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dentified creature capture team RAW novel - Chapter 558
557화
악마교, 악마숭배자들, 사실 강신은 이전에 그들과 연관되어 있었던 현장을 해결한 바가 있었다.
그리고 그 현장에서 한 악마와 계약까지 맺은 상태였다.
악마는 탐욕스럽고 교활하기에 강신조차도 아슬아슬하게 줄타기를 해야 했다.
“아…. 진짜 싫다.”
강신의 입에서는 끊임없이 부정적인 말을 내뱉고 있었지만, 눈으로는 악마숭배자들이 남긴 것으로 추정되는 사진들을 보고 있었다.
붉은 액체로 그려진 오망성, 잔인하게 죽은 가축들의 사체들, 동물 가면을 쓰고 방화를 저지르는 모습.
그리고 인간의 형체와 비슷하지만 절대 인간일 수 없는 기괴한 살덩어리의 사진을 보고 진심으로 질색하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왜 그렇게까지 질색하는 거죠? 이런 장면은 이미 다른 U.M.A를 보며 익숙하지 않나요?
성신에 합류한 크림이 묻자, 강신은 자신이 이렇게까지 반응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저 미친놈들은 일을 저지를 때 뒤를 전혀 생각하지 않는 종자들이거든.”
뒤가 없는 사람은 상대하는 것은 정말로 까다로운 일이었다.
미래를 걱정하는 사람들은 쉽게 범죄에 손을 데려고 하지 않는다.
그야, 물건을 훔치면 절도죄로 잡혀갈 것이고, 사람을 죽이면 살인죄로 잡혀 법의 심판을 받게 된다.
그렇게 자신이 그간 쌓아 올린 것이 한 번에 무너질 테니, 범죄를 저지르는 것을 두려워했다.
그리고 그 두려움이 사람의 행동에 적절하게 제동을 걸었다.
반면, 뒤를 생각하지 않는 이들은 생각부터가 범상치 않았다.
쌓아온 것도 없고 잃을 것도 없어 미래를 생각하지 않으니, 두려움이 없다.
“그러니, 그 사람들은 아주 쉽게 선을 넘어버려.”
단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사람을 죽이고 갖고 싶다고 남의 물건을 훔쳤다.
“평범한 사람들의 생각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이들이지.”
강신도 그들을 이해할 수가 없었고 그래서 상대하는 것이 더 까다로웠다.
그러나, 악마숭배자들은 대부분 이런 이들이었다.
“저런 이들과 협상하라고? 뒤에서 칼이나 맞지 않으면 다행이지.”
-아, 그렇군요.
저런 성격이었으니, 악마를 숭배하는 이들은 집단의 크기를 일정 이상 키울 수가 없었다.
일정 이상 인원수가 늘면 언제나 분란이 일어났으니까.
“뭐, 그나마 다행인 것은 악마숭배자 중에는 대사제나 사제 같은 계급이 없다는 정도일까.”
-재능을 가진 이가 없다는 건가요?
“그건 아니야. 분명 그들 중에도 드물게 재능을 가진 이들도 있어, 하지만 그들보다 악마에게 재능을 받은 이들이 더 많기에 사제나, 대사제 같은 계급이 무의미하지.”
아주 옛날 재능을 가진 악마숭배자들이 대사제와 사제의 자리를 탐내며 그 자리에 앉으려고 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들의 시도는 모두 실패로 돌아가야 했다.
그들이 숭배하는 것은 악마지, 인간이 아니었다.
그들은 악마가 아닌 인간이 자신의 위에 있는 것을 참지 못했고, 그 자리에 앉으려고 시도했던 이들은 악마에게 재능을 받은 이들에게 무참하게 죽음을 맞이해야 했다.
그들을 처리한 이들도 자리에 욕심을 냈지만, 그들조차도 다른 악마에게 재능을 받은 이에게 살해당했다.
그렇게 죽고 죽이는 일이 계속되니, 더는 대사제나 사제의 자리에 탐을 내는 사람은 없었다.
-그러면 악마에게 재능을 받은 이들은 조심해야겠네요.
재능을 가진 이들을 죽일 정도면 악마에게 받은 재능도 강력할 것이 분명했다.
본래라면 크림의 말대로였겠지만 강신에게는 전혀 문제 될 것이 없었다.
“그 부분은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어. 해결 방법이 있거든.”
-네? 어떻게요?
“내가 계약한 악마도 보통이 아닌 존재거든.”
모든 악마의 어머니라고 불리는 존재, 바로 릴리스였다.
어지간한 악마는 그녀의 존재감에 고개도 들지 못한다.
강신이 계약으로 입을 막아두었지만, 그녀와의 계약은 아직도 이어진 상태였다.
“물론 그렇다고 악마 중에 릴리스가 가장 높은 계급은 아니지만, 크게 신경 쓸 일은 없을 거야.”
릴리스와 다르게 지옥의 지배자인 칠악의 악마들이 있었지만, 그들은 인간들과 계약하지 않았다.
“칠악의 악마들은 이전에 릴리스가 했던 것처럼 계약으로 인간을 농락하며 현세에 강림하려고 하지, 절대 정당한 계약을 맺지 않을걸? 그들이 인간과 정당한 계약을 하는 것을 인간으로 비유하면 개미 한 마리를 자신과 동급으로 인정하면서 개미의 모든 부탁을 들어주는 것과 같은 일이니까.”
그러니, 악마숭배자들이 맺은 계약은 칠악의 악마는커녕 끽 해봐야 지옥의 잡졸 정도일 것이다.
“그리고 그 정도 수준이면 악마는 분명 릴리스를 보고 꼬리를 말고 도망가겠지, 그러니 악마가 주는 재능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아. 하지만 인간 자체는 다르지. 악마가 도망간다고 해서 인간이 도망갈 것이라는 보장이 없어.”
뒤가 없으니, 행동 패턴이 분석되지 않았고 그러니 그들이 어떻게 나올지 예상할 수가 없었다.
악마를 따라 도망가면 그나마 다행이겠지만 ,오히려 강신이 맺은 릴리스를 탐내거나 자신의 악마를 내쫓았다고 앙심을 품고 덤벼들 수도 있었다.
-그래도 계속 자료를 보는 것을 보니, 접촉할 생각이지?
프로네시스가 강신의 행동을 보며 정곡을 찌르자, 강신이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후…. 그래야지 어쩌겠어.”
크툴루를 믿는 이들이 같은 비밀 종교도 피한다는 악마숭배자들과 접촉할 가능성은 현저히 낮았지만, 강신은 현재 작은 것 하나라도 놓치고 싶지 않았다.
그러니, 싫어도 어쩔 수 없이 그들을 만나야 했다.
“뭉그적거려봐야 바뀌는 것도 없겠지…. 어차피 해야 할 거 빠르게 해결하고 다른 이들을 찾는 게 좋겠어.”
강신이 자료의 마지막 장에 적혀 있는 현장의 위치를 확인했다.
-노르웨이, Namdalseid.
* * *
“저희가 여기까지 오게 된 경위는 알겠습니다만…. 여기서 악마숭배자들을 어떻게 찾으실 생각입니까?”
강신이 울프팀 요원들과 함께 미확인 현장이 있는 Namdalseid에 도착하자, 송기덕이 바로 질문했다.
“마을 자체가 작으니, 찾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겁니다.”
강신의 대답에 이순자는 걱정스레 입을 열었다.
“으음…. 글쎄요. 이 정도로 시선을 끌고 있는데, 악마숭배자들이 과연 모습을 드러낼까요? 오히려 숨어 있을 것 같은데….”
강신과 일행들이 도착한 Namdalseid는 외부인의 방문이 많은 곳이 아니었다.
그래서일까, 지나가는 마을 주민들은 갑자기 나타난 동양인들을 매우 신기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숨어도 상관없습니다. 그들을 끄집어내는 방법도 있거든요. 일단 장대리님이 구한 숙소로 이동해서 마저 이야기하죠.”
방법이 있다는 강신의 말에 일행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강신을 따라 숙소로 향했다.
아무리 외부인 방문이 뜸하고는 하나, 아예 없는 것은 아니었으니 Namdalseid에도 호텔은 존재했다.
하지만 강신은 장웨이에게 호텔이 아닌 다른 숙소를 구해달라 요청했고, 장웨이는 강신의 부탁에 그 지역에 있는 주택 하나를 통째로 대여해 왔다.
-왜 굳이 이런 주택을 대여한 거죠?
“그래야, 악마숭배자들이 접근하기 쉬우니까.”
호텔은 기본적인 보안이 되어 있었으니, 악마숭배자들도 쉽게 접근하기 어려웠다.
그들은 그런 장소에서 만나는 것을 매우 꺼렸다.
“자자, 잠시 모여보세요. 움직이기 전에 몇 가지 더 알려드릴 것이 있어요.”
강신은 숙소에 있는 일행들을 모아서 추가적인 회의를 진행했다.
“기본적인 내용은 이미 사전에 다 알려드렸지만, 설명이 미흡한 부분이 있었던 것 같아서요. 일단 확실히 아셔야 할 것은 악마숭배자들도 모두 같은 성향을 가진 것이 아니라는 겁니다.”
“에? 같은 성향이 아니라니요?”
“악마숭배자들을 자세히 보면 총 세 부류로 나눠집니다.”
첫째, 쾌락주의자들이 모인 부류,
“이 부류는 사회적 시선을 신경 쓰며 적절하게 선을 지키는 이들로 사실 말만 악마숭배자들이지, 평범한 이들과 다를 것이 없는 이들입니다.”
그저 그 쾌락이 악마가 주었다고 믿으며 숭배하는 이들이었다.
“이들은 자신의 쾌락을 위해서 움직이지만 일을 크게 벌이지는 않습니다.”
이들은 자료에 나왔던 것처럼 가축을 죽이거나 피로 오망성 같은 것을 그려 악마를 숭배하지 않았다.
“그러니, 이곳에 있는 이들은 이 부류가 아닙니다.”
그리고 두 번째 부류는 바로 자칭 악마숭배자들이었다.
“이들은 뉴스에서도 많이 거론될 정도로 골치 아픈 존재들이죠.”
이들은 방화, 폭력, 같은 범죄를 저지르는 건 물론 가축을 죽여 그 피로 오망성을 그려 악마에게 공양하는 행위를 하기도 했다.
대부분 청소년으로 이루어진 이들은 자신의 일탈 행위로 멋있어 보인다는 이유로 악마 숭배로 포장하는 이들이었다.
“쉽게 말해서 중 2병이 걸린 이들인데, 상상도 못 할 정도로 과격한 거죠.”
분명 선을 넘는 행동을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극악 범죄를 저지르는 이들은 아니었다.
가끔 너무 심취해 크게 선을 넘는 이들도 있긴 했지만, 대부분은 갱생이 가능한 이들이었다.
“그러면 이번 현장에는 이들이 있는 건가요?”
“마지막 사진이 없었다면 저도 그렇게 생각했을 겁니다.”
강신은 인간의 형체와 비슷한 살덩어리 사진을 일행들에게 보여주었다.
눈, 코, 입, 귀가 있어야 할 부분이 살로 뒤덮여 보는 것만으로도 끔찍하다는 느낌이 드는 괴물이었다.
“이건, 앞서 말한 두 부류가 불러낼 수 있는 존재가 아닙니다.”
마지막 세 번째 부류만이 가능한 일이었다.
그들의 이름은….
“컬트 집단.”
악마숭배자들 중에서 가장 미친 이들로 다른 부류와 다르게 U.M.A의 존재를 알고 있으며 악마를 진심으로 믿는 이들이었다.
“이들은 동물을 잔인하게 살해하는 것뿐만 아니라, 사람을 납치해 고문하고 인신 공양하며, 유아를 살해하는 등 입에 담지 못할 끔찍한 범죄를 저지르는 이들입니다.”
이들에 비하면 앞서 말한 두 부류는 애들 장난으로 취급될 정도로 극악한 이들이었다.
“그리고 이들은 악마와 계약으로 흑마법이라 불리는 초자연현상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이 사진에 찍힌 괴물은 그런 초자연현상으로 인해 끄집어낸 ‘인간’입니다.”
강신의 설명에 일행들이 모두 경악한 표정을 지었다.
“이게…. 인간이라고요?”
다시 묻는 말에 강신이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강신도 저 괴물이 인간이라는 걸 알게 된 건 이곳에 도착하기 전이었다.
영감을 얻어서 저 존재에 대해 알게 된 게 아니었다.
저 괴물에 대해 알려준 것은 바로 자신과 계약한 릴리스였다.
“네, 저 괴물은 죄를 짓고 지옥에 떨어진 인간이라고 하더군요.”
저 괴물이 눈, 코, 입, 귀가 없는 것은 유황불에 녹아 눌어붙었기 때문이었다.
인간이 지옥에 떨어지면 유황불에 극심한 고통을 받게 된다.
그곳에서는 죽음이란 존재하지 않기에 그들은 자력으로는 영원히 그곳에서 나올 수가 없었다.
하지만 인간이 아닌 악마가 도움을 준다면 사정이 달라졌다.
“인신 공양으로 다른 인간을 지옥으로 떨어트리면 그 대가로 저 괴물을 이곳으로 부를 수가 있다고 합니다.”
“……그 말은 저 괴물을 부르기 위해 살아 있는 사람을 악마에게 바쳤다는 소리입니까?”
송기덕이 묻자, 강신은 그저 덤덤하게 대답할 뿐이었다.
“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