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dentified creature capture team RAW novel - Chapter 371
370화
강신은 그렇게 울프 팀 요원들과 함께 그리스로 향했다.
장웨이는 맥스 일행을 교육해야 했기에 함께하지 못했지만, 성신 그리스 지부에서 지원이 나왔다.
따라서 강신이 움직이는 것에는 아무런 불편함이 없었다.
“조금 습하네요.”
그리스 날씨는 한국에 비해 많이 습했다.
날씨 때문인지, 숙소에서 카밀라는 울상을 짓고 있었다.
“씻고 싶은 날씨예요.”
몸이 끈적거릴 정도로 습했으니, 그녀의 반응은 당연했다.
그녀 옆에서 강신은 자신의 숙소를 구해준 남성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요르기오스 앙겔로풀로스입니다, 앙겔로라고 불러주시면 됩니다.”
긴 이름을 가진 남성이 자신의 명함을 건넸다.
명함을 받고 그와 악수한 강신은 자신을 소개했다.
“울프 팀의 강신 책임입니다.”
“이야기 많이 들었습니다.”
어느새 해외 지부에도 강신의 이름이 널리 퍼지기 시작했는지, 앙겔로는 이미 강신을 알고 있었다.
“그리스 쪽에서 발견된 마을 때문에 방문했습니다.”
앙겔로는 이미 울프 팀이 이곳에 방문한 이유를 알고 있었다.
그는 강신의 이야기를 듣자마자, 서류 가방에서 두꺼운 종이들을 꺼냈다.
“이게 강책임님이 알고 싶어 하는 마을에 대한 자료들입니다.”
그는 미리 준비 준비해둔 자료들을 강신에게 건네고 말을 이어갔다.
“현재 그 마을과 2차 접촉까지 끝난 상태입니다. 그리고 이틀 후 3차 접촉이 있을 예정이죠. 원하신다면 그때 울프 팀이 함께할 수 있도록 조치하겠습니다.”
마을과 접촉했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그리스로 날아왔지만, 이곳에 있는 요원들은 한 번 더 그들과 만난 상태였다.
“그렇게 해 주세요. 그보다 꽤 빠르게 진행되고 있군요.”
“네, 다른 곳에서 눈치챌 수도 있으니, 최대한 빨리 조치해야죠.”
그의 말이 빈말이 아니었는지, 앙겔로의 눈 밑으로 거뭇하게 다크서클이 짙게 내려와있었다.
왠지 모르게 측은함이 몰려왔다.
“여기도 고생이 많네요.”
강신의 격려를 받자, 앙겔로가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
“하하…. 일하는 만큼 돈은 주니까. 그래도 보람은 있습니다.”
지친 듯한 그의 목소리를 들은 강신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그가 건넨 자료를 확인했다.
자료는 두꺼웠지만, 굳이 모든 걸 다 볼 필요는 없었다.
이미 회사에서 1차 접촉 때 있었던 일들을 모두 확인했으니, 2차 접촉 때 나온 새로운 내용만 확인해도 충분했다.
1차 접촉과 2차 접촉에서 다룬 정보가 달랐다.
‘두 번째는 그들과 소통을 해보려고 했구나.’
1차 접촉이 겉으로 드러난 전반적인 정보를 다뤘다면 2차 접촉은 그들과 직접적인 소통을 하기 위해 노력했다.
마을 사람들은 오랜 기간 고립되어 있어 현대 언어와는 조금 다른 언어를 사용했고, 그들과 소통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완전히 처음 듣는 언어가 아니라는 점이었다.
그들이 쓰는 말은 고대 그리스어와 유사하다고 판단됐고, 아주 간단한 소통은 가능했다.
하지만 어려운 내용을 대화하긴 힘들어 그들의 역사에 관한 내용은 아직 파악하지 못한 상태였다.
“고고학자나, 고대 그리스어 전문가를 초빙하신 겁니까?”
애초에 소통이 목적이었다면 그 정도 초빙은 당연했다.
“네, 이쪽 분야에서 최고의 전문가들만 모셨죠.”
하지만 그들도 끝끝내 그들과 제대로 된 대화를 나누지는 못했다.
“이건 제가 따로 그분들에게 들은 건데, 그 마을 사람들은 자신들의 과거를 조금 민감하게 생각하는 것 같답니다.”
앙겔로의 말은 그가 건네준 자료에는 없는 내용이었다.
“남이 과거에 대해 알기를 꺼린다는 거죠?”
“네, 일부러 어려운 단어를 쓰면서 말을 돌리는 것 같았다고 합니다.”
예측에 가까운 말이었기에 보고서에는 넣지 않았던 정보였다.
그리고 거의 마지막 장에는 강신도 깜짝 놀랄만한 내용이 들어가 있었다.
다안증이 발병한 마을에서 성신 요원들이 철수하는 날, 친해진 이들이 요원들에게 선물을 주었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선물은 기본적으로 금속으로 만들어진 장식이 주를 이루었지만, 종종 검이나 갑옷을 선물 받은 요원도 존재했다.
대장장이가 그런 물건을 선물로 준다는 건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었지만, 강신이 놀란 이유는 그들에게서 받은 금속 장식의 사진을 보고 난 후였다.
“정말 이런 걸 줬다고요?”
“네, 그것도 그냥 기념품을 주는 것처럼 줬다고 하더군요.”
손님에게 쉽게 내어준 금속 장식.
신라 시대의 대장장이 기술을 가진 이승훈 밑에서 배우고 있는 강신은 그 장식들을 보고 확답할 수 있었다.
그들이 건네준 물건들은 이승훈만큼 뛰어난 장인이 만든 물건이라고….
그들이 만든 장식품 중 하나는 사람의 근육 하나하나가 섬세하게 조각되어 있었다.
당장 살아 움직여도 위화감이 들지 않을 정도로 정밀했다.
“벌써 이틀 뒤가 기대되네요.”
* * *
남은 시간은 이틀.
그동안 울프 팀이 딱히 할 수 있는 건 없었다.
그래서 강신은 김병기에게 한국 지부에 있는 자신의 장비를 요청했고, 김병기는 강신이 늦지 않게 장비를 받게 하려고 특별히 신경을 써 주었다.
다행히 강신이 요청한 장비들은 보호 장비나 무구같이 특별한 장비가 아니었다.
따로 국가나 회사의 허가를 받을 필요가 없어서 빠르게 그리스로 도착했다.
강신과 김병기가 장비를 공수해 오는 동안 강신은 다른 인원들에게 자유 시간을 부여했다.
딱히 돌아다니는 걸 좋아하지 않는 강신을 제외한 다른 요원들은 자유롭게 그리스를 관광하고 돌아왔다.
그렇게 이틀 후, 강신은 성신 그리스 지부 사람들과 함께 감지기가 감지한 마을로 향했다.
트리칼라라고 불리는 그리스 북서부 테살리아 지방에 있는 도시에서 서쪽으로 오랜 시간 이동하면 보이는 산악이 험준한 장소에 마을은 위치했다.
다른 경쟁 상대를 피해 움직이는 것이기에 함부로 항공기를 사용할 수 없었다.
그래서 일정 거리는 차로 이동하고, 험준한 산악로는 직접 무거운 짐을 들고 등산해야 했다.
30명에 가까운 일행 중에는 체력이 좋은 요원들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연구원들과 여러 전문가가 함께였다.
대부분 앉아서 생활하는 그들의 체력은 요원들뿐만 아니라 일반인 중에서도 약한 편에 속했다.
“헉…. 헉….”
“으허억….”
산을 탄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지친 모습이 확연하게 보였다.
선두에서 일행을 이끄는 한 남성이 그들을 보며 더는 안 되겠다고 판단한 건지, 일행들을 정지시켰다.
“이곳에서 잠시 쉬어가겠습니다.”
그 말을 기다렸다는 듯이 체력이 약한 이들이 바닥에 쓰러지듯이 주저앉았다.
“후아…. 죽겠다.”
“으…. 물 좀 주세요….”
“찬물은 너무 급하게 마시지 마세요.”
전문인 중에는 의사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들은 힘든 몸을 이끌고 환자들이 없나 휴식하는 사람들 사이를 돌아다녔다.
그러는 사이 그리스 지부의 앙겔로가 강신과 울프 팀에게 다가오며 말했다.
“괜찮으십니까?”
“저희는 모두 단련이 되어 있어서 괜찮습니다.”
김병기 부장은 그리스에서 대기 중이었기에 울프 팀 요원 중 체력이 부족한 사람은 없었다.
함께한 이들 중 그나마 카밀라가 울프 팀 인원 중에서 체력이 약한 편이었지만, 그래도 연구원들보다 체력이 떨어지는 건 아니었다.
“그렇다면 다행이군요. 비전투요원들과 함께 움직이니, 시간은 더 소모될 거 같은데. 괜찮으시겠습니까?”
강신은 시간이 더 걸린다 하더라도 모두가 멀쩡한 상태로 도착하는 게 좋다고 판단했다.
“네. 등산 왔다고 생각하죠.”
본사에서 울프 팀이 원하는 모든 걸 들어주라고 한 상황에서 만약 강신이 억지를 부려 더 속도를 냈다면, 죽어나는 것은 그리스 지부 사람들이었다.
과연 누가 그런 행동을 하겠나 싶겠지만 의외로 그런 행동을 하는 사람은 많았다.
‘먼 타지에서 그 마을 하나만을 보러 여기까지 온 사람들이니까.’
남보다 내가 우선인 사람이었다면 자신의 호기심을 해결하기 위해 무리했을 게 분명했다.
앙겔로는 어느새 호의가 가득 담긴 눈으로 강신을 바라봤다.
“감사합니다.”
강신은 미소로 앙겔로에게 답했다.
조금 시간이 지나고 선두에 있던 리더가 사람들이 모두 들리게 말했다.
“그럼 다시 출발하겠습니다.”
일행들은 다시 천천히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산속은 어둠이 빨리 찾아오는 편이다.
노을이 지는 걸 보고 금방 어두워질 것을 상정한 리더가 잠시 일행들을 멈추고, 일정 이상 직급을 가진 이들을 불러보았다.
그리고 거기에는 강신도 포함되어 있었다.
“계속 움직이면 새벽 중으로 도착할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만….”
리더는 끝까지 말을 하지 못하고 사람들을 한번 둘러봤다.
“위험하고 피곤하고 그 마을 사람들에게 경계심을 주겠지.”
그러자 연구원들을 이끄는 나이가 있는 남성이 리더가 하고 싶은 말을 받아 세 가지로 풀어서 이야기했다.
아무리 밝은 조명이 있더라도 어두운 밤에 산속을 걷는 것은 꽤 위험한 일이었다.
그것이 오늘처럼 월광조차 없는 어두운 날이면 더욱 그랬다.
솔직히 현장 요원들은 이런 밤에 움직인다고 해서 문제가 되지 않았다.
문제는 어디까지나 전문직 사람들이었다.
안 그래도 이곳까지 오면서 꽤 지친 이들이 많았다.
이대로 움직이면 그들은 온종일 근육통에 시달려 제대로 일을 하지 못할 가능성이 컸다.
마지막으로 새벽에 자신의 마을을 찾아온 무리를 과연 마을 사람들이 반겨줄 수 있을까 하는 의문도 있었다.
1차, 2차 접촉에는 대부분 오후가 되기 전 마을에 도착했기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지만, 새벽에 도착하는 건 이야기가 조금 달랐다.
남의 집을 새벽에 방문한 일도 무례하다고 판단되는데, 많은 사람들이 새벽에 마을을 찾아온다면 그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쉽게 가늠이 되지 않았다.
“흠…. 문제가 되긴 하겠네요.”
“그래도 이런 곳보다 마을에서 쉬는 게 낫지 않겠습니까?”
“조금만 더 고생하면 금방일 텐데….”
이곳에서 야영하고 다음 날 움직이자는 사람들과 조금 무리해서라도 마을로 들어가서 마음 편히 쉬겠다는 사람들로 의견이 갈리기 시작했다.
이대로 있다가는 시간만 소모할 뿐 결정하기 힘들 것 같다고 생각했는지, 일행을 이끄는 리더가 사람들에게 한 가지 제안을 했다.
“다수결로 결정하죠.”
그런 리더의 뜻에 반하는 사람은 없었다.
그리고 산속에서 야영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다수결로 정해진 결과였지만 반대편에서도 불만이 나오지 않았다.
리더는 요원들을 몇 명 불러 근처 평지를 찾아 일행들을 데리고 이동했다.
딱히 텐트를 챙긴 건 아니었기에 평지에서 각자 가지고 온 침낭을 펴고 들어가는 걸로 야영 준비는 끝이 났다.
“불침번은 모두 저희가 할 테니, 걱정하지 마시고 푹 쉬십시오.”
앙겔로 뒤쪽에는 은은한 조명을 들고 주변을 돌아다니는 요원들이 보였다.
“그럼 부탁드리겠습니다.”
앙겔로가 떠나자 강신과 일행들은 곧바로 침낭에서 잠이 들었다.
* * *
웅성웅성.
그리고 강신이 시끄러워서 눈을 떴을 때.
주변을 확인하고 당황스러움을 감출 수 없었다.
“강책임님, 일어났군요.”
먼저 일어난 이순자가 강신에게 다가왔다.
“이부장님? 이게 어떻게 된 겁니까.”
다른 사람들도 모두 혼란스러워 보였다.
분명 평지에서 잠이 들었는데, 깨어나니 쇠창살이 보이는 감옥 같은 공간에서 눈을 떴으니 당황하는 게 당연했다.
이순자는 현재 자신들이 처한 상황을 간단하게 설명했다.
“아무래도 납치를 당한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