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dentified creature capture team RAW novel - Chapter 420
419화
“후우…….”
리암의 고민은 길지 않았다.
애초에 고민할 필요도 없는 이야기였다.
그에게 선택권 따위는 없었으니까.
“아무리 확률이 낮아도 코인을 찾아야겠습니다.”
이제 와서 날개의 개수는 상관없었다.
그저 문제가 된 코인을 서둘러 찾기를 바랄 뿐이었다.
“그럴 생각이긴 합니다만, 코인을 찾기 전에 몇 가지 이야기할 것들이 있습니다.”
여기서 더 이야기할 게 있다는 강신의 말에 리암이 의문이 가득한 눈으로 바라봤다.
“말씀해보시죠.”
“우선 코인에 관련된 것입니다, 코인을 찾아서 그것으로 당신들을 치료하면 그 코인은 저희가 수거해 가도 되겠습니까?”
“좋습니다. 그렇게 하시죠.”
리암은 일말의 고민도 없이 바로 대답했다.
지금 중요한 것은 코인이 아니라 패밀리의 치료였으니까.
“더 이야기하실 게 있습니까?”
“네, 그리고 이건 의뢰와 벗어난 이야기로 당신에게 조금 민감할 수 있는 내용입니다.”
강신이 슬쩍 헤이든과 강신 일행을 감시하고 있었던 카르텔 인원들을 곁눈질했다.
말은 제대로 하지 않았지만, 이곳에서 그 뜻을 모르는 사람은 없었다.
감시하고 있던 카르텔 인원들의 표정이 험악하게 일그러졌다.
“어디서 수작질을….”
하지만 그들을 끝까지 말을 잇지 못했다.
리암이 팔을 들어 그들의 말을 막았기 때문이었다.
그는 그리고는 강신의 눈을 바라봤다.
강신의 눈은 언제나 똑같았다.
‘이런 상황에도 흔들리지 않는군.’
한없이 올곧은 눈, 그 눈을 본 리암은 고개를 끄덕였다.
“다들 나가 있어.”
“하지만 위험합니다.”
다른 카르텔 인원들이 곤란하다는 표정을 지었고, 그런 그들을 데리고 나간 건 의외로 헤이든이었다.
“야야, 형님이 나가라잖아, 다들 토 달지 말고 나가자.”
가장 나서서 말려도 이상하지 않을 헤이든이 솔선해서 다른 인원들을 데리고 나가자, 강신은 속으로 헤이든의 평가를 한 단계 높였다.
방해꾼을 치워서가 아니었다.
그는 강신이 무슨 말을 할 것인지, 짐작하고 있음이 분명했다.
‘주어진 정보가 많지 않았는데도 저런 판단력이라니, 상당히 우수하네.’
헤이든과 카르텔 인원이 모두 밖으로 나가자, 방에는 강신과 송기덕, 케빈과 리암만이 남아있었다.
“그럼, 어디 들어볼까요?”
“그전에 감청 장치와 감시 장치도 모두 꺼주시겠습니까?”
“……눈치가 빠르군요.”
리암이 한숨을 내쉬고는 테이블을 강하게 두 번 두드렸다.
똑, 똑.
“장치 꺼.”
그러길 잠시, 리암이 다시 입을 열었다.
“그래서, 이렇게까지 해서 하고 싶은 말이 도대체 뭡니까?”
강신은 말하기 전에 길게 심호흡을 했다.
“후…. 아무래도 그쪽 패밀리에 첩자 혹은 배신자가 있는 것 같습니다.”
강신의 이야기가 채 끝나기도 전에 리암의 눈에서 살기가 뿜어나왔다.
그리고 그는 자리에서 튕기듯 일어나 강신의 멱살을 잡기 위해 손을 뻗었다.
아무 경고도 없는 갑작스러운 습격이었다.
리암은 자신의 손이 강신의 멱살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 한 치의 의심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턱!
그가 뻗은 손은 중간에 막혀버렸다.
“아무리 흥분하셨다지만, 제대로 이유도 듣지 않고 손이 먼저 나오는 건 보기에 좋지 않군요.”
그의 손을 막은 것은 바로 송기덕이었다.
리암이 아무리 날고 기어봐야 그 기준은 일반인의 수준이었다.
U.M.A를 상대하는 요원에게 그의 움직임은 그리 빠른 것도 아니었다.
기습적인 공격에 실패해서인지, 리암의 얼굴은 붉게 달아올랐다.
“송대리님, 괜찮습니다. 놓아주세요.”
강신이 짧게 말하자, 송기덕은 잡고 있던 리암의 팔을 미련 없이 놓아주었다.
그런 그의 행동은 마치 리암이 어떤 행동을 해도 막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엿보였다.
“네놈들….”
수치심 때문인지, 이제까지 해오던 존칭은 이미 사라진 뒤였다.
강신은 리암과 싸우고 싶은 마음이 없었기에 그런 그를 진정시켜야 했다.
“확실한 심증이 있습니다, 그것을 알려드릴 테니, 이야기라도 들어보시죠.”
강신에게 증거는 없었지만 무시하지 못할 심리적 증거가 있었다.
증거가 있다는 말을 들은 리암의 표정이 한층 더 구겨졌다.
만약 강신의 말이 사실이라면 믿고 있는 가족 중에 배신자가 있다는 소리였으니까.
“그 이유를 듣고 내가 납득하지 못한다면 그냥 넘어가지 않을 테니, 말을 조심히 하는 게 좋을 거다.”
리암은 송기덕에 잡혔던 손목을 주무르며 다시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는 무서운 눈으로 강신을 바라보며 설명을 재촉했다.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패밀리가 모여서 놀았던 날, 그곳에서 코인이 사용된 것이 우연이겠습니까?”
강신의 첫 질문부터가 예리했다.
처음 코인에 대해서 강신이 알려주었을 때부터 의심스러웠던 부분이었다.
하지만 리암은 블레싱 코인이라는 걸 듣기 전까지 전혀 몰랐으니, 그 코인을 가지고 온 누군가도 우연히 코인을 가지고 온 것이라고 애써 부정하고 있었다.
하지만 눈앞의 외부인은 자기 생각이 틀렸다고 말하고 있었다.
“그게 우연히든 아니든, 확실한 심증이란 게 도대체 뭡니까.”
만약 강신이 말한 심증이 별 게 아니라면 이들에게 자신의 패밀리를 의심한 벌을 받게 할 것이라고 리암은 다짐했다.
그렇게 강신의 설명이 이어졌다.
“강복 받은 주화는 그 장소에서 우연히 사용될 수 있는 물건이 아닙니다.”
강복 받은 주화가 낮은 확률로 우연히 저주를 내릴 수는 있었다.
하지만 그 장소에서 사용된 건 우연이라고 볼 수 없었다.
“어째서죠?”
이유는 아주 간단했다.
주화를 사용하는 방법이 의외로 까다로웠으니까.
“소금물에 24시간 담가두고 2시간 동안 손에 쥐고 있다가, 마지막으로 사용하기 전 코인을 튕겨야 합니다. 여기서 추가로 준비가 된 코인을 제대로 사용하지 않고 30분 동안 가지고 있으면, 다시 첫 공정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리암은 강신이 어째서 확실한 심증이 있다고 했는지, 알게 되었다.
그냥 물도 아니고 소금물에 코인을 담가두는 것부터가 의도하지 않으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정말로 의도적으로 사용했다면 모를까, 강신의 말대로 술집에서 우연이라고 보긴 어려웠다.
“그래서,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사용했다?”
“네, 그리고 그 장소에는 당시 패밀리 인원들밖에 없었죠.”
결과적으로 패밀리 인원 중 하나가 의도적으로 저주를 내렸다는 뜻이 됐다.
방금 한 말이 진실인지 확인할 수 없었지만, 강신이 거짓을 입에 담을 이유는 없었다.
으드득.
리암이 이를 갈았다.
설마설마했다.
정말 패밀리 내부에 배신자가 있을 줄은 그도 생각하지 못했다.
“도대체 어떤 빌어먹을 새끼가….”
리암이 차마 입에 담기도 무서운 폭언을 내뱉자, 강신은 그가 분이 풀릴 때까지 쏟아내는 걸 기다려 주었다.
그렇게 한참, 어느새 진정한 리암을 보고 강신이 말했다.
“그 배신자가 한 명인지, 여러 명인지는 저는 모르겠습니다. 확실한 것은 내부의 배신자는 코인의 사용법을 알고 있습니다. 만약 저희가 그 코인의 존재와 코인을 찾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분명 방해할 겁니다.”
이미 헤이든과 다른 카르텔 인원들에게 코인의 정체가 알려졌으니, 강신과 일행들을 방해하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그렇겠군요.”
어느새 다시 존대로 변한 리암이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이제부터는 정말 믿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혹여나, 강신과 일행들을 감시하는 이들 중 배신자가 있다면 강신의 행동이 실시간으로 배신자에게 전달될 게 분명했다.
“흠……. 다른 인원들은 치우고 헤이든을 계속 붙여드리겠습니다.”
강신이 고개를 저었다.
강신은 하루 동안 같이 다니면서 그가 얼마나 유능한 사람인지 알고 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가 용의선상에서 아예 벗어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아니, 어쩌면 유력한 용의자 중 하나였다.
현재 저주를 받은 인원은 총 스무 명이었다.
아직 2명은 만나지 못했지만, 나머지 18명은 모두 정식으로 패밀리에게 인정받은, 즉 조직의 간부들이었다.
아무리 자주 모여서 논다고는 하지만, 스무 명이 넘는 간부가 참석한 자리를 모른다는 건 뭔가 의심스러웠다.
그리고 그것이 정보를 다루어 유능함이 입증된 인재라면 더욱 그랬다.
‘유능해, 그러니까 모르는 게 말이 되지 않아.’
헤이든을 믿을 수 없다는 게 표정에서 그대로 드러난 것일까, 리암은 강신에게 넌지시 말했다.
“다른 이들은 몰라도 헤이든은 믿을 수 있습니다.”
강신은 어째서 리암이 헤이든을 저렇게 신용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들었다.
그는 조용히 강신에게 헤이든을 믿을 수 있는 이유를 간단히 설명했다.
“패밀리 내에서도 아는 사람이 몇 없지만…. 헤이든은 사실 패밀리 빅브라더의 아들입니다. 즉, 도련님이시죠.”
막내인 헤이든이 정보를 다루는 건 어울리지 않는 외모 때문만이 아니었다.
조직의 정보를 관리하게 함으로써 후계자 교육을 병행하고 있었다.
“이런, 제가 너무 과하게 생각했나 보네요.”
강신은 자신이 너무 심하게 의심했다는 걸 인정해야 했다.
리암의 말대로 헤이든이 정말 조직의 차기 후계자라면 간부들을 대상으로 강복 받은 주화를 쓸 이유가 없었다.
‘그럼, 정말 너무 자주 모여서 신경을 쓰지 않거나, 아니면 우리를 시험해 볼 생각으로 그렇게 대답했을 수도 있겠구나.’
“그렇다면 내일부터 헤이든과 함께 본격적으로 코인을 찾기를 시작해야겠군요.”
코인을 찾는 동안 강신을 방해하는 이들은 배신자일 테니, 배신자를 색출하는 건 어렵지 않았다.
“그럼, 지금 헤이든을 불러주시겠습니까?”
“그렇게 하죠.”
아무런 계획도 없이 코인을 찾기 위해 움직이는 것은 바보 같은 행동이었다.
계획이 필요했다.
그것도 아주 깔끔하고 스마트한 계획이….
리암은 강신의 말대로 헤이든을 강신이 있는 방으로 보내고, 그는 강신을 방해할 배신자를 잡기 위한 계획을 위해 자리를 비웠다.
강신은 헤이든이 방으로 들어오자, 리암에게 했던 설명을 그대로 해주었다.
“안 그래도 저도 내부에 배신자가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는 감정적인 리암과 다르게 이미 조직 내부에 배신자가 있다는 걸 상정하고 있었다.
“이야기가 빠르겠네요. 헤이든이 알아봐 줬으면 하는 정보들이 있습니다.”
“뭐든 말씀하시죠.”
강신은 계획을 세우기에 앞서 본격적으로 헤이든에게 정보를 요구했다.
“그 자리에 있었던 참석자 명단, 카드 게임에 참가했던 사람들을 먼저 알아내야 하는 거군요.”
20명이 넘는 이들이 모두 한 번에 카드 게임에 참가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텍사스 홀덤은 이론상으로 23명까지 참가가 가능하지만, 보통 8~9명에서 즐기는 게임이었다.
“네, 그리고 가능하다면 그 코인을 누가 걸었는지, 누가 가져갔는지도 알아봐 줬으면 좋겠습니다.”
워낙 혼잡하고 인원이 계속 바뀌어서 누가 걸고 가져갔는지, 알아내기는 힘들 테지만 혹시 기억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몰랐다.
“네, 맡겨만 주세요.”
그렇게 그날, 헤이든은 강신이 부탁한 정보를 알아내기 위해 발에 땀이 나도록 돌아다녀야 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헤이든은 피곤한 얼굴로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희소식을 들고 왔다.
“코인을 가져간 사람이 누구인지 알아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