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dentified creature capture team RAW novel - Chapter 393
392화
[원한 살인인가, 정의 집행인가.]-작년 11월, 한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사기꾼 김병찬이 감옥에서 출소한 지 일주일.
그는 지난 14일 오후 3시분 경, 경상북도 청송군 안덕면 성재리 한 야산에서 사망한 채 발견되었다.
이를 발견한 것은 산을 오르는 한 등산객이었다.
김병찬이 살해당한 모습은 잔혹하고 엽기적이라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범행 수단이 잔혹한 것으로 보아 이 살인 사건이 김병찬이 이전에 저지른 사기에 대한 원한 살인으로 보고 조사에 착수했다.
한편, 커뮤니티에서는 김병찬의 사망 사건으로 인과응보라는 사람과 법적인 처벌을 받은 사람을 살해한 것은 너무한다는 의견으로 나뉘었다.
이에 경찰은 이번 사건을 살인 사건으로 못을 박으며 이는 명백히 범법행위이며…….
“살인 사건이라….”
“왜요, 또 누가 죽었대요?”
강신이 신문 기사를 보고 중얼거리자, 옆에 있던 송기덕이 가볍게 물었다.
“어떻게 아셨습니까?”
“요즘 전국적으로 미친놈들이 꽤 많아졌잖습니까. 노래방에서 시비가 붙었다고 칼로 찌르고, 길거리에서 부딪혔다고 손도끼로 찍고…. 어디 한국만 그런가요. 미국은 요즘 총기 난사 때문에 시끄럽잖습니까.”
“그것도 그렇긴 한데요, 조금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 있어서요.”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요?”
“이 부분이요.”
강신이 송기덕에게 사기꾼이 살해당한 묘사가 적나라하게 적혀 있었다.
-피부가 실과 비슷한 물건으로 수없이 꿰뚫려 있었다. 다만, 직접적인 원인은 후두부에 박힌 도끼로….
“도끼로 죽일 거였으면서 왜 실로 몸을 꿰뚫어 놓은 거지…. 원한이 너무 커서 고통을 주고 싶었나?”
나름 타당한 생각이었지만, 그 진실은 사건 관계자가 아니면 알 수 없었다.
“조금 이상하긴 하네요.”
“그렇죠.”
강신과 송기덕의 관심은 딱 거기까지였다.
이만큼 이상한 현장을 보기 드물었지만, 송기덕의 말처럼 요즘 이런 사건은 흔히 일어났다.
“화를 돋우는 기생 벌레가 다시 나타난 것은 아니겠죠?”
송기덕이 걱정스럽게 묻자 강신이 고개를 저었다.
“그건 아닐 거예요.”
메나, 로나가 다루던 화를 돋우는 기생 벌레, 그 U.M.A가 자연 번식해서 사람에게 영향을 끼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강신은 아니라고 확답할 수가 있었다.
만약 중범죄를 저지른 이들이 U.M.A에게 영향을 받았다면 그 자리에서 떠나지 않았을 것이고, 체포 과정에서 그렇게 멀쩡하게 잡혔을 리 없다.
‘미국은 모르겠지만….’
계획범죄인 걸로 보아 분노를 조절하지 못해서 저지른 범죄는 아닌 듯했다.
“그냥 요즘 세상이 험한 거죠.”
안타까웠지만 그게 진실이었다.
“아 참, 내 정신 좀 봐. 그보다 이번에 새로 들어온 H 이야기 들으셨습니까?”
“H요?”
성신에서 재능을 가진 인간을 부르는 말이었다.
“네, 28살인데, 재능이 조금 신기하더라고요.”
수많은 H를 봤던 송기덕이 신기하다고 할 정도면 정말로 드문 재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는 소리였다.
“무슨 재능을 가지고 있는데요?”
“강책임님, 혹시 사이코메트리라는 말 들어보셨습니까?”
사이코메트리, 물건을 만지면 그 물건이 품고 있는 기억을 엿볼 수 있는 초자연적인 현상이었다.
영화나 드라마는 물론 소설에서도 자주 등장하는 능력으로 이미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진 재능이었다.
“정부 쪽에서 엄청나게 탐낼 재능일 텐데…. 용케도 회사로 데리고 왔네요.”
사이코메트리는 수사나 물건을 찾는 것에 특화된 능력이었다.
그러니, 정부 산하 수사 기관이 그런 재능을 가진 사람을 놓쳤을 리가 없었다.
“실제로도 정부 쪽에서 엄청 무리해서 좋은 제안을 했었데요.”
범죄자 일소는 물론이고 그 외에 여러 가지 일을 할 수 있는 인재였으니, 정부도 무리해서 성신보다 좋은 제안을 했었다.
하지만 사이코메트리를 가진 청년은 그 제안을 거절했다.
“왜 거절했데요?”
“듣기로는 부사관으로 중사 전역자라고 합니다.”
“원래 군에 있었군요?”
“네, 그런데 군대라는 곳이 다 그렇듯, 능력 있는 사람만 계속 불러서 일을 시키잖아요?”
입대를 앞둔 사람에게 잘하지도 못하지도 말고, 중간만 하라는 조언을 괜히 하는 것이 아니었다.
“군대에서 엄청 혹사시켰나 보더라고요. 그래서 정부 기관을 믿지 못해서 성신으로 왔답니다.”
요즘 사람들은 돈보다는 워라벨(Work-life balance)을 중시하는 성향이 있었다.
심지어 군대에서 혹사당한 기억이 있으니, 정부를 믿지 못하는 것도 당연했다.
“아이고, 하필이면…. 국정원 4차장님이 실망이 크시겠네요.”
“안 그래도 4차장님이 김병기 차장님에게 연락해서 우는소리를 했다고 하더라고요.”
“그토록 원했던 인재가 다른 곳으로 갔으니, 우는소리 할만하죠. 사이코메트리라…. 저희도 도움을 받을 수 있겠네요.”
미확인 현장에서 사이코메트리로 U.M.A의 외형을 볼 수 있다면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했다.
“그건 아닐 수도 있습니다.”
“네? 왜요?”
“그게, 영화에서 나오는 것처럼 물건이 가진 기억을 전부 보는 게 아니라 단편적인 것만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아…. 그건 조금 아쉽게 되었네요.”
그래도 도움이 되지 않는 건 아니었으니, 강신은 종종 그 사람과 친분을 다져야겠다고 생각했다.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되었네요. 훈련할 시간이 되어서 이만 가보겠습니다.”
그렇게 송기덕이 개인 큐브를 벗어나자, 강신도 자신의 컴퓨터를 켜고 다음으로 나갈 미확인 현장을 확인했다.
“냄새가 지독한 식인 식물이라…. 포르기네이인가? 이건 냄새만 조심하면 그쪽에서 대처가 가능할 테니까, 설명만 남겨 둬야겠네.”
그렇게 강신이 집중해서 미확인 현장을 확인하고 있는 사이, 여러 사람이 개인 큐브를 방문했다.
물론 그들 중 일에 집중하고 있는 강신을 방해하는 사람은 없었다.
시간이 흐르고 퇴근할 시간이 되자, 강신은 한 미확인 현장 자료에서 시선이 멈췄다.
“미확인 현장에서 일반 현장으로 변경된 건가?”
강신이 보고 있는 미확인 현장은 보고서만 작성된 다른 현장과 다르게 화질이 좋지는 않았지만, 제대로 U.M.A의 모습이 첨부되어 있었다.
하체는 인간과 비슷하지만, 얼굴은 인간이라고 볼 수 없을 정도로 컸다.
그리고 동그랗고 노란 눈동자를 가진 생명체였는데 커다란 날개 또한 가지고 있었다.
보고서에는 모스맨(Moth man)이라고 적혀 있었다.
‘이거 아무리 봐도 판단이 틀린 것 같은데.’
나방 인간을 뜻하는 모스맨, 하지만 그 모스맨과 매우 닮은 개체가 있었으니, 바로 아울맨이었다.
‘겉모습이 비슷할지 몰라도 모스맨의 눈동자는 붉은색이야.’
반면 강신의 소설에서 나오는 아울맨의 눈동자는 부엉이와 같은 노란색이었다.
강신이 이렇게 굳이 둘을 구분 짓는 것은 외형이 비슷하더라도 하는 행동이 달랐기 때문이었다.
모스맨은 불길한 모습을 하고 있었지만, 그 개체가 하는 행동은 의외로 인간에게 도움이 되었다.
‘모스맨은 기본적으로 위험한 장소에 나타나지.’
예를 들자면 곧 무너질 광산이나, 붕괴할 다리 같은 장소에서 나타났다.
그렇게 나타난 모스맨이 딱히 뭔가를 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저 근처 높은 곳에서 지상을 바라만 볼 뿐이었다.
갑자기 나타난 붉은 눈에 나방 날개를 달고 있는 괴물이 보이면, 당연히 평범한 사람은 겁부터 먹는 것이 당연했다.
불길함과 공포심으로 사람들이 그 길을 가지 않게 되는데 그때야 사고가 일어난다.
‘그저 무너지고 부서지는 것을 보는 걸 좋아하는 것뿐이지만, 그것만으로도 다른 사람들이 위험을 피할 수 있으니…….’
외형과는 다르게 위험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도움이 되는 U.M.A였다.
그러니, 모스맨은 딱히 포획하려고 할 필요도 위험으로 치부해 죽일 이유도 없었다.
반면 아울맨은 달랐다.
‘숲속에서만 나타나는 아울맨은 위험해.’
아울맨은 강신이라 하더라도 상대하기 위험한 U.M.A였다.
기본적으로 아울맨은 눈에 보이는 모든 것에 적대적인 생물이었다.
신체 능력이 엄청난 것은 아니었지만 아울맨과 마주친 생물은 그 자리에서 잠시 몸이 굳게 된다.
물리적으로 굳게 아니라, 그저 몸이 경직돼 움직일 수 없다는 것이다.
‘숨을 쉬는 것도 잊을 정도로….’
아울맨이 가진 날카로운 발톱은 평범한 보호 장비를 종이 찢듯이 찢어버릴 정도로 날카로웠다.
몸이 굳은 상태에서 당하는 날카로운 발톱 공격은 강신이라 해도 위협적이었다.
보고서에는 이미 해당 U.M.A를 포획할 작전을 시작한다고 적혀 있었다.
‘모스맨이라고 생각하고 대처하면 위험할 텐데.’
나라는 달랐지만, 같은 회사에 다니는 사람으로서 강신은 그들이 잘못되는 걸 원치 않았다.
강신이 서둘러 보고서에 코멘트를 작성하고 프로네시스를 불렀다.
“네시스, 영국 콘월 지부로 급하게 연락해줘.”
-알겠어.
한국 시각은 이제 막 오후 4시가 되었다.
시차가 8시간인 것을 고려하면 영국은 아침 8시였다.
-네, 영국 콘월 지부, 지원팀 앤드류입니다.
전화를 받은 사람의 목소리는 피곤이 가득해 보였다.
“한국 지부 강신 책임입니다.”
-네? 한국이요? 강신 책임이라면 정보꾼 맞으십니까?
“네, 맞습니다. 이렇게 연락한 것은 다름이 아니라, 다급하게 U.M.A와 관련되어 전달해야 할 일이 있어서 연락드렸습니다.”
-네, 말씀하세요.
“그쪽 지부에서 판단한 현장 중 문제가 있는 현장이 있습니다.”
-설마…….
문제가 있다고 말하자, 앤드류가 잠시 말을 끊더니 어두운 목소리로 대답했다.
-문제 있는 현장이라는 게 모스맨이 출현한 곳입니까?
“설마…. 이미 요원들이 출발했습니까?”
-……네, 이미 지난 밤, 모스맨 포획 작전이 진행되었습니다.
“결과는 어떻게 되었습니까.”
-…….
통신이 끊긴 것도 아닌데, 앤드류는 말을 잇지 못했다.
강신은 뭔가 문제가 생겼을 직감했다.
앤드류가 마음을 추스를 때까지 잠시 기다려주자, 그의 입에서 충격적인 말이 나왔다.
-현재 콘월 지부에는 부상자로 인해 운용 가능한 현장 요원이 없습니다.
돌려 말했지만, 그 말이 의미하는 것은 한가지였다.
전부 다치거나, 죽었다는 소리였다.
강신은 쉽게 이해할 수 없었다.
아울맨이 위험한 것은 사실이었으나, 그렇다고 한 지부의 요원들이 전부 전멸할 정도로 강한 건 아니었다.
도대체 아울맨이 나타난 마우넌시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자세한 것은 9시에 보고서가 올라갈 예정이니, 그쪽을 참고해 주십시오.
자신들의 치부를 더는 말하고 싶지 않았던 건지 앤드류의 통화는 거기까지였다.
통화가 끊어지자, 강신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후우…. 늦었구나, 그런데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한 시간 뒤, 강신은 앤드류가 말했던 보고서를 확인할 수가 있었다.
그리고 그 보고서를 본 강신은 얼굴이 심각하게 굳어졌다.
“하…. 어쩐지, 아울맨 때문에 현장 요원이 전멸했을 리가 없지.”
아무리 강대하다고 해도 그것만으로 U.M.A 전문가인 현장 요원들을 모두 처리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다른 이들의 개입이 있었다면 말이 달라졌다.
강신은 보고서에서 아울맨과 함께 현장 요원들을 공격한 단체의 이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서브 몬스터(Serve monster)의 개입으로 부상자 다수, 사망자 발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