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dentified creature capture team RAW novel - Chapter 569
568화
모든 상황이 정리되자, 강신은 주변의 소리를 먹고 있던 실뭉치를 특별하게 제작된 상자에 집어넣었다. 그러자, 먹혔던 소리가 돌아왔다.
“이야…. 이렇게 쉽게 잡을 수 있을 거라 생각 못 했는데….”
광신도를 기절시킨 송기덕이 쓰러진 광신도를 포박하며 감탄했다.
송기덕은 광신도가 만들었던 보호막을 직접 두드려봤으니, 그 강도가 얼마나 단단했는지 몸으로 깨닫고 있었다.
만약 그 보호막을 정석대로 뚫으려고 했다면 이렇게 쉽게 상황이 끝나지 않았으리라는 걸 알고 있었다.
“뭐, 상황 자체가 운이 좋았죠.”
운이 좋았다고 말했지만, 주어진 정보를 토대로 가지고 있는 물건을 활용한 건 어디까지나 강신의 능력이었다.
“그래서, 강책임님 여기서 잡은 이들은 여기 있는 지부에 넘겨서 심문하실 거죠?”
“네, 마음 같아서는 국내로 데리고 들어가고 싶지만 그러기는 힘들 테니까, 위치토 지부에서 심문해야죠.”
“그럼 직접 심문하실 겁니까?”
강신이 광신도를 심문하는 것은 딱히 놀라울 일도 아니었다.
이전에도 정보를 얻기 위해서 종종 광신도들을 직접 심문하고는 했으니까.
하지만 강신은 고개를 저으며 부정했다.
“이제는 저보다 더 전문가들이 있으니까, 그들에게 맡겨보려고요.”
강신은 이번만큼은 광신도에 대해 잘 알고 있는 휴고와 사이코메트리를 사용할 수 있는 이한울, 그리고 사람의 기억에 간섭할 수 있는 U.M.A를 다루는 정바른을 이곳으로 불러 도움을 받기로 했다.
세 사람 다 강신에게 도움을 받은 적이 있던 이들이었으니, 흔쾌히 도움을 줄 것이다.
이곳에서 상황이 모두 정리되었으니, 강신은 일행들과 함께 철수 준비를 했다.
그러는 사이, 저녁임에도 불구하고 멋들어진 선글라스를 낀 남성이 강신과 일행들이 있는 광신도의 은신처로 찾아왔다.
그 남성은 누가 봐도 성신 요원이 아니었지만, 그의 등장에 강신은 놀라지 않았다.
그야, 강신은 그 남성과 초면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스미스, 오랜만이네요.”
그는 예전 유타주에서 강신이 기둥을 짊어진 자들을 만났을 때, 정체를 속이고 강신에게 접근했던 미 정부 소속의 비밀 요원이었다.
그는 강신의 인사에 태연하게 대답했다.
“네, 오랜만에 뵙습니다. 강책임님.”
강신은 스미스가 자신을 책임이라 부르는 것을 보니, 그가 나름 성신 내부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있다고 판단했다.
스미스는 강신과 일행들을 한번 바라보고는 엉망이 된 집 내부를 살폈고 이내, 정중하게 강신에게 권했다.
“강책임님, 갑자기 찾아와서 죄송하지만 잠시 저에게 시간을 내어주실 수 있겠습니까?”
그러자, 강신이 고민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이죠. 송대리님, 저는 잠시 이야기를 나누고 올 테니, 이야기했던 대로 현장의 마무리를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리고 방금 말했던 이들도 바로 이곳으로 올 수 있게 장대리님에게 이야기도 좀 해주시고요.”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스미스, 그럼 가시죠.”
강신은 스미스를 지나쳐 광신도의 은신처에서 빠져나왔고 스미스는 그런 강신을 아무 말도 없이 뒤따랐다.
집 밖은 이미 해가 져서 어둑어둑해져 있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광신도를 제압하는 과정에서 조금 소란스러웠음에도 동네 사람들이 찾아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잠깐의 소란스러움에 신고를 한 사람은 있었지만, 그 부분은 프로네시스가 잘 처리했으니, 문제가 없었다.
그렇게 강신과 스미스는 인기척이 드문 곳에서 멈추었고, 강신은 스미스에게 대뜸 사과부터 했다.
“소란을 일으켜서 죄송합니다. 저희가 괜히 귀찮게 만들었군요.”
“아, 아닙니다. 뭐, 딱히 총을 사용하신 것도 아니고 U.M.A를 포획하다 U.M.A를 노출하신 것도 아닌데요. 공원에서 일어났던 일들은 정신 이상자의 테러로 처리되었으니, 그 부분도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스미스는 강신에게 뭔가 원하는 게 있는 것처럼 호감을 사려는 듯한 모습이었다.
그런 그의 모습은 어딘가 수상해 보였다.
“저희가 광신도와 싸웠다는 사실은 이미 파악하신 것 같으시고 뭔가 따로 용건이 있나 보군요?”
예리한 강신의 질문에 정곡을 찔렸는지, 스미스가 살짝 입을 다물었다.
“…….”
그래도 훈련받은 요원이기 때문일까, 표정만큼은 한 치의 흔들림도 없었다.
스미스는 잠시 말을 아끼며 고민하는 것처럼 보였다.
잠시 둘 사이에는 어색한 침묵이 감돌았고 이내, 스미스가 깊게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후…. 숨기는 것보다 사실을 이야기하는 편이 좋겠죠. 대신 지금부터 이야기하는 이야기는 다른 사람에게는 전달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괜찮으실까요?”
강신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귀 뒤쪽에 붙어 있는 통신 패치를 떼어 품속에서 시트지를 꺼내 붙이고는 다시 품속에 갈무리했다.
강신이 이야기를 들을 준비가 되었다고 생각한 것일까, 스미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강책임님이 포획한 남자는 찰리라고 불리는 남자입니다. 아시다시피 광신도 집단에 소속되어있죠.”
그는 강신이 잡은 광신도가 어떤 사람인지, 자세히 알고 있는 것처럼 말했다.
“그는 여러 범죄에 연관되어 있다는 혐의를 받고 있으며, 현재 인터폴에서 적색 수배가 내려진 범죄자입니다.”
강신은 스미스의 설명에 눈에 이채를 띄었다.
“허, 인터폴의 적색 수배란 말이죠?”
“네.”
인터폴이 내린 적색 수배는 국제 수배로 중범죄자 이상에게 내려지는 수배로 사실 그리 놀라울 일은 아니었다.
적색 수배를 받은 범죄자는 많았으니까, 다만 그 수배를 받은 것이 광신도라는 것이 문제였다.
이쪽 세계에 속해 있는 인물이 U.M.A 국제회의에서 내린 수배가 아닌 일반인들도 확인할 수 있는 인터폴의 적색 수배가 걸린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다.
“그자가 일반인들의 도움을 받아서 체포해야 할 만큼 위험한 범죄자는 아닌 것 같은데요?”
찰리가 가진 재능은 특별한 것은 맞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공략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나는 편법을 사용하긴 했지만, 그게 아니었어도 충분히 상대할 수 있는 정도였어.’
양쪽 다 수배가 걸릴 정도로 대처할 수 없는 인물은 아니었으니, 강신으로서는 의문이 들 수밖에 없었다.
“네, 위험한 것은 아니지만 특수성을 가지고 있죠, 찰리가 수배된 것은 산업스파이 행위를 하면서였습니다.”
정보를 빼돌려 적대 세력에 그 정보를 큰돈을 주고 판매하는 산업스파이야 일반인들도 가능한 범죄였으니, 겨우 그 정도로 스미스나, 양쪽 기관이 움직였을 리가 없었다.
“처음에는 작은 기업의 산업스파이 수준이라 크게 문제 될 것이 없었습니다만…. 찰리는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큰 범죄를 저지르게 되었습니다.”
“국가 기밀이라도 빼돌렸습니까?”
강신의 예리한 질문에 스미스가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는 지금 상황이 기밀이라는 것을 깨닫고는 어렵게 다시 입을 열었다.
“네, 맞습니다. 미국의 주요 기밀을 빼돌려 사이가 좋지 않은 국가에 넘겼고 그 때문에 자칫 전쟁이 날 수도 있는 상황까지 몰렸었죠.”
수면 밑에서 엄청난 정치 싸움이 이어졌고, 많은 사람의 노력으로 가까스로 전쟁을 막을 수 있었다.
“그래서 그 남자에게는 현재 국가 전복의 혐의도 함께 걸려 있는 상황입니다.”
찰리가 가진 재능보다는 그가 국가와 국가 사이를 이간질해 전쟁을 일으킬 수도 있었기에 현재 상황까지 오게 된 것이다.
“그래서 말입니다만, 찰리의 신변을 저희에게 넘겨주지 않으시겠습니까?”
이게 스미스를 찾아온 진정한 목적이었다.
사실 스미스는 강제로 찰리를 데리고 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찰리는 범죄자였으니, 공권력을 이용해 체포해 데리고 가면 그만이었으니까.
하지만 찰리를 잡은 것이 하필이면 성신의 정보꾼이었으니….
‘곤란하군.’
찰리를 잡은 이의 정체를 몰랐다면 모를까, 강신이 엮여있다는 것을 알아버린 이상 그는 그렇게 무례하게 움직일 수는 없었다.
그만큼 강신이 가지고 있는 정보는 가치가 있는 것들이었으며 명예직이긴 하나, 자신과 똑같은 집단에 소속되어있었으니까.
‘프리메이슨.’
심지어 같은 소속이 아니어도 쉽게 손을 댈 수가 없었다.
성신에서도 중요한 위치에 있었고 강신이 이곳에서 구류된다면 성신은 연결 고리가 있는 몇몇 상원의원에게 이 상황을 도와달라고 할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그러니 스미스는 최대한 강신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야 했다.
처음부터 지금까지 계속 정중한 태도로 이야기하는 스미스를 보며 강신은 그가 현재 많은 걸 자신에게 양보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하지만 그래도 지금 당장 찰리를 넘겨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저희도 그들에게 듣고 싶은 이야기들이 있어서 말이죠, 그래서 말인데, 필요한 내용을 듣고 나서 그들의 신변을 넘겨도 되겠습니까?”
당장은 힘들어도 모든 정보를 캐내고 나서는 문제 될 것이 없었다.
강신이 순순히 신변을 넘겨준다고 이야기하자, 스미스의 표정이 밝아졌다.
하지만 강신의 말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단, 몇 가지 조건이 있습니다.”
“아…. 조건이요?”
“네, 스미스라면 그리 어려운 조건도 아닐 겁니다.”
함부로 약속했다가는 곤란한 상황이 생길 수도 있었기에 스미스는 흥분하지 않고 차분하게 대답했다.
“음…. 그건 일단 들어보고 결정하죠.”
“네, 그러시죠. 우선 찰리의 신변을 넘기면 그가 다시는 사회로 나오지 못하게 처리해 주셨으면 합니다.”
강신이 찰리를 굳이 포획한 것은 정보를 위함도 있었지만, 미래의 적이 될 그를 처리하기 위함이 가장 컸다.
그러니, 스미스에게 그의 신변을 넘겨도 다시는 사회에 나오지 못하게 해야 했다.
첫 번째 조건을 들은 스미스는 쉽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지은 죄가 있어 그는 최소 무기징역, 최대 사형까지 갈 수도 있으니까요.”
무려 국가 전복 혐의가 걸려 있으니, 강신의 부탁이 아니어도 그가 사회에 나오지 못하는 것은 이미 결정된 사항이었다.
“그건 다행이네요. 그다음 조건은….”
강신은 작은 목소리로 스미스에게만 들리도록 말하자, 스미스가 손으로 턱을 쓰며 잠시 고민했다.
“흠…. 그 조건에 대해서는 당장은 대답해드리기 어렵겠군요. 위쪽에 보고를 해야 할 것 같은데, 괜찮으시겠습니까?”
“그건 상관없습니다만, 최대한 빠르게 답해주셨으면 합니다, 시간이 그리 많지 않거든요.”
“알겠습니다. 이번 주 안으로 답변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그것들만 해결된다면 가까운 시일 내 정보를 캐내고 찰리의 신변을 인도하겠습니다.”
“저야말로 감사하죠.”
강신과 스미스의 거래는 서로 만족하며 끝이 났다.
“그럼 다음에 연락드리겠습니다.”
스미스는 그 말을 끝으로 그 자리를 벗어났다.
거래를 끝내고 강신은 뒤처리 중인 일행들과 합류했다.
대화가 조금 길었던 것일까, 송기덕이 이미 뒤처리를 끝내고 강신을 기다리고 있었다.
“말씀하신 대로 처리했습니다. 이쪽 지부에 광신도에 대한 정보를 넘겨서 탈출하지 못하게 단단하게 일러두었고, 한국에서 강책임님이 요청한 인원들을 바로 보내준다고 연락했습니다.”
깨끗한 일 처리에 강신이 흡족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고생하셨습니다. 그럼 이제 숙소로 돌아가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