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dentified creature capture team RAW novel - Chapter 409
408화
지치고 지쳐서 추레한 모습을 한 엠마뉴엘레.
강신과 일행들이 아무리 강행군을 했다고는 하나, 현장직인 엠마뉴엘레가 이런 몰골인 이유.
강신과 일행들이 각 도시나 마을에 방문해 무차별적으로 붙이고 있는 물건과 관계가 있었다.
‘젠장 이게 도대체 뭐길래.’
엠마뉴엘레는 자신의 손아귀에 쥐어진 물건을 바라봤다.
무엇에 쓰는 물건인지 몰랐지만, 성신 요원들이 도시에 들를 때마다 도배하듯이 뿌리고 다녔다.
그가 본 개수만 해도 수만 개는 됏다.
그래서 그는 성신이 뿌리는 장치의 가치가 낮으리라 생각했다.
‘가치가 있었다면 그렇게 길가에 막 붙였을 리가 없으니까.’
하지만 그건 엠마뉴엘레의 착각이었다.
그가 그 장치를 뜯어내자 얼마 지나지 않아 성신 요원들이 자신을 쫓아왔기 때문이었다.
‘들켰나.’
처음 성신 요원이 자신을 쫓을 때만 해도 장치를 제거하는 모습을 들켜서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생각은 오래가지 않았다.
비록 중견 기업이지만, 엠마뉴엘레는 수많은 현장을 거친 스폐셜리스트였다.
당연히 몸을 숨기는 것 또한, FBI 못지않았다.
그런데도 성신 요원들은 자신의 위치를 어떻게 아는 건지, 계속 쫓아왔다.
자신의 움직임을 파악 당했다고 판단하여 패턴을 바꾸면서 이동했는데도 그들은 집요하게 자신을 쫓아왔다.
이게 어떻게 가능한 것인가.
자화자찬하고 싶지는 않았지만, 만약 자신이 자신을 쫓는다고 해도 이렇게까지 쫓아오는 건 불가능했다.
‘내 위치를 실시간으로 알고 있는 것 같은데…. 설마….’
그는 동전보다 작은 단추 크기의 장치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리고 천천히 그 장치를 바닥에 내려놓은 채 멀리 떨어진 곳에 숨어서 상황을 지켜봤다.
얼마 지나지 않아 자신을 끈질기게 쫓아왔던 성신 소속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나타났다.
그들은 주변을 탐색하다 그가 바닥에 놓았던 정체불명의 장치를 발견하고 수거해 사라졌다.
‘저렇게 핀포인트로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는 건 저 장치에 위치 추적기 기능이 달려 있다는 거겠지.’
그렇지 않고서는 도저히 설명할 수가 없었다.
성신 요원들이 사라지자, 그제야 그는 길게 한숨을 내뱉었다.
“푸하…. 이제 조금 쉴 수 있겠군.”
며칠 동안 자신을 쫓는 성신 요원들을 피하면서 강신을 쫓아다녔더니, 제대로 쉬지를 못했다.
하지만 조금 쉬겠다는 그의 목표는 곧 무산되고야 말았다.
엠마뉴엘레와 다르게 충분히 휴식한 강신과 일행이 다음 마을로 이동을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젠장…. 진짜 다른 애들한테, 맡겨야 했어.”
결국, 그는 투덜거리면서 더러운 몰골 그대로 강신을 쫓을 수밖에 없었다.
* * *
-장치 수거 완료했어. 두 번째 도시에서 설치한 장치가 근처까지 따라왔던 걸 판단하면 높은 확률로 너를 쫓아오는 거야.
프로네시스는 강신에게 누군가가 쫓아오고 있음을 경고했다.
“광신도만 아니면 괜찮아, 내버려 둬.”
사실 광신도가 쫓아온다고 해도 상관은 없었다.
지금 강신과 일행들이 하는 일은 어디까지나 사전 작업에 불과했으니까.
“그런데…. 사전 작업에 이렇게 오랜 시간을 빼앗겨도 괜찮은 건가요?”
이미 상당 시간 소요했다.
들리는 소문으로는 강신과 일행들이 도시를 돌아다니는 동안 이미 살인 사건에서 하일브론의 유령이 몇 번이고 나타났다고 한다.
“조급해하지 않아도 됩니다. 애초에 이번 일은 단기전이 아니라 장기전으로 준비해야 옳습니다.”
하일브론의 유령이 주는 과거의 무게는 사람들을 급하게 만들었지만, 애초에 급하다고 잡을 수 있는 개체가 아니었다.
소문난 국제회의에서조차 놓쳤던 개체였다.
강신도 성신의 기술력과 모니카의 능력이 없었다면 하일브론의 유령을 잡을 수 없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잖습니까, 평소보다 지루해도 지금 하는 일들은 꼭 필요한 일입니다.”
“네…. 알죠, 그냥 뭔가 초조해서 그렇죠.”
강신을 믿는 장웨이나, 송기덕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지만, 맥스와 친구들은 아직 강신을 완전히 신뢰하지 못 했다.
‘그 부분은 시간이 해결해 줄 거야.’
신뢰란 갑자기 생기는 게 아니었다.
완벽한 신뢰를 쌓기 위해서는 고난과 역경을 함께하는 시간이 중요했다.
그리고 때마침, 이번 현장은 꽤 장기간의 싸움이 될 예정이었다.
‘노린 것은 아니었지만, 나쁘지 않겠지.’
신뢰를 쌓아가기에 이번 현장은 정말이지 나쁘지 않았다.
‘아직 시간은 많으니까. 그럼, 일을 계속해 볼까.’
그렇게 강신과 일행은 하던 일을 계속했다.
일주일이 이 주일이 되고, 이 주일이 한 달이 되는 건 금방이었다.
그렇게 다시 한 달이 두 달이 되었을 때, 강신과 일행들은 독일을 떠나 프랑스를 돌아다니고 있었다.
서로 협력하지 않아도 목표가 같은 이상, 최소한의 정보를 제공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는지 마크는 매주 공헌도를 집계하고 이번 일에 참석한 모든 인원에게 알려주었다.
그리고 맥스는 그것을 스마트폰으로 확인해 일행들에게 말했다.
“허, 로레오 컴퍼니가 나름대로 선전하고 있네요.”
“로레오 컴퍼니면, 그때 그 느끼한 사람이 있던 회사 맞죠?”
“네, 이번 현장에 목숨을 걸었는지, 인력 자원을 과하게 투자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인지, 여기 보시면 공헌도 랭킹도 현재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두 달이나 지났지만, 그 어떤 기업도 아직 하일브론의 유령을 포획하지 못했다.
아니, 포획을 떠나서 제대로 마주친 사람도 없었다.
강신은 그 상황을 당연하다는 듯이 여겼다.
“그래서 제가 말했잖습니까, 이번 현장 제대로 된 준비가 없다면 해결하지 못한다고.”
비록 성신만큼 거대한 기업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나름 U.M.A를 쫓는 이들이었다.
그런 이들이 두 달 동안 허탕만 치고 있었다.
“아예 성과가 없는 건 아닌 거 같아요.”
맥스는 두 번째로 높은 공헌도를 얻은 단체가 어디인지 확인했다.
-독일 연방 경찰.
범죄자를 검거하는 중, 하일브론의 유령으로 추정되는 인물을 발견. (500P)
“그거 하일브론의 유령 아니에요.”
강신은 독일 연방 경찰이 발견했다는 존재에 대해서 부정했다.
어떻게 저렇게까지 확답할 수 있는지, 맥스는 알 수 없었다.
“그걸 어떻게 아십니까?”
그런 표정이 얼굴에 드러나자, 강신은 그동안 맥스와 친구들을 모르고 있던 이야기를 꺼냈다.
“연방 경찰이 마주친 게 저니까요.”
“네?”
맥스와 친구들이 강신이 하는 말을 이해하지 못하고 강신을 바라봤다.
작전이 시작되고 두 달째로 접어들자, 맥스와 친구들은 현재 상황에 빠르게 적응해 나갔다.
그렇다고 완전히 괜찮아진 건 아니었다.
몸이 적응했다고 힘들지 않은 것은 아니었으니까.
강신은 항상 그런 그들을 배려해왔다.
그래서 충분한 휴식을 할 수 있게 추가적인 작전에 그들을 포함하지 않고 있었다.
“어……. 저희가 쉬는 밤에 추가 작전을 진행하고 계셨다고요?”
“네.”
어째서 자신들에게 알려주지 않았을까, 못 미더웠던 것일까.
오만 생각이 들었고 괜히 강신에게 섭섭했다.
“오해하지 마세요. 강책임은 당신들이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보지 않고 푹 쉬기를 바랐기에 따로 알려주지 않은 겁니다.”
상급자가 일하는 상황에서 어느 누가 편하게 쉴 수 있을까.
그것마저도 강신의 배려라는 걸 알게 되자, 맥스와 친구들이 강신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다.
장웨이가 강신의 눈치를 보자 강신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슬슬 알려줘도 괜찮겠죠.”
그들에게는 추가적인 작전이라고 했지만, 애초부터 작전은 두 가지였다.
하나는 현재 그들이 유럽 전역을 돌아다니며 붙이고 있는 CCTV 부착과 더불어 모니카가 어디에서든 문을 열 수 있도록 땅을 밟게 하는 것이었고 두 번째는 바로….
“하일브론의 유령을 찾고 있었습니다.”
아직 CCTV를 유럽 전역에 다 붙인 건 아니었지만, 굳이 다 붙이고 움직일 이유가 없었다.
그동안 강신은 밤마다 송기덕, 카밀라와 함께 모니카의 도움을 받아 CCTV를 붙였던 도시들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살인 사건 같은 범죄는 대부분 낮보다 밤에 일어나는 편이었으니까.
“그래도 처음에는 식겁했습니다.”
송기덕이 처음 작전을 시작할 때를 떠올렸다.
살인 사건 현장을 발견한 프로네시스가 위치를 알려주면 강신이 출동하는 형식이었지만, 처음에는 손발이 잘 맞지 않았다.
“살인 사건은 정말 순식간에 일어나니까요.”
프로네시스가 아무리 살인 사건이 날 것 같은 상황을 빠르게 확인해서 알려준다고 해도 강신과 일행들이 이동할 최소한의 시간이 필요했다.
심지어 모니카가 여는 문은 곧장 현장과 연결되는 게 아니었다.
“숲속 마을에 들렸다가 다시 문을 열어야 하니, 시간이 더 지체되었죠.”
정말 살인 사건의 현장이라면 이미 늦었겠지만, 다행히 프로네시스의 분석과 다르게 살인 사건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때 얼마나 철렁했는데요.”
작전을 짜긴 했지만, 모니카 같은 경우도 이런 일은 처음이었기에 손발이 맞지 않았다.
“지금은 괜찮으신 건가요?”
빌리가 묻자, 송기덕이 턱을 쓸며 말했다.
“글쎄요, 괜찮다고 보기에도 어려운 게 우선 살인 현장으로 추측되는 현장이 너무 많습니다.”
살인 사건이 일어나고 출동하면 너무 늦었다.
하일브론의 유령을 잡기 위해서는 적어도 살인이 일어나기 전에 현장에 도착해야 했다.
프로네시스에게도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예측하는 것은 힘든 일이었다.
그래서 출동한 현장의 대부분은 살인 사건이 일어나지 않는 장소였다.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요.”
살인이 일어나지 않은 것은 다행이었지만, 그래서는 하일브론의 유령을 찾지 못했다.
“무조건 성공만 한 것도 아닙니다.”
장웨이가 말하자, 송기덕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수많은 예측 장소 중에서 실제로 사건 현장도 있었다.
그리고 그중에서는 막지 못한 현장이 있었다.
“너무 순식간에 일어났어요. 우리가 이미 문을 넘었을 때는 상황이 끝나있었죠.”
물론 범인은 현장에서 바로 잡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피해자가 돌아올 수 있는 건 아니었다.
“자만하지 않고 최선을 다했습니다. 누구에게 잘못도 아니죠.”
죄책감을 느끼는 송기덕에게 덤덤하게 말했다.
강신이라고 마음이 편한 것은 아니었다.
어찌 되었든 강신과 일행들은 그렇게 매일 밤 프로네시스가 알려주는 장소로 이동하며 살인 사건을 막고 있었다.
그러다, 이번에 독일의 연방 경찰과 만나게 되었다.
“애초에 그 범인 저희가 잡은 겁니다.”
송기덕이 죄책감을 털어내고 말했다.
현장에서 범죄자를 잡은 건 연방 경찰이 아닌 초코였다.
그리고 그들이 발견한 것은 연방 경찰을 피해 문을 넘어가던 강신이었다.
“그럼, 마크 쪽에 알려주는 편이 좋지 않습니까?”
“굳이 그럴 필요는 없습니다.”
아니, 오히려 정정해 주는 게 강신의 입장에서는 불리했다.
그곳에 있던 것이 강신이라고 말하면 숨기고 있는 패들을 보여주는 셈이었으니까.
‘초코는 그렇다고 해도 모니카의 존재는 들키면 안 돼.’
그녀의 재능은 누구라도 탐낼만한 재능이었다.
현재 자숙하고 있는 와플이 언제 모니카를 다시 노릴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어차피 저희는 공헌도가 목적이 아닙니다.”
연방 경찰이 공헌도를 받아도 상관없었다.
성신의 보상은 이번 일이 끝나면 받을 수 있으니까.
강신의 목적은 하루라도 빨리 하일브론의 유령을 잡는 것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