시오.”
강신과의 대화가 바리스타의 귀에 들어갈 걸 걱정한 김병기가 음료를 받겠다며 자리를 비켜주었다.
U.M.A를 쫓을 때 그 당당했던 모습은 어디 갔는지, 맥스와 친구들은 살짝 주눅이 들어 있었다.
“인사부터 먼저 해야겠네요. 저는 강신이라고 합니다. 이곳에서 책임이라는 직책과 작은 팀을 하나를 맡고 있습니다.”
“저는 맥스입니다. 그리고 이쪽은 케빈과 빌리라고 합니다.”
간단한 자기소개가 끝나자, 강신은 임상무가 자신에게 그랬던 것처럼 맥스와 친구들을 보고는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저는 이전부터 당신들을 계속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저…. 저희를요?”
빌리가 잔뜩 경계하며 대답했다.
“네, 우선 사과 말씀부터 드려야겠네요. 당신들이 가지고 있던 신비 동물학은 저희가 수거해서 소각했습니다.”
이미 어느 정도 짐작하고 있었던 탓일까.
맥스와 케빈은 강신의 말을 듣고 동요하지 않았다.
하지만 빌리는 조금 달랐다.
“그 책을 소각했다고요?”
“네.”
책을 소각했다는 소리에 안타까운 표정을 지어 보였다.
“어째서 그런 짓을….”
“그 책은 저에게 흑역사 같은 책이라서요.”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그 책의 저자가 접니다.”
강신이 신비 동물학을 썼다고 이야기하자, 맥스와 친구들의 눈이 크게 떠졌다.
“그 책을 직접 쓰셨다고요?”
“네.”
“그러면 몇 가지 질문을 해도 될까요?”
“물론이죠.”
강신은 딱딱한 일 이야기에 앞서 그들의 궁금증을 충분히 풀어주려고 했다.
“크립티드를 직접 보시고 쓰신 건가요?”
빌리가 날카로운 질문을 던졌다.
그리고 강신은 아무런 거짓 없이 대답했다.
“그건 아닙니다.”
아니라는 강신의 대답에 빌리가 크게 아쉬워했다.
“아….”
하지만 이어지는 강신의 말을 듣고는 다시 눈을 빛낼 수밖에 없었다.
“상상으로 쓴 글이지만, 제가 처음 이곳에 왔을 때 그 내용이 사실이라는 걸 알고 기쁨을 감출 수 없었죠.”
돌려서 말했지만, 그들은 강신이 무슨 이야기를 알아들었다.
“그 말은 이곳에서 크립티드를 볼 수 있는 건가요?”
강신은 직접 대답하지 않고 살짝 미소를 짓는 것으로 대답했다.
맥스와 친구들은 다시 눈을 빛내며 잔뜩 기대하고 있었다.
그 이후로도 자잘한 질문들이 계속되었고, 김병기 부장이 주문한 음료를 가지고 올 때까지 이어졌다.
“일단 사소한 이야기는 여기까지 하죠. 더 중요한 이야기를 해야 하니. 김부장님.”
강신이 김병기를 부르자, 그는 서류 가방에서 두툼한 서류를 꺼내 맥스와 친구들에게 각각 한 부씩 나눠주었다.
“당신들이 원하는 것을 보여드리는 데 필요한 서류입니다. 시간은 많으니, 꼼꼼하게 읽고 서명해 주세요.”
김병기가 건넨 문서는 비밀 서약서였다.
이곳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에 대해서 함구하겠다는 내용과 이를 어길 시, 일반인은 모르는 뒷세계의 법률로 어떤 불이익을 받게 될지 자세하게 명시되어 있었다.
조금 주눅이 들 거라는 예상과는 달리 서약서 내용을 본 셋 모두 아무 고민 없이 바로 서명했다.
그 모습을 보고 강신은 다시 피식 웃으며 말했다.
“방금 서약서를 보셨으니, 아시겠지만 그래도 중요한 내용이니 다시 한번 말씀드리겠습니다. 오늘 이곳에서 본 모든 건 그 누구에게도 말해서는 안 됩니다. 동의하십니까?”
강신의 질문에 그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좋습니다. 그럼 일어나실까요?”
음료를 제대로 마실 시간도 없이 강신은 맥스와 친구들을 데리고 카페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처음 자신이 비밀 연구소에 들어갔던 것처럼 그들을 이끌고 이동했다.
창고와 비슷한 구석진 건물.
그 안에 위장용 사무실을 통해 화기류로 중무장한 보안 요원들을 지나쳐 특수 승강기를 타고 지하로 내려갔다.
맥스와 친구들의 반응은 처음 자신이 성신에 왔을 때와는 조금 달랐다.
그 당시 최대한 냉정하게 행동하려 했던 강신과 다르게 맥스와 친구들은 마치 소풍이라도 나온 것처럼 한껏 들떠 있었다.
그렇게 승강기를 타고 30층에 도착한 강신은 임상무가 처음 이곳에 자신을 데리고 왔을 때 보여주었던 것들을 똑같이 보여주었다.
케에엑!!
캬륵…. 캬륵.
고오오오.
30층 중앙에 있는 전망대 같은 곳에서 30층에 있는 모든 큐브의 내부가 보이도록 설정했다.
그리고 맥스와 친구들에게 말했다.
“이게 당신들이 원하던 세상입니다.”
큐브 속에 있는 수많은 U.M.A를 본 맥스와 친구들은 온몸이 떨려오는 전율을 참을 수 없었다.
그리고 강신은 임상무가 그랬던 것처럼 이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일반인은 볼 수 없는 미확인 생명체에 대해 저희와 함께 알아가지 않으시겠습니까?”
맥스와 친구들은 분위기에 압도되어 제대로 내용도 확인하지 않고, 김병기가 준비한 고용 계약서에 서명했다.
-그런 분위기에서 누가 거절할 수 있을까.
프로네시스는 강신이 한 행동을 보며 투덜거렸지만, 이어지는 강신의 말에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나는 거절했었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