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dentified creature capture team RAW novel - Chapter 647
646화
상황이 그러했으니, 강신은 서둘러 상점으로 돌아가는 것을 선택했다.
‘새가슴인 티미가 언제 지부를 걸어 잠글지 모르니까.’
그래서 강신은 더 서둘러 상점으로 향했다.
강신이 상점에 도착했을 때, 상점의 외형은 몇 시간 전과 다른 모습을 하고 있었다.
내부가 비쳤던 투명한 유리창이 있던 창문은 이미 금속으로 만들어진 철판으로 단단히 막혀 있었으며 외벽 또한, 따뜻한 느낌을 주던 베이지색 벽에서 삭막함이 가득한 금속으로 바뀌어 있었다.
이미 늦었나 싶었지만, 다행히도 상점 내부로 들어가는 문까지 막힌 것은 아니었다.
강신은 문을 열고 상점 내부로 들어갔다.
그러자,
“힉!”
방금까지 바쁘게 움직이고 있던 티미가 강신을 보고 깜짝 놀랐다.
그는 이내, 문을 열고 들어온 것이 적이 아님을 알고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휴…. 도둑놈들인지 알았습니다.”
그런 티미의 옆에는 무전기를 들고 지도를 확인하며 차분한 모습으로 보고를 받는 종업원의 모습이 보였다.
-치익…. 아일랜드 PMC입니다. 현재 저희 PMC에서 15명의 부상자가 생겨 방어선을 더 축소해야 할 것 같습니다.
“네, 다른 PMC들에게도 전달하겠습니다.”
-치익…. 모페시 PMC입니다. 이가라시 PMC가 놓친 이들은 저희가 모두 제압했습니다.
“모페시 PMC 고생하셨습니다.”
현재 혼란한 현장을 대변하듯 각 PMC의 보고는 끊이질 않고 있었다.
종업원은 인원이 부족한 쪽에 병력을 추가 배치하고 놓친 이들이 향하는 지점에 미리 병력을 배치해 막아내며 혼자서 상황을 지휘하고 있었다.
그런 그의 모습에 강신은 속으로 감탄했다.
‘대단하네.’
종업원은 인원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며 정확하게 흐름을 읽고 있었다.
저런 지휘는 공부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었다.
강도 높은 훈련과 실제 현장에서 움직인 경험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었다.
실전 경험이 없는 지휘는 단순한 탁상공론에 불과했으니까.
어쨌든 강신은 상점 내부로 돌아온 목적을 잊지 않았다.
“제가 알아낸 것을 공유하죠. 지금 이곳을 공격하고 있는 이들은 낙오자들입니다, 그리고 낙오자들이 만든 틈을 이용하려는 다른 단체가 몇 곳 섞여 있더군요.”
낙오자들에 대해서는 이미 보고를 받았는지, 동요하지 않던 종업원이 다른 단체가 섞여 있다는 말에 살짝 인상을 찌푸렸다.
티미 역시 잔뜩 겁에 질린 표정으로 횡설수설하기 시작했다.
“으아…. 부랑자들만으로도 벅찬데, 다른 단체까지? 이건 분명 내 수집품을 노리고 있는 거야, 아…. 지금이라도 서둘러 상점을 걸어 잠가야…….”
티미는 기계 장치를 꺼내 뭔가를 조작하려고 하자, 지휘하고 있던 종업원이 다급하게 그를 제지했다.
“점장님! 지금 뭐 하시는 겁니까!”
“언제 적들이 쳐들어올지 몰라! 그러니까 지금 잠가야 해!”
“지금 상점을 잠그면 무전도 전부 막힙니다! 그럼 밖에 있는 사람들이 위험해집니다! 조금만 더 기다려주십시오!”
“하, 하지만, 다른 단체가….”
“그들이 뚫었던 방어선은 모두 복구했으니까, 지금은 일단 진정하세요!”
종업원이 신경질 내듯 소리치자, 티미가 흠칫 몸을 떨고는 하던 행동을 멈췄다.
“아…. 알았어.”
“정신 사나우니까, 쓸데없는 짓 하지 말고 저기 구석에 가서 조용히 앉아 계세요.”
종업원의 적나라한 말투에 티미는 어깨를 축 늘어트리고는 구석에 가서 쭈그려 앉았다.
그런 그의 모습은 처량해 보이기까지 했다.
티미가 멈추자, 종업원이 강신을 불렀다.
“강책임님, 죄송하지만 지금 밖에 상황을 도와주실 수 있으시겠습니까?”
강신이 밖으로 나간다면 상황은 더 좋아질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강신은 그걸 알면서도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건 조금 힘들 것 같습니다.”
설마 강신이 종업원의 부탁을 거절할 줄 몰랐던 것인지, 티미가 당황한 눈으로 강신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아까는 분명 도와주신다고….”
“네, 그 말은 지금도 같습니다.”
“그럼 어째서….”
“밖보다 이곳이 더 위험하니까요.”
“네? 그게 무슨….”
티미는 끝까지 강신에게 묻지 못했다.
갑자기 강신이 뭔가를 들은 것인지, 자신이 들어왔던 문 쪽으로 몸을 돌리고는 상황을 알리듯 입을 열었다.
“옵니다.”
순간 티미는 강신의 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온다고? 뭐가?’
그런 그의 의문은 금방 풀릴 수밖에 없었다.
쾅!
누군가가 상점의 문을 박차고 난입했으니까.
“내가 1등이다! 하하하….”
중무장한 남성이 기쁨이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지만, 그도 끝까지 말을 이을 수가 없었다.
“초코야, 물어.”
-크릉, 월!
개가 짖는 소리와 함께 강신의 그림자가 일렁이며 거대한 개의 주둥이가 튀어나와 그 사람을 그대로 물어버렸다.
“으아악! 이게 뭐야!”
전혀 예상하지 못한 공격에 침입자가 어떤 대응도 하지 못하고 그대로 초코에게 물려 밖으로 쫓겨났고 점점 목소리가 멀어졌다.
그 모습을 본 티미와 종업원이 얼빠진 얼굴로 강신을 바라봤다.
방어선을 뚫고 적이 이곳까지 난입한 것도 놀랐지만 그런 적을 손 하나 까딱하지 않고 막아낸 강신이 더 놀라웠기 때문이었다.
‘그림자에서 늑대 나와?’
무슨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장면이었다.
강신은 그런 둘에게는 신경도 쓰지 않고 마치 문지기가 된 것처럼 문 앞을 지키고 섰다.
강신은 애너하임 지부를 돕겠다고 했을 때부터 이럴 생각이었다.
인원이 많은 PMC와 다르게 혼자인 자신이 적들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지금 서 있는 문 앞보다 좋은 위치는 없었으니까.
상점을 노리는 이들이 무조건 통과해야 하는 곳이며 한 번에 많은 인원이 사용할 수 없으니, 혼자서도 다수의 사람을 상대할 수가 있었다.
타다닥,
밖에 누군가 접근하는 소리가 다시금 들려왔다.
소리가 접근하는 시간을 계산한 강신은 왼쪽 다리를 앞으로 살짝 뻗어 그대로 지면에 진각을 밟았다.
쿵!
그리고 그와 동시에 건틀릿을 착용한 오른손으로 정권을 내질렀다.
강신의 정권 지르기가 딱 타점에 들어서는 순간, 때마침 다른 적이 문으로 들어왔다.
퍼억!
주먹은 정확히 보호 장비를 입은 적의 명치를 때렸다.
“꿰에엑!”
발경이 아닌 정권 찌르기였지만, 명치를 맞은 상대는 돼지 멱따는 소리와 함께 자신의 몸을 부여잡고는 그대로 바닥에 무릎을 꿇고 고통스러워했다.
강신은 고통스러워하는 상대를 덤덤하게 내려다보며 중얼거렸다.
“보호 장비가 나쁘지 않은 수준이네요.”
강신은 말아쥔 주먹을 펴고 그대로 상대의 뺨을 때렸다.
짝!
“억!”
얼굴을 보호할 수단이 없었던 것인지, 뺨을 맞은 남성은 머리를 지면에 부딪히고는 정신을 잃었다.
기절한 남성을 확인한 강신은 구석에서 턱이 빠질 듯 입을 벌리고 있는 티미를 보며 말했다.
“티미, 죄송하지만 이 사람이 중간에 정신을 차려도 허튼짓을 하지 못하게 포박을 부탁드려도 될까요?”
“네? 저, 저 말입니까?”
“네. 티미요.”
“그…. 알겠습니다.”
티미는 어디선가 검은색 와이어를 가지고 쭈뼛거리며 쓰러진 이에게 조심히 다가왔다.
그는 주변 눈치를 살피다, 심호흡하고는 천천히 와이어로 기절한 남성을 묶기 시작했다.
묶는 중간에 남성이 움찔 몸을 떨자, 한번 호들갑을 떨긴 했지만 그런 것 치고는 견고하게 잘 묶었다.
“휴.”
사람 하나 묶었을 뿐인데, 티미의 이마에는 땀이 잔뜩 맺혀있었다.
“잘 묶었네요.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만 부탁드리겠습니다.”
“어…. 제가 계속 묶습니까?”
이곳을 노리는 적은 이걸로 끝이 아니었다.
아니, 정확히는 이제부터 시작이었다.
티미가 말을 꺼내기 무섭게 다음 사람이 들이닥쳤다.
강신은 다시 주먹을 내질러 상대를 가볍게 제압하고 그대로 기절한 남성을 다시 티미에게 던져주었다.
티미는 강신이 했던 말이 지금과 같은 상황을 뜻하는 것임을 깨닫고는 부랴부랴 자신에게 넘겨진 사람을 묶었다.
그리고 그다음 사람도, 또 다음 사람도 문을 통해 들어온 사람이 누가 되었든 강신에게 가볍게 제압당했으며 그대로 티미에게 넘겨졌다.
이대로라면 상황이 끝날 때까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것 같았지만, 적도 바보가 아닌 이상함을 느끼지 못했을 리 없었다.
“안쪽에서 비명이 들렸어. 누군가가 지키고 있는 것 같군.”
“먼저 들어간 사람들과 무전이 되지 않아.”
“젠장, 밖에만 PMC를 깔아둔 줄 알았는데, 내부도 만만치 않나 보군.”
적들은 상점을 털 생각으로 신나게 들어왔던 처음과 다르게 차분해진 상태로 외부에서 뭔가 작전을 짜는 듯해 보였다.
잠시 후, 상점 내부로 동그란 뭔가가 데구르르 굴러들어왔다.
그러자, 강신은 즉각적으로 움직였다.
그건 생존 본능에 기안한 움직임에 가까웠다.
강신이 그 물건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말했고 그와 동시에 뒤늦게 그 물건을 확인한 티미가 크게 눈을 뜨고 욕설을 내뱉었다.
“그레네이드(Grenade)!”
“이런 씹….”
티미가 겁에 질려 그대로 다이빙하듯 몸을 날리는 사이, 강신은 그대로 수류탄을 발로 냅다 차버렸다.
만약 일반인이었다면 발로 차다가 터져서 그대로 폭발에 휩쓸릴 수도 있는 위험천만한 행동이었지만 강신에게는 그렇지 않았다.
‘터져도 다치지 않을 거야.’
자신이 입고 있는 보호 장비에 대한 절대적인 믿음이 있었기에 강신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움직일 수가 있었다.
그런데도 강신이 수류탄을 발로 찬 이유는 하나였다.
자신을 제외한 이들이 위험했으니까.
그리고 그런 망설임 없는 움직임은 오히려 강신을 안전하게 만들어주었다.
텅!
강신의 발에 차여 굴러왔던 수류탄이 빠르게 문밖으로 튕겨 나갔다.
그리고 직후,
콰과광!
날아가다 터진 것인지, 뜨거운 열기가 덮쳐왔지만, 그보다 소모형 보호 장치의 작동이 더 빨랐다.
파즈즈-
비닐 같은 소모형 보호 장치가 이따금 튀어오는 불똥들까지 완벽하게 방어해 주었다.
입고 있는 보호 장비가 열기에서 완전히 방어해 주긴 했지만, 소리까지 완전히 차단해 준 것은 아니었다.
수류탄이 바로 옆에서 터졌으니, 귀에서 이명이 들려왔다.
삐이-!
‘조금이라도 망설였다면 상점 내부에서 터졌겠어.’
그렇게 강신이 속으로 안도하는 사이, 상점 밖에서는 사람들의 비명이 들려왔다.
“아악! 내 팔!”
“케헥, 사…. 살려줘!”
“아아악!!”
처절한 비명.
어떤 사람은 팔이 날아갔고 어떤 이는 목숨이 경각에 달한 상태이며 어떤 이는 비명밖에 지르지 못하는 상황.
굳이 보지 않아도 밖에 상태가 아비규환이라는 쉽게 짐작할 수 있었다.
어쩌면 목숨을 잃은 이들이 있을지도 몰랐다.
강신은 이를 악물었다.
자신의 행동으로 사람이 죽는 것은 언제 느껴도 적응되지 않았다.
그 대상이 아무리 죽어 마땅한 사람이라고 해도 말이다.
가슴 한쪽에 죄책감이 들었지만 지금 상황에서 동정은 사치였다.
‘애초에 저들도 나를 죽이려고 수류탄을 던진 거야.’
만약 강신이 평범한 사람이었다면 반응조차 하지 못하고 폭사했을 것이다.
그러니, 저들을 동정하지 않았다.
강신은 심란한 마음을 다잡고는 다음으로 들어올 적을 맞이하는 문지기처럼 굳건하게 문 앞을 막고 서 있었다.