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dentified creature capture team RAW novel - Chapter 40
39화
신단수 사건 이후, 김병기가 말한 태스크포스팀이 설립된 것은 이틀이 지난 후였다.
김병기가 사전에 알려 준 것처럼 팀장은 강신, 부팀장은 척준신이 맡게 되었다.
그 외에도 지원 담당으로는 김길진 대리, 연구 담당은 권영식, 외부 교섭 담당은 임 상무가 자리를 차지했다.
강신은 처음 명단에 있는 지원 담당의 이름을 보고 누구인지 몰랐지만, 곧 김길진이 김 대리의 이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회사에서 만든 태스크포스팀은 큰 문제가 생겨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서 전문가들을 모아서 일을 해결하고 해체되는 보통의 팀과는 조금 달랐다.
그래서인지, 회사에서는 태스크포스팀에 정식 명칭을 부여했다.
“그러니까 팀명이 뭐라고요?”
29층의 회의실을 빌려, 팀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는 임 상무에게 강신이 되물었다.
“울프팀이라고 했습니다.”
늑대, 어째서 그런 아무런 연관도 없는 이름이 붙었는지 강신은 전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왜 하필 늑대입니까?”
“별 의미는 없다고 들었습니다. 팀명이 너무 길면 위급 상황에서 팀의 이름을 부르는 것만으로도 시간을 허비하게 되니, 딱 두 글자인 단어 중에서 공모했고 그것이 채택되었을 뿐입니다.”
“……공모를 했었다고요?”
자신의 팀명을 정하는 공모전을 자신이 몰랐다는 게 강신은 더 기가 막혔다.
“그래서, 누가 결정한 겁니까?”
강신이 묻자, 그의 맞은편에 앉아 있던 척준신이 손을 들었다.
“내가 골랐네. 래빗 같은 약해 보이는 이름보다는 낫지 않은가?”
“래빗…?”
귀여운 팀명이 나오자, 김 대리가 헛기침을 하기 시작했다.
“흠흠, 그게 왜요. 귀엽기만 한데요.”
“귀여우면 얕잡아 볼 수 있지.”
척준신과 김 대리가 티격태격하자, 임 상무가 중간에 끼어들었다.
“팀명이 정 싫으시다면 언제든지 바꾸셔도 됩니다. 그 정도는 팀장의 권한으로 충분하니까요.”
임 상무는 모든 책임을 강신에게 떠넘겨 버렸다.
척준신과 김 대리가 기대하는 시선으로 자신을 보자, 부담스러웠고 결국 다른 팀명을 생각하지 못했다.
“그냥…. 울프팀으로 하죠.”
“좋습니다. 그럼 계속 설명을 이어 가죠. 울프팀 인원들은 원래 소속되어 있던 곳과 이중 소속을 가지게 됩니다.”
“이중 소속이면 팀이 소집되기 전까지는 본래 맡고 있는 일들을 하게 된다는 건가요?”
“그렇습니다. 대신 일이 겹칠 경우, 우선순위는 무조건 울프팀입니다.”
“그러면 울프팀의 임무를 하는 동안 각자 소속된 곳은 어떻게 되나요? 특히, 척 부장님은 이미 팀장이시잖아요?”
“그건 걱정하지 않아도 되네. 내가 없이도 진행해도 되는 일이라면 부팀장이 팀장으로 움직일 테니.”
그때, 김 대리가 갑자기 손을 들고 임 상무에게 질문했다.
“그런데, 고작 다섯 명으로는 인원이 너무 적은 것 같은데요.”
심지어 다섯 명 중 권영식과 임 상무는 연구소에서 움직이지 않는 사람들이었다.
“좋은 질문이군요. 안 그래도 설명해 드리려고 했습니다. 많은 의견이 나왔습니다만 회사 상부에서는 강 선임에게 필요한 인원을 뽑아서 사용할 수 있는 일시적인 차출권을 보장했습니다.”
“일시적인 차출권이라……. 자세한 설명을 부탁드려도 될까요?”
그냥 듣기로는 잘 감이 오지 않아 강신이 다시 질문했다.
“그 말 그대로입니다. 강 선임이 현장에서 추가로 요원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요청하면 근처에 있는 요원들은 직책과 상관없이 모두 소집에 응해야 합니다. 그것 말고도 강 선임이 판단했을 때, 우선순위가 높다고 생각하는 연구가 있다면 연구원들을 차출할 수도 있겠군요.”
임 상무의 대답을 들은 김 대리는 표정이 굳어졌다.
“그거 완전 회사에서 막강한 권력을 부여해 준 것 같은데요….”
강신이 원하기만 한다면 부서와 직급 상관없이 인력을 운용할 수 있다는 뜻이었다.
“지원 쪽도 다른 부서들보다 울프팀이 가장 우선순위가 높습니다.”
“와우……. 그런 내용이 통과했다는 게 더 신기하네요.”
강신도 김 대리의 의견에 동의했다.
“반대가 많았을 것 같은데, 용케 통과했네요.”
“반대도 많았지만 찬성도 만만치 않았죠. 박 전무님도 찬성하셨고….”
박상진 전무의 이야기가 나오자, 권영식이 불편한 표정을 지으며 혼자서 중얼거렸다.
“그 늙은 호랑이가? 강 선임을 노리는 건가, 하지만 H가…….”
“회의가 길어질 것 같군요, 이제부터 질문은 설명이 다 끝나고 받겠습니다.”
임 상무는 계속해서 설명을 이어 갔다.
“울프팀은 기본적으로 회사에 아무런 정보가 없는 미확인 현장에서 중점적으로 활동하게 될 겁니다. 물론 임무 선택은 팀장이 정하게 될 것이고요. 원한다면 다른 팀에 배정된 임무 또한, 가지고 올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게 가장 중요한 내용인데, 울프팀은 지역 배정에서 제외됩니다.”
강신은 지역 배정이 정확히 무엇인지 몰랐는데, 그것을 잘 알고 있는 김 대리는 깜짝 놀라 마시고 있던 물을 흘렸다.
“으앗.”
임 상무는 신경 쓰지 않고 남은 설명을 마무리했다.
“자, 제 설명은 여기까지입니다. 조금 빼먹은 게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 부분은 활동하면서 알게 될 테니, 걱정하지 마시죠. 그럼 질문 있으신 분 있습니까?”
김 대리가 재빨리 손을 들자, 임 상무가 고개를 끄덕였다.
“방금 말씀하신 지역 배정에서 제외한다는 것이…. 제가 생각하는 것이 맞습니까?”
“음, 아마 김 대리가 생각하는 게 맞을 겁니다.”
“저, 정말 그게 통과되었다고요?”
“네.”
둘만 통하는 이야기는 아니었는지, 척준신도 상당히 놀란 표정을 하고 있었다.
이곳에서 오직 자신만 못 알아듣는 것 같아, 강신은 답답함을 느끼고 입을 열었다.
“도대체, 지역 배정이 뭐길래 그러는 겁니까?”
“강 선임님 지역 배정을 모르세요?”
오히려 김 대리가 되묻자, 임 상무가 아차 하는 표정으로 말했다.
“그러고 보니, 강 선임에게는 지역 배정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한 적이 없었군요. 성신 그룹의 연구소가 수원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건 아시죠?”
임 상무가 말하는 연구소는 평범한 연구소를 말하는 것이 아니었고, 강신도 그 의미를 잘 알고 있었다.
“물론이죠, 이미 이전 작전에서 다른 지역의 지부 요원들이 동원되는 걸 봤으니까요.”
“그럼 이해가 빠르겠군요. 기본적으로 U.M.A.와 관련된 작전은 특별한 일이 없다면 가장 가까운 지부로 배정이 됩니다.”
“아, 그러면 우리 팀은 지역과 상관없이 출동할 수 있다는 거군요, 그런데 그게 그렇게 놀랄 일입니까?”
강신은 김 대리가 오버를 했다고 생각했지만, 오히려 김 대리가 강신을 바라보며 답답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강 선임 우리 회사 앞에 붙은 수식어가 무엇인지 까먹은 건 아니겠죠?”
성신 그룹 하면 떠오르는 몇 가지의 수식어, 그중에서도 현재 이야기 흐름상 가장 어울리는 단어를 생각했다.
“글로벌 기업? 아, 설마…….”
“네, 지금 말한 지역 배정은 세계 각국에 있는 지부까지 모두 포함한 겁니다.”
그제야 강신은 김 대리가 어째서 그렇게 놀랐는지 알게 되었다.
전 세계로 퍼져 있는 U.M.A.를 볼 수 있다는 것 때문이 아니었다.
지역 배정에서 제외되면서 임 상무가 그전에 말했던 특권들 역시 한국에만 국한되지 않고, 세계 어디를 돌아다녀도 적용된다는 것이었으니까.
“잠시만요. 그 정도로 큰 특권을 수원에 있는 연구소의 임원분들만으로 결정할 수 있는 건가요?”
당황한 강신이 임 상무에게 묻자, 그는 오히려 강신이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다는 듯이 말했다.
“누가 수원 임원분들만 회의를 했다고 했습니까? 이번 울프팀을 만들기에 앞서 팀장인 강 선임의 기본 정보와 그동안 참가했던 작전의 정보들을 각 지역의 연구소 임원들에게 보냈고 회장님 주관으로 임원 전체 회의가 진행되어 직접 회장님이 승인하셨습니다.”
“제가 생각했던 스케일과는 전혀 다르네요…….”
강신이 겨우 이해를 하고 있을 때, 오히려 옆에 있던 김 대리가 자신이 말을 잘못 들었나 임 상무에게 되물었다.
“임 상무님 잠시만요. 누가 승인하셨다고요? 그러니까 회장님이요?”
“네, 회장님이 승인하셨습니다.”
“흠……. 회장님이 공석으로 나오신 건 꽤 오랜만이군.”
권영식이 중간에 끼어들어 임 상무의 말을 받자, 김 대리가 더욱 이해되지 않는 표정으로 말했다.
“부회장님이 아니라 그 의식불명 상태로 병원에서 입원 중인 회장님 말씀하시는 거 맞나요?”
한때는 사망설까지 돌았던 성신 그룹의 회장.
매스컴에는 그가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병상 생활을 한 지 6년이 되었다고 알려져 있었다.
건강이 좋지 않아 언론은커녕 병원 밖으로 나오는 모습조차 볼 수 없는 회장이 회의를 주관했다는 말은 김 대리가 놀라기에 충분한 내용이었다.
임 상무는 놀라서 말을 잇지 못하는 김 대리를 뒤로하고 강신과 척준신이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지켜보았다.
척준신은 그저 관심이 없는 것처럼 보였지만, 강신의 표정은 마치 진실을 알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강 선임은 놀라지 않습니까?”
“임 상무님도 제가 쓴 글을 보셨다면 잘 아실 텐데요?”
“그렇군요. 강 선임이 쓴 글 중에는 분명 회장님과 관련된 내용이 있었죠. 제가 깜빡했군요.”
둘의 대화는 회사의 비밀이었지만, 김 대리는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그……. 제가 알면 안 되는 건가요?”
김 대리가 불쌍한 척을 하면서 묻자, 임 상무는 잠시 고민을 하며 입을 열었다.
“원래는 이곳에서도 1급 기밀에 해당하는 내용이지만, 울프팀은 최고 등급의 기밀까지 허가가 되어 있으니, 알려 줘도 되겠죠. 김 대리, 혹시 불로초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까?”
“불로초라면…….”
과거 진시황이 죽기 전까지 얻고 싶어 했던 약초의 이름.
서복에게 어린 남녀 수천 명을 지원해 주며 찾아오라 시켰지만, 그는 결국 돌아오지 않았고 정말로 존재하는지도 의문이 드는 전설의 약초였다.
하지만 얻는 방법이 굉장히 까다롭고 어려울 뿐 실존하는 약초였다.
그리고 성신 그룹의 회장이라는 자리는 그것을 충분히 구할 수 있는 자리였다.
“먹으면 불로불사가 가능해진다는 그 물건 맞죠?”
“네, 맞습니다. 그리고 회장님은 그 불로초의 일부를 얻으셨습니다.”
“그게 실존하는 물건이었어요?”
“U.M.A.도 있는데, 불로초라고 없겠습니까?”
“그걸 드셨다면 건강하시다는 건데, 왜 공석으로 나오시지 않는 겁니까?”
김 대리의 질문에 대답한 것은 임 상무가 아닌 강신이었다.
“불로초의 일부를 얻어 불로의 효과밖에 얻지 못하셨거든요. 그리고 그 불로의 효능은 단순히 늙지 않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잃어버린 젊음까지 돌려줘 버렸습니다.”
“아, 그래서…….”
젊어진 상태로는 쉽게 모습을 나타낼 수 없었을 터였다.
“성신 병원에서 입원 중인 사람은 회장님의 대역이죠.”
“그런데, 불로초가 실존한다면 회장님만큼 영향력이 있는 사람들도 구할 수 있는 것 아닙니까?”
김 대리의 질문은 생각해 보면 굉장히 무서운 발언이었다.
바뀌지 않는 권력이 세상을 잡고 있다는 소리였으니까.
“불로초는 세상에 단 한 개만 존재합니다. 그것이 일부분이든, 풀의 형태든 사람의 몸속에 있든 간에요.”
“허……. 그럼 회장님은 도대체 그 물건을 어떻게 구하신 거지.”
김 대리가 불로초의 획득 방법에 대해 궁금해하자, 임 상무가 추가로 설명을 하기 위해 입을 열었다.
“강 선임이 어느 정도 설명했으니, 부족한 부분만 보완해 드리겠습니다. 회장님이 불로초를 얻는 것은 생각보다 간단했습니다.”
“간단하다고요? 절대 쉽지 않았을 텐데요?”
불로초를 다룬 강신은 획득 과정이 결코 순탄치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얻는 것이 간단했다면 불로초를 얻지 못한 사람들은 바보라는 소리니까.
“다른 사람은 몰라도 회장님에게는 간단했죠. 회장님에게는 강 선임이 적어 놓은 불로초에 대한 정보가 있었으니까요.”
“아…….”
강신은 임 상무의 대답을 듣고 어떻게 된 것인지 이해했다.
“어째서 회장님이 회의를 주관하시고 직접 승인까지 했는지, 이제 아시겠습니까?”
불로초를 구할 수 있는 정보를 줬다면, 강신에게 호의적인 것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