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dentified creature capture team RAW novel - Chapter 623
622화
갑작스러운 사이렌 소리에 내부에 있던 모든 복수의 종교자가 즉각 반응했다.
-전 인원 경계 태세 1급 발령.
사이렌이 끝나고 들려온 방송에 복수의 종교자들이 각자 숨겨두었던 무기들을 꺼냈다.
삐익~!
-컹! 컹!
어디선가 호루라기 소리와 함께 개들이 짖는 소리가 들려왔고 주변이 소란스러워졌다.
강신은 뭔가 일이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다고 생각해 숨어서 상황을 조금 더 지켜봤다.
그러자, 방금 물건을 확인했던 남성이 갑작스러운 상황에 당황해 말했다.
“뭐야, 지금 무슨 상황인 건데?”
그가 당황하며 조금 전까지만 해도 편하게 대화를 나누었던 남성에게 다가가려고 하자, 그 남성은 어디선가 꺼낸 손도끼를 들어 그에게 겨누며 경고했다.
“멈춰, 움직이지 말고 기다리고 있어.”
뼈가 시릴 정도로 차가운 목소리였다.
그러자, 위협받은 남성이 인상을 찌푸리며 성질을 냈다.
“아니, 지금 상황이 뭔지는 제대로 알려줘야 할 거 아니야!, 야, 나 대사제님이 보낸 거야. 여기가 아무리 교단에서 중요한 시설이라고 해도 대사제님에게 직접 지시를 받고 움직이는 나에게 이런 태도를 보이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 어? 내 성질 몰라?”
그는 자기만 모르는 현재 상황에 짜증이 난 것인지, 점점 언성을 높였고 그와 동시에 그가 입고 있던 옷에서 얇은 스파크가 튀었다.
그 모습에 그를 위협했던 남성이 몸을 움찔하며 떨고는 다른 일행과 눈을 마주쳤다.
서로 살짝 고개를 끄덕이고는 길게 한숨을 내뱉으며 입을 열었다.
“하아…. 하여튼, 지랄 맞은 성격은 진짜 여전하구만, 내가 네 성격 더러워서 알려준다. 경계 태세 1등급은 ‘보관소’에 침입자가 생겼다는 경고다.”
“뭐? 침입자? 오르킨 펄 사이트로 만든 이곳에 어떻게 침입자가 생길 수가 있어?”
오르킨 펄 사이트는 교단이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만든 신의 합금이라고 불리는 물건이었다.
그 물건의 내구도는 지하 벙커를 단 한발로 날려버리는 무기인 벙커버스터를 맞고도 버틸 정도로 튼튼했다.
그런 금속으로 만들어진 장소에 침입자라니 그가 생각했을 때는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아니, 그래 뭐 침입자가 있다고 쳐도, 그래서 나는 왜 위협하는 건데?”
“그게 매뉴얼이야. 경계 태세 1급 발령 시, 모든 인원은 하던 행동을 모두 멈추고 외부에서 들어온 사람들의 행동을 억제, ‘개장수’와 훈련된 개들을 풀고 청각에 특화된 재능을 가진 이와 열적외선 장비를 이용해 수색을 진행해 침입자를 잡는다는 형식이다.”
“아하…. 그래서 저기서 개소리가 들리는 거구만?”
당당히 오르킨 펄 사이트를 뚫고 들어올 사람이라면 전투태세를 갖춘 복수의 종교자들에게 사살당할 것이며 몰래 들어온 이들이라면 이곳에서 준비한 수색 인원들을 피할 수가 없을 것이다.
그렇게 잡은 침입자만 해도 이미 수백은 넘어갔으니, 완벽에 가까운 계획이었다.
꽤 치밀한 계획이었지만 아쉽게도 숨어 있는 강신에게는 어느 하나 해당하지 않는 방법이기도 했다.
개들의 후각? 이미 강신의 보호 장비에는 예전에 얻었던 무색무취의 브로치가 착용하고 있어 냄새가 나지 않았고, 소리에 민감한 이는 소리를 먹는 가면을 이용해 만든 장치만으로도 충분했다.
그리고 열적외선 장비는 강신이 입고 있는 보호 장비가 내부의 온도를 차단하고 표면 온도를 외부와 똑같이 유지하니, 걱정할 필요도 없었다.
즉, 지금 저들이 하는 행동은 정말로 불필요한 행동이었다.
“에이씨…. 하필 지금? 아니지, 내가 들어올 때 몰래 같이 들어온 건가?”
예리한 그의 지적에 강신이 움찔했지만, 갑자기 나타난 이가 그의 말을 부정했다.
“그건 아니지.”
나이가 지긋하게 먹은 왜소한 체격의 노인이었다.
남자는 그 노인을 발견하고는 반갑다는 듯이 아는 척 말했다.
“아, 소장님, 정말 오랜만에 뵙습니다.”
“그래, 너는 여전히 그 망둥이 같은 성격을 버리지 못해서 또 동기들을 괴롭히고 있었느냐.”
“어휴, 저도 억울합니다. 애가 설명도 없이 다짜고짜 도끼를 들고 위협하잖아요. 아니면 제가 아무 저항도 없이 저 도끼에 맞아서 죽어야 하는 겁니까?”
위협이라기보다는 경고였고 상대방은 공격할 의사가 전혀 없었다.
외부인인 강신조차 그렇게 생각할 정도인데, 도끼를 들고 있는 사람의 마음은 어떨까.
“아니, 너, 이씨….”
그는 남성의 행동에 기가 차서 제대로 말도 내뱉지 못하고 있었다.
“뭐, 왜, 할 말 있어?”
남성은 얼굴에 철판이라도 깔았는지, 매우 뻔뻔했다.
그러자,
“그만! 내가 네 성격을 모를까.”
소장은 더는 듣고 싶지 않다는 듯이 둘의 대화를 끊었다.
소장이 둘 사이를 중재하자 남성은 바로 전에 건네받았던 상자를 품속에 잘 갈무리하며 소장을 바라보며 물었다.
“그래서, 제가 들어올 때 같이 들어온 게 아니라면 도대체 언제 들어온 건데요?”
“침입자 말이냐? 음…. 아마 오늘 새벽에 들어온 것 같더구나. 무슨 방법을 썼는지는 모르지만, 아주 오묘한 방법을 쓴 것 같아. 우리도 물건을 잃어버리기 전까지는 침입자의 존재 자체를 눈치채지 못했으니….”
“허…. 그건 대단하네요. 그래서 그 침입자가 도대체 뭘 훔쳐 갔는데요?”
“내가 정리한 물건 입출 장부를 훔쳐 갔더구나.”
사라진 것이 무엇인지 들은 이들이 그 순간 얼굴이 굳어졌다.
그리고 그들과 반대로 강신은 신하린이 맡은 바 임무에 성공했고 자신이 해야 할 일이 하나 줄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길이 엇갈렸나 보네.’
그래도 상관없었다.
장부와 의식으로 추정되는 행사를 돕는 남성을 추적하는 일은 엄연히 다른 일이었으니까.
방금까지 뻔뻔한 태도의 남성도 당황해서 노인에게 물었다.
“어…. 그거 엄청 중요한 물건 아닙니까?”
“그런 걸 훔쳐 가서 뭐 한다고, 어차피 내용은 다 내 머릿속에 있는데, 늙은 내가 며칠만 고생하면 똑같은 것을 다시 만들 수 있지.”
노인의 태도는 덤덤한 것을 넘어 정말 쓸모없는 물건을 잃어버린 사람처럼 태연하기까지 했다.
“아니, 소장님 재능이야 알고 있지만 그게 복구한다고 끝이 아니잖아요? 그거 물건이 어디로 가는지 다 적혀 있는 장부 아니에요?”
“맞지.”
“아니…. 소장님, 교단에서 중요한 행사한다는 거 못 들었습니까?”
“중요한 행사는 무슨…. 돌려 말하지 말고 그냥 의식이라고 해. 알 사람들은 다 알 텐데 말이다.”
“그건 그런데. 아니, 지금 중요한 게 아니라 그 장부에 의식 장소도 적혀있을 거 아닙니까.”
도대체 아니를 몇 번이나 반복했을까, 그만큼 남성은 지금 상황이 당황스러울 뿐이었다.
“뭔 당연한 걸 물어. 이번 달만 거기서 가져간 물건이 몇 개인데, 지금 네가 품속에 넣은 것도 거기로 가져가는 거잖아?”
노인이 대수롭지 않게 대답하자, 남성은 더는 참지 못하고 답답하다는 듯이 그를 다그쳤다.
“아니, 그럼 다른 이들이 의식 장소를 알게 될 것 아닙니까!”
PMC가 그랬듯 다른 기업들도 크툴루를 믿는 이들에게 쌓인 것이 상당했으니, 의식 장소가 그들에게 노출되는 순간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안 봐도 훤했다.
“대사제님에게 말해서 의식 장소를 바꿔야 한다고 해야 하나…. 아니, 근데 거기가 아니면 시간이 훨씬 많이 걸린다고 하셨는데. 어쩌지….”
노인은 혼잣말을 중얼거리는 남성을 보며 같잖다고 생각한 것인지, 그를 비웃고는 입을 열었다.
“쓸데없이 소리치기는…. 나 귀 안 먹었어! 너는 예전에 내가 알려준 수업도 까먹은 듯 보이는구나 내가 분명 예전 수업 때 중요한 물건은 숨기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고 그랬지?”
“에? 그게 무슨….”
뜬금없이 옛날이야기를 왜 꺼내는 것인지, 이해하지 못한 남성을 보며 한심하다는 듯 시선으로 보고는 충격적인 사실을 말했다.
“걱정하지 마라, 사라진 장부에 살짝 세공해놨으니까.”
“세공이라면….”
“어차피 장부에서 중요한 것은 입출 내역이니까, 그 외 다른 정보는 다 거짓으로 꾸며놨지. 침입자가 그 장부를 본다고 해도 의식 장소까지는 알아내지는 못할 거다. 끽해봐야 이 전당포에 무슨 물건이 있는지 파악하는 정도가 전부겠지. 뭐 그 욕심에 이곳으로 돌아와 주면 우리야 고마운 거고.”
노인의 선견지명에 강신도 감탄했다.
‘아니, 이렇게 보안이 철저한 장소에서 지내고 있으면서 장부를 훔쳐 갈 것을 상정한다고? 저 정도가 되어야 이런 곳에서 소장 노릇을 할 수 있다는 건가….’
노인의 준비성에 대단하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았다.
그건 강신뿐만 아니라 다른 이들도 마찬가지였다.
노인과 입씨름을 하고 있던 남성은 생각지도 못한 상황에 입을 다물지도 못하고 있었다.
“입이나 닫아라, 파리 들어갈라. 어쨌든, 경계 등급은 금방 내려갈 테니, 괜히 사고 치지 말고 넌 여기서 잠시만 조용히 하고 있어라. 알겠어?”
“크흠, 알겠습니다.”
노인은 그 말을 끝으로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
노인이 사라지자, 남성이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하…. 저 늙은이 진짜 옛날이랑 변한 게 하나도 없네. 아니지, 어째 더 정정해진 것 같아.”
“정정하신 거야, 옛날부터 그랬지. 머리가 좋은 거야 이전부터 유명하셨고, 그래서 대사제님이 믿고 여기를 맡기는 거잖아.”
“그래, 그건 알지. 뭐 어쨌든 장부가 털린 게 오히려 이득이었네.”
훔친 이가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있지도 않은 장소를 찾는다고 고생할 것이 분명했으니까.
덕분에 의식을 방해하려는 세력들에게 혼선을 줄 수 있게 되었으니, 교단으로서는 손해 볼 것이 많지 않았다.
이쯤 되니 남성은 소장이 이 상황을 노린 것이 아닐까, 의심이 들었지만 인제 와서는 별 상관없었다.
“해봐야 물품 목록이 털린 정도야. 이 정도면 대사제님도 좋아하시겠어.”
그들이 그러는 동안 소란스러웠던 내부는 안정을 찾아갔다.
그리고 이내,
-경계 태세 해제 발령.
방송이 나오자, 복수의 종교자들이 들고 있던 무기들을 모두 집어넣었다.
“바로 나갈 거지?”
“그래, 이미 시간이 꽤 지체되었어.”
“그럼, 가자.”
이곳에서 물건을 챙긴 남자는 더는 볼일이 없다는 듯, 미련 없이 몸을 돌렸다.
강신은 당연히 그를 따라 이동했고, 들어왔을 때처럼 문제 없이 ‘보관소’라고 불리는 장소를 빠져나올 수가 있었다.
그렇게 성공적으로 임무를 수행한 강신이 흡족해하며 보관소에서 나왔는데, 밖은 꽤 어수선한 상황이었다.
“침입자를 허용해? 너희 미쳤어?”
보안 쪽 책임자로 보이는 이가 다른 사제들을 갈구고 있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외부 경계 숙소가 괴한들에게 공격을 받았습니다. 판단하기로는 PMC 같다고 합니다만….”
이순자와 송기덕이 강신이 알려준 숙소를 공격한 듯 보였다.
상황이 너무 형편 좋게 흘러가자, 강신은 얼떨떨했다.
‘이렇게 착착 맞아떨어진 경우가 얼마 만인지 모르겠네.’
강신은 그렇게 소란스러운 전당포를 벗어나 일행들이 있는 숙소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