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dentified creature capture team RAW novel - Chapter 492
491화
강신은 트롤에 대해 알고는 있어도 축제에 대한 건 전혀 알지 못했다.
그래서 장웨이에게 축제에 대한 상세한 내용을 요구했다.
“축제는 총 7일간 스코틀랜드에 있는 국립 공원에서 진행됩니다. 그러니까, 정확한 위치는 케인곰스 공원이라고 하일랜즈에 있는 산맥입니다.”
장웨이는 잠깐 사이에 어디선가 트롤 사냥 대회에 대한 정보를 자세하게 정리해 돌아왔다.
“물론 그 넓은 곳을 모두 사용하는 것은 아니고요. 민간인이 잘 찾지 않는 지역을 위주로 사용하며 축제 기간에는 그 지역으로 향하는 길목은 철저하게 통제되며 민간인들은 발을 들일 수 없게 한다고 합니다.”
“…….”
“그래도 만약 민간인에게 노출될 경우 영국 왕실에서 모든 책임을 지니, 그 부분까지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허….”
U.M.A를 사냥하는 축제를 만든 것도 그것을 위해 사람을 통제하는 것도 여러 의미로 대단한 축제였다.
“아, 그리고 사냥 대회에 규칙도 있어서 가져왔습니다.”
“대회에 규칙이 있다고요?”
“네, 예전에 규칙 없이 대회를 진행했다가 통제에 제대로 따라주지도 않은 어떤 기업이 태양광 랜턴을 들고 사냥 지역을 한 바퀴 돌았다고 합니다. 그렇게 경쟁자들이 사냥하지 못하게 만드는 바람에 시시하게 축제가 끝난 이후로 새롭게 정립한 규칙입니다.”
축제를 계획한 곳은 그렇게 쉽게 대회가 끝나는 걸 원치 않았고, 그래서 참가하는 이들이 꼭 지켜야 할 규칙을 만들었다.
첫째, 참가자는 전원 태양광 사용을 금한다.
“정말 위험할 때 사용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그럴 경우 태양광을 쓴 참가자는 대회 참가 자격이 박탈됩니다.”
참가 자격이 박탈된 사람은 대회를 구경하는 관객으로 받아주긴 하지만 이후 대회 참가 자격을 잃게 된다.
두 번째, 영국 정부가 제공하는 액션캠을 머리에 장착한다.
“끄고 켜는 것은 자유에 맡기지만 트롤을 사냥하는 영상이 담겨 있다면 추가 점수가 부여된다고 하더군요.”
세 번째, 사냥에 화기 사용은 금한다.
“권총, 소총뿐만 아니라 폭발류도 모두 사용 금지입니다. 활이나 작살 같은 것은 사용 가능하다고 하더군요. 화기를 사용한 순간 사냥의 재미가 떨어지고, 폭발력이 강한 종류의 무기는 외부에 그 소리와 빛이 새어나갈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오발 사고까지 고려해 금지했습니다.”
네 번째, 트롤을 토벌한다면 그 증거로 왼쪽 귀를 잘라 제출한다.
“귀는 사냥의 증거입니다. 누군가가 편법으로 태양광을 이용해 트롤을 사냥했다면 돌로 변해 귀를 자를 수 없으니, 돌이 아닌 귀는 확실한 징표가 된다고 하더군요.”
다섯 번째, 참가자들끼리의 다툼은 금지하며 사냥감으로 분쟁이 발생했을 경우, 즉각 근처 심사관을 호출해 그 자리에서 정당한 판결을 받는다.
“아무래도 대회다 보니, 예전에는 걸려 있는 상품이 탐이나 같은 참가자를 공격해 사냥의 증거를 빼앗는 일도 비일비재했었답니다. 하지만 현대에 이르러서는 참가자가 가지고 있는 액션캠과 조난 방지용 위치 추적 장치로 인해 그런 일은 힘들게 되었다고 하더군요.”
“그렇군요.”
“그래서 남이 사냥하는 트롤을 빼앗는 쪽으로 머리를 굴린 사람들이 있어 일정 지역마다 심사관을 배치해 빠르게 분쟁을 해결해 대회를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한답니다.”
이야기를 듣고 있던 강신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 그리고 누가 되었든 만약 심사관의 말을 듣지 않고 불복하는 사람이 있다면 바로 그 자리에서 참가 자격이 취소됩니다. 그리고 관람조차 하지 못하게 곧장 축제에서 추방되니, 주의하라고 신신당부를 하더군요.”
규칙을 들은 강신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 외에도 장웨이는 추가로 몇 가지 주의해야 할 점을 알려주었다.
강신은 모든 이야기를 듣자, 축제가 제대로 체계가 잡혀 있음을 깨달았다.
“참가 인원은 초대된 인원을 중심으로 5명이 한 팀이며 그곳에서 지급되는 차량을 타야 합니다. 그 외에 장비는 각자 챙기는 데, 참가자가 어디에 살고 있든 상관없이 행사장까지 쉽게 오갈 수 있도록 영국이 직접 나서서 해당 국가와 이야기해 장비 승인을 내준다고 하더군요.”
“그건 나쁘지 않군요.”
다른 곳에서 손에 익지 않는 장비를 받아 사용해 트롤을 사냥하는 것보다는 원래 사용하는 장비가 편한 것은 당연했다.
“그래서,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대회에 참석하시겠습니까?”
장웨이가 묻자, 강신은 고민도 하지 않고 곧장 대답했다.
“참가하겠습니다.”
애초에 고민할 필요가 없는 안건이었다.
영국이 자신을 초대한 이유는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웠지만, 그들이 주최하는 행사에 참석하는 것만으로도 그들에게 호의적인 태도를 보일 수 있었다.
‘U.M.A 국제회의에서 영국의 발언권은 그리 나쁘지 않은 편이야.’
많은 국가가 참가한 국제회의지만 국력이 강한 만큼 발언권 또한 강해지는 것은 당연했다.
태스크포스팀이 만들어지는 상황에서 발언권이 강한 영국과 좋은 관계를 만들어 둔다면 다음에 자신에게 도움이 될 것이 분명했다.
물론 강신의 목적은 그것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이참에 새로 만든 장비의 성능도 제대로 확인할 수 있겠네.’
강신은 자신이 만든 반짝이는 건틀릿들을 떠올렸다.
U.M.A 사냥 대회라면 주변 눈치를 보지 않고 마음껏 날뛰어도 괜찮으리라 생각했다.
‘쌓여 있는 스트레스도 확실하게 풀어야겠어.’
참고 또 참고 있었지만, 현재 강신은 상당히 스트레스가 쌓여 있는 상태였다.
그것을 풀 좋은 기회를 괜히 놓칠 수는 없었다.
“그래서 대회 일정은 정확히 언제입니까?”
“정확히 4일 후에 시작한답니다.”
“4일요?”
“네.”
생각보다 얼마 남지 않은 기간에 강신은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생각보다 시간이 촉박하군요. 일단 참가할 인원은 생각해둔 바가 있으니 장대리님은 장비 쪽 반출을 부탁드리겠습니다.”
“알겠습니다.”
* * *
장웨이가 강신의 지시대로 이번에 사용할 장비들을 반출 허가를 받기 위해 자리를 비우자, 강신은 자신과 함께 축제에 참석할 인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허락을 구했다.
이동할 시간을 고려해야 했기에 준비는 빠르게 진행되었다.
강신의 연락을 받은 이들 중 외부에 나가 있는 이들은 다른 이에게 현장의 작전을 위임하고 회사로 돌아왔다.
지원팀은 바쁘게 사냥에 도움이 될 물건들과 생존 물품을 준비해 주었다.
생존 물품에는 예전에 강신이 ‘구역’에 고립되었을 때 먹었던 끔찍한 맛의 비상식량도 포함되어 있었다.
하지만 강신이 그 비상식량을 확인하자마자, 이딴 걸 먹을 바에 죽겠다며 과감하게 빼버렸다.
그렇게 지원 요원들은 시무룩한 표정으로 챙겼던 비상식량을 다시 창고로 옮겼다.
강신과 함께 참석하는 이들 중 그 악명 높은 비상식량의 존재를 알고 있던 이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렇게 이틀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출장 준비가 모두 끝났다.
워낙 바쁘게 움직인 탓에 준비가 제대로 되었는지, 꼼꼼히 확인하지는 못했다.
오죽했으면 강신을 제외한 다른 참석 인원들이 한곳에 모인 것이 영국으로 향하는 비행기가 뜨는 공항이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신하린을 제외한 이들이 의문이 담긴 시선으로 강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영국으로 넘어가는 인원이 여섯 명인 것은 이미 사전에 들었기에 이상한 것은 아니었다.
‘장대리님은 사냥터 외곽에 있는 베이스캠프에서 대기한다고 했으니까…. 그럼 장대리님을 제외한 이들이 이번 대회에 참가자라는 소리인데.”
송기덕이 자신의 옆에 있는 이를 곁눈질로 힐끔 바라보고는 다시 강신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강책임님, 인원 선정에 뭔가 착오가 있는 것은 아니신지….”
이건 착오가 분명했다.
그렇지 않으면 자신의 옆에 있는 소년이 이곳에 있을 리 없었다.
“아니요. 이 인원이 맞습니다.”
“하지만…. 이 아이는….”
송기덕은 차마 뒷말을 잇지 못했다.
송기덕이 인원에 착오가 생겼다고 말한 것은 참가 중 한 명이 그저 소년이었기 때문이 아니었다.
옆에 있는 소년은 특정 분야에서는 그 누구도 따라오지 못할 정도로 특출난 재능이 있는 아이였다.
다만, 이번 상황과는 그 재능이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는 게 문제였다.
소년이 요원처럼 철저한 단련을 한 것도 아니고 특별한 장비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소년은 그저 악마나 악령을 쫓아내는 것에 특화된 구마사제일 뿐이었다.
“하하하. 형제님, 영국으로 나들이하러 가는 건데, 뭐가 그리 심각한 표정입니까.”
심지어 제대로 된 설명조차 하지 않았는지, 김만복은 이번 출장이 단순한 축제에 참석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는 것도 문제였다.
송기덕은 당장이라도 현재 상황을 김만복에게 설명해 주고 싶었지만, 강신은 조용히 검지를 입술에 가져다 대는 모습에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그저 입만 벙긋거렸다.
그리고는 축제라는 단어에 신이 난 김만복을 그저 측은하게 바라봤다.
‘아이고…. 이 아이가 도대체 뭘 잘못했길래….”
중 2병 같은 말을 자주 내뱉긴 했지만 그리 나쁜 아이는 아니었다.
가끔 분위기를 읽지 못할 뿐이었다.
송기덕은 김만복의 미소를 기억하며 애써 눈을 돌렸다.
‘부디 저 미소가 이번 일이 끝날 때까지 이어지기를….’
그렇게 강신과 일행들은 사냥 대회가 진행될 케인곰스 국립 공원으로 이동했다.
행사장은 공원에서도 상당히 외진 곳으로 사람의 발길이 쉽게 닿지 않는 곳이었다.
좌표를 모른다면 조난되기 쉬운 장소로 쉽게 찾을 수도 없는 장소였다.
하지만, 강신과 일행이 공항에 도착했을 때부터 영국 정부는 안내할 사람을 붙여주어 어렵지 않게 행사장에 도착할 수가 있었다.
일명 관객석이라 불리는 베이스캠프는 유랑민들의 마을처럼 수많은 텐트와 캠핑카들이 즐비해 있었다.
그리고 그 베이스캠프를 보호하는 것처럼 캠프 주위에는 태양광으로 보이는 조명들이 빽빽하게 설치되어 있었다.
“대회는 내일 오후 8시부터 진행될 예정입니다. 그전까지는 이곳에서 쉬고 계시면 됩니다.”
강신과 일행을 행사장까지 안내했던 이가 그들에게 큰 텐트를 배정해 주고는 다른 일을 하기 위해 자리를 떠났다.
텐트가 배정되자, 일행들은 차에 실려 있던 장비들을 텐트로 옮기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뒤늦게 뭔가 분위기가 이상하다는 걸 깨달은 김만복이 큰 두 눈을 껌뻑이며 강신에게 물었다.
“형제님, 여긴 제가 생각한 축제와 거리가 아주 먼 것처럼 보이는데, 제 착각이겠죠?”
텐트와 캠핑카까지는 그냥 넘어갈 수 있었지만, 텐트와 텐트 사이를 거닐고 있는 사람들의 인상이 축제와는 거리가 멀어 보였다.
덩치가 큰 건 당연하고 흉악하게 생긴 걸로도 모자라 얼굴 곳곳에 흉터가 가득했다.
그들에게 어울리는 것은 일반적인 축제가 아닌 피의 축제일 터였다.
강신은 말없이 음흉하게 웃자, 김만복은 그제야 자신이 강신에게 속았다는 것을 직감했다.
“기억에 남을 축제라면서요! 이런 신벌 받을 거짓말을 하다니!”
그가 아무리 불평해봐도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여기까지 온 이상 김만복은 돌아갈 수 없었다.
김만복을 놀리듯 웃고 있는 강신의 모습을 본 다른 일행들은 그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장비를 나를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