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dentified creature capture team RAW novel - Chapter 571
570화
강신이 스미스에게 요구한 건 정확히 ‘미국 정부가 파악하고 있는 비밀 종교의 활동 내역’이었다.
그 말인즉슨, 자료에 나오는 장소는 미국에 한정되어 있지 않으며, 전 세계 각지에서 활동 중인 비밀 종교의 활동도 적혀 있다는 소리였다.
땅덩어리는 작지만, 동맹국인 한국 내에 있는 광신도들의 현황 또한 포함되어 있었다.
“국내 광신도는 폭스팀에서 모조리 잡아넣은 게 아니었습니까?”
송기덕이 듣기로는 폭스팀의 성과가 대단해 국내에서는 광신도를 찾아보는 것이 힘들어졌을 정도로 그 수가 매우 줄었다고 했었다.
하지만 송기덕이 잘 모르는 사정이 있었다.
그래서일까, 옆에서 가만히 이야기를 듣고 있던 장웨이가 송기덕이 모르는 폭스팀에 대한 설명을 했다.
“폭스팀이 광신도를 상대하고 있는 것도 맞고 성과도 좋은 것도 맞지만, 정확히는 위험성이 높은 광신도만 상대하고 있습니다. 얌전하고 위험성이 낮은 광신도들은 건들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아하….”
“뭐, 위험성이 낮은 광신도라고 해봐야 비밀 종교에 소속되지 못한 질 낮은 사이비 집단이지만요.”
“사이비라고요?”
광신도의 일종이긴 하지만 사이비 교단은 비밀 종교에 소속된 교단과는 엄연히 다른 집단이었다.
그들은 세상의 진실을 제대로 알지도 못하며 스스로를 신이라 칭하는 이들도 있으며, 사람을 상황과 말로서 세뇌해 말도 안 되는 규율을 만들어 지키게 하며 신도들을 착취해 신도는 상관없이 간부들만 풍요로움을 영위해 나가는 이들이었다.
그리고 그런 그들이 비밀 종교에 소속되지 못하는 이유는 총 세 가지였다.
“실존하는 아무 재능도 없는 인간을 신앙의 대상으로 삼고 있으며 신이라 지칭된 인간의 물욕은 뚜렷하며, 세상에서 숨겨진 이면인 U.M.A의 존재 자체를 모르기에 그들은 비밀 종교에 소속되지 못했죠.”
그랬기에 사이비가 광신도 집단이라고 해도 비밀 종교에는 포함되지 못했지만, 둘 다 광신도였기에 둘을 구분하는 것은 꽤 모호한 부분이 많았다.
그래서 스미스가 건넨 자료에는 비밀 종교가 아닌 사이비 집단에 대한 내용도 포함되어 있었다.
강신은 스미스가 보낸 자료 중 비밀 종교와 사이비를 구분해내야 했다.
“그래서 생각보다 시간이 조금 더 걸렸습니다, 우선 국내 자료부터 확인해 봤을 때, 국내에 있는 사이비 집단은 스물두 곳, 비밀 종교로 추정되는 집단은 총 세 곳이었습니다. 네시스, 자료 띄워줘.”
-알았어.
강신이 프로네시스를 부르자, 자신이 정리한 자료들을 일행들이 쉽게 볼 수 있도록 홀로그램으로 뛰어주었다.
“광신도로 추정되는 세 곳 모두 직접 확인해봐야 확실해질 것 같지만, 그중 한 곳은 비밀 종교일 가능성이 다른 두 곳보다 높습니다.”
강신이 말하는 것에 맞추어 프로네시스가 강신이 말한 자료를 자세하게 띄웠다.
여러 문구와 함께 한 장의 사진이 찍혀 있었다.
그리고 그 사진을 본 송기덕과 장웨이는 의아함을 감출 수 없었다.
그야, 사진에는 광신도가 아닌 뜬금없는 U.M.A로 추정되는 괴생명체가 찍혀 있었기 때문이었다.
어두운 배경으로 자세하게 찍지는 못했지만, 그 형체는 분명 악어였다.
하지만 그 악어는 절대 평범하지 않았다.
“두 발로 서 있는 악어?”
짤막한 악어 다리보다 인간의 다리에 가까웠다.
손 또한, 길쭉했다.
하지만 그 생명체의 몸을 덮고 있는 비늘과 꼬리, 그리고 긴 주둥이가 그 생명체가 인간이 아님을 알려주고 있었다.
강신이 띄운 자료는 사진이 전부가 아니었다.
누군가의 목격담도 함께 첨부되어 있었다.
“이건 목격자가 서술한 내용도 그렇고 사진도 광신도라기보다 그냥 U.M.A인 것 같은데요.”
“제가 봐도 그런 것 같은데요. 2미터가 넘는 걸어 다니는 악어라, 보기만 해도 무시무시하군요.”
자료는 누가 어떻게 목격했는지, 익명으로 감추어져 있었다.
신빙성에 의심이 갈 만도 했지만, 스미스가 직접 검토했을 자료이니, 믿을 수밖에 없었다.
혹여나 자신이 모르는 특징을 가진 비밀 종교가 있을까, 송기덕은 생각해봤지만, 딱히 떠오르는 것이 없었다.
‘악어로 변신하는 재능을 가진 건가?’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그런 것 같지는 않았다.
만약 그런 재능이 있었다면 강신이 말하지 않았을 리가 없었으니까.
“자료를 잘못 주신 것일까요? 저는 아무리 봐도 걸어 다니는 악어가 광신도로는 보이질 않는데요.”
“자료 끝부분을 보시죠.”
강신이 말하자, 띄워진 자료의 하단부가 잘 볼 수 있도록 확대되었다.
-목격자는 이 기괴한 악어를 보고 제대로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고 한다. 그런 상황에서 그는 악어와 닮은 생명체 옆에서 인간의 형상을 한 무엇인가를 봤다고 주장했다.
(자료 소견) 목격자가 너무 놀라서 환각 혹은 그에 준하는 걸 본 것으로 추정된다.
“인간의 형상?”
“네, 그리고 만약 목격자가 본 것이 환각이 아니라면 정말 인간이라면 우리가 알고 있는 비밀 종교 중 하나겠죠. 아울맨 기억하시죠?”
“아…. 아울맨.”
시선을 마주치는 순간 몸이 굳고 보호 장비를 찢을 정도로 날카로운 손톱을 가진 U.M.A, 그리고 그 U.M.A를 신으로 받들고 있던 그 특이한 여인을 어떻게 잊을 수가 있을까.
“서브 몬스터일 가능성이 큽니다.”
서브 몬스터는 특정 U.M.A를 자신의 신으로 받는 집단이었다.
“아마 스미스도 서브 몬스터라는 교단을 알고 있으니, 자료 소견과 상관없이 저에게 넘겨준 것이겠죠.”
“아, 그래서 이 자료가 여기에 있었군요, 그런데 서브 몬스터는 서로 연락도 잘하지 않을 정도로 각자도생한다고 하지 않았나요? 저 악어를 신으로 믿는 광신도를 만나도 우리가 필요한 정보를 알고 있지는 않을 것 같은데요?”
송기덕의 의문은 타당했다.
사실 강신도 처음은 그렇게 생각했고 그들을 굳이 만날 생각을 하지 않았으니까.
하지만 강신은 중간에 생각을 바꿨다.
서브 몬스터만 생각한다면 폐쇄적이며 단합이 되지 않는 것은 사실이었지만, 크툴루를 믿는 이들이라면 그래도 그들에게 접근할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크툴루를 믿는 이들이 의식을 치를 때, 그곳을 보호할 인원도 필요할 테니까요.”
보통 행사였다면 신도나 사제, 복수의 종교자를 이용했겠지만, 그들이 하려는 행사는 자신들의 신을 부르는 의식이었다.
“과연 그 역사적인 순간을 놓치고 싶어 할 신도가 있을까요?”
자신들의 신을 영접하는 순간이었다.
아예 다른 장소에 있어서 의식에 참여하지 못했다면 모를까, 의식 장소에 있으면서 그 순간을 놓치고 싶어 할 이가 몇이나 있을까.
만약 그런 이가 있다면 그건 광신도가 아닐 것이다.
“그리고 억지로 경계를 서게 만든다고 해도 그간 크툴루를 믿는 이들의 대사제가 보여왔던 행동들을 생각한다면 그는 의식 장소를 아주 철저하게 보호하려고 할 겁니다.”
아무리 은밀히 의식을 진행한다고 해도 알음알음 퍼지는 소문을 모두 지울 수는 없을 것이다.
그 증거로 현재 울프팀도 그들이 하려는 의식을 파악하고 있었으니까.
그러니 대사제는 외부의 위협을 아주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다.
절대로 망쳐서는 안 되는 의식이니, 그곳을 지키는 인원을 많이 구할 것이다.
신도와 사제, 복수의 종교자뿐만 아니라 비밀 종교 사람들, 혹은 용병들까지 고용할지도 몰랐다.
지키는 인원이 많으면 많을수록 변수가 줄어들 테니까.
“그리고 거기에 적임자들이 바로 서브 몬스터죠.”
몇몇 이들은 온화하고 해가 없는 U.M.A를 신으로 모시고 있지만, 몇몇 이들은 아울맨처럼 전투에 특화된 U.M.A를 모시는 이들도 있었다.
그리고 스미스가 준 자료에 나온 두 발로 걸어 다니는 거대한 악어는 누가 봐도 아울맨과 같은 과의 U.M.A였다.
평범한 U.M.A도 아니고 보기만 해도 강력해 보이는 U.M.A를 다루는 서브 몬스터를 그들이 그냥 내버려 둘 리가 없었다.
“음…. 확실히 일리가 있네요.”
그제야 송기덕이 이해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해외도 아니고 국내니까, 시간은 오래 걸리지 않을 겁니다. 얻는 게 없어도 시간을 잠깐 내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죠.”
그간 해외 출장으로 나간 시간보다 적게 걸릴 것이 분명했다.
틀린 말은 아니었기에 이야기를 가만히 듣고 있던 다른 일행들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그래서, 그 U.M.A가 발견된 장소가 어디입니까?”
“태백시 근처에 있는 한 야산입니다.”
그렇게 울프팀은 복귀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다시 짐을 싸고 강원도 태백시로 향했다.
태백시의 특징은 아무래도 도시를 둘러싸고 있는 많은 산이었다.
그 많은 산을 샅샅이 찾아야 하는 상황이었다면 시간이 오래 걸릴지도 모를 일이었지만, 다행히도 스미스가 건넨 자료에는 목격자가 해당 U.M.A를 목격했던 장소가 상세하게 적혀 있었다.
* * *
울프팀은 현재 산을 오르고 있었다.
송기덕이 가장 앞장서서 마체테로 나무의 가지와 길게 자란 풀을 꺾으며 이동하고 있었다.
그러는 도중 살짝 심심했는지, 뒤를 돌아 따라오는 일행들에게 말했다.
“이야, 본격적으로 산을 타는 것은 꽤 오랜만이네요.”
그는 마치 놀러 온 것처럼 살짝 기분이 좋아 보였다.
하지만 뒤쪽에서 따라오는 이는 그와는 상황이 달랐다.
“헉…. 헉…. 송대리님은 체력이 엄청 좋으시네요. 어떻게 호흡이 저리 멀쩡하신 거죠?”
맥스가 가쁘게 호흡하며 중얼거렸다.
“후…. 송대리님만 그런 것도 아니죠. 뒤쪽을 한번 보시죠.”
비교적 호흡은 멀쩡했지만 흐르는 땀을 닦는 장웨이가 말하자, 맥스가 뒤를 돌아봤다.
그곳에는 마치 나들이를 나온 것처럼 편하게 산을 오르는 강신과 이순자가 보였다.
“헉…. 헉…. 현장 요원들은 괴물밖에 없습니까?”
맥스는 질린 표정으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이게 평범한 등산이었다면 현장 요원들이 멀쩡한 게 이해가 될지도 몰랐으나, 상황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송기덕은 길이 뚫려 있지 않은 산에서 길을 만들어 전진하고 있었다.
산길이 없는 곳에서 길을 만드는 것은 엄청난 체력을 소모하는 일이었지만, 송기덕은 길을 뚫는 걸로 모자라 거의 뛰듯이 산을 오르고 있었다.
강신과 이순자는 뚫린 길을 따라 이동하고 있었지만, 다른 일행들의 체력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그들의 등 뒤에는 거의 80kg에 근접하는 무게의 배낭이 들려 있었다.
군대에서 사용하는 완전 군장이 40kg인 것을 고려한다면 군장을 두 개나 메고 산을 타고 있는 격이었다.
힘들어서 거칠게 호흡할 만도 했지만, 호흡이 흐트러지기는커녕 땀 한 방울도 흘리지 않았다.
맥스의 중얼거림을 들은 강신은 어색하게 웃을 수밖에 없었다.
‘사실은 더 빨리 올라갈 수도 있지만, 맥스와 친구들, 장웨이가 중간에 끼어 있어서 천천히 올라갈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면 더 놀라겠지.’
맥스와 친구들, 장웨이는 현장 요원에 비하면 체력이 그리 좋은 편은 아니었다.
그래서 뒤쪽에 배치했다가는 낙오될지도 몰라 전술적으로 중간에 끼워 넣어 낙오를 방지시킨 것이다.
앞장서던 송기덕이 갑자기 일행들을 멈춰 세우고 말했다.
“창옥봉과 수리봉 사이에 있는 골짜기, 아마 여기인 것 같은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