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dentified creature capture team RAW novel - Chapter 631
630화
이순자가 돌아왔을 때, 강신은 모든 심문이 끝난 열 번째 광신도를 돌아온 이순자에게 넘겨주었다.
마지막으로 잡힌 광신도도 이전에 잡힌 이들과 똑같은 부류였으니까.
그녀는 넘겨받은 열 번째 광신도를 다시 어디론가 데리고 갔다 왔다.
그렇게 리버사이드에서 일이 마무리되자, 강신은 딘이 있는 라스베이거스로 향하려고 했다.
하지만 그때 이순자가 조금 난감한 건의를 해왔다.
“저는 이곳에 남아서 광신도들을 마무리하고 싶어요.”
잠시 임무에서 이탈하겠다는 말에 강신은 턱을 쓸며 고민했다.
현재 울프팀에서 이순자라는 전력이 이탈하는 것은 꽤나 큰 손실이었다.
하지만 강신은 그녀의 부탁을 차마 거절할 수가 없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하세요.”
강신이 안된다고 한다면 그녀는 분명 덤덤히 강신의 지시에 따르겠지만 마음은 계속 이곳에 있을 것이 분명했다.
그러니, 차라리 이곳에서 기분이 풀릴 때까지 광신도들을 때려잡게 내버려 두는 게 나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녀 혼자 이곳에 남기고 가는 건 조금 불편했다.
“정바른 책임님.”
“네, 네?”
갑자기 강신의 입에서 자신의 이름이 나오자, 정바른이 화들짝 놀라며 대답했다.
“혹시 국내에서 바쁜 일이 있으십니까?”
“어…. 그건 아닌데요.”
“그러면 여기서 이부장님을 며칠 더 도와주셨으면 좋겠는데, 괜찮으실까요?”
정바른이 강신의 부탁에 눈을 굴리며 짧게 생각을 하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제가 도와드릴게요.”
이순자만큼은 아니어도 정바른 또한, 어린아이들을 납치한 광신도들을 그리 탐탁지 않게 생각하고 있었기에 그는 강신의 말에 수락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모니카?”
강신이 이름을 부르자, 조금 떨어져 있던 모니카가 총총걸음으로 다가와 눈에 힘을 잔뜩 주고는 대답했다.
“저…. 저도 도울게요!”
“고마워요, 그럼 마지막으로 빌리가 이곳에 남아서 이들에 지원을 맡아주세요.”
“그렇게 하겠습니다.”
다른 이들을 이곳에 남긴 것은 강신으로서는 최대한 이순자를 배려한 것이다.
이순자가 리버사이드에 홀로 남아도 리버사이드 지부의 지원을 받아 행동하는 것에는 아무 지장이 없겠지만, 그래도 평소 손발을 맞추고 편리한 재능을 가진 이들과 함께 움직이는 편이 그녀로서도 편할 테니까.
“강책임, 배려에 감사해요. 이곳 일을 최대한 빠르게 마무리하고 다시 합류하도록 할게요.”
“괜찮습니다. 만족하실 때까지 이곳에서 활동하시고 후에 몸 건강히 합류해 주세요.”
이순자가 미소를 짓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강신은 이순자와 빌리, 모니카, 정바른을 리버사이드에 남기고 나머지 일행들과 함께 딘과 그가 소속된 PMC가 체류 중인 라스베이거스로 이동했다.
리버사이드와 라스베이거스의 거리는 약 300km 떨어져 있었기에 점심시간에 출발한 그들이 라스베이거스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어두운 밤이었다.
하지만 라스베이거스는 명성답게 어두운 밤임에도 휘황찬란한 네온사인들로 인해 대낮처럼 밝았다.
도시 초입부에는 딘이 보낸 안내원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단정한 블론드 단발에 단아한 안경, 그리고 차가워 보이는 인상의 미녀였다.
“어서 오세요, 의뢰주님, 저는 제시라고 불러주시면 됩니다.”
그녀는 강신에게 인사를 건네고는 울프팀을 곧장 라스베이거스에 있는 한 호텔로 안내했다.
그녀가 안내한 호텔은 매우 고급스러워 보였다.
그리고 스무 명이 머물어도 괜찮을 정도로 넓은 복층의 방으로 안내했다.
강신이 호텔 방으로 들어오자, 가장 먼저 보인 건 여러 가지 종이들이 정신없이 어질러져 있는 거실이었다.
그 복잡한 거실에는 몇몇 인원들이 퀭한 눈으로 서류와 눈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그들은 외부인이 온 지도 모르는 눈치였다.
“딘, 의뢰주님 오셨어!”
제시라고 자신을 소개했던 여성이 거실에서 소리치자, 얼추 무장을 갖추고 있는 딘이 복층 계단으로 내려왔다.
“아, 제시, 고생했어. 오랜만에 뵙습니다. 강책임님, 그쪽 일이 잘 풀리지 않아 유감입니다.”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있었기에 딘은 리버사이드에서 있었던 일들이 틀어졌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
“저는 물건을 탈취해 의식을 방해한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합니다, 그보다 이쪽은 어떻습니까?”
“안 그래도 이번에 새롭게 알아낸 사실이 있어서 보고드리려고 했습니다.”
딘은 강신이 리버사이드에서 움직이는 동안 계속 복수의 종교자만을 쫓았다.
그는 하루가 멀다 하고 라스베이거스에서 사제로 추정되는 이들을 만나고 다녔다.
“처음에는 만났던 사제들에게 단원을 붙여서 철저하게 조사를 했었죠.”
하지만 그것도 하루 이틀이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복수의 종교자가 만나는 사제의 수는 계속 늘어만 갔다.
그러자 딘이 소속된 PMC만으로는 도저히 모든 사제를 조사할 수가 없게 되었다.
“그래서 5일 차부터는 그가 만난 사제의 사진과 간단한 인적 사항만 조사하고 빠지고 있었습니다.”
여기까지는 이미 강신도 보고를 받았던 내용이었기에 모두 알고 있는 내용이었다.
“네, 그랬었죠. 그래서 새롭게 얻은 정보는 뭡니까?”
그런 것보다 강신이 궁금한 것은 딘이 이번에 얻었다는 정보였다.
“저희가 쫓던 복수의 종교자가 만났던 사제들, 그들이 소속된 교단이 크툴루를 믿는 이들이 아니었습니다.”
“어….”
순간 옆에서 이야기를 함께 듣고 있던 맥스가 얼빠진 소리를 내뱉었다.
아니, 정확히는 강신을 제외한 다른 일행들도 모두 조금 당황한 눈치였다.
하지만 강신은 일행들과 다르게 딘이 말한 정보를 덤덤하게 받아들였다.
그런 강신의 모습에 딘은 눈을 게슴츠레 뜨며 말했다.
“강책임님은 이미 알고 계셨던 것처럼 보이는군요?”
“확신은 없었지만, 왠지 그럴 수도 있다고는 생각했습니다.”
딘이 쫓는 것은 복수의 종교자였다.
즉, 그는 크툴루를 믿는 이들 말고도 다른 교단에도 소속되어 있다는 소리였다.
그리고 라스베이거스에는 강신이 알고 있는 아주 유명한 교단이 자리하고 있기도 했다.
크툴루를 믿는 이들만큼이나 강대한 세력을 가지고 있었으며 어떤 곳에서도 철저하게 중립을 외치는 교단이기도 했다.
‘말이 중립이지, 누가 더 많은 돈을 지급하냐에 따라서 그쪽 편을 들어주는 골치 아픈 교단이지.’
그 교단을 아는 이들은 그들을 돈에 미친 사람들, 돈 귀신, 돈의 망자 등등, 여러 가지 호칭으로 멸시했다.
하지만 그 교단은 그런 멸칭에도 화를 내기는커녕 오히려 좋아했다.
다른 이들이 부르는 호칭 중 틀린 말이 없었으니까.
어쩌면 현대인들과 가장 닮았을지도 모르는 이 교단의 이름은 바로….
“황금만능주의.”
딘이 강신의 대답에 긍정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황금, 즉 돈을 신으로 여기는 돈 귀신들이 모인 교단이었다.
이들의 목적은 오로지 돈이었다.
종교 내에서 직책을 정하는 것 또한 다른 교단처럼 재능의 여부보다는 누가 더 돈을 많이 벌어 교단에 기부하냐에 따라서 달라졌다.
그간 딘이 사제라고 판단했던 이들이 평신도일 가능성도 있다는 소리였다.
‘물론 가능성은 낮은 이야기지, 가진 재능 덕분에 그들은 다른 일반인들과 출발선이 다르니까.’
처음부터 일구어 모든 것을 성취해야 하는 일반인들과 다르게 재능을 가진 이들은 타고난 재능으로 라스베이거스에서 간단한 마술쇼만 해도 충분한 돈을 벌 수가 있었으니까.
뭐 어쨌든 이들의 목적은 오로지 돈이었으며 돈을 위해서라면 모든 것을 팔 수 있었다.
평범한 물건부터 시작해 세그레드 조라가 눈이 뒤집힐 정도로 귀중한 물건도 있었으며, 정보를 팔기도 했고 PMC처럼 의뢰를 받기도 했다.
그리고 극단적으로 자기 자신을 돈으로 파는 일도 있었다.
그런 이들이 모인 교단이니, 그들은 돈이 많이 몰리는 도시인 라스베이거스에 터를 잡고 생활하고 있었다.
‘여기 있는 카지노, 호텔 몇 개는 아마 그쪽 소유일 가능성이 크지.’
확실하진 않았지만, 이곳에서 돈을 벌기에는 카지노만큼이나 좋은 것은 없었으니까.
“그럼 이쪽도 꽝인 건가요?”
카밀라가 실망스러운 표정으로 묻자, 강신이 한숨을 내쉬며 대답했다.
“아무래도 그런 것 같네요.”
강신과 일행들이 원한 것은 크툴루를 믿는 이들의 대사제였으니까.
“만족스러운 결과를 드리지 못해서 죄송하군요.”
딘이 대뜸 강신에게 사과를 했다.
하지만 강신은 모든 것을 딘의 탓으로 돌릴 생각이 없었다.
“딘의 잘못이 아닙니다.”
딘은 자신이 맡은 임무를 더할 나위 없이 충실하게 수행해 주었다.
그냥 상황이 이렇게 됐을 뿐이었다.
“그렇게 말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래서, 저희가 이곳에서 더 도울 일이 있겠습니까?”
“아니요, 이제는 저희가 알아서 하겠습니다. 의뢰금은 처음 이야기했던 계좌로 입금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딘은 강신에게 인사를 건네고 일행들을 닦달해 라스베이거스에서 얻은 모든 자료를 울프팀에게 인계해주고는 라스베이거스를 떠났다.
그들이 떠나자, 강신은 신하린에게 복수의 종교자의 추격을 맡겼다.
“그럼 저희는 이제 무엇을 합니까?”
딘과 그가 소속된 PMC가 떠난 호텔 방에서 송기덕이 묻자 강신이 대답했다.
“우선 황금만능주의 교단의 대사제를 만나보죠.”
강신의 말투는 마치 옆집 친구를 만나러 가는 듯한 말투였다.
“어? 그게 가능합니까?
케빈이 당황하며 묻자 강신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만나는 것 자체는 어려울 것이 없습니다. 어쩌면 비밀 종교에 소속된 교단 중 가장 만나기 쉬운 대사제일 겁니다.”
“만나는 건 그렇다 해도 그 대사제라는 사람이 어디 있는지 아십니까?”
강신은 고개를 저었지만 그건 문제 될 것이 없었다.
“대사제가 어디 있는지 찾을 필요도 없습니다.”
“네? 왜요?”
“그가 어디 있는지 알고 있는 집단을 알고 있으니까요.”
황금만능주의 교단의 입장에서 우량 고객은 누구일까.
당연히 비싼 돈을 주고 그들의 물건을 사주는 이들이었다.
시세보다 더 웃돈을 줄 정도로 비싸게 물건을 사주는 이들, 바로 수집가들이었다.
그리고 그런 수집가들이 모인 곳이 바로 세그레드 조라였다.
그들은 상생 관계였다.
수집가들은 자신들이 모으는 부류의 수집품을 구할 수 있었으니 좋고, 교단은 비싼 값에 물건을 팔 수 있으니 좋으니까.
그래서일까, 두 집단은 꽤 애틋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세그레드 조라의 회장이라면 황금만능주의 교단의 대사제가 어디 있는지 알 겁니다.”
강신은 세그레드 조라의 회장과 선물을 주고받을 정도로 우호적이었다.
최근에 받은 게 비록 저주받은 인형이긴 했지만….
“위험하지 않겠습니까? 복수의 종교자가 황금만능주의에 소속되었다면 그들은 크툴루를 믿는 이들과 협력하고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장웨이가 걱정스레 말하자, 강신이 고개를 끄덕였다.
“가능성이 큰 게 아니라 아마 무조건 협력하고 있을 겁니다.”
“그거 괜찮은 겁니까? 그들과 협력하고 있다면 대사제가 저희를 만나주지 않을 텐데….”
만나주는 것은커녕 공격하지 않으면 다행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들의 본질을 알고 있는 강신은 고개를 저었다.
“그들이 크툴루를 믿는 이들에게 협력하는 이유는 돈 때문입니다. 그러니, 저희가 그들보다 더 많은 돈을 내면 그만이죠.”
황금만능주의가 좇는 것은 결국 돈이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