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dentified creature capture team RAW novel - Chapter 455
454화
“문제? 무슨 문제요?”
송기덕이 묻자, 백두산은 정부에서 보내온 추가 자료를 띄웠다.
“이건 국정원에서 U.M.A를 쫓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영상입니다.”
영상은 한강으로 추정되는 강을 촬영하고 있었다.
일반 시민이 제보했던 영상과 다르게 깔끔한 화질을 자랑하고 있었다.
하지만 영상 속에는 강만 나올 뿐, 특별한 것은 보이지 않았다.
시간이 흘렀지만 영상에 나타나는 건 아무것도 없자, 강신과 일행들이 의문을 품을 때쯤 영상에서 이변이 일어났다.
“어? 저거 뭐야.”
“제가 잘못 본 게 아니죠?”
“저도 보이네요.”
일행들은 예리하게 곧바로 이변을 알아차리고 서로 수군댔다.
U.M.A가 나타난 것은 아니었다.
다만, 거대한 뭔가가 헤엄치는 것처럼 수면 위에 물결이 요동치고 있었다.
“물속에서 움직이는 건가요?”
이순자가 물었지만, 백두산은 고개를 저었다.
“아닙니다. 따로 영상은 없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국정원 요원이 물속으로 들어갔지만,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음…. 그러니까, U.M.A가 모습을 감췄다?”
“네. 모습을 감출 수도 있고 인내심도 상당해서 사람들이 접근한다 싶으면 그 자리에서 도통 움직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U.M.A를 찾는 게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랍니다.”
백두산의 설명이 끝날 때쯤, 영상을 보고 있던 강신이 얼굴을 굳혔다.
다른 이들은 U.M.A가 모습을 감춘다는 것에만 집중하고 있었지만, 강신은 또 다른 문제에 집중했다.
“저거 평범한 은신이 아닙니다.”
강신의 대답에 다른 일행들이 설명을 요구하듯 강신을 바라봤다.
그러자, 강신은 재생되고 있는 영상을 멈추고 물결이 치는 중심을 가리켰다.
“보십시오, 뭔가 이상하지 않습니까?”
이순자가 물속에서 움직인다고 착각한 이유가 무엇일까.
그제야 일행들이 뒤늦게 반응했다.
“아….”
“어쩐지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더니만….”
“저것 때문에 위화감이 들었던 거구나.”
그들은 자신들이 놓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단번에 깨달았다.
보통 은신이라고 한다면 주변과 색을 맞추거나, 그 외 특별한 방법으로 남들이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없도록 만든다.
즉, 모습만 숨길뿐 질량과 형태를 바꾸거나 없애는 것이 아니라는 소리였다.
하지만, 영상에서 나온 U.M.A는 강신이 말한 것처럼 일반적인 은신과는 그 궤를 달리했다.
“2m가 넘는 생물체가 움직이는 것치고는 공간이 비어 있는 부분은 전혀 보이지 않는군요.”
그저 퍼지는 물결만이 뭔가가 헤엄치고 있다는 걸 알릴 뿐, 질량과 형태로 인해 비어 있어야 할 공간이 전혀 없었다.
저건 상식적으로도 과학적으로도 해명이 어려운 현상이었다.
“저는 은신이라 길래, 혹시 이전에 포획하셨던 탐욕을 기르는 뱀의 아종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건 아닌가 보네요.”
그간 강신이 해결한 사건 일지를 꾸준히 읽었던 빌리가 의심이 가는 U.M.A를 거론했지만, 강신의 설명을 듣고는 고개를 저어버렸다.
탐욕을 기르는 뱀은 일반인에게는 보이지 않지만, 그것뿐이었다.
분명 질량과 형태는 가지고 있었으며 움직일 때마다 그 흔적이 남았다.
실제로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도 다른 사람들이 만질 수 있었다.
이번 사건에서 등장한 개체는 일반인에게 보이지 않았던 탐욕을 기르는 뱀과는 달리 일반인이 촬영하기도 했다.
그리고 움직이는 흔적이 남아도 본체가 마치 유령인 것처럼 질량과 형태를 무시하는 듯 보였다.
“네, 이곳에서 나타난 U.M.A는 탐욕을 기르는 뱀은 아닙니다. 비슷한 특징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전혀 다른 U.M.A죠.”
뭔가 아는 듯한 강신의 말투에 임상무가 물었다.
“저 U.M.A가 뭔지 아시는 것처럼 말하는군요.”
“알고 있습니다. 제가 알고 있는 것보다 크기가 크긴 하지만 실물이 촬영됐고 확실한 특징을 가지고 있으니, 모를 수 없죠.”
다들 강신의 말에 집중했다.
“제가 알기로는 저 개체는 차원에 걸친 미꾸라지라고 불리는 U.M.A입니다.”
차원에 걸친 미꾸라지.
강신의 데이터베이스가 있음에도 다른 이들이 해당 개체를 알아보지 못한 건 국정원에서 자료를 넘긴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다른 이유는 2m가 넘는 저 엄청난 크기였다.
“보통 차원에 걸친 미꾸라지는 손가락 크기를 넘지 않습니다. 그런데, 저건 너무 크네요.”
차원에 걸친 미꾸라지는 그 수가 많지 않고 힘도 약하며 잘 발견되지 않았다.
심지어 발견한다고 해도 다른 차원으로 이동하는 특성을 갖고 있어, 순식간에 사라지는 것처럼 보여 잡기 어려운 개체였다.
딱히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거나 도움이 되는 것도 없는 개체였고, 찾아다니며 포획할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영상에서 나온 개체는 일반적인 개체와는 달리 특별한 개체였다.
“대중들에게 알려져 곤란하긴 하지만 포획하는 입장에서는 큰 게 나을 수도 있습니다.”
강신이 상황을 긍정적으로 판단하자, 송기덕은 이해하지 못한 것처럼 두 눈을 깜빡이며 물었다.
“더 낫다니요. 크기가 2m가 넘으니, 힘도 그만큼 세지 않을까요? 그리고 크기가 크니, 사람을 공격할 수도 있고요.”
해당 U.M.A를 모른다면 충분히 물어볼 수 있는 질문이었다.
이에 강신이 그의 의문을 해소해 주기 위해 해당 U.M.A에 관한 정보를 풀기 시작했다.
“일단 저 개체는 사람을 공격하지는 않을 겁니다.”
“음…. 아직 공격당한 사람이 없다고는 하지만, 그렇게 말씀하시는 이유가 있습니까?”
임상무의 질문에 강신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제가 이 U.M.A가 차원에 걸친 존재라고 말했죠?”
“그러셨죠.”
차원에 걸쳤다는 말은 아쉽게도 단순히 두 개의 차원을 편하게 오고 갈 수 있다는 뜻이 아니었다.
“이 U.M.A의 명칭을 그렇게 지은 가장 큰 이유는 이 개체가 두 개의 차원에 양립하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차원을 이동해도 이 차원에 저렇게 움직이는 형태가 남는 거죠.”
과학자가 강신의 이야기를 들었다면 눈이 뒤집혀서 불가능한 일이라며 달려들지도 모를 내용이었다.
하지만 애초에 U.M.A라는 존재는 신비, 그 자체였다.
그게 어떻게 가능한지 설명할 길은 없었다.
그저, 저 개체는 그냥 그런 존재일 뿐이었다.
“허…. 그건 신기하군, 그래서 그게 인간을 공격하지 못하는 것과 무슨 연관이 있지?”
이번에는 이야기를 듣고 있던 권영식이 묻자, 강신이 계속 설명을 이어갔다.
“저 U.M.A가 평소 살아가는 차원이 이곳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엄연히 말하자면 차원에 걸친 미꾸라지는 인간들이 인지하고 사는 차원의 주민이 아니었다.
오히려 인간이 모르는 다른 차원의 주민으로 그저 이쪽 차원에 걸친 존재였다.
“이쪽 차원에 모습을 드러내긴 하지만, 그 시간은 그리 길지 않습니다.”
해당 U.M.A는 인간만큼은 아니어도 사리 분별이 가능할 정도의 지성을 가지고 있었으며 매우 겁이 많았다.
“그럼, 여기서 예를 들어보죠. 팰로우님이 어느 날 갑자기 다른 차원으로 넘어간다고 해보죠.”
수많은 차원 중 다른 차원의 자연이 운 좋게도 원래 차원과 닮았다고 가정해도, 그곳에서 살아가는 생명체는 인간이 아닐 가능성이 더 컸다.
“바퀴벌레가 진화한 세상일 수도 있고 공룡이 사회를 이룬 세상일 수도 있죠. 아니면 팰로우님이 전혀 상상하지 못한 생명체가 있는데 그런 이들이 갑자기 나타난 팰로우님에게 접근한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음….”
자신이 살던 차원이 아닌 다른 차원임을 인지하고 그곳을 지배하는 종족과 만난 것이다.
그들과는 당연히 대화할 수 있을 리는 없을 테고, 접근하는 목적도 무엇인지 모르는 상황에서 과연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
“팰로우님은 대뜸 그곳 주민이 접근한다는 이유만으로 공격하실 겁니까?”
“아니, 나라면 절대 그러지 않겠지.”
해당 종족의 수가 얼마나 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적으로 만드는 행위를 하는 건 멍청한 행동이었다.
물론 겁에 질려서 자신도 모르게 공격할 수도 있긴 했다.
하지만 자신이 곧 돌아갈 수 있다는 걸 알고 있다면 말이 달라졌다.
“얼마 지나지 않으면 자신의 차원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걸 알고 있는 거죠.”
그러니, 다른 차원에서 굳이 마찰을 빚을 필요가 없었다.
“짧은 시간 동안 도망 다니기만 해도 충분하니까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차원에 걸친 미꾸라지는 이쪽 차원의 생명체와 접촉하면 당분간 다른 차원으로 넘어가지 못합니다.”
그것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기에 이쪽 차원에서 뭔가와 접촉하려는 것 자체를 꺼렸다.
“공격하지는 않겠지만, 사실 공격해도 상관없기도 합니다.”
강신은 그들의 공격이 별로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말을 이어갔다.
“미꾸라지가 공격해봐야 미꾸라지니까요.”
해당 개체는 다른 U.M.A처럼 질긴 피부와 날카로운 발톱 같은 걸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었으니까.
공격해봐야 큰 덩치로 몸부림치는 것이 전부일 것이다.
“그리고 그 정도면 이 부장님의 팀원만으로도 충분히 대처할 수 있겠죠.”
이순자가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일반인이라면 2m가 넘는 물고기가 몸부림치면 버틸 수 없겠지만, 현장 요원들이라면 충분히 버틸 능력이 될 것이다.
“저는 이번 현장에서 U.M.A보다 다른 것들이 걱정입니다.”
강신이 백두산을 슬그머니 바라봤다.
정부의 작전은 나쁘지 않았다.
시선을 다른 곳으로 분산시켜 주변을 타당한 이유로 통제한 뒤, U.M.A를 포획하는 게 현재로서는 제일 나은 방법이긴 했다.
다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눈을 가릴 수는 없었다.
“아무리 작전대로 통제하고 움직인다고 해도, 그곳에 있는 모든 사람의 눈을 가리기는 어려울 겁니다.”
작전 지역이 워낙 광범위하고 개방되어 있으며 사람도 많았다.
완벽하게 통제할 수 없을 게 분명했다.
문제는 그뿐만이 아니었다.
작전을 함께 시행하게 될 이들 또한 걱정이었다.
성신을 견제하는 기업들은 수도 없이 많았다.
“HG 그룹은 그래도 회장님과 이야기를 나누면 괜찮겠지만, 다른 기업들은 순순히 협조해 주지 않을 겁니다.”
정부에서 부탁한 일이라 대놓고 방해하지는 않겠지만, 그들이 뒷공작을 걸어올 수도 있었다.
“이번 현장은 U.M.A의 정체도 위치도 모두 알고 있으니, 포획하는 것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을 겁니다.”
“그러면 어떤 걸 조심해야 될까요?”
“이번 현장의 핵심은 다른 기업들의 방해 공작을 막으면서 최대한 일반 사람들의 눈을 피해 U.M.A를 포획하고, 백 프로님이 얼마나 빠르게 인터넷에서 떠도는 자료들을 처리하느냐에 따라 달려 있습니다.”
강신은 그 말을 끝으로 백두산을 바라봤다.
그러자 다른 일행들의 시선도 그를 향하게 되었다.
갑자기 시선이 자신에게 집중되자, 백두산은 부담감에 식은땀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