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dentified creature capture team RAW novel - Chapter 44
43화
강신 일행이 도착한 곳은 처음 사건이 일어난 지점에서 상당히 멀리 떨어진 만리산에 있는 체육공원 근처였다.
차를 주차하고 산으로 오르는 입구에 도착하자, 그곳에는 이미 경찰관들이 입구를 막아 시민들을 통제하고 있었다.
위에서 내려오는 사람들이 없는 것을 보니, 등산객들을 모두 내려보낸 것처럼 보였다.
경찰관들이 막고 있는 입구로 강신 일행이 다가가자, 한 명의 경찰이 강신 일행에게 양해를 구했다.
“죄송하지만 현재 이 등산로는 이용할 수 없습니다.”
“잠시만요. 입구 쪽에는 제대로 이야기가 되지 않았나 보군요.”
단호한 경찰의 행동을 본 박재성이 바로 어딘가로 전화를 걸어 옆에서 짧게 통화를 하고, 길을 막고 있는 경찰에게 자신의 휴대폰을 건네주었다.
“여기, 받아 보세요.”
휴대폰을 건네줄 때까지만 해도 단호한 태도의 경찰관이 통화 상대가 누구인지 듣자마자, 깜짝 놀라 기합이 바짝 든 표정으로 대답했다.
“네, 경무관님! 네, 바로 그렇게 조치하도록 하겠습니다!”
통화가 끝나자, 경찰이 일행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다.
그는 처음과는 다르게 매우 조심스럽게 건네받았던 휴대폰을 돌려주며 말했다.
“들어가셔도 됩니다!”
“고맙습니다.”
“아닙니다!”
잔뜩 긴장한 경찰의 모습은 마치 군대에서 일반 병사가 장성급 장교를 만났을 때와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부담스러움을 뒤로하고 강신 일행은 바로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산세는 크게 험하지 않았고, 나무들 사이로 잘 닦인 오솔길을 이용해서 체력이 많이 소비되지는 않았다.
그 덕분에 일행들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이동할 수 있었다.
한참을 이동하자, 멀리서 근무복을 입고 있는 경찰들이 보였다.
그들은 멀리서 누군가를 신중하게 관찰하고 있었고, 거기에 과하게 집중을 하고 있었는지 뒤쪽에서 강신 일행이 다가오는 것을 알지 못했다.
결국 일행들이 경찰들의 바로 뒤까지 오고 나서야 인기척을 느꼈는지 깜짝 놀라며 입을 열었다.
“누, 누구십니까! 지금 여기는 시민들 통제 구역입니다, 빨리 산에서 내려가 주세요!”
놀라면서도 자신의 본분을 잊지 않았는지, 시민들의 안전을 걱정하며 퇴거 요청을 하는 모습이었다.
“진정하십시오. 저희가 이곳으로 오기로 했던 사람들입니다.”
그는 용의자를 체포하지 말고 대기하고 있으면 누군가 용의자를 데리고 갈 것이라는 말을 들은 상태였다.
“아, 그쪽이……. 연락은 미리 받았습니다.”
“네, 여기서부터는 저희가 맡겠습니다. 나머지 경찰관 여러분들은 자리를 비켜 주십시오.”
“알겠습니다. 그럼 건투를 빌겠습니다.”
용의자를 포위하고 있던 경찰들이 빠르게 철수했다.
경찰들이 시야에서 사라지자, 강신은 현재 용의자의 상황을 가장 먼저 파악했다.
“아무런 미동이 없군요.”
쓰러진 채 아무런 움직임이 없는 용의자의 모습.
김 대리도 그 모습을 보고 걱정하듯이 입을 열었다.
“혹시 이미…….”
“잠시 여기 있게. 내가 먼저 확인해 보지.”
살아 있으면 U.M.A. 때문에 위험할 것이고, 죽었다면 시체를 보고도 흔들리지 않는 정신이 필요했다.
그리고 척준신은 두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한 사람이었다.
“혹시 모르니까, 최대한 조심스럽게 접근해 주세요.”
“알겠네.”
강신이 주의를 주자, 척준신이 고개를 끄덕이고 나무와 나무의 사이를 이용해 최대한 조심스럽게 용의자에게 다가갔다.
척준신이 용의자가 쓰러진 곳으로 도착해 움직이지 못하는 용의자에게 천천히 손을 뻗었다.
-크르르르르….
그러자, 갑자기 경계심이 가득한 개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으르렁거리는 소리가 들리자마자, 척준신은 재빠르게 몸을 뒤로 빼냈지만 오히려 그 행동이 U.M.A.를 자극해 버렸다.
-컹! 컹! 컹!
개가 짖는 소리와 함께 용의자의 그림자 속에서 검은 물체가 쭈욱 길어지며 튀어나와 척준신의 몸을 후려쳤다.
척준신은 양팔을 들어 교차해 그 공격을 막았지만, 꽤 큰 충격을 받았는지, 거구의 척준신이 뒤로 날아갔다.
쾅! 콰직!
날아간 척준신의 몸은 정확히 나무에 부딪히고 나서야 멈출 수 있었다.
“척 부장님!”
일행 모두 날아간 척준신의 상태가 걱정되어 그가 떨어진 곳으로 다가갔다.
다행히도 U.M.A.의 공격은 척준신이 입고 있는 장비를 뚫지는 못했고, 척준신의 몸에는 아무런 상처도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갑자기 척준신이 기침을 하기 시작했다.
“쿨럭쿨럭.”
“괜찮으세요?”
김 대리가 혹시 척준신이 보이지 않는 곳이 다친 건 아닐까 걱정이 됐다.
척준신은 몸을 일으키며 옷에 붙은 먼지를 털어 냈다.
“크흠, 먼지 때문에 기침이 좀 났을 뿐이지 큰 타격은 없었네.”
“다행이네요.”
김 대리는 안심했지만 강신은 척준신이 생각보다 큰 타격을 받았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광신도들이 터트린 폭탄의 폭발 속에서도 아무렇지도 않게 버텼던 척준신이 날아갈 정도의 타격이라면 외부는 멀쩡해 보여도 내부에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강신은 척준신이 원하는 것처럼 모르는 척해 주었다.
“크게 다치지 않아서 다행이네요. 그나저나, U.M.A.가 활동한다는 것을 보니, 숙주는 아직 살아 있다는 거네요.”
“그럼 더 늦기 전에 빨리 확보를 해야겠군.”
강신이 현재 상황을 분석하자, 척준신이 다시 용의자에게 다가갈 준비를 했다.
“이번에는 제가 갈게요. 아무래도 덩치가 큰 척 부장님이 가는 것보다 제가 가는 편이 덜 위협적으로 느껴질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척 부장님도 이렇게 날아가실 정도로 위험한데…. 괜찮으시겠어요?”
김 대리가 강신을 걱정하자 강신이 살짝 미소를 지었다.
“이 장비가 척 부장님이 입고 있는 장비보다 좋은 장비입니다. 척 부장님 장비도 손상이 없었으니 괜찮을 거예요.”
그 말을 끝으로 강신은 바로 용의자가 있는 곳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척준신 때문에 경계심이 높아졌는지, 아까와는 다르게 근처까지 가지도 않았음에도 낮은 울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크르르르르.
명백하게 적대감을 갖고 다가오지 말라는 경고.
그럼에도 강신은 천천히 걸음을 옮기며 최대한 상냥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 사람을 괴롭히려는 게 아니야.”
강신은 눈앞에 있는 U.M.A.가 사람의 말을 못 알아들어도 상관이 없었다.
중요한 것은 목소리의 톤이었으니까.
일반적으로 반려동물들은 사람들의 목소리 톤으로 주인의 기분을 파악한다고 알려져 있었다.
강신이 용의자와 가까워질수록 U.M.A.의 경계하는 울음소리도 더 진해졌다.
그리고, 결국.
-크르르…. 컹!
척준신을 공격했던 긴 그림자가 강신에게도 공격을 가해 왔다.
강신은 U.M.A.의 공격에서 눈을 떼지 않고 가만히 바라봤다.
마치 개의 앞발을 휘두르는 것처럼 보이는 공격은 척준신과는 다르게 강신에게 닿지 않고 옆에 있는 나무를 부수는 것으로 그쳤다.
쾅! 콰직!
‘좋아, 경계는 하지만 척 부장님만큼 적대적이진 않아.’
“괜찮아. 나는 해치지 않을 거야.”
강신은 계속 상냥한 목소리 톤을 유지하고 U.M.A.를 달래면서 접근했고, 용의자의 지근거리까지 도착할 수 있었다.
-컹! 컹!
주인을 내버려 두라는 듯이 U.M.A.가 짖었지만, 강신은 용의자에게 손을 뻗었다.
그러자, 그림자로 이루어진 흉악한 모습의 U.M.A.가 강신이 뻗은 손을 덥석 물어 버렸다.
꽈득!
“윽…….”
그림자 반려의 이빨은 장비를 뚫지는 못했지만, 강한 치악력 때문에 강신의 팔을 강하게 압박했다.
강신은 고통스러웠지만 인상을 살짝 찌푸렸을 뿐, U.M.A.가 놀라지 않게 고통을 꾹 참으며 입을 열었다.
“그렇게 무서워하지 않아도 괜찮아.”
강신은 최대한 미소를 만들며 U.M.A.를 안심시켰다.
그림자 반려를 다른 사람들이 보고 어떻게 느낄지 모르겠지만, 강신은 지금 자신을 물고 있는 U.M.A.가 겁에 질려 자신의 주인을 필사적으로 지키는 강아지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내가 너의 주인님을 데리고 가게 허락해 줘야 해……. 그렇게 계속 고집을 부리면 네가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 죽을지도 몰라.”
강신은 계속 설득했지만, U.M.A.는 물고 있는 손을 놓을 생각이 없어 보였다.
그렇게 얼마나 대치했을까, 정신을 잃고 있었던 용의자가 눈꺼풀을 파르르 떨다가 간신히 들어 올렸다.
그리고 그림자 반려에게 물려 있는 강신의 팔을 확인하자 갈라진 목소리로 힘없이 말했다.
“안 돼…. 너는 그런 아이가 아니잖아……. 내가 잘못했으니까, 차라리 나를 데려가. 네가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할 필요는 없어.”
용의자의 목소리는 기운이 없었고, 곧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목소리였다.
하지만 목소리에는 애정이 가득했고, 죽어 가는 자신보다 자신을 지켜 주고 있는 U.M.A.에 대한 걱정이 가득했다.
그리고 그것을 주인을 지키고 있는 충성스러운 U.M.A.도 느꼈는지, 강신의 팔에서 느껴지던 강한 압박감이 천천히 사라졌고 흉악했던 U.M.A.의 모습이 변했다.
검은 그림자의 형상을 한 대형 견.
‘골든 리트리버인가…….’
덩치는 조금 크지만, 순하기로 소문난 견종으로 순한 만큼 겁도 많았다.
“겁이 나서 모습을 그림자로 부풀리고 있었구나.”
-끼이잉…….
주인을 보며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은 생전에 제대로 챙겨 먹지 못했는지, 용의자와 마찬가지로 안쓰러울 정도로 잔뜩 말라 있었다.
측은한 눈빛을 보낸 강신은 조심스럽게 용의자를 부축했다.
용의자는 한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했는지, 비쩍 말라 가벼웠다.
조심스럽게 강신이 등으로 용의자를 업자, 그 모습을 바라보던 U.M.A.가 그림자 속으로 모습을 감추었다.
아마 강신이 자신의 주인을 도와줄 것이라고 강하게 믿는 것 같았다.
강신이 용의자를 업고 일행들이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이동하자, 김 대리가 걱정이 가득한 표정으로 다가왔다.
“강 선임님 어디 다치신 데는 없습니까?”
“네, 다친 곳은 없습니다. 그보다 김 대리님 부산에도 회사와 제휴된 기밀이 보장되는 병원이 있습니까?”
“있습니다.”
“그럼 바로 그곳으로 이동하죠.”
“이리 넘기게. 내가 업지.”
강신의 다급한 표정을 본 척준신이 강신이 업고 있는 용의자를 넘겨받으려고 했지만.
-크르르.
아직 강신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 경계를 풀지 않는 U.M.A.의 울음소리로 무산되었다.
“그냥 제가 업겠습니다.”
강신의 체력은 예전과 다르게 신단수의 열매를 먹어서인지, 상당히 좋아진 상태였다.
사람을 업고 있었음에도 처음 산에 올라갔을 때보다 빨리 산에서 내려갈 수 있었다.
입구를 막고 있었던 경찰관들은 강신의 등 뒤에 업혀 있는 용의자를 보고 강신을 잠시 세우려고 했지만, 급한 상황에서 시간을 낭비할 수는 없었다.
“박 대리님!”
강신이 박재성을 부르자, 강신의 의도를 바로 파악하고 행동했다.
“김 대리님, 이거 저희가 몰고 온 회사 차 키입니다. 병원 위치는 알고 계시죠?”
“네!”
“이곳은 제가 해결할 테니, 먼저 병원으로 가십시오, 금방 따라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박재성이 남아 경찰관들과 이야기하는 동안 강신 일행은 그대로 용의자를 차량에 태우고 회사와 제휴되어 있는 병원으로 이동했다.
하지만 병원에 도착해서도 문제가 생겼다.
용의자의 몸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의사가 용의자의 몸을 만지려고 할 때마다, U.M.A.가 낮게 으르렁되며 경계를 했기 때문이었다.
강신은 어쩔 수 없이 계속 용의자를 따라다니며 U.M.A.를 진정시킬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