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dentified creature capture team RAW novel - Chapter 545
544화
많은 이들이 내부로 들어가기 위해서 도전했지만, 그들은 큐브를 돌파할 수 없었고 결국 렙틸리언의 본거지는 성신이 선점을 넘어 독점하게 되었다.
강신은 지원 나온 요원들에게 큐브를 공략할 편법을 알려주고 지금까지 가지고 나온 기계 장치들과 일행들을 데리고 회사로 돌아왔다.
강신이 회사로 돌아오자 가장 먼저 그를 반겨준 것은 의외로 권영식이었다.
“……고생이 많았다고 들었네.”
그는 강신이 자신이 주었던 초월체의 씨앗으로 만든 폭탄으로 렙틸리언의 우주선을 날려버렸다는 것과 그로 인해 희생당한 사람이 있다는 것에 복잡한 마음이 드는 지 표정이 썩 좋지 않았다.
그는 그 인사를 끝으로 강신과 일행들이 챙겨온 외계 기계 장치들을 잔뜩 챙겨 자신의 방으로 되돌아갔다.
이순자는 권영식이 죄책감을 느껴서 3팀 요원을 오래 볼 수 없어 그렇게 급하게 자리를 비웠다는 걸 알고는 말했다.
“임무였으니, 그렇게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될 텐데….”
심석현이 목숨을 걸고 외계 우주선을 날린 것은 사실이었지만, 누구도 강제하지 않은 자신의 선택이었다.
그러니, 그녀는 권영식이 저렇게까지 미안해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워낙, 정이 많으신 분이니까요. 그보다 저희는 따로 해야 할 일들이 있으니, 바로 움직이죠.”
강신은 그대로 일행들과 함께 이번 일에서 희생한 이들을 추모하며 그들의 가족을 일일이 찾아가 위로했다.
비록 그들이 했던 일들은 비밀에 부쳐져 다른 사고로 꾸며졌지만, 강신과 일행들은 그들의 희생을 평생 기억할 것이다.
렙틸리언의 본거지에서 나온 물건들은 세상에 큰 파급효과를 가져올 만큼 대단한 물건들이었지만, 강신은 그것에 대해 신경 쓰지 않았다.
이미 자신의 손을 떠난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회사 상부에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은 것 같았다.
“그곳에서 나온 물건들의 값어치는 현금으로 환산하기 어렵지만…. 그 물건들로 얻은 이익 일부를 이번 일의 공로자들에게 인센티브로 지급하기로 했습니다.”
이번에 임상무의 후임으로 연구소의 살림을 맡게 된 박전무가 강신의 개인 큐브에서 상부의 의견을 설명하고 있었다.
“수익의 30%는 강책임님에게 지급될 예정이며 나머지 30%는 함께하셨던 다른 요원들의 활약도에 따라 공평하게 나누어 드릴 겁니다. 그리고 20%는 울프팀의 활동비로 지급될 예정입니다.”
애초에 울프팀의 활동비는 강신이 어떻게 사용하든 상관없는 금액이었다.
‘사적으로 사용해도 경리 쪽에서 알아서 정리해주겠다고 했었지. 물론 그렇게 쓸 마음은 없지만….’
어쨌든 저 말이 사실이라면 실상 강신에게 총 50%의 인센티브를 지급한다는 것과 같은 말이었다.
그러자 강신은 고개를 저으며 못마땅한 표정으로 말했다.
“박전무님, 죄송하지만 제 지분의 10%는 이번 일로 희생된 가족들에게 나누어 주실 수 있겠습니까?”
10%라고 해도 그 금액이 절대 적은 것은 아니었다.
이미 강신의 성격에 대해 들었던 것일까, 박전무는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아, 그리고 외계 기계 장치를 저희가 독점하면서 특정 국가와 여러 기업이 불만을 표하고 있어서 그런데, 몇몇 부품들은 다른 기업에 넘겨주려고 합니다만….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아무리 성신이라도 외계 기술을 통째로 삼키려고 했다가는 배가 터질 수도 있는 법이었다.
그래서 상부는 중요도가 떨어지는 기계 장치들을 다른 기업에 넘겨, 우호적인 세력을 늘리며 동시에 독점했다는 불만을 종식시키려고 했다.
일거양득의 상황이니 강신이 거부할 이유는 없었다.
“나쁜 생각은 아니네요. 그런데, 혹시 기술을 넘길 기업들은 이미 선정이 끝났습니까?”
강신이 묻자 박전무가 고개를 저었다.
“외계 기계 장치의 실질적 지분은 강책임님에게 있으니, 허가를 받고 기업들을 선정할 생각이었습니다.”
“그건 다행이군요, 선정 기업을 몇 개나 지정할지는 모르겠지만 거기에 HG 그룹과 도프도 추가해 주실 수 있겠습니까?”
“어렵지 않은 일이긴 한데…. 혹시 따로 이유가 있는 겁니까?”
“설명해 드리기에는 너무나 개인적인 이유라….”
도프는 렙틸리언의 본거지에서 많은 요원이 희생하며 큰 기여를 했기에 꺼낸 말이었지만, HG 그룹을 고른 건 정말로 극히 개인적인 일이었다.
개인적으로 항상 선물을 보내는 구회장을 위해서가 아니었다.
‘회장님이 챙겨준 것보다 그곳에서 가족이 일하고 있으니까….’
어쩌면 친형을 잘 봐달라는 청탁과 비슷한 일이었으니, 박전무에게 쉽게 설명할 수가 없었다.
“뭐…. 그러시다면야. 더는 묻지 않겠습니다. 말씀하신 두 개의 기업은 확실하게 선정될 수 있도록 제가 손을 써 두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회의 내용은 여기까지입니다. 그러면 저는 다음 회의가 잡혀서 이만 가보겠습니다.”
박전무는 그 말을 끝으로 개인 큐브를 떠났다.
그가 떠나자 강신은 이번 일을 복기하며 후회했다.
‘이번에는 정말 위험했어. 조금 더 철저하게 계획을 짰어야 했어.’
만약 신하린이 자신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면 그곳에서 전멸한 건 렙틸리언이 아니라 자신이었을 테니까.
이번에 강신이 살아 돌아올 수 있었던 건 순전히 운이었다.
하지만 그런 후회는 길지 않았다.
박전무가 떠나기 무섭게 백소은이나 김만복, 박정배 같은 아이들이 개인 큐브로 찾아왔.
개인 큐브는 이전과 마찬가지로 시끌벅적해졌고, 그런 후회가 무슨 소용인가 싶었다.
‘후회보다는 앞으로 그런 일이 생겼을 때, 어떻게 대처를 할지 고민하는 게 더 생산적이겠지.’
아이들이 떠들고 노는 모습을 본 강신은 자신이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다는 것을 체감하며 피식 웃어버렸다.
그렇게 며칠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강신은 그간 일행들이 충분하게 휴식할 수 있도록 다른 일을 맡지 않고 포획한 렙틸리언에게 집중했다.
그는 렙틸리언이 본거지에서 쉽게 동족에 대해 말했던 것과 다르게 연구소에서는 입을 꾹 다물며 어떠한 질문에도 대답하지 않았다.
‘뭐, 언젠가는 입을 열 테지, 급한 것은 없으니.’
고통을 두려워해서일까, 스스로 자결할 생각도 없어 보였으니 시간은 연구소의 편이었다.
강신은 렙틸리언에게 필요한 것들이 무엇인지 연구원들에게 알려주었다.
그리고 매일 상황을 보고 받기로 하고 렙틸리언에게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강신은 일행들이 편히 쉬기를 바랐지만, 울프팀 일행들은 한 명씩 개인 큐브를 찾아왔다.
“으어어…. 너무 긴장이 풀렸나 봅니다…. 당분간은 이대로 아무것도 하기가 싫네요….”
개인 큐브에 갖춰진 소파에서 송기덕이 액체처럼 늘어진 채로 중얼거렸다.
렙틸리언의 본거지에서 몇 날 며칠을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었으니, 저렇게 풀어지는 것도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강신도 어지간해서 그가 저렇게 풀어지도록 두고 싶었지만,
“흐음…. 이건 좀 위험할지도….”
상황은 그가 쉬는 꼴을 보지 못하는 것 같았다.
“네? 또 무슨 문제가 생겼습니까?”
강신의 중얼거리는 모습을 본 송기덕이 화들짝 놀라서 소파에서 몸을 일으켜 강신이 보고 있는 컴퓨터 화면을 확인했다.
“어…. 무작위 장소 어플?”
송기덕은 생소한 애플리케이션 이름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게 뭡니까?”
“이름 그대로입니다. 어플을 시작하면 자기가 지정한 반경에서 무작위 좌표를 찍어주는 것이 전부인 어플이죠.”
송기덕은 설명을 듣고도 잘 이해하지 못한 것처럼 보였다.
“그게 전부라고요?”
“네, 어플의 기능은 정말로 그게 전부입니다.”
애플리케이션의 취지 자체는 활동 반경이 고정된 이들에게 무작위로 좌표를 찍어 그곳으로 향하게 만들어ㅡ 새로운 변화를 주는 게 목표였다.
그 외에 다른 기능은 들어가 있지 않았다.
심지어 돈을 내고 구매하는 유료 애플리케이션도 아니었으며 딱히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할 때, 광고가 나오는 것도 아니었다.
“어음…. 확실히 평소 다니지 않는 위치가 찍힐 것 같으니, 기분 전환은 될 것 같긴 한데…. 그래서 이 어플에 무슨 문제라도 있는 겁니까?”
“문제가 없다면 이렇게 저에게까지 보고가 올라오지는 않았겠죠.”
강신은 다음 장면을 볼 수 있도록 화면을 넘겨주었다.
그리고 내용을 확인한 송기덕의 표정은 순식간에 굳어졌다.
“이게 정말입니까?”
거기에는 애플리케이션이 무작위로 찍어준 좌표로 향했던 이들이 남긴 후기가 나와 있었다.
그리고 그들이 찍은 사진이나 동영상도 함께 첨부되어 있었다.
검은 봉투에 유기된 시체, 백골이 발견된 폐가, 작성자는 듣지 못했지만, 영상을 돌려보니 귀신 소리가 들려오는 숲속 등 많은 이들이 기괴한 것들을 발견했다.
그리고 그중에는 U.M.A로 추정되는 생명체들을 발견한 이들도 존재했다.
“네, 합성이나 주작도 있지만, 너튜브를 통해 실시간으로 방송을 한 사람도 있다고 하더군요.”
“쯧…. 그놈의 너튜브.”
송기덕이 실시간 방송이라는 말에 인상을 찌푸리며 혀를 찼다.
어지간하면 합성이니, CG니, 몰아가서 수습이 가능할 일들이겠지만 실시간 방송이면 그것을 쉽게 덮는 건 무리가 있었다.
“뭐, 이 어플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건 알겠습니다만, 그래도 이런 일은 저희가 아니라 U.M.A 국제회의에서 해결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평소라면 그게 맞겠지만 말이죠. 이 어플을 제작한 곳이 우리 회사 산하 기업이거든요.”
“네?”
그제야 송기덕은 애플리케이션 제작사가 어디인지 확인했다.
그는 애플리케이션 제작사가 어디인지 확인하고도 모르겠다는 눈치였지만 그와 다르게 강신은 그 제작사가 어디인지 확실하게 알고 있었다.
“이 제작사 프로네시스를 제작한 곳입니다.”
강신에게 AI를 붙여주기 위해 만들었던 기업으로 지금은 성신 소속으로 되어 있는 곳이었다.
즉, 성신과 이번 일은 직접 관계가 있다는 소리였다.
애플리케이션이 정말 무작위로 좌표를 찍어주는,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진짜 문제는 사람들이 U.M.A를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며, 하필이면 그 사이에 성신이 끼어있다는 게 중요했다.
“그러면 정말 큰 일이네요. 그러면 어떻게 하실 겁니까?”
U.M.A 국제회의가 어떻게 나올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최악의 경우, 성신이 민간인에게 U.M.A의 존재를 알렸다는 명목으로 크게 제재를 받을 수도 있는 노릇이었다.
“회사 사이버팀은 이미 행동을 시작했습니다.”
강신에게 보고되기 전부터 성신의 사이버팀은 다른 음모론과 가짜 뉴스를 퍼트리며 최대한 신빙성을 줄이고 있었다.
사람들은 언제나 자극적인 것을 원하고 있었기에 그 효과가 미미했지만 그래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나았다.
“우선 우리는 해당 사건과 우리 회사가 연관이 없다는 사실을 증명해야 합니다. 그러니 지금 당장 움직여야겠죠.”
“그러면 팀을 소집할 생각입니까?”
“아니요, 그럴 필요는 없습니다. 이미 다른 인원들이 움직이고 있기도 하고 당장은 단 한 명만 있어도 되거든요. 그렇지 프로네시스?”
강신이 묻자, 프로네시스가 자신만만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물론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